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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선전포고, 포토 앱의 특징과 사용방법 (Google Photos=사진)

사악해진 구글, '평생 무제한 무료' 클라우드 서비스 구글 포토로 지구 정복에 나서다.

 

애플(Apple)과 함께 세계 최대 IT기업인 구글(Google)의 모토는 '사악해지지 말자(Don't be evil)'라고 하는데, 구글 I/O 2015에서 등장한 포토앱을 보면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지난 5월 28일(현지시간),구글이 일 년에 한 번 개최하는 개발자 대상 컨퍼런스 '구글 I/O(Input/Output, Innovation in the Open)'의 2015년 행사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서 구글은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 운영체제 '브릴로(Brillo)'와 통신규약 '위브(Weave)' · Android 차기버전(6.0)인 '안드로이드 M' ·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 플랫폼 '점프(Jump)' 등을 공개했고, 구글 야심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Google Photos'도 발표했다. 이 중에서 지금 당장 일반인이 이용할 수 있는 건 클라우드 서비스인 구글 포토이고, 안드로이드폰 뿐만 아니라 아이폰에서도 사용할 수 있으며, 데스크탑 PC로 웹에서도 누구나 접속이 가능하다.

 

구글 포토는 언제 어디서든 사진을 저장하고 편집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Cloud Sevice, 사용자의 콘텐츠를 서버에 두고 어느 기기에서든 연결해서 사용)'로서, 설정만 해놓으면 자동으로 사진을 백업하고 동기화한다. 누구나 평생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사진을 '원본'으로 저장하면 15GB · '고품질(사진 1600만 화소, 동영상 1080p 제한)'로 저장하면 용량이 무제한이다. 당연히, 본인만 볼 수 있다.

 

 

자 그럼, 일단 구글 포토의 사용방법을 살펴보도록 하자. 우선 구글 Android 사용자일 경우 기존의 사진앱을 업데이트 해야 하고, 애플 IOS 사용자는 앱스토어에서 Google Photos 앱을 별도로 설치해야 한다.

- 구글플레이 http://goo.gl/BajWpo
- 앱스토어 http://goo.gl/4QofSO

- 구글 포토 웹사이트 https://photos.google.com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실행시키면 맨 처음에 이런 화면이 나오는데, 이것만 봐도 Google Photos의 주된 기능 4가지(검색, 공유, 정리, 백업)가 뭔지 단박에 알 수 있다. 이 중에서 검색과 정리는 '머신러닝(machine-learning, 기계학습, 주어진 데이터를 활용해 일정한 패턴을 파악하고 학습하여 스스로 성능을 향상시키는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이뤄지고, 편리한 공유기능과 자동 백업도 지원한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사람들은 매일 엄청난 양의 사진을 찍는데, 이것들을 보관하고 분류하는 게 진짜 보통 일이 아니다. 사진의 양이 늘어날수록 이를 관리하는 데에 들이는 시간과 노력도 함께 늘어나고, 저장공간 확보도 쉽지 않다. 하지만 이젠 구글 포토로 무제한의 공간을 사진 보관에 이용할 수 있으며(평생 무료), 머신러닝을 통해 자동으로 분류되고 (태그나 라벨 없이도) 쉽게 검색되는 사진을 언제 어디서든지 자유롭게 찾아서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아직까지는 우리가 스마트폰을 본격적으로 사용한 지 몇 년 안 됐기 때문에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앞으로 10년~20년 계속해서 죽을 때까지 폰으로 사진을 찍는다고 상상해 보라. 매일 한 장씩만 스마트폰으로 찍어도 10년이면 3650장이고, 20년이면 7300장이다. 그런데 나중에 생일파티 사진이나 친구 사진, 반려동물 사진이나 해변 사진 등을 찾고 싶다면? 구글 포토에서는 애써 앨범을 만들지 않아도, 검색을 통해 곧바로 찾을 수 있고 동기화만 하면 테마별로 자동 분류된다.

 

물론, 인간이 일일이 다 수작업으로 하는 것만큼 정확하지는 않다. 하지만 Google Photos에 점점 더 많은 사진이 올라가면 갈수록 '주어진 데이터를 활용해 일정한 패턴을 파악하고 학습하여 스스로 성능을 향상시키는 인공지능'을 통해 점점 더 정교한 검색과 분류가 가능해질 것이다. 이 과정이 전세계 수억 명의 구글 포토 이용자들에게서 동시에 일어나고, 세계 최대 IT기업인 구글의 최고 전문가들이 지속적으로 성능을 향상시킨다면? 더 이상 말이 필요없다. 그저 시간 문제일 뿐이다.

 

 

구글 포토의 초기화면을 지나 '시작하기'를 터치하면 위와 같은 설정 화면이 나타난다. 여기서 바로 자동 백업 및 동기화를 이용할지 말지를 선택할 수 있고, 통신사 데이터를 사용하지 않고 와이파이에서만 백업을 하도록 만들 수도 있다. 그리고 저장용량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고품질'로 할지 아니면 15GB의 제한된 공간을 사용하는 '원본'으로 업로드할지를 결정하게 된다(이후에 언제라도 Google Photos 내 설정 화면에서 변경할 수 있다).

