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을 모방한 중국 업체들의 맹추격, 삼성의 '창조적 모방'이 필요한 이유.


지난 3월 영국의 브랜드 평가기관인 브랜드파이낸스는 ‘2016 글로벌 500 연례 보고서’를 통해, 삼성의 브랜드 가치를 애플(Apple)과 구글(Google)에 이어 3위로 평가했다. 애플은 브랜드 가치뿐만 아니라 시가총액에서도 전 세계 1위인 기업이다. 삼성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데, 연간 3억 대 이상을 제조하며 세계 스마트폰 판매대수 1위를 달성했다.


현재 스마트폰의 판매 및 사용량은 급증하고 있으며, 이제 스마트폰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생활필수품' 중 하나가 되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2분기에도 삼성과 애플은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에서 1위와 2위를 기록했다. 소프트웨어(iOS)와 하드웨어(iPhone)를 둘 다 가졌지만 제품군이 얇고 좁은 시장에서 강한 애플, 그리고 소프트웨어는 구글(Android)에 의존하지만 상대적으로 다양한 하드웨어와 광범위한 시장 공략으로 성공한 삼성. 이 두 거대 기술기업은 여러모로 비교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상위 5개 기업 중 나머지 3개는 중국 업체들이 차지했는데, 여기서 주목할 만한 점은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상당수는 그 시작점에서 애플을 모방하는 데에 전혀 거리낌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중국 업체들은 애플의 '짝퉁'으로 포지셔닝 하는 데에 전혀 주저함이 없었고, 이들이 만든 초기 스마트폰의 외형과 기능은 마치 애플의 복제품에 가까웠지만 가격만큼은 삼성보다 낮았다.

 

[출처: 그린피스]

 

예전부터 삼성은 ‘카피캣(Copycat, 모방자)’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특히 스티브 잡스로 대변되는 애플의 혁신을 벤치마킹해 빠르게 따라가는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 이미지가 강했다. 게다가 스마트폰 수익률에서도 삼성은 애플과 비교가 되지 않았고(애플이 삼성보다 5~6배 높다), 2011년에 유럽 최대 규모의 가전전시회인 IFA에서는 애플이 삼성의 신제품을 특허 침해로 가처분 신청하는 바람에 삼성이 전시장에서 제품들을 부랴부랴 치우는 일까지 발생했다.



하지만 삼성은 지속적으로 글로벌 트렌드에 맞는 하드웨어를 적재적소에 출시하는 데 성공했고,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80% 이상을 안드로이드 계열 스마트폰이 차지하게 되면서 애플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다. 전통의 강자 '노키아(Nokia)'나 비즈니스폰의 대명사 '블랙베리(BlackBerry)' 등이 몰락하는 것과 거의 때를 같이하여 삼성은 가장 잘 나가는 안드로이드폰 제조사가 됐고, 결국 2012년을 기점으로 세계 스마트폰 판매대수 1위를 달성한 것이다.


한편, 삼성보다 좀 늦게 스마트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중국업체들은 처음부터 아예 대놓고 애플을 모방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Xiaomi, 小米)'는 그저 아이폰만 따라하는 게 아니라 스티브 잡스까지도 모방했다. 샤오미의 회장 ‘레이쥔(Lei Jun)’은 잡스의 트레이드마크인 검은색 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신제품 발표회를 열었고, 자신을 잡스와 같은 혁신적 창업가로 포장했다.


샤오미를 필두로 ‘화웨이(Huawei)’와 ‘오포(Oppo)’ 등이 뒤이어 중국시장에 자리잡는 데 성공했고, 이제 이들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삼성과 애플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했다. 다들 알다시피 중국시장은 워낙 크고 2011년 이후 중국인들의 스마트폰 사용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바로미터 역할을 했다.


원래 중국에서는 2011년부터 삼성이 줄곧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었는데(삼성은 중국시장 1위가 되면서 2012년 상반기에 애플을 따돌리고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1위 업체가 됐다), 2014년 말에 애플이 대화면 아이폰(아이폰6, 아이폰6 플러스)을 통해 중국시장 1위가 되었고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삼성을 따라잡았다. 그리고 지금은 중국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화웨이, 오포, 비보 등이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에서도 (중국업체들의 점유율을 합친다면) 애플뿐만 아니라 삼성까지도 추월하려고 맹추격하는 중이다.


[출처: 연합뉴스 - '삼성·애플 3분기 스마트폰 점유율격차 축소..中업체들 맹추격'(2016/10/28)]


앞서도 말했듯이, 애플은 시가총액과 브랜드 가치에서 전 세계 1위인 기업이다. 이런 애플과 스마트폰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던 삼성은 애플의 카피캣이라는 조롱에도 불구하고 ‘혁신적 모방자’로서 다양한 하드웨어 출시와 광범위한 시장 공략을 계속했고, 끝내 애플을 따라잡았다. 이제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1위인 삼성을 그 누구도 무시할 수 없으며, 삼성의 신제품은 모든 이들의 주목을 받게 됐다.


