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과 협업의 시대 '서비스로서의 윈도우', 애플·구글을 뒤따르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재탄생.

 

불과 한 7~8년 전 데스크탑 PC 시절만 하더라도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Corporation, MS)는 세계 IT 시장에서 절대강자였다. 사람들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소식을 MS의 운영체제(Operating System, OS)인 윈도우가 설치되어 있는 데스크탑을 통해 접했고, 그저 관중의 입장에서 경기를 봤다. 이때까지만 해도 텔레비전과 PC 모니터 화면에 눈을 고정한 채 한자리에서 응원하는 전통적인 방식의 올림픽 감상이 일반적이었고, 마이크로소프트의 Windows는 필수적인 관문이었다.

 

그런데 이로부터 4년 후 2012년 런던올림픽의 모습은 완전히 달랐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통해 각종 올림픽 정보를 확인하는 사람들도 무척 많았고,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 SNS)에 접속해서 올림픽의 새소식을 접하는 상황도 전혀 낯설지 않았다. 아무때고 어디에서나 이역만리에서 펼쳐지고 있는 경기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었고, 단순히 관중이 아니라 SNS를 통해 금메달을 딴 선수에게 직접 축하메시지를 보낼 수 있게 됐다(우사인 볼트의 트위터 계정에서는 그가 200미터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직후에, 무려 분당 8만 건의 트윗을 기록했다고 한다).

[Google "런던올림픽은 사상 처음으로 멀티스크린 현상이 나타난 국제 스포츠 행사"]

 

베이징올림픽과 런던올림픽 사이 겨우 4년 만에 지구촌의 올림픽 관람 방식 자체가 변화된 셈인데, 이런 엄청난 변화와 동시에 MS는 절대강자의 자리를 구글·애플에게 내주게 된다. 모바일 시대의 운영체제인 구글의 Android와 애플의 iOS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가 꼭 필수적이지는 않다는 걸 분명히 보여줬고,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데스크탑PC를 켜는 대신에 스마트폰을 들기 시작했다(2014년 블랙 프라이데이 때는 사상 최초로 모바일 트래픽이 데스크탑을 넘어섰다고 한다). 웬만한 일은 번거롭게 윈도우 부팅을 하기보다는 어디에 있든지 항상 켜져있는 Apple이나 안드로이드를 이용하게 된 것이다.

 

위기에 처한 MS, '윈도우9'가 아니라 '윈도우10'을 내놓다

 

다들 알다시피, 이제까지 공식 판매된 윈도우 최신 버전은 'Windows 8'이다. 그 직전의 윈도우 명칭이 '윈도우7'이었으니까, 원래대로라면 차기 윈도우는 'Windows 9'가 되는 게 자연스럽다. 하지만, 애플과 구글에게 주도권을 뺏기며 위기를 맞은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9를 뛰어넘고 곧장 'Windows 10'을 발표한다. 그래서 윈도우10에 대해서 '이전 윈도우 제품의 연장선상에 있는 제품이 아니며 과거와의 연결고리를 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보는 것이며, MS 역시 이를 두고 "완전히 새로운 차세대 윈도우"라고 직접 말한 바 있다.

 

 

그리고 지난 6월 1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10 정식 버전이 오는 7월 29일부터 전세계 190개국에서 111개 언어로 동시에 출시된다고 밝혔다. 가격은 윈도우10 홈에디션이 119달러 · 프로페셔널이 199달러 · 윈도우10 홈에서 프로페셔널로 업그레이드하는 윈도우10 프로팩이 99달러인데, 이는 Windows 8의 최신 버전인 8.1과 비슷한 수준이므로 아마 한국에서도 종류별로 (윈도우8.1의 국내 판매가격인) 14~23만 원 내외가 되지 않을까 싶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 기억할 점은 MS가 출시일과 가격을 밝힌 게 자발적으로 이뤄진 건 아니라는 것이다. 5월 29일 유통업체 뉴에그에서 잘못된 출시 정보가 유출됐고(날짜와 금액이 달랐다), 이미 유출된 거짓 정보를 교정하는 차원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서둘러 급하게 일정을 발표한 걸로 보인다. 그래서 인지 세부사항에서 아직 좀 불확실한 부분들도 있으며, 각 언론매체들마다 약간씩 다르게 보도된 지점이 있다. 어차피 다음 달 출시일이 가까워질수록 점점 더 명확해지겠지만, 아무튼 몇 가지 사소한 차이들이 있다는 점은 유념하길 바란다.

