전세, 월세 대란에 다시 떠올리게 되는 영화 [모래와 안개의 집(2003)] 줄거리.

집은 단순히 밥 먹고 잠 자는 곳이 아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마음의 안식처가 되어 주는 장소이며, 힘든 경쟁사회 속에서 바쁜 하루를 보낸 뒤 그 누구에게도 방해 받지 않고 내일을 위해 편히 쉴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이다. 인간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의식주 중에 사는 곳이 안정되지 않으면, 사람은 항상 정신이 불안하고 미래에 대한 준비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 만약 자신과 가족이 같이 살 수 있는 집이 없다면, 화목한 가정을 유지하기는 참 힘든 일이고, 스스로도 많은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소득계층을 막론하고 집이 가계자산에서 80%를 차지할 정도로 막대한 비중을 가지며, 주거비가 우리를 위협하는 걱정거리들 중에 1, 2위를 다투는 한국에서는 더욱 그렇다.

[2011년 9월 22일 매일경제 보도 내용]

모두 다 알듯이, 자신이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서 하나의 수단으로서 필요한 게 집이다. 그런데, 도대체가 어떻게 된 게 집을 사기 위해서 빌린 돈을 갚느라고 또는 집에 살기 위해서 내는 돈을 벌려고, 아등바등 불행하고 힘들게 살고 있는 사람들이 현재 한국에는 너무나 많다. 매일 하루종일 열심히 일해서 남는 거라곤, 원금은커녕 간신히 대출이자를 갚거나 한 달 월세를 겨우 내는 일밖에 없는 것이다. 게다가, 올해 주거실태 조사에 따르면 2006년에 평균 7.9년이 걸리던 내집 마련 평균 소요 연수가 2008년에는 8.96년, 2010년 말에는 급기야 9.01년까지 늘어나면서, (월급을 한푼도 쓰지 않고 꼬박 모아도) 무주택 서민이 서울에서 집을 구입하는 것은 사실상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 되었다고 한다.

[2011년 9월 5일 한국경제 보도 내용]

설상가상으로, 최근에는 전셋값이 크게 오르고 월세 대란까지 빚어지면서, 서민들의 고통은 점점 더 가중되고 있다. 흔히 말하는 '하우스푸어'(House Poor, 과도하게 빚을 내 집을 샀다가 집값 하락과 원리금 상환 부담에 허덕이는 사람)와 '렌트푸어'(Rent Poor, 치솟는 주택 임대비용을 감당하는 데 소득의 상당액을 지출해야 해 저축 여력이 없는 사람)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이다. 하우스푸어와 렌트푸어의 정의를 보면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듯이, 이 길에 한 번 들어서면 빚더미에서 쉽게 빠져나올 수 없는 심각한 좌절의 악순환이 계속된다. 사회적 약자일수록 자신의 집을 구입하는 것은 고사하고, 현재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조차 무척 힘들어지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연애, 결혼, 출산 등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삶의 태도가 과연 희망적일 수 있겠는가?
[이미 한국은 혼자 사는 이들도 아주 많고, 아이를 지나치게 적게 낳고 있으며, 양극화도 극심해지고 있다. 또 자살률도 세계에서 제일 높다]

현재 한국의 상태를 보면서 떠오르는 영화가 한 편 있다. 그것은 바로 바딤 페렐만(Vadim Perelman, 1963~ )이 연출하고, 제니퍼 코넬리(Jennifer Connelly, 1970~ )와 벤 킹슬리(Ben Kingsley, 1943~ )가 주연한 영화 [모래와 안개의 집(House Of Sand And Fog, 2003)]이다. 이 작품은 집 한 채를 사이에 두고, 둘 다 사회적 약자인 제니퍼 코넬리와 벤 킹슬리가 자기 삶의 행복을 위해 서로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다툼을 벌이는 이야기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여기에서의 집도 단순히 잠 자고 밥 먹는 곳이 아닌, 이들의 꿈과 희망이며 가족에 대한 애증이 그대로 녹아 있는 대상이다. 그러면 우리에게 있어서 가족과 집의 진정한 의미, 그리고 어쩔 수 없는 집착과 궁지에 몰린 자신의 잘못으로 인한 비극에 대해 진지하게 질문을 던지는 '모래와 안개의 집'의 줄거리를 지금부터 찬찬이 살펴보도록 하자. 혹시,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곳이 바로 모래와 안개의 집은 아닌지 생각하면서 말이다.



