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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마데우스(1984)] 감독판, 줄거리로 다시 보는 걸작

영화 [아마데우스] 감독판 집중 탐구 - 1. 줄거리

 

누구에게나 영화를 추천한다는 것은 참 쉽지 않은 일이다. 모두가 말하듯이, 주관적이고 상대적인 각 개인의 취향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영화를 추천할 수는 있다. 이 영화를 추천 받은 사람이 그것을 좋아하거나 싫어할 수는 있겠지만, 우리가 그 작품의 객관적인 탁월함을 찾는 걸 포기하지 않았다면 충분히 의미가 있는 것이다.


어떤 이라도 제임스 카메론(James Cameron)을 좋아하고 쥬세페 토르나토레(Giuseppe Tornatore)를 싫어할 수도 있고 또 그 반대일 수도 있겠지만, 그 누구도 이 두 사람이 탁월한 영화감독이라는 걸 부정하진 못할 것이다. 개인의 취향과는 거의 상관없이, 영화라는 매체에 진정 애정이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면, 뛰어난 작품을 식별할 수 있는 눈은 누구나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 영화 [아마데우스(Amadeus, 1984)] 감독판 집중 탐구

 

   2. 음악 [클릭]

 

   3. 캐릭터 [클릭]

 

 

여기 '훌륭한 영화' 한 편을 추천한다. 이 작품을 좋아할 수도 있고 싫어할 수도 있겠지만, 감히 단언컨대, 그 누구도 이 영화의 탁월함을 부정할 순 없을 것이다. 굳이 다른 미사여구는 필요치 않다. 곧바로 작품에 대한 얘기로 들어가보자.

 

 

아마데우스 (Amadeus, Director's Cut, 1984)
미국 | 드라마 | 180분 | 감독 : Milos Forman | 원작, 각본 : Peter Shaffer

 

1984년에 전세계 개봉한 아마데우스의 '극장판(Theatrical Cut)'은 160분이었는데, 2002년에 각국에서 다시 개봉한 '감독판(Director's Cut)'은 180분이다. 한국에서도 밀로스 포먼 감독과 각본가 피터 쉐퍼의 음성 해설, 그리고 영화의 제작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가 포함된 블루레이가 2009년에 출시되었다. 원래 엄청난 화제를 불러 일으킨 피터 쉐퍼의 연극을 영화화한 것이며, 영국의 피터 쉐퍼가 미국에 사는 밀로스 포먼에게 가서 직접 영화 각본을 썼고, 음악은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지휘자 '네빌 마리너(Neville Marriner)'가 담당했다.

 

 

만약 누군가가 [아마데우스]를 다른 이에게 추천한다면, 작품 자체에 대한 얘기는 물론이고 모차르트와 살리에리의 관계나 영화에 사용된 음악 등을 뭉뚱그려서 설명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에 대해서는 할 이야기가 너무나 많다. 그래서 한 번에 다 소개하기엔 무리일 듯싶고, 줄거리 · 음악 · 캐릭터로 나눠서 총 세 번의 글을 통해 추천하고자 한다. 우선 러닝타임이 무려 3시간에 이르는 이 작품의 (가히 기적적이라고까지 할 수 있을 정도로 180분이라는 긴 시간동안 줄곧 긴장과 재미를 놓치지 않는) 줄거리를 살펴보자.
[이 영화는 살리에리가 과거를 회상하는 화자로 등장하면서 액자식 구성을 보여준다]

 

 

"그는 나의 우상이었소. 모차르트... 그의 이름을 안 순간부터 내 뇌리에서 벗어난 적이 없소. 그가 황제를 위해 연주할 때 난 유치한 장난이나 하고 있었소. 심지어 교황 앞에서 연주하고 있을 때조차 말이오. 그에 관한 얘기를 들을 때마다 난 질투를 했었소. 천재성 때문이 아니라 그에게 모든 것을 가르쳐 준 아버지가 부러웠소.
나의 아버지는 음악에 전혀 관심이 없었소. 내가 모차르트처럼 되고 싶다고 했을 때 아버지는 왜 원숭이가 되려고 하느냐고 말했소. 내가 곡예사처럼 널 끌고 다니면 좋겠냐고 하더군. 오... 도저히 음악에 대한 나의 열정을 말할 수가 없었소. 아버지가 장사가 잘 되게 해달라고 기도할 때 난 아무도 모르게 이렇게 기도했소.
'주여,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작곡가가 되게 해주소서. 음악을 통해서 당신을 찬양하고 나 자신 또한 영원히 추앙 받는 작곡가가 되게 해주소서. 제가 죽은 후에도 저의 작품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하시고 그리하여 당신께 저의 성심과 근면과 가장 겸손한 마음을 평생 바치게 해주소서. 아멘.'
그리고는 기적이 일어났소!.. 보잘 것 없는 시골 소년이 비엔나로 오게 됐던 것이오. 음악의 도시!"

