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T + α

구글 크롬캐스트 국내 출시, 대안방송과 KBS 수신료 거부

드디어 한국에 출시되는 크롬캐스트, 이제 대안언론을 손쉽게 텔레비전으로 볼 수 있다.

 

 

구글(Google)은 2013년 7월 25일 홈 엔터테인먼트 기기인 '크롬캐스트(Chromecast)'를 발표했고, 북미 출시 이후 수백 만 개에 달하는 폭발적인 판매량을 기록했으며, 지난 12월 중순에는 2014년에 크롬캐스트 사업의 공격적 확장을 본격화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래서 올해 3월에는 덴마크·핀란드·프랑스·독일·이탈리아·네덜란드·노르웨이·스페인·스웨덴·영국 등에서 크롬캐스트 판매가 시작됐으며, 드디어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한국에서 공식 판매되기에 이른다(2014년 5월 14일).

 

 

뉴욕타임즈가 관련 기사에서 지적하고 있듯이, 이제 주머니속의 스크린은 스마트폰이며 책상위의 스크린은 컴퓨터이고 소파위의 스크린은 태블릿이다. TV 구매 주기는 자동차 교체 주기 만큼이나 길어지고 있으며, 텔레비전 관련 전체 매출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전세계의 TV 생산 업체들은 큰 화면과 높은 화질로 승부를 걸고 있지만, 과연 전통적 의미의 텔레비전이 앞으로 얼마나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실제로 미국에서도 케이블TV 가입자수가 계속 줄어들고 있으며, 텔레비전 보유 가정도 감소 중이라고 한다. 게다가 TV 광고와 직결된 '시청률'도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는데, 사람들이 아예 텔레비전 방송을 안 보는 것인지 아니면 단지 태블릿·컴퓨터·스마트폰으로 넘어간 건지를 아무도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결국, 현재 시점에서는 정확한 시청률 통계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아직도 전통적 의미의 텔레비전 시청 패턴에 맞춰진 샘플 패널 조사 결과만 있을 뿐, 멀티 스크린 시대에 적합한 시청률 조사 방법은 그 누구도 모르고 그 어디에서도 명확하게 기준이 정해진 바가 없다(미국 인구의 절반 가량이 주문형 비디오로 방송을 본다는데, 과연 며칠 후에 본 것까지 그 방송을 봤다고 해야할까?). 그런데도 소수점 이하 시청률의 미세한 변화에도 심각하게 울고 웃는 게 한국의 방송 현실이니, 이 얼마나 시대착오적인가..

 

[이미지 출처: 구글 chrome 홈페이지]

 

도대체 크롬캐스트가 무엇인가?

 

크롬캐스트가 뭔지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단 'dongle(동글)'의 개념부터 알아야 할 듯싶다. 동글은 쉽게 말하면 (컴퓨터, 디지털TV 같은) 큰 하드웨어에 연결하는 작은 크기의 하드웨어(주로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USB 메모리 형태)를 말한다. 그래서 dongle은 이것을 꽂을 수 있는 구멍(입력단자)만 컴퓨터나 디지털TV에 달려 있다면, 원래 본체가 갖고 있지 않은 기능, 예를 들면 블루투스(Bluetooth) 같은 근거리 무선통신도 가능하게 해주는 일종의 '액세서리'다. 한마디로, 특정 옵션을 본체의 한 기능으로 더해주는 장치인 셈이다.

 

동글은 그 기능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으며, 휴대가 간편한 작은 크기와 손쉬운 사용법, 기기 자체를 바꾸지 않고도 (포트만 있다면) 어떤 본체에서나 신기술을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는 장점 때문에 예전부터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는 방식이다. 구글 크롬캐스트도 이런 동글 방식의 장치이며, 크기는 겨우 2인치(5cm) 정도에 가격도 단 돈 35달러(약 4만원)이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약간 큰 USB 형태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누구나 값싸고 쉽게 각종 스마트 기기와 텔레비전을 연결할 수 있는 기기가 바로 크롬캐스트다.