모래와 안개의 집(House Of Sand And Fog, 2003) 
미국 | 드라마 | 125 분 | 각본, 감독: 바딤 페렐만(Vadim Perelman)
출연: Jennifer Connelly(캐시 役), Ben Kingsley(베라니 役)

1. 집을 잃는 캐시, 집을 얻는 베라니
- 어머니, 오빠와 떨어져 다른 지방에 사는 캐시. 남편은 떠나고, 아버지가 물려주신 집에서 혼자 살고 있다. 며칠 뒤 어머니가 이모와 같이 찾아 오겠다고 하는데, 갑자기 집으로 경매 집행인들이 들이 닥친다. 자신의 부주의와 지방 정부의 무성의로 인해, 세금 체납을 이유로 집이 경매에 넘어간 것이다. 집에서 쫓겨나는 캐시.
- 이란군의 막강한 대령이었다가 미국으로 이주한 베라니. 낮에는 힘든 잡역부로 일하고 밤에는 편의점에서 일하지만, (남들의 눈과 위신 때문에) 공중화장실에서 몸을 씻으면서도 작업복을 양복으로 갈아입는다. 값비싼 집에서 살며 딸을 좋은 집안에 시집 보내고 아들의 학자금을 모으느라, 파산할 지경이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값싸게 경매로 나온 캐시의 집을 구입하는 데 성공한다.


2. 집을 다시 팔려는 베라니, 집을 다시 찾으려는 캐시
- 고국에서의 고위층 생활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아내, 시댁에 체면을 차려야 하는 딸, 곧 대학에 입학해야 하는 아들.. 이런 가족들을 지킬 수 있고, 중년의 나이에 군인이었던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 노동을 비로소 그만 둘 수 있게 된 베라니. 캐시의 집으로 이사한 그는 집을 손본 후 시세를 평가 받아, 경매로 구입한 가격보다 몇 배 더 비싼 가격에 다시 집을 팔려고 한다.
- 캐시는 담당 보안관 래스터의 도움을 받아 변호사를 찾아 가고, 집을 다시 찾기 위한 방법에 대해 자문을 구한다. 집을 개조하는 것을 본 캐시. 그것을 말리려고 들어갔다가, 공사하느라 바닥에 놓여있던 못에 발바닥이 찔려 다친다. 이에 베라니의 아내인 나디와 아들인 이스마엘의 친절하고 사려 깊은 치료를 받는데..


3. 충돌하는 캐시와 베라니
- 갈 곳이 없는 캐시. 공중화장실에서 몸을 씻고, 차에서 잠을 잔다.
- 캐시의 변호사로부터 편지를 받은 베라니. 선택의 여지가 없는 그는, 협상을 거부한다.
- 베라니를 찾아가는 캐시, 캐시를 막는 베라니. 두 사람은 말다툼을 벌이고, 서로 간에 불신의 골은 더 깊어진다.



4. 캐시를 사랑하게 된 래스터, 캐시를 불쌍하게 여기는 나디와 이스마엘
- 가장 친한 친구와 결혼해서 딸과 아들이 있는 성실한 보안관 래스터. 화목한 가정이긴 하지만, 아내를 사랑하지는 않는다. 캐시에게 사랑을 느낀 래스터는 집을 나오고, 캐시를 힘들게 하는 베라니를 보안관 직을 이용해 협박하기에 이른다.
- 캐시의 사정을 알게 된 베라니의 아내 나디와 아들 이스마엘은 그녀에게 연민의 감정을 느낀다. 설상가상으로, 국외 추방을 거론하는 래스터와 베라니가 충돌하는 것까지 보게 되고.. 군인이었던 가장의 비밀활동으로 이란에서 추방된 가족. 나디와 이스마엘은 베라니에게 불만을 표출하고, 심각한 갈등이 벌어진다. 급기야, 베라니는 아들이 보는 앞에서 아내에게 손찌검까지 하게 된다.



5. 궁지에 몰리는 베라니, 공황 상태가 되는 캐시
-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에게도 믿음을 주지 못하게 된 베라니. 래스터의 개입으로 위기감을 느낀 그는 더 필사적으로 집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협박한 래스터를 경찰서 내사과에 제보한다. 그리고, 나디와 대화를 나누던 캐시를 완력으로 집에서 내몰기까지 한다.
- 아내와 아이들에게 모든 것을 말하기 위해 집으로 간 래스터를 기다리는 캐시. 경찰 내부 조사를 받게 된 래스터는 약속한 시간에 돌아올 수 없었고,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캐시는 오빠에게 전화를 하지만 어머니와 이모를 기다리란 말만 듣는다. 홀로 남겨진 캐시는 극도의 좌절감 속에서 어찌할 바를 몰라 울음을 터뜨린다.

6. 자살하려고 하는 캐시, 캐시를 구하는 베라니 가족
- 아버지가 남겨주신 집 앞에 온 캐시. 래스터의 권총으로 자살하려고 하는데, 베라니가 그것을 가까스로 말린다. 울부짖으며 이젠 집도 필요 없다고 말하는 캐시. 나디가 따뜻하게 돌봐주지만, 캐시는 또 다시 약을 먹고 죽으려고 한다. 약을 토하게 하는 나디. 캐시를 불쌍하게 여기는 이스마엘. 집을 비워주지 않은 걸 후회하는 베라니.
- 래스터가 집으로 찾아오고, 베라니 가족을 믿지 못하는 그는 가족들을 욕실에 가둔다. 베라니는, 지방 정부로부터 돈을 받으면 그것을 래스터와 캐시에게 줄 테니 이 집만은 자신의 가족들에게 달라고 말한다. 돈을 받으면 그렇게 하기로 하고 관청으로 향하는 래스터, 베라니와 이스마엘.