 

1. 모차르트의 이름을 울부짖으며 자신의 몸을 난도질하다가, 곧장 정신병원으로 실려가는 노년의 살리에리. 병원으로 자신을 찾아온 신부에게, 오래 전의 그와 모차르트에 관해 얘기하기 시작한다.

 


2. 어렸을 때부터 황제나 교황 앞에서 연주할 정도로, 음악가인 아버지 밑에서 음악에 대한 모든 것을 배우며 자란 모차르트. 반면에, 상인인 아버지 밑에서 음악가가 되고 싶은 자신의 꿈조차 제대로 입 밖에 낼 수 없었던 살리에리. 불행인지 다행인지 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셨고, 살리에리는 음악가의 도시 비엔나로 와서 드디어 궁정음악가가 된다. 그는 신을 위해, 또한 자신을 인정해 주는 황제와 비엔나 사람들을 위해 자랑스러운 음악가의 길을 열심히 걸어간다. 적어도 모차르트가 비엔나로 오기 전까지는...


"난 그가 보고 싶어 그리로 달려 갔소. 그날 밤, 내 인생은 바뀌기 시작했소."


3. 잘츠부르크 대주교를 따라 비엔나에 나타난 모차르트. 살리에리는 그를 만나고 싶어 찾아가고, 천방지축에다가 오만방자하지만 놀라운 천재성을 가진 모차르트를 보고는, 그에게 천재성을 내린 신의 선택에 대해 깊은 의문을 품게 된다.


"저의 간절한 소망은 신을 찬미하는 것이었습니다... 제게 욕망을 갖게 하셨으면 재능도 주셨어야죠..."

 

 

4. 모차르트를 비엔나에 두고 작곡을 시키기로 하는 오스트리아 황제. 살리에리는 기꺼이 그를 위한 환영행진곡을 작곡하지만, 모차르트는 살리에리의 작품을 무시하며 자신의 천재성만을 뽐낸다. 게다가 살리에리가 너무도 사랑했던 오페라 가수의 마음까지 뺏어버린 모차르트. 살리에리는 큰 충격을 받고, 자신과 모차르트 둘 다를 위해서 그가 잘츠부르크로 제발 돌아가게 해달라며 신께 간절히 기도한다. 하지만, 모차르트는 고향으로 돌아오라는 아버지 레오폴드의 뜻을 거역하며 비엔나에서 콘스탄체와 결혼하고 자리를 잡는다.


"주여... 제발... 그를 잘츠부르크로 돌려보내 주소서. 저와 그, 모두를 위해서요."


5. 상심한 살리에리는 모차르트가 황실 음악교사가 되는 데에 궁정악장으로서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하며, 그 자리를 부탁하기 위해 찾아온 콘스탄체에게 심한 모욕을 주고, 황제에게는 모차르트에 대한 험담까지 늘어놓는다. 그런 후 모차르트에게는 선심 쓰듯 가정교사 자리를 소개해 주지만, 엉망진창인 그 집안의 분위기를 견디지 못한 모차르트는 그 자리를 박차고 나오고 만다.

 

 

6. 잘츠부르크에서 아들을 찾아온 레오폴드는 그의 경제 사정을 염려하지만, 모차르트는 아무렇게나 변명을 늘어놓고는 제멋대로 가장무도회를 즐긴다. 살리에리는 아무도 몰래 가장무도회에 나타나 그를 지켜보는데, 모차르트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살리에리를 우스갯거리로 만드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날 조롱하는 건 모차르트가 아니었소. 바로 신이었소. 그 비천한 웃음을 통해서 날 조롱하는 건 바로 신이었소."



7. 신과 모차르트가 자신을 비웃고 있다고 생각하게 된 살리에리. 모차르트를 염탐할 하녀를 남몰래 그의 집으로 보내고, 누가 보냈는지도 모르는 하녀를 집에 들이는 문제로 레오폴드와 콘스탄체는 말다툼을 벌인다. 모차르트는 아버지와 아내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고, 살리에리는 그들이 집을 비운 틈을 타서 모차르트의 작품을 훔쳐본다. 살리에리는 그가 새로 작곡한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Le nozze di Figaro)]이 소재 면에서나 표현 면에서 오스트리아 황제의 지침을 어기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지만, 여러 사람의 방해와 많은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모차르트는 자신의 온 열정이 담긴 작품을 황제에게 제대로 선보인다.

 

"신이 그를 내세워 세상에 노래하듯이 그칠 줄을 몰랐소. 소절이 계속될수록 내 패배는 더욱 참담해져 갔소."