[MS 운영체제 부문 부사장 Joe Belfiore "(윈도우 10은) 출시 직전까지 계속 다듬을 예정이다"]

 

Windows 10의 주요 특징과 시사점

 

1. 마이크로소프트, 고객의 목소리를 다시 듣기 시작하다

 

많은 사람들이 윈도우10의 특징을 말할 때 무료 업그레이드 정책을 가장 먼저 얘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물론 이것이 주목되는 파격적인 정책인 게 맞긴 하지만 그래도 이는 표면적인 변화일 뿐이다. 보다 근본적으로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윈도우10을 만들면서 다시금 MS가 일반 고객의 목소리를 경청하기 시작했다는 점인 것 같다. 원래 마이크로소프트는 고객이 만족할 때까지 끊임없이 제품을 개선하고 또 개선하는 개인용 소프트웨어 회사였다. IBM이라는 공룡을 이용해서 윈도우 운영체제를 어떻게든 보다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도록 만들기 위해서 온 힘을 다했던 1990년대 중반까지는 말이다.

 

그렇지만 회사의 덩치가 커지고 2000년대가 되면서 MS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업용 소프트웨어에 치중하는 회사가 됐고, 직관적인 사용자 경험 확보에 상대적으로 소홀해졌다. 이때부터 마이크로소프트는 일반 사용자들이 원하는 것들에 대한 감각을 서서히 잃어갔고, 스스로 공룡이 되어버린 MS는 개인들의 피드백은 무시하면서 기업들의 전략적 요구에 맞는 제품을 주로 만들었다. 일반 고객들과 점점 더 멀어진 마이크로소프트는 결국 빠르게 확산되던 대중의 모바일 욕구를 따라잡지 못했고, 끝내 애플과 구글에 밀리며 '과거의 영광에 안주하는' 기업으로 추락하고 만다.

 

이와 같은 수동적인 이미지에서 탈피하고 말 그대로 '서비스로서의 윈도우'를 내세우는 변신의 출발점이 바로 윈도우 10이고, 이는 2014년 9월 30일에 새로운 운영체제와 함께 발표된 Windows Insider Program에 잘 나타나 있다. 이제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는 전세계의 고객들과 함께 완성해가는 '투명하고 열린' 운영체제가 되고자 하는 것이다.

 

(한글자막)

 

2. 컨티뉴엄(Continuum)과 유니버설 앱(Universal Apps)

 

다른 윈도우 버전들과 마찬가지로 윈도우10에도 수많은 신기술들이 적용되었고, 이런 것들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도 이미 여러 매체를 통해 보도되었다. 하지만 모바일 시대를 맞아 Windows 10이 근본적으로 개념적 발전을 이룩한 부분이 개별 기술들보다 훨씬 더 중요한 지점이 아닌가 싶다.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할 만한 게 바로 컨티뉴엄(Continuum, 연속체)이다. 몇 년 전부터 애플마니아들이 열광했던 콘셉트인 '연결성(Continuity)'과 비슷한 개념인데, 쉽게 말해서 어떤 작업을 함에 있어 기기별로 사용자 환경(User Interface, UI)을 자동 전환해 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태블릿PC에서 터치스크린으로 작업을 하다가 키보드를 연결한다면 윈도우10이 자동으로 유저 인터페이스 자체를 노트북 화면처럼 변경해준다(물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당연히 스마트폰 · 데스크탑PC · 스마트TV 등에서도 각 기기 이동이 동일하게 연속성을 갖고 이뤄진다. 이렇게 Windows 10을 사용하는 모든 기기가 UI 자동 전환을 지원하므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운영체제와 클라우드 서비스만 이용 가능하다면 언제 어디서든 디스플레이(모니터)·마우스·키보드와 같은 입출력 장치를 아무 기기에나 자유롭게 연결해서 과업을 수행할 수 있다. 결국 이용자의 의도와 필요에 따라 윈도우가 자동으로 최적의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 UX)을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게다가 윈도우10에서는 유니버설 앱이 도입됨으로써, 고객이 어떤 기기를 사용하든 오피스 프로그램이 최대의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는 Windows 10과 함께 기본으로 탑재되는데, 사용자의 기기 종류에 따라 MS 오피스도 반응 방식이 가장 최적화된 형태로 제공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적응형 UX를 통해 기기마다 가장 적합한 UI를 구현하며, 각 디스플레이 크기에 대응할 뿐만 아니라 입력 방식도 변형되는 것이다. 그리고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에게는 안드로이드나 iOS 앱을 윈도우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손쉽게 전환할 수 있는 툴이 제공되기 때문에, 아마도 이제까지 구글플레이나 앱스토어에 비해 굉장히 열세였던 윈도우 앱도 빠른 속도로 늘어나지 않을까 싶다.