 

 

초기 설정을 마치면 자동으로 기존 사진들이 백업되고, 구글 포토의 기초적인 사용법 안내가 나온다. 기본적으로 날짜별로 분류된 걸 볼 수 있는데, 스마트폰 터치 화면에 두 손가락을 대고 (사진 축소할 때처럼) 오므리면 일-월-년 순으로 바뀌고, 다시 두 손가락을 (사진 확대할 때처럼) 벌리면 년-월-일로 바뀐다. 다시 말해서, 두 손가락을 오므리거나 벌릴 때마다 '하루에 찍은 사진 - 한 달 동안 찍은 사진- 한 해에 찍은 사진'으로 분류 방식이 매번 변화된다는 것이다. 구글 포토를 직접 사용해 보면 누구나 느끼겠지만, 상당히 편리한 인터페이스다.

 

 

이 애플리케이션은 단순히 저장하는 것뿐만 아니라 편리하게 공유할 수도 있고, 사진을 간단히 편집하는 기능도 지원한다. 구글 포토에서 어떤 사진을 화면에 띄우면 하단에 세 개의 아이콘과 휴지통이 나타나는데, 맨 왼쪽에서부터 공유 · 편집 · 사진정보다. 첫 번째 '공유' 아이콘을 터치하면 '링크 생성하기'를 비롯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한 공유가 가능하다.

 

- 링크 생성하기: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여주고 싶은 사람에게 이 링크만 보내주면 앱이 없어도, 로그인 하지 않아도 곧바로 사진을 볼 수 있다. 드래그해서 여러 개도 한꺼번에 링크를 생성할 수 있고, 받은 사람은 그걸 저장할 수도 있다.

 

 

가운데 있는 '편집' 아이콘을 터치하면 밝기나 색상 조절, 필터와 같은 각종 편집툴이 나타난다(사진자르기로 들어가면 사진을 회전시킬 수 있다). 그리고 세 번째 '사진정보' 아이콘을 터치하면 사진을 찍은 시간, 저장 위치, 기기명, 조리개 수치, ISO도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구글 포토는 '어시스턴트'나 '컬렉션' 기능을 제공하는데, 이를 통해 콜라주 · 애니메이션 · 스토리 · 앨범 등을 만들 수 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 모든 걸 평생, 무제한, 무료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구글 포토 앱만 설치한다면..

이제까지 애플은 주로 감성적으로 접근했다면, 구글은 대체로 실리적으로 접근하는 편이었다. 구글 포토야말로 실리적 접근의 최고봉이라고 볼 수 있을 텐데, 이런 방대한 서비스를 누구에게나 평생 무료로 제한 없이 제공할 수 있는 회사는 아마 전세계에 몇 개 없을 것이다. 유사한 서비스를 해오던 기업들은 기존과 동일한 방식으로는 생존에 큰 어려움을 겪을 테고, 애플의 타격도 어느 정도는 불가피하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현재 시점에서는 구글 포토가 최강이고, 이런 클라우드 서비스가 필요한 사람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일 것이다.

 

그래서 어쩌면 막무가내로 찍어 놓고 아무도 안 보는, 그러니까 직접 찍은 사람도 잘 기억 못하는 사진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좀 더 극단적이게는 '스마트폰 중독'의 한 형태로, 그저 시간만 나면 셔터를 마구 눌러대는 증상이 나타날지도 모른다. 따로 정리할 필요도 없고 자동으로 저장된다면, 사진을 찍는 행위 자체에만 신경을 쓸 뿐 그 외 보관의 측면은 거의 무시하게 될 수도 있다(예전에는 사진을 찍는 일만큼이나 보관과 정리에도 상당한 공을 들였다).

 

그리고 이렇게 쌓인 사진들은 전체 용량도 어마어마할 텐데, 보통은 자동으로 분류가 되고 나중에 검색으로 찾을 수 있으니(한데 만약 버그가 발생한다면?), 웬만한 사람들은 평소에 사진 관리를 위해 관심을 기울여야 할 필요성도 적다. 관리에 들이는 시간이 줄어드니까 사진을 더 많이 찍을 수도 있고, 그렇게 더 많이 찍다보니까 또 사진의 양이 자꾸 불어나는 악순환. 아무튼 구글 포토를 이용하는 동안은 용량 제한도 없고 평생 공짜니까, 지금 당장 편하니까 그냥 내버려 둘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다음이 문제다. 이런 식으로 오랜 시간 사진이 쌓이다 보면 나중엔 도저히 수동으로 정리하는 게 불가능한 시점이 올 테고,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사진들 때문에 구글 포토 외의 다른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건 아예 엄두가 안 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결국, 우리 스스로 구글의 자발적인 노예가 되는 셈이다. 구글이 만약 이와 같은 서비스들을 앞으로 계속 늘려간다면, (현재도 구글 의존도가 높은데) 우리는 365일 24시간 구글 왕국에서 살아가야 할 수도 있다. 혹시, 구글 포토는 사악해진 구글의 지구 정복 신호탄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