 

요즘 나오는 거의 모든 컴퓨터 모니터에는 'HDMI(High Definition Multimedia Interface, 고선명 멀티미디어 인터페이스) 단자'가 달려 있고, 엘지나 삼성이 생산하는 디지털TV에도 모두 이 구멍이 있다. 다시 말해 HDMI는 선명한 화질의 동영상이나 사진을 볼 수 있도록 해주는 입력단자인데, 거의 모든 컴퓨터에 USB포트가 달려 있듯이 최근에 산 거의 모든 디스플레이 장치(텔레비전, 모니터)에는 이 포트가 달려 있다. 아래 이미지에서 보는 것처럼, 일단 기본적으로 텔레비전의 HDMI 구멍에 크롬캐스트를 꽂으면 설치 과정 중에서 반은 벌써 끝난 셈이다.

 

[이미지 출처: 유튜브 Google Chrome 채널 홍보 동영상 캡처]

 

무선랜(Wi-Fi)만 있으면 어디서든 사용 가능

 

Google 크롬캐스트는 안드로이드 폰이나 태블릿, 애플의 iOS 기기, 그리고 크롬이 탑재된 맥, 윈도우 등을 모두 지원한다. 웬만한 스마트폰은 다 되고(LG와 삼성이 만든 최신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아이폰도 가능), 태블릿PC(아이패드, 갤럭시, 넥서스 등등)는 물론 노트북도 다 크롬캐스트에 연결할 수 있다. 새로운 제어 방식이나 복잡한 설치 과정은 필요 없이, 그저 스마트폰 · 태블릿PC · 노트북과 구글 크롬캐스트를 연결하기만 하면 된다. 일단 연결되면 이제부터 이것들이 '리모콘' 역할을 하고(전용 앱 필요), 크롬캐스트가 꽂혀 있는 텔레비전이 바로 '대형 스크린'이 된다.

 

물론 텔레비전에 꽂힌 크롬캐스트와 스마트기기(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는 와이파이로 연결되기 때문에, 집안에 무선인터넷 공유기가 있어야 한다. 사실, 굳이 Chromecast가 아니더라도 와이파이 연결은 앞으로 더 필수적인 게 될 테니 이건 별로 큰 문제는 아니라고 볼 수 있다. 얼마 전부터 대부분의 프린터도 무선랜을 통한 출력을 지원하고, 디지털카메라도 와이파이를 지원하고 있으니 말이다. 요즘 인터넷 연결이 안 되어 있는 집이 거의 없듯이, 이젠 Wi-Fi도 모든 집안의 기본적인 설치 항목이 되는 셈이다.

 

 

위 동영상에서 보듯이, 크롬캐스트 사용법은 참 간단하다. 가족 구성원 각자의 스마트 기기와 거실의 텔레비전에 꽂힌 크롬캐스트, 그리고 무선랜 연결. 그러면 사용 준비가 다 끝난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보던 유튜브 동영상을 그대로 TV를 통해 볼 수 있고, 태블릿PC로 보던 사진들을 텔레비전으로 크게 보며, 노트북의 좁은 화면 대신 텔레비전의 넓은 화면으로 인터넷 검색 결과를 볼 수도 있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한국에서 크롬캐스트는 CJ헬로비전의 '티빙'과 SK플래닛의 '호핀'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라고 한다]

 

게다가 멀티태스킹도 가능하다. 유튜브 동영상을 크롬캐스트를 통해 텔레비전으로 보면서 스마트폰으로 문자도 보낼 수 있고, TV화면에 자기가 좋아하는 사진을 띄워 놓은 채 태블릿PC로 전자책을 읽을 수도 있으며, 크롬 브라우저의 인터넷 검색 결과를 크롬캐스트로 보낸 후 노트북으로는 다른 작업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동영상과 사진이 가능하니까 당연히 텔레비전 스피커를 통해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도 들을 수 있고, 영화도 감상할 수 있다. 요즘 웬만한 콘텐츠는 다 스마트기기로 볼 수 있는데, 이는 곧 크롬캐스트를 이용해서 자기가 원하는 시간에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이제는, 굳이 KBS나 MBC와 같은 타락한 방송을 시청할 이유가 별로 없는 것이다.

