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서비스와 재생가능에너지, IT산업과 기후변화대책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미국 역사상 가장 강력한 기후변화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청정전력계획(Clean Power Plan)'의 내용을 보면, 미국은 2030년까지 발전소의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를 32%로 높이고, 재생가능에너지 발전 비중 목표는 28%로 상향조정했다. 오바마는 "우리의 미래와 미래 세대에 기후변화만큼 중대한 위협이 되는 도전과제는 없다"고 강조하며 "기후변화는 이미 너무나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지금 당장 바로잡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앞으로는 되돌리기가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처럼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서 발전소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재생가능에너지 생산을 늘리는 건 가장 기본 부분인데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 중에는 이산화탄소가 80%를 차지하고 그 가운데 40% 이상은 화석연료를 연소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석탄은 전 세계에서 화석연료 연소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44%를 차지하는 가장 큰 단일 배출원이며, 석탄화력발전은 이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결국 기존에 석탄화력발전으로 생산하던 전력을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친환경 발전으로 대체하는 게 필수적인 과제인 셈이다.

 

하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 많은 사람들이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던 분야가 있다. 바로 IT산업의 전력사용량 폭증이고, 몇 년 전부터 모바일 시대가 펼쳐지면서 더 가속도가 붙었다. 요즘 우리는 언제나 스마트폰과 함께하는데, 이게 가능한 이유는 항상 스마트폰을 통해서 데이터가 이동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유입되는 데이터의 양은 지금 이 순간에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이런 데이터들이 저장되는 서버를 한데 모아놓은 '인터넷 데이터 센터(Internet Data Center, IDC)'는 어마어마한 양의 전력을 사용한다.

 

"인류 문명이 시작된 이래 2003년까지 만들어진 데이터 양은 통틀어 5엑사바이트[Exabyte, EB, 1EB = 1024 페타바이트(Petabyte, PB, 1PB = 1024 테라바이트)]에 불과했습니다. 지금은 이틀마다 그만큼씩의 데이터가 새로 추가되고 있으며, 이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습니다."

-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우리는 매일 스마트폰을 통해 흔히 말하는 '클라우드 서비스(Cloud Sevice, 사용자의 콘텐츠를 서버에 두고 어느 기기에서든 연결해서 사용 할 수 있다)'를 이용하는데, 수많은 서버가 모여있는 거대한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열도 엄청나다. 실제로, 데이터센터에서 소비하는 전력의 약 50%가 서버의 열기를 식히는 데 사용된다고 한다. 편리한 스마트폰 이용의 핵심이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이고, 이 중심에 바로 데이터센터가 있다. 전 세계의 데이터센터는 지금도 그 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클라우드 컴퓨팅을 위해 사용하는 전력의 총량을 국가 단위로 비교하면 놀랍게도 세계에서 6번째로 많은 전력을 소모하는 나라가 된다(이는 서울시에서 15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과 비슷하다).

 

[출처: 그린피스]

 

게다가, IT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세에 힘입어 2020년이면 전 세계에서 데이터센터의 전력사용량이 무려 60%나 더 증가할 걸로 예상되고 있다. 결국 지구 전체적으로 스마트폰 사용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발전소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재생가능에너지로 제대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전력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는 데이터센터에 공급되는 전기를 친환경 발전으로 대체하는 것 역시 무척 중요한 부분인 것이다. 어차피 IT업계는 기술집약적이고 최신기술의 접목이 용이한 분야이기 때문에, 다른 산업보다 재생가능에너지로의 전환이 훨씬 더 유리한 측면도 있다.

 

페이스북 · 애플 · 구글 · 아마존 등 세계적인 IT업체들의 변화

 

이런 상황을 감지한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Greenpeace)'는 2009년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기업들의 재생가능에너지원과 재생가능에너지 정책 · 전력사용량 및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조사해 발표했다. 그리고 가장 먼저 페이스북이 2011년 12월에 100%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을 약속했고, 이어서 2012년 5월에 애플도 동일한 선언을 한다. 2013년 5월에는 구글도 이를 결정했으며, 2014년 11월에는 아마존까지 100%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을 약속한다. 이렇듯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거대 IT기업들은 이미 재생가능에너지로의 전환을 시작했다.

 

 

페이스북은 올해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에 다섯 번째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하면서 이곳에 쓰이는 모든 전력은 풍력발전 등 재생에너지로 충당될 예정이라고 밝혔다(네 번째로 건립된 아이오와주 알투나의 데이터센터는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가동되고 있다). 그리고 아마존 역시 지난 7월 13일에 노스캐롤라이나주 동부에 위치한 신규 풍력발전소 전력의 구매 계획을 발표했다. 해당 풍력발전소는 미국 남동부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데, 이는 아마존 웹 서비스(Amazon Web Services, AWS)가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가능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약속과 관련해서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은 것이다.