7. 사살되는 이스마엘, 체포되는 래스터
- 지방 정부의 관청 앞에서 의견 차이로 다투는 래스터와 베라니. 겁먹은 이스마엘은 래스터의 권총을 빼들고, 경찰복을 입은 래스터를 총으로 겨누는 아이를 본 경찰들은 이스마엘을 사살한다. 쓰러진 이스마엘 앞에서 오열하는 베라니.
- 내사과의 조사로 인해 래스터는 체포되어 갇히고, 병원으로 옮겨진 이스마엘은 끝내 숨을 거두고 만다.

8. 자살하는 베라니 부부, 집을 버리는 캐시
- 아들이 죽자, 베라니는 아내에게 약을 먹여 죽게 하고, 자신은 군복을 입은 채 자살한다.
- 베라니 부부의 자살을 보게 된 캐시는 절망에 빠지고, 집의 소유권을 묻는 경찰의 질문에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대답한다.

모래와 안개의 집(House Of Sand And Fog) [dts] - 10점
바딤 페렐만 감독, 제니퍼 코넬리, 벤 킹슬리 출연/미디어소프트

이상으로, 바딤 페렐만(Vadim Perelman)이 감독하고, 제니퍼 코넬리(Jennifer Connelly)와 벤 킹슬리(Ben Kingsley)가 출연한 영화 [모래와 안개의 집(House Of Sand And Fog)] 줄거리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정리해 보았다. 물론, 한국 사회와 영화 속 세계는 그 모습 자체가 다르고, 이 작품에서는 집이 상징하는 것 외에도 여러 가지 다양한 코드들이 한데 뒤엉켜 있기에, 지금 우리의 상황과 직접적으로 연결짓는 건 좀 무리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누차 말했듯이, 집이라는 대상은 가족과의 추억이나 관계에서도 상당히 큰 의의를 가질 수 있고, 불리하고 고달픈 현실에서의 유일한 안식처가 되기도 하며, 자신이 지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스스로의 불안감을 잠시나마 내려놓고 기댈 수 있는 존재가 되기도 한다.

이런 '좋은' 집을 사회 전체가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은 정말 중차대한 일이고, 위에서 다룬 우리의 심각한 불행과 관련해서도 이것은 시사하는 바가 많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한국 사회가 하우스푸어(House Poor)와 렌트푸어(Rent Poor)를 포함한 전월세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사회적 약자와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진정 이뤄낼 수 없다면, 영화 속에서와 같은 재앙이 우리 주변에서는 절대 발생하지 않는다고 그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우리 가족은, 그리고 우리 집은 괜찮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가? 이처럼 비극적인 뉴스를 보지 않기 위해서라도, 집 문제에 대한 국민 모두의 인식에 전반적으로 획기적인 전환이 꼭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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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tory of ART

Posted by Arthur 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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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ANSH 2011.09.29 20: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중에 한번 봐야할 영화군요^^ 좋은 영화추천 감사합니다.

  2. 이몽 2011.09.30 23: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보고싶은영화인데... 어떻게보셨나요?ㅠㅠ

  3. 2011.10.02 09: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Arthur Jung 2011.10.03 02: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적어주신 내용은 저도 공감을 합니다.
      유럽과 많이 다른 사회에서 계속 살아온 사람으로서, 그들의 실제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에는 좀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한국의 의료보험과 관련해 영국의 공공의료서비스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는데, 이게 겉으로 보기엔 비슷해보여도, 사실은 기본 개념부터가 많이 다르다는 걸 곳곳에서 발견하게 되고, 한국의 현재 시각에서 보면 부정적으로 보이던 것들이 좀 더 내용을 따져보면 별로 그렇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되구요.. 게다가 어떤 나라의 두터운 원래 바탕 위에서 발생하는 문제점과, 전혀 보편적인 지원이 없는 한국과 비교해서 찾을 수 있는 시사점은 또 다른 문제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기존에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던 것에 대해 '아닐 수도 있다'라고 생각하면서, 선입견 없이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는 게 필요한 부분도 있는 듯합니다. 아무튼, 단순하게 정리하기에는 상당히 쉽지 않은 것만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사실은, 저도 이번에 이사를 했습니다..;;;; 부동산도 역시 증권회사처럼, 시장의 요동이 심한 걸 좋아하겠죠. 이런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렇게 똑똑하다는 투자전문가들도 순전히 주식이 오르기만 바라는 인간들은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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