 

윈도우10은 개념적으로는 컨티뉴엄, 실질적으로는 유니버설 앱 도입을 통해 기기에 상관없이 모든 프로그램들이 자연스럽게 작동하고 동기화 되도록 만들었다. 결국 Windows 10은 구글이나 애플처럼 윈도우 '생태계'를 확산시키고, 앞으로 다가올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 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개방과 협업'의 운영체제인 것이다.

 

(한글자막)

 

3. 코타나(Cortana), 엣지(Edge), 윈도우 홀로그래픽(Windows Holographic), 다이렉트X 12(DirectX 12) 등등

 

MS는 윈도우10과 함께 음성지원 개인비서 소프트웨어인 코타나, 인터넷 익스플로러(Internet Explorer, IE) 이후의 차세대 브라우저인 엣지,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과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 구현을 위한 윈도우 홀로그래픽, 멀티미디어 환경 향상을 위한 다이렉트X 12를 발표했다. 각 기술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워낙 많은 기사들이 나왔으니 여기서까지 굳이 다 설명할 필요는 없겠지만, 그래도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하는 부분이나 해당 기술의 핵심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간략히 코멘트를 남긴다.

 

- 코타나(Cortana): 윈도우10이 설치된 모든 기기에 탑재되는 가상의 디지털 개인비서다. 기존에는 이런 음성서비스가 모바일 기기에만 들어갔는데, 마이크로소프트는 데스크탑에서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지금 당장은 전체적인 완성도가 훨씬 떨어지겠지만, 어쨌든 영화 [그녀(Her, 2013)] 속의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 프로그램인 '사만다'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윈도우10의 다른 신기술들과 다 연동되지만, 안타깝게도 코타나는 아직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는다.

 

- 엣지(Edge): 단순함과 속도향상에 중점을 둔 MS의 새 브라우저다(프로젝트 스파르탄). Windows 10에 기본 탑재되는데, 그렇다고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아예 쓸 수 없게 되는 건 아니다. 이용자가 IE 11과 엣지 둘 중에 하나를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액티브X(ActiveX)를 비롯한 외부 플러그인도 필요하면 IE 11을 통해서 이용할 수 있다. 물론 이미 알려진 바대로, 엣지는 액티브X를 지원하지 않는다. 향후 인터넷 익스플로러 지원이 줄어들 게 뻔하니, 이와 관련한 국내 정책의 대대적 변화가 요구된다.

 

 

- 윈도우 홀로그래픽(Windows Holographic): 앞으로 가장 유망하고 핫한 기술이라고 볼 수 있는 증강현실(실 세계에 3차원 가상물체를 겹쳐서 보여주는 기술)과 가상현실을 MS가 윈도우10을 통해 본격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윈도우 홀로그래픽은 HPU(Holographic processing unit)를 탑재한 무선 HMD(Head Mounted Display,보안경이나 헬멧형 기기로 눈앞에 있는 스크린을 보는 영상 장치)인 '홀로렌즈(HoloLens)'와 사용자가 홀로그래픽을 직접 만들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홀로스튜디오(Holo Studio)'를 지원한다.

 

- 다이렉트X 12(DirectX 12): 게임과 같은 멀티미디어 성능 향상을 위한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로서 마이크로소프트는 다이렉트X를 지속적으로 버전업 해왔다. 이번에 윈도우10에서는 DirectX 12가 탑재되는데, 서로 다른 제조사의 GPU(Graphics Processing Unit, 그래픽 처리장치)를 동시에 활용하는 '멀티 GPU'를 지원한다고 알려졌다. 한마디로, AMD 라데온과 엔비디아 지포스 그래픽카드를 하나의 PC에 연결해서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다이렉트X 12는 게임 성능 향상은 물론, 전력 소비까지 줄여준다고 한다.