하지만 애플도 스티브 잡스 이후 CEO가 된 팀 쿡을 중심으로 ‘신의 한 수’인 대화면 아이폰을 2014년에 출시하면서, 다시금 삼성과 엎치락뒤치락 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여기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애플이 기존의 예상과는 다르게, 혁신적인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새로운 하드웨어를 통해 돌풍을 일으켰다는 점이다. 원래 다양한 하드웨어는 삼성의 주특기였는데, 애플이 이를 따라서 대화면 아이폰을 출시한 것이다. 이후에도 팀 쿡의 애플은 점점 더 다양한 하드웨어를 출시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애플과 삼성의 창조나 모방 경계가 모호해졌다.


처음부터 애플을 모방하던 중국업체들 역시 중국시장의 성장을 기반으로 강력한 경쟁자가 되었으며, 요즘은 애플과 삼성이 양분하고 있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점차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이들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은 소비자들의 선택 기준 중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성능과 가격의 측면에서 애플과 삼성을 거의 따라잡고 있다. 단순하게 말해서 ‘성능은 애플, 가격은 삼성’으로 포지셔닝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모방하면서 동시에 거액의 인수합병을 통해 혁신성을 보완하며 창조도 게을리 하지 않았기 때문에, 중국업체들은 앞으로도 애플이나 삼성과 함께 ‘세계 스마트폰 시장 3강 체제’를 유지할 걸로 보인다.



그렇다면 과연, 애플과 중국업체들 사이에서 삼성은 어떻게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계속 주도할 수 있을까? 삼성이 진정으로 혁신적이고 친환경적이며 지속가능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 될 수 있는 방법은 도대체 무엇일까? 감히 말하건대, 삼성은 주력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 노트 7’ 폭발사건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을 수 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Greenpeace) 서울사무소도 지난 11월부터 '갤럭시를 구하라'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지금 삼성은 전세계적으로 리콜 중인 430만 대의 갤럭시노트7 을 폐기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는 거의 730톤에 달하는, 최첨단 스마트폰을 쓰레기로 만드는 일입니다. 지금까지 삼성은 이 엄청난 양의 핸드폰을 어떻게 처리할지 공식적인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그린피스)



[출처: 그린피스]


갤노트7 폭발 사태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스마트폰 리콜 사건인데, 여기서 중요한 점이 바로 '단일 기종'이라는 것이다. 단일 기종이기 때문에, 삼성이 의지만 있다면 리콜 대상 총 430만 대를 폐기하는 데 있어서 (애플을 비롯해 지구촌 그 어떤 단말기 제조업체도 가지지 못한) 창조적 '순환경제' 모델을 비교적 용이하게 적용할 수 있다.


여러 기종이 섞여 있다면 더 복잡하고 어려울 수 있지만, 갤노트7 단일 기종에 적합한 폐기 프로세스만 제대로 개발할 수 있다면 완전히 무너져 내린 갤럭시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를 혁신적인 '친환경적 스마트폰 순환경제 모델'을 보여줌으로써 극적으로 반전시킬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애플 역시 얼마 전에 시범적으로 단말기 분해로봇 '리암(Liam)'을 선보인 바 있다.



전 세계에서 사용되는 스마트폰 제조에는 어마어마한 양의 광물과 플라스틱 · 각종 중금속이 투입되고, 지금 이 순간에도 엄청난 양이 새로 만들어지고 버려진다. 그런데, 그 처리 방법은 기껏해야 수거해서 저개발국에 되팔거나 개별 기업들의 불투명한 폐기 방식에 의존할 뿐이다. 그래서 애플은 리암을 만들었고, 이를 통해서 또 다시 ‘혁신의 애플’이 되려고 하는 것이다.


하지만, 애플은 아직 삼성처럼 ‘단일 기종 430만 대 리콜’이라는 역사적인 기회를 갖지 못했다. 만약 삼성이 지구촌 최초로 스마트폰 순환경제 모델을 확실히 개발하고 적용한다면 애플에 비해 항상 부족했던 '혁신성'을 선점할 수 있을 테고, 말 그대로 최대의 위기를 최고의 기회로 바꿀 수도 있다.



이제 막 안정화되기 시작한 스마트폰 시장에서 창조와 모방의 경계가 모호해진 상황에서는 결국 ‘창조적 모방’이 중요하다. 애플의 창조(단말기 분해로봇)를 삼성이 일부분 따라하게 되는 것이지만, 이건 단순한 모방이 아니다. 삼성이 중국 업체들보다 먼저 제대로만 한다면 진정한 창조적 모방이 될 수 있고, 애플을 뛰어넘어 진짜 ‘세계 초일류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게 바로 21세기에 기업이 모방과 창조의 관계를 명확히 인식하고 발전의 계기로 삼는 최선의 방법 아닐까?


"현재는 제품을 회수하는 데 집중하고 있고 수거 뒤 어떻게 처리할지 결정된 것은 없다. 제품에 대한 신뢰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여서 화재 원인 규명이 이뤄진 뒤 결과에 맞춰 처리 방안도 논의할 수 있을 것" -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 관계자

[출처: 한겨레 - '애플은 로봇이 아이폰 분해한다는데…'(2016/12/05) 기사 내용 중 발췌]


삼성이 애플보다 진정 더 혁신적인 기업이 되고, 또 삼성이 친환경 · 사회적 책임 · 지속가능성 등의 측면에서 전 세계적으로 선도 기업이 되도록 만들기 위해서, 우리는 그린피스를 통해 삼성전자 CEO에게 "위기 속에서 기회를 보라"는 요구를 전달할 수 있다. 이곳으로 가서 서명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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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tory of ART

Posted by Arthur 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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