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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브 '스팀'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조사 결과(CPU,RAM,운영체제,그래픽카드)

세계 최대 PC게임 유통서비스 Valve Steam, 2014년 상반기 사용자 설문조사 결과 발표.

 

예전엔 컴퓨터에서 게임을 하려면 각 게임 패키지를 구입해서 자신의 PC에 하나씩 설치해야 했고, 수정파일이 나오면 자기가 알아서 패치를 해줘야 했다. 하지만 요즘은 초고속 인터넷을 통해 디지털 다운로드로 게임을 설치할 수 있고, 패치 소식도 자동으로 알려준다. 하지만 수많은 게임을 각각의 홈페이지로 찾아 들어가서 결제하고 설치하고 패치하는 건 꽤 불편하고 번거로 일이다. 그래서 이걸 통합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platform)'이 생겨났는데, 그 중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서비스가 바로 밸브 코퍼레이션(Valve Corporation)의 '스팀(Steam)'이다.

 

밸브의 스팀은 한마디로, PC게임 종합 온라인 쇼핑몰이자 게임 커뮤니티다. 스팀에 들어가면 여러 제작사의 온갖 게임들이 다양하게 다 갖춰져 있고, 상시적으로 할인 이벤트가 이어지며, 어떤 게임을 한번 결제해서 설치하고 나면 알아서 패치를 해준다(자동 업데이트). 사용자가 구입한 게임들은 자기 계정의 '라이브러리'에 모두 등록되고(통합 관리), 스팀 계정만 알고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지 라이브러리에 등록된 게임들을 디지털 다운로드로 즐길 수 있다. 그리고 스팀 안에서 수많은 플레이어들이 게임을 매개로 엄청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다.

 

다른 온라인 종합 쇼핑몰이라면 결제를 하고 난 다음에 택배로 물건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지만, 스팀은 결제를 하고 라이브러리에 등록되면 곧바로 게임을 설치해서 즐길 수 있다. 어디에서든지 아무 때고 스팀에 접속해서 자기 입맛에 맞는 게임을 하면 되는데, 수십 개의 부분유료화 또는 무료게임도 플레이 할 수 있다. 이런 편리함 때문인지 작년 10월 말 기준으로 스팀 가입자는 무려 6500만 명을 넘어섰고, 이로써 밸브는 전세계 PC 패키지 게임의 75%를 유통하는 대표적인 게임 다운로드 플랫폼을 보유하게 됐다. 이제 컴퓨터게임은 콘텐츠가 담겨있는 디스크 박스가 아니라 스팀 라이브러리 안에 존재하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Steam이 매달 실시하는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설문조사' 결과는 상당한 의미가 있다. 말이 설문조사지 실제로는 조사에 동의한 이들의 컴퓨터 정보를 자동수집하는 거나 마찬가지인데, 스팀 플랫폼으로 게임을 즐기는 전세계 사용자들의 PC 사양과 운영체제 등을 통계내서 발표하는 것이다. 물론 스팀 사용자에 한정된 조사 결과지만, 워낙 표본수가 많다보니 관련 내용이 IT 뉴스로 나오기도 한다. 그리고 주기적으로 조사가 계속 이어지니까 변동폭이나 증감을 통해 어떤 흐름도 알 수 있고, 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일종의 PC 트렌드를 파악할 수도 있다. 그럼 지금부터 Valve 스팀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설문조사 최신 결과(2014년 5월)를 좀 살펴보도록 하자.

 

[출처: Steam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설문조사(May 2014)]

 

가장 먼저, PC 프로세서 제조사 비중. 보다시피, 2012년 12월부터 2014년 5월까지 1년 6개월 동안 Intel과 AMD의 점유율은 큰 차이가 없었다. 단순하게 말해서, PC 전체에서 4대 중에 3대는 인텔이고 나머지 1대는 AMD다. 'Click For More Info'를 눌러서 세부 내용을 봐도,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GenuineIntel의 점유율은 최대 74.17%에서 최소 73.69%였고, AuthenticAMD는 최대 26.31%에서 최소 25.82%였다. 결국 올해 5개월 동안에도 약 0.5% 내외에서 계속 왔다갔다한 것이다.