 

KBS 수신료 거부와 텔레비전으로 대안언론 시청

 

앞서 말한 바대로, 구글 크롬캐스트의 가격은 4만 원 정도다. 다들 알다시피, 현재 KBS 수신료는 한 달에 2500원이고 매달 전기요금과 함께 부과된다. 그런데 최근에 수신료를 4000원으로 올리려는 시도가 있었고, KBS의 세월호 참사 보도 태도와 권언유착에 실망한 시민들이 수신료 거부 운동을 벌이고 있다. 포털사이트에서 'KBS 수신료 거부'를 검색하면 전기요금에 포함된 수신료를 내지 않는 방법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고, 실제로 수신료를 내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이렇게 KBS 수신료를 거부한 다음에, 우리는 go발뉴스 · 팩트TV · 국민TV · 뉴스타파 등과 같은 대안언론을 볼 수 있다. 크롬캐스트를 이용해서, 텔레비전으로..

 

[출처: 세월호와 대한민국을 위해 행동하는 사람들(http://cafe.daum.net/dontforgetsewol)

 

이렇게 대안방송을 TV로 시청하면, 그동안 타락한 언론을 통해 잘못된 정보를 접하던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제대로 된 뉴스를 전파할 수 있다. 한 번 생각해 보라. 맨날 저녁 8시나 9시에 텔레비전 앞에 앉아 MBC나 KBS뉴스를 보던 이들에게, 크롬캐스트를 통해 go발뉴스 · 팩트TV · 국민TV · 뉴스타파를 보여주면 어떨지를. KBS 수신료를 거부하고 그 돈으로 크롬캐스트를 사서 거실 텔레비전에 꽂아두면 된다. 그리고 저녁 식사시간이나 가족 TV 시청시간에 자신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대안언론에 접속해서 그대로 보여주면 된다.

 

대안언론뿐만 아니라, 우리는 유튜브를 통해 기존 방송에서는 볼 수 없었던 다양한 동영상을 텔레비전으로 감상할 수 있다. 자기가 보고 싶은 고화질 영화 트레일러를 볼 수도 있고, 아무 때나 자신이 원하는 HD 뮤직비디오를 볼 수도 있다. 더 이상 TV 편성표나 방송 PD들에게 의존하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구글 크롬캐스트와 텔레비전·와이파이만 있으면, 타락한 방송 KBS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방대한 양의 동영상을 얼마든지 자기 입맛에 맞게 그리고 별다른 제약 없이 시청할 수 있다(물론, 유료서비스도 있다). 말 그대로, 자신만의 '1인 방송국'이 되는 셈이다.

 

이제 TV는 기존의 틀에 박힌 방송을 위한 텔레비전이 아니라, 스마트기기를 위한 '스크린'으로서의 기능이 더 중요한 시대로 접어들었다. 쉽게 말해, TV 방송보다 각종 VOD(Video On Demand)나 게임(XBOX, PlayStation, Steam 등)을 위한 하드웨어인 것이다.

[미국의 전체 인터넷 트래픽 중 약 20% 정도가 유튜브와 관련되어 있는데, 작년에 YouTube 트래픽 중 무려 40% 정도가 모바일에서 발생했으며, 유튜브의 2013년 광고 매출은 자그마치 56억 달러(약 5조 9000억원)에 달한다]

 

얼마 전 [Bloomberg Businessweek]의 보도에 따르면, 텍사스 대학의 경제학자들이 유투브에서 잘 나가는 비디오 클립의 특징을 분석했는데, 많은 사람이 본 동영상을 사람들이 더 보게 되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한다. 첫째는 '소셜러닝(social learning, 많은 사람들이 봤다는 건 뭔가 좋으니까 그랬을 거라고 믿는 현상)'이고, 둘째는 '네트워크 효과(화제의 동영상은 대화의 소재가 되기 때문에 한 번 유명세를 타면 너도나도 동영상을 보게 됨)'란다. 바야흐로 우리는 진실을 보도하는 '대안언론'을, 소셜러닝과 네트워크효과를 통해 한국 사회에서 '언론의 중심'으로 부상시킬 수도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