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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 α

재즈 역사에서 가장 극적인 순간, 1956년의 클리포드 브라운과 소니 롤린스

동갑내기 두 천재 Clifford Brown과 Sonny Rollins, 1956년의 역사적 JAZZ 녹음. 

예술사를 살펴보면, 정말 그 누구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드라마틱하고 역사적인 순간들이 있다. 예를 들면, 1504년 이탈리아 피렌체의 레오나르도 다 빈치(Leonardo da Vinci, 1452~1519)와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Michelangelo Buonarroti, 1475~1564). 미술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두 거장이 시의회의 대회의실 벽면에 피렌체 시의 역사와 관련된 그림을 동시에 의뢰 받고, 모든 시민들 앞에서 경쟁한 그런 전무후무한 순간처럼..

 

그리고 1956년 뉴욕, 재즈 역사에 있어서 가장 극적인 순간 중에 하나가 만들어진다. 바로 Clifford Brown과 Sonny Rollins가 함께 녹음을 한 것이다.

 

 

이 사진은 전설적인 트럼페터 '클리포드 브라운(Clifford Brown, 1930~1956)'이 녹음한 마지막 세션들을 모아놓은 앨범의 자켓이다(사진 속의 인물이 클리포드 브라운). 이 작품들을 녹음한 기간은 1956년 1월부터 3월까지인데, 그는 죽기 전(클리포드는 Bud Powell의 동생인 Richie Powell 부부와 함께 1956년 6월에 차를 타고 가다가 교통사고로 사망) 불과 3~5개월 전에 Max Roach, Sonny Rollins 등과 함께 스튜디오 녹음을 했다. '소니 롤린스(Sonny Rollins, 1930~ )'가 55년 말에 합류했으니, 이 둘이 같이 녹음할 수 있었던 순간은 단 3번 뿐이었다.

그 천금같은 기회에 두 천재는 Max Roach를 필두로 재즈 역사에 길이남을 명반을 두 개 남겼다. 이 앨범은 그 두 개의 레코딩을 모아놓은 컴플리트 에디션. 무라카미 하루키의 말처럼, Clifford Brown은 태어날 때부터 이렇게 짧은 인생만을 살 수 있도록 되어 있었고, 본인도 그것을 예감하고 있었을지 모른다. 그래서 그는 세기의 천재들과 함께 이런 앨범을 남긴 건 아닌지.. 사라지기 전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삶 모든 것을 열정적으로 불태우며..

 

[출처: LG아트센터 홈페이지]


클리포드 브라운과 같은 해에 태어났지만, 60여 년 전에는 Charlie Parker, Thelonious Monk와 연주했으며, 55년 전에는 클리포드, 존 콜트레인(1956년 뉴저지에서 그 유명한 'Tenor Madness'를 녹음)과 함께 연주했고, 지금도 계속 연주하고 있는 색소폰의 거장 Sonny Rollins.

 

존 콜트레인과 쌍벽을 이룰 정도로 천재적인 색소포니스트이지만, 소니 롤린스는 6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몇 번이나 은퇴와 복귀를 반복할 만큼 순탄치 않은 음악인생을 걸어 왔다. 하지만 그 어떤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그는 요즘에도 공연을 계속 하고 있으며, 2010년 10월에는 80세 생일을 맞아 재즈팬들이 많은 일본 순회 공연까지 펼쳤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재즈 역사에서 서로 자주 비교되었던 4명의 천재들이 나름대로 다들 흥미로운 관련이 있었다는 것! Sonny Rollins와 Clifford Brown은 1930년생, John Coltrane과 Miles Davis는 1926년생. 클리포드 브라운과 마일스 데이비스는 trumpeter, 소니 롤린스와 존 콜트레인은 Saxophonist. Sonny Rollins는 1951년에 Miles Davis와 함께 녹음을 하게 되면서 이름을 많이 알렸다고 한다.

언젠가 그가 말했던 것처럼, 소니는 "현재 여기에 없는 음악인을 사람들에게 환기시켜야 한다는 거룩한 의무감을 느끼며" 그들 모두를 대표해서 계속 앨범을 내고 연주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동료이자 라이벌이면서 동시에 친구였던 클리포드 브라운도 마일스 데이비스도 존 콜트레인도 모두 없지만,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현역 음악가로서 활동을 하고 있다.

소니 롤린스의 생애 첫 내한공연(2008년 5월 23일 저녁 8시,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보여주었던 놀라운 연주 실력과 나이를 무색케 하는 파워, 공연 내내 심장을 뛰게 했던 커다란 감동은 여전히 나의 가슴 속에 남아있고, 가능하다면 그를 꼭 다시 만나고 싶다. 반세기가 넘는, 정말 그 어떤 예술가보다도 긴 세월 동안 그는 연주를 해왔고, 재즈의 전설이었다. Sonny Rollins는 지금 이 순간, 살아있는 것 자체가 역사이고 기록이라 할 수 있다. 아래 사진만 봐도 그는 과거의 사람이 아닌, 현재의 거장이란 걸 느낄 수 있으리라.

 

[Sonny Rollins and President Barack Obama, White House, March 2, 2011 (출처: 소니 롤린스 공식 홈페이지)]


미국 사회에서 인종차별이 심하던 1956년 뉴욕, 같은 흑인이면서 동갑내기 친구인 클리포드 브라운과 같이 녹음했을 때, 과연 소니 롤린스는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를 백악관에서 만날 날이 올 줄 꿈에나 상상할 수 있었을까? 활짝 웃는 오바마와 달관한 듯한 소니의 표정이 참 인상적이다. 부디 소니가 오래오래 살아있기를..

 

 

<CLIFFORD BROWN, SONNY ROLLINS, MAX ROACH QUINTET. COMPLETE STUDIO RECORDINGS (2007)>
- <Clifford Brown and Max Roach at Basin Street (1956)> and <Sonny Rollins Plus Four (1956)>

1. Gertrude's Bounce
2. Step Lightly (Junior's Arrival)
3. Powell's Prances
4. I'll Remember April
5. Time
6. The Scene is Clean
7. Flossie Lou
8. What Is This Thing Called Love?
9. Love Is a Many Splendored Thing
10. I Feel a Song Coming On
11. Pent-Up House
12. Valse Hot
13. Kiss and Run
14. Count Your Blessings (*)
(*) Bonus track. Omit Clifford Brown

 

1 to 9 : Originally issued as Clifford Brown and Max Roach at Basin Street.
1-3 : New York, January 4, 1956.
4-9 : New York, February 16, 1956.

10 to 14 Originally issued as Sonny Rollins Plus Four.
10-14: Hackensack, New Jersey, March 22, 1956.

 

Clifford Brown (trumpet)
Max Roach (drums)
Sonny Rollins (tenor saxophone)
Richie Powell (piano)
George Morrow (b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