 

4. 무료 업그레이드와 재설치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10 발표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놀랐던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무료 업그레이드 정책이었다(그리고 가장 혼동을 많이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앞서 말했듯 제품 자체의 가격은 119달러와 199달러지만, 최신 윈도우7과 윈도우8 업데이트의 '예약 링크'를 통해 사용자들은 기존 윈도우에서 Windows 10을 1년 동안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윈도우7과 윈도우8 최신 버전 사용자들은 윈도우10 출시 이후 1년 동안은 무료로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고, 이렇게 업그레이드 한 사용자들은 그 이후에도 재설치가 가능하다고 한다.

[윈도우7 서비스팩 1이 미리 설치되어 있어야 하고, 윈도우8은 8.1이 설치된 상태여야 한다]

 

[출처: 마이크로소프트]

 

다만, PC의 주요 부품을 교체한 경우 어쩌면 나중에 재설치가 불가할 수도 있다(이 부분은 아직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았다). 그러므로 혹시 부품 교체 계획이 있다면, 윈도우10이 발매되기 전에 실행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만약 불법복제 윈도우(해적판)를 사용하고 있다면, 설사 무료 업그레이드를 한다고 해도 여전히 불법 윈도우로 여겨진다. 따라서 불법복제품 사용자는 그대로 '비정품' 표시가 남고, 신규 기능이나 기능 개선 등의 혜택을 받지 못할 수 있다. MS는 이들을 포용하고 정품을 사용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매력적인 제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지만, 이 역시 아직 확실히 드러난 내용은 없다.

 

이 외에도 시작버튼의 귀환(윈도우8과 윈도우7 시작버튼의 융합) · 모바일 기기와 유사한 알림센터 채택 · 통합검색의 지원 · 새로운 윈도우 스토어 출범 등의 변화가 있으며, 부가적으로 생체인증 기능인 윈도 헬로 · 특수 카메라를 이용한 안면인식 로그인 · 초대형 윈도우 10 태블릿인 '서피스 허브' 등 여러 가지 다양한 기능과 하드웨어도 공개됐다.

 

빌 게이츠 - 스티브 발머 - 사티아 나델라, 스티브 잡스 - 팀 쿡

 

이렇게 윈도우10의 주요 특징을 정리해 봤는데, MS가 말한 '완전히 새로운 차세대 윈도우로 나아가는 첫 번째 단계'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저 Windows 10 자체만 봐서는 뭔가 부족할 것 같다. 서두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현재 처한 상황을 잠깐 살펴봤지만,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MS 변화의 중심에 서서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인물을 그 역사에 비춰서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도 함께 정리해 볼 필요가 있을 듯하다.

 

[애플 CEO 팀 쿡과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

 

다들 알다시피 빌 게이츠(Bill Gates, 1955~ )는 마이크로소프트를, 스티브 잡스(Steve Jobs, 1955~2011)는 애플을 창업했다. 동갑인 두 사람은 MS와 Apple의 신화를 만들었고, 지금은 현업에서 물러난 상태다. 이들의 뒤를 이어 마이크로소프트는 스티브 발머(Steve Ballmer, 1956~ )가, 애플은 팀 쿡(Tim Cook, 1960~ )이 새로운 CEO가 되었다. 물론 시간적인 차이가 좀 있긴 하지만, 아무튼 MS는 얼마 전까지 "빌게이츠가 만들고, 스티브 발머가 망쳤다"는 얘기를 들었다.

 

반면에 팀 쿡은 2011년 8월 취임 이후 시가총액을 2배로 끌어올렸으며, 작년 4분기에는 아이폰6 출시를 통해 세계 상장사 역사상 단일기업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제 애플의 가치는 삼성전자·현대차·SK하이닉스 등 한국 대기업 41개를 사들일 수 있는 어마어마한 금액에 이르렀고, 팀 쿡은 요즘 애플의 두 번째 신화를 쓰고 있다. 그리고 한없이 추락하던 마이크로소프트는 2014년 초에 스티브 발머 대신 정통파 엔지니어 출신인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 1967~ )를 세 번째 CEO로 맞아들였다.