 

 

8. 오페라 자체에는 별 문제가 없었지만, 공연시간이 너무 긴 탓에 일찍 막을 내리게 된 모차르트. 하소연하는 그에게 살리에리는 비엔나 시민들의 저급한 음악 수준 때문이라며 달래고, 자신의 새 오페라 공연에 초대한다. 다행히 모차르트의 축하를 받지만, 아버지 레오폴드의 사망 소식을 듣고 그가 작곡한 새 오페라 [돈 조반니(Don Giovanni)]를 보며 작품의 완성도에 경악하는 살리에리. 다시금 신을 저주하고 질투심에 불타올라, 갖은 술수를 다 동원해 모차르트의 공연을 무대에서 빨리 끌어내려 버린다.

 

"경악과 감탄을 자아내는 작품이었소. 그때부터 나의 광기가 발동하기 시작했소. 둘로 쪼개질 것 같은 한 인간의 광기... 난 이해할 수 있었소. 무덤 속에서까지 불쌍한 아들을 지지했다는 걸. 난 음모를 꾸미기 시작했소. 신에 대항해 끝내는 승리를 얻을 수 있는 무서운 음모를..."

 

9. 광기에 사로잡힌 살리에리. 어느 날 가장무도회에서 레오폴드가 했던 것과 똑같은 변장을 하고 모차르트 앞에 나타난 의문의 사나이는, 돈을 주며 죽은 이를 위한 진혼 미사곡 작곡을 의뢰한다. 차츰 비엔나 시민들의 냉대를 받고, 경제적인 어려움이 가중되던 모차르트. 돈 때문에 진혼 미사곡 작곡과 오페라 작곡을 동시에 진행하며 점점 더 쇠약해져 간다. 결국 모차르트는 아내와도 떨어져 혼자 남게 되고, 급기야 오페라 [마술 피리(Die Zauberflöte)] 공연 도중에 쓰러지고 만다.

 

 

10. 살리에리는 숨어서 모차르트의 공연을 지켜보다가, 쓰러진 모차르트를 그의 집으로 데려온다. 누워있는 모차르트에게, 공연의 수익금으로 받은 돈을 진혼 미사곡의 작곡 대가라고 속이는 살리에리.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다는 말에 모차르트는 쉬지도 않고 진혼 미사곡의 작곡을 계속하게 되고, 살리에리는 도와주겠다며 그가 말하는 내용을 악보에 그대로 받아 적는다. 살리에리가 한 짓은 전혀 모른 채, 그에 대한 자신의 오해에 대해서 용서를 비는 모차르트.

 

"제가 눈을 붙이고 있는 동안 제 곁에 있어 주시겠어요?"
"떠나지 않겠네."
"부끄럽군요."
"뭐가?"
"어리석었어요. 당신이 날 별볼일 없게 보는 줄 알았어요. 용서하세요... 용서하세요..."

 

11. 진혼 미사곡이 점점 제대로 된 모습을 갖춰 가고 있던 시간, 콘스탄체는 남편을 염려하며 집으로 돌아온다. 자신을 모욕했던 살리에리가 모차르트와 함께 있는 것을 보고 크게 놀라는 콘스탄체. 진혼 미사곡의 악보를 집어 들고 작품의 완성을 가로막는다. 두 사람이 다투는 사이 모차르트는 결국 숨을 거두고, 진혼 미사곡은 끝내 완성되지 못한다. 비엔나 외곽의 빈민 묘지에 내던져지는 모차르트의 시체.

 

 

12. 모차르트가 죽은 이후의 불행한 자기 삶을 토로하고, 신부와의 얘기를 끝맺는 노년의 살리에리. 신을 저주하며 유유히 그 자리를 떠난다.

 

"당신들의 자비로운 신은 사랑하는 자녀를 파멸시켰소. 자신의 아주 작은 영광 한 조각도 나눠주지 않으면서, 모차르트를 죽이고 날 고통 속에서 살게 만들었소. 32년 간을 고통 속에서 아주 천천히 시들어가는 나를 주시하면서 나의 음악은 점점 희미해져 갔소.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더 희미하게, 끝내는 아무도 연주를 하는 사람이 없게 됐지. 헌데 그의 작품은...

나는 보통 사람들의 대변자요. 모든 평범한 사람들의 대변자지. 난 그 평범한 사람들 중 챔피언이요! 그들의 후원자이기도 하고. 으흐흐... 모든 범죄자들이여! 너의 죄를 사하노라. 너의 죄를 사하노라... 너희의 모든 죄를 사하노라........."

 

 

이 영화는 아카데미 8개 부문을 포함해 셀 수 없이 많은 상을 받았고, IMDB(The Internet Movie Data Base)를 비롯해 다음이나 네이버 등 각종 포털사이트에서 최상위의 평점을 지금도 유지하고 있다.

 

세상에서 영화 예술이 사라지지 않는 한, 이 작품은 사람들에게 계속 보일 것이고 역사적으로 길이 남을 것이다. 그리고 음악사 최고의 천재인 모차르트라는 존재 자체가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한, 이 영화 역시 불멸의 지위를 영원히 누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