 

이걸 보면 지금 본인이 쓰고 있는 CPU가 다수(4분의 3)에 속하는지, 소수(4분의 1)에 속하는지 금방 알 수 있다. 다수의 사람들은 인텔을 선택하지만, 그래도 AMD를 고르는 사람들 역시 결코 적지 않다. CPU를 살 때, 무조건 Intel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그러다가 만에 하나 AMD가 없어지고 인텔만 남으면, 소비자에게는 좋을 게 하나도 없지 않나..

 

[출처: Steam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설문조사(May 2014)]

 

두번째로, CPU 코어 개수. 한마디로, '듀얼코어(dual-core, 2개)'와 '쿼드코어(quad-core, 4개)'가 양분하고 있는 모양새다. PC 전체에서 90% 이상이 2개 또는 4개인데, 전반적으로 쿼드코어 미만은 천천히 줄어들고 있는 반면 쿼드코어 이상은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세부 페이지를 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는 쿼드코어가 45% 미만이었다가, 5월에 처음으로 45%를 돌파했다).

 

그래도 18개월이 지나는 동안 듀얼코어가 여전히 건재하고, 아직 2개가 4개보다 약간 더 많은 걸 보면 현재 시점에서도 그렇게 서둘러서 무리하게 쿼드코어 이상을 살 이유는 없을 듯싶다. 얼마 전부터 헥사코어(6개)다 옥타코어(8개)다 말은 많이 나오지만, 실제로 그런 고사양은 지금 고작 3%도 안 된다(싱글코어와 트리플코어가 이보다 더 많다). 특별히 새로운 아키텍처가 나오지 않는 한, 이런 구도는 앞으로도 당분간 지속될 걸로 보인다.

 

[출처: Steam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설문조사(May 2014)]

 

자, 그러면 CPU와 함께 전반적인 컴퓨터 성능에 제일 큰 영향을 미치는 RAM 용량. 이번 조사 결과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6GB(실질적으로는 8GB)를 기점으로 그 이하 램 용량 감소하는 반면, 그 이상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4GB 램이 아마도 가장 선호되었을 법한데, 이젠 8GB가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전체 점유율도 8기가가 가장 많고, 증가율 역시 가장 높다. 앞으로 4기가 이하는 계속 줄어들 테고, 8기가 이상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만약에 곧 컴퓨터 조립을 고려하고 있다면 램은 최소사양 4GB, 권장사양 8GB 정도로 생각해야 될 것 같다. 그리고 12기가 이상도 점유율이 12%나 되고 증가율도 높은 걸 보면, 4기가 이하 PC를 사용하고 있는 이들은 램 업그레이드도 심각하게 고민할 시점이 됐다.

 

[출처: Steam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설문조사(May 2014)]

 

네 번째로는 PC 운영체제 버전 비율. 원래 데스크탑 OS를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즈가 주도하고 있기도 하지만, 어차피 스팀이라는 플랫폼은 기본적으로 윈도우즈 기반이니까 절대 다수인 95% 이상이 윈도우즈 사용자다. 맥 운영체제인 OS X 중에는 'MacOS 10.9 64 bit'가 대부분이고, 리눅스 중에는 '우분투(Ubuntu)'가 많았다.

 

아무튼 현재 Windows 7 64 bit가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Windows 8 버전들이 합쳐서 25% 정도를 점유하고 있다. 이제 운영체제는 64 비트가 '대세'이고, 비스타 이하는 거의 사라지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만큼 드물다. 결국 지금 OS를 선택한다면, 윈도우즈 7 64비트나 윈도우즈 8.1 64비트 둘 중에 하나를 고르는 게 가장 일반적인 셈이다.