 

애플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제조공장에도 100% 재생가능에너지를 도입하겠다고 말했으며, 단순히 자신들만 그러는 게 아니라 구글 · 페이스북과 함께 미국에서 가장 큰 전력회사에 재생에너지 공급을 요청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미국뿐 아니라 영국에서도 대표적인 브로드밴드 및 텔레콤회사 'BT(British Telecom)' 지난 2월 신규 데이터센터를 100% 재생에너지로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우리에게는 손정의 회장으로 유명한 일본의 소프트뱅크 역시 47개 현의 휴경지 54만 헥타르(서울의 9배 크기)에 태양광과 풍력발전 설비를 갖춘 동일본 솔라벨트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한다.

 

 

'IT 강국' 한국의 현실과 국내기업들의 무책임한 대처

 

국내에 있는 데이터센터들은 총 26억kWh(2013년 기준)의 전력을 소비하고 있는데, 이는 한 달 동안 약 1,200만 가구가 사용하는 전력량과 맞먹는다. 2008년에는 불과 11억2천kWh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데이터센터의 전력사용량도 무척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2013년에 이미 한국의 인터넷 사용 인구는 4000만 명을 돌파했고, 다들 알다시피 국내의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는 세계적인 수준이다. 이용률이나 트래픽 발생량도 세계에서 손꼽히는 나라이며, 2015년 3월 기준으로 스마트폰 보급률은 자그마치 83%(세계 4위)에 달한다. 아마 앞으로도 전국 곳곳에 데이터센터는 지속적으로 더 많이 지어져야 할 것이다.

 

데이터센터의 수가 늘어날수록 또 그 규모가 커질수록 전력소비량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국내기업들은 거의 대부분 재생가능에너지 사용과 관련해 그 어떤 구체적 계획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린피스가 올해 대기업과 유명 포털사이트를 포함해 총 7곳의 국내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2015년 한국 IT기업 재생가능에너지 성적표 원문 보기), 이 중 유일하게 네이버만 향후에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고 한다. 그외 6개 기업은 재생에너지 사용의 필요성은 인정하고 있었지만, 실상 재생에너지 정책 수준은 낙제점에 가까웠다. 말로는 친환경·고효율 기술로 세계적인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면서도 실제로는 훨씬 뒤떨어져 있는 셈이다.

 

[출처: 2015년 한국 IT기업 재생가능에너지 성적표 (2015. 6, 그린피스)]

[출처: 제4차 신재생에너지 기본계획 보고서 (2014. 9, 산업통산자원부 발간)]

 

국회 예산정책처가 2015년 2월에 발간한 '전력수급기본계획의 사전평가' 보고서를 보면, (제4차 신재생에너지 기본계획에 따라) 2017년과 2022년에 차례대로 육상풍력과 태양광 발전 비용이 가스화력발전 비용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2035년에는 육상풍력과 태양광이 석탄화력발전 비용보다도 더 낮아질 전망이다. 결국 정부에서도 재생가능에너지의 발전비용이 지속적으로 낮아진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는데, 한국의 대표적인 첨단 IT기업들은 (애플·구글·아마존 등과는 달리) 아직도 재생에너지 사용 계획을 세우고 있지 않은 것이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는 방법

[그린피스 '지구를 살리는 검색' 캠페인 페이지 클릭]

 

이미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데이터센터를 가동하고 있는 페이스북과는 달리, 국내 IT기업들은 향후 재생에너지 사용 계획조차 제대로 갖고 있지 않다. 지금 이 순간에도 국내에서는 석탄화력발전으로 생산된 어마어마한 양의 전력이 전국 곳곳에 위치해 있는 데이터센터에서 소모되고 있다. 이 중 절반은 우리가 매일 스마트폰을 이용하면서 보내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서버의 열을 식히기 위해 소비된다. 결과적으로, "지금 당장 바로잡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앞으로는 되돌리기가 불가능해질" 기후변화에 우리도 어쩔 수 없이 일조하고 있는 셈이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본인이 이용하는 인터넷 서비스가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지 알 권리가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특정 기업를 선택할 자유도 있다. 그러므로 한국의 IT업체들은 연간 전력소비량과 전력원 ·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공개해야 한다(세계적 IT기업들은 벌써 3년 전부터 이런 정보를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고 한다). 앞서 살펴봤듯이 페이스북 · 애플 · 구글 · 아마존 등은 100%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을 약속했고, 실제로 풍력발전소 전력을 구매하거나 직접 에너지회사에 투자하기도 한다. IT 강국이라는 한국의 기업들도 어서 빨리 데이터센터 부지 내 재생가능에너지 설비를 설치해야 하지 않겠는가?

 

재생가능에너지와 IT 산업의 융합사업인 스마트에코 사업이 이제 기업의 이미지 개선을 위한 형식적 활동이 아닌 기업 및 국가의 성장을 좌우하는 핵심 사업으로 급부상할 것이다.

- KT 경제경영연구소

 

아울러 최첨단 IT업체답게 데이터센터의 열을 효과적으로 식힐 수 있는 쿨링 기술이나 서버 성능 향상을 위한 기술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를 어떻게든 줄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도 스마트폰을 이용하면서 관련 기업들이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요구하며, 상대적으로 탄소 배출량이 적고 재생가능에너지 사용량이 더 많은 기업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우리의 미래와 미래 세대에 기후변화만큼 중대한 위협이 되는 도전과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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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tory of ART

Posted by Arthur 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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