 

사티아 나델라가 온전히 자기 손으로 만든 첫 번째 운영체제가 바로 윈도우10이고, MS는 이제까지와는 너무도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전세계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사티아 나델라는 기본적인 형태의 모든 모바일 오피스 앱의 사용을 전면 무료화했으며, 평소에 차분한 협력을 중시하는 그는 호전적인 스티브 발머가 집행했던 구글 비방 광고도 중단시켰다. 사티아 나델라는 '클라우드 우선, 모바일 우선' 원칙을 천명했고, 그저 말이 아닌 진짜 '서비스'로서의 Windows 10을 만들어낸 것이다.

사티아 나델라는 인도의 공무원 집안 출신이고, 팀 쿡은 2014년 10월에 커밍아웃한 동성애자다. 둘 다 공통적으로 포용·개방·협업의 리더십을 중시하는 편이고, 탈권위적이며 직원들과 인간적인 관계를 잘 맺는 걸로 알려져 있다. 상대적으로 비주류에 가까운 삶을 살아서 그런지 공감 능력도 뛰어나고, 상당히 부드러운 성격을 가졌다고 한다. 팀 쿡은 스티브 잡스 이후의 애플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으며, 사티아 나델라는 (호탕한 쇼맨십의) 스티브 발머와는 전혀 다른 리더십으로 MS 변혁의 중심에 서있다. 결과적으로 스티브 발머는 실패했고, 사티아 나델라는 곳곳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악마가 하나인 것보다는 둘이 낫고 둘인 것보다는 셋이 낫다고 볼 수도 있는데, 아마 구글-애플 2강 구도에서 머지않아 구글-애플-MS의 3강 구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15억 명이 넘는 인구가 윈도우를 사용한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사실이다. 우리는 혁신을 통해 이런 고객층의 필요를 충족시키고 또 고객층을 확장시켜 나가고자 한다. 이것이 내가 바라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모습이다. 우리는 윈도우가 앞으로 더욱 더 발전해 나갈 것이라는 희망과 열망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이 필요해서 쓰는 윈도우가 아니라 정말 원해서 쓰는 윈도우, 정말 좋아서 쓰는 윈도우를 만들 것이다. 그것이 우리의 원대한 목표다." - 사티아 나델라 (2015/01)

 

이제 시대는 변했다. Satya Nadella나 Tim Cook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 같은 강력한 카리스마와는 동떨어진 인물이다. 지금과 같은 개방적인 사회에서는 협력을 잘하는 CEO, 타인이나 다른 문화에 대해 포용력이 높고 적응력이 뛰어난 사람의 리더십이 빛을 발한다. 팀 쿡은 중국내 SNS 계정까지 만들며 적극적으로 중국 시장에 어필하면서 애플의 사상 최대 실적을 일궈냈고, 사티아 나델라는 특유의 유연함으로 MS 구성원 사이의 소통과 공유를 중시하며 윈도우10을 만들고 있다. 21세기 사회 자체가 이렇게 변한 것이고, 기업문화와 리더십 · 제품의 스타일까지 이에 맞춰 변화한 셈이다.

 

앞서 살펴본 Windows 10의 주요 특징은 절대 그냥 나온 게 아니며, 애플의 대성공과도 비슷하다. 사티아 나델라나 팀 쿡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시대가 변하는 만큼 리더십도 변해야 한다. 리더십이 변하면 만드는 제품뿐만 아니라 기업문화도 바뀐다. 이는 비단 어느 한 회사에만 해당되는 게 아닌 모든 조직과 기구, 국가도 마찬가지. 과연, 시대착오적인 생각을 가진 리더가 그 사회에서 광범위하게 환영 받는 재화와 용역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사회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리더는 성공할 수 없고, 이는 한 국가의 수장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사티아 나델라와 마이크로소프트의 혁신을 보면서, 몇 년 전부터 본격화된 대한민국의 위기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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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tory of ART

Posted by 아서정 Arthur 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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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즈 2015.06.08 11: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지만 여전히 한국에서만큼은 세습에 철인 경영이 실천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