 

[출처: Steam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설문조사(May 2014)]

 

마지막은 특히 게임하는 데에 중요한 비디오카드의 제조사 비중. 쉽게 예상할 수 있는 바대로, NVIDIA · ATI · INTEL의 3강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전통의 강호인 엔비디아와 ATI가 약 절반과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뒤로는 인텔이 선전하고 있다(비디오카드 세부 모델로 들어가면, 전체 1위와 2위가 인텔의 내장 그래픽카드다).

 

1년 6개월 전에 비해 인텔의 점유율이 약간 높아진 듯한데, 아무래도 내장 그래픽카드의 성능이 좋아지면서 이제 웬만한 게임은 인텔만으로도 충분하니까 그런 게 아닌가 싶다. 다만 세부 모델을 보니, 외장 그래픽카드는 이제 아무리 중고로 사더라도 최소한 엔비디아 GeForce GTX 시리즈나 AMD Radeon HD 시리즈 이상은 되어야 할 것 같다.

 

이상으로, 밸브 코퍼레이션(Valve Corporation)의 '스팀(Steam)'이 발표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설문조사 결과 중 주요 사항들을 나름대로 좀 정리해 봤다. 여기서는 CPU, RAM, 운영체제, 비디오카드와 관련된 부분만 다뤘지만, 직접 해당 페이지에 가서 보면 주모니터 해상도, 언어, 하드 드라이브 공간, 네트워크 스피드 등의 조사 결과도 살펴볼 수 있다. 물론 앞에서도 말했다시피 단지 스팀 사용자들에 한정된 결과지만, 무려 6500만 명이 넘게 가입된 게임유통 플랫폼에서 주기적으로 조사하는 것이니 전세계 PC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변화 흐름을 전반적으로 추정해 보는 데에도 꽤 유용한 자료일 듯싶다.

 

끝으로 간단하게 종합해 보자면, CPU는 인텔이 4분의 3을 차지하고 있는 한편 AMD가 나머지 4분의 1을 점유하고 있다. 한마디로 인텔이 다수파이고, AMD가 소수파다. CPU 코어 개수는 듀얼코어(2개)와 쿼드코어(4개)가 양분하고 있는데, 1년 6개월 동안의 추세와 요즘 상황을 보면, 지금 당장 서둘러서 쿼드코어 이상으로 갈 이유는 없을 것 같다. 그 다음으로 램 용량은 현재 시점에서는 최소 4기가, 권장 8기가 정도로 볼 수 있다. 이제 컴퓨터를 조립한다면, 8GB 이상을 진지하게 고려해봐야 하는 것이다. 또한 운영체제는 Windows 7 64 bit 또는 Windows 8.1 64 bit 둘 중에 하나가 제일 무난하고 속 편한 선택이다.

 

그리고 비디오카드는 우선 자신이 어떤 게임을 하는가에 따라 INTEL의 내장 그래픽카드로 갈지 아니면 '엔비디아 지포스 GTX' · 'AMD 라데온 HD'로 갈지를 먼저 결정해야 한다. 요즘 웬만한 게임은 인텔 그래픽카드로도 충분하니 따로 지포스나 라데온이 필요하진 않을 테고, 만약 고사양 게임을 플레이 한다면 각 게임의 그래픽 옵션 수준에 따라 엔비디아나 AMD의 비디오카드 사양을 거기에 맞게 선택해야 할 것이다. 무턱대고 풀옵션을 지향하기보다는, 자신의 주된 게임 스타일에 따라 적당한 하드웨어 사양을 갖추면 된다. 스팀과 관련된 통계를 봐도, 라이브러리에 등록된 게임 중 단 한 번도 플레이 하지 않은 게 37%나 된다고 하지 않는가? 그저 '게임 모으는 게임'에 괜한 낭비를 하고 싶지 않다면, 자기가 주로 하는 게임을 기준으로 컴퓨터 사양을 결정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