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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데우스(Amadeus, 1984)에 삽입된 모차르트의 음악 듣기

영화 [아마데우스] 감독판 집중 탐구 - 2. 음악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를 이야기하면서 과연 그의 음악을 빼놓고 말할 수 있을까? 마찬가지로, 영화 [아마데우스(Amadeus, 1984)]를 얘기하면서 거기 삽입된 음악들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


아마 이 영화를 감명 깊게 본 사람이라면, 나중에라도 모차르트의 작품을 들을 때 그 음악이 삽입되었던 장면이 저절로 떠오른 경험이 한 두 번은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아마데우스에 사용된 모차르트의 음악을 몇 곡 들어보고자 한다.

 

 

    영화 [아마데우스(Amadeus, 1984)] 감독판 집중 탐구

 

   1. 줄거리 [클릭]

 

   3. 캐릭터 [클릭]

 

 

아마데우스(Amadeus, Director's Cut, 1984)
미국 | 드라마 | 180분 | 감독 : Milos Forman | 원작, 각본 : Peter Shaffer

 

 

- Symphony No. 25 in G minor K.183 1.Allegro con brio
교향곡 25번 G단조 K.183 1악장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제목도 나오기 전인 '프리타이틀 시퀀스'에 울려 퍼지는 음악이다. 모차르트의 이름을 울부짖으며, 자신의 몸을 난도질하는 노년의 살리에리(Antonio Salieri).

 

"용서해주게, 모차르트. 자넬 죽인 건 바로 날세...모차르트, 용서해주게..."

 

 

피를 흘리며 필사적으로 모차르트에게 용서를 비는 살리에리와 모차르트 교향곡 중에 흔치 않은 단조의 격렬함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관객을 단번에 작품 속으로 빨아들이고, 시작부터 영화 전체의 분위기를 확실하게 규정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 장면과 음악을 충격적으로 받아들였을 테고 쉽게 잊지 못했을 것이다.

 

 

- Serenade No.13 In G Major 'Eine Kleine Nachtmusik' K.525 1.Allegro
세레나데 13번 G장조 K.525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 1악장

 

 

정신병원에 찾아온 신부에게 자신의 곡들을 들려주는 살리에리. 하지만 신부는 전혀 알지 못한다. 살리에리의 작품들은 이미 다 잊혀진 것이다. 하지만, 모차르트의 곡을 들려주자 신부는 금방 알아차리고 따라 부르기까지 한다.

 

"내 작품 중 기억나는 것은 없소?"

"........."
"유럽에선 최고의 작곡가였는데... 오페라만 40개를 썼소."
"........."
"그럼, 이건 어떻소?"
"네, 그건 알고 있습니다. 아주 매혹적인 곡입니다. 그걸 작곡하신 줄 몰랐습니다."
"내가 아니오."
"........."
"모차르트의 작품이오.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당신이 살해했다고 용서를 비는 사람 말이군요."
"그걸 알고 있었소?"
"정말입니까?"
"........."


살아있는 살리에리의 곡은 아무도 모르고, 죽은 모차르트의 곡은 여전히 사랑받는 것이다. 지금의 우리도 모차르트의 이 유명한 세레나데 'Eine Kleine Nachtmusik'을 잘 알고 있고, 자주 듣는다. 누구나 이 멜로디를 들으면 기분이 좋아질 것이고, 작곡자가 궁금해진다.


밝고 명랑한 모차르트의 곡과 어둡고 우울한 살리에리의 감정이 극명하게 대비를 이룬다. 신과 역사, 사람들에게도 버려진 주인공 살리에리의 비참함이 관객들에게 그대로 전해진다.

 

 

- Concerto For Piano And Orchetra No.15 In B Flat Major K.450 3.Allegro
피아노 협주곡 15번 B Flat 장조 K.450 3악장

 

 

살리에리의 방해로 모차르트는 황실 음악교사가 되지 못한다. 경제적으로 궁지에 몰린 그에게 가정교사 자리를 소개시켜 주는 살리에리. 하지만 모차르트는 음악을 가르치기에 모욕적일 정도로 엉망진창인 부잣집의 분위기를 못 견디고, 그대로 뛰쳐나온다.

 

 

술을 마시며 비엔나 거리를 활보하는 모차르트와 재기발랄하고 변화무쌍한 피아노협주곡 15번의 조화. 거리 곳곳에 펼쳐지는 다양한 사람들의 풍경은 음악과 너무나 잘 맞아 떨어지는데, 곧바로 이어지는 장면과 음악의 극적인 전환도 긴장된 분위기를 배가시킨다.

 

 

- Don Giovanni K.527 Overture
돈 조반니 서곡 K.527


신나게 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서다가 자신을 찾아온 아버지와 마주치는 모차르트. 영화 속에서 [돈 조반니]는 모차르트가 아버지의 죽음에 자극을 받아 작곡한 걸로 나오는데, 이 오페라를 보고 그 엄청난 수준에 열등감을 느낀 살리에리는 걷잡을 수 없는 질투심에 빠진다.

 

모차르트의 아버지인 레오폴드(Leopold Mozart)의 가장무도회 변장을 똑같이 한 채 모차르트에게 레퀴엠을 의뢰하는 의문의 사나이. 결국 그것이 모차르트에게 육체적 · 정신적으로 큰 부담이 되어, 진짜 진혼곡이 되어 버린다.


(바로 직전에 흘러 나오던) 지극히 밝은 피아노협주곡 15번이 갑작스럽게 아주 어둡고 비장한 돈 조반니 서곡으로 바뀌는데, 이것은 좀 뒤에 다가올 모차르트 부자의 불행에 대한 복선이 될 수도 있을 듯하고, 아마데우스의 비극적인 결말을 암시하는 것 같기도 하다.

 

 

- Requiem In D Minor K.626 Lacrimoasa Dies Illa
레퀴엠 D단조 K.626 라크리모사


모차르트가 불러주는 진혼미사곡을 악보에 직접 옮겨 적는 살리에리. 하지만 모차르트의 아내 콘스탄체(Constanze Mozart)가 나타나고, 작업은 중단된다. 살리에리와 콘스탄체가 다투는 사이에 숨을 거두는 모차르트. 끝내 레퀴엠은 완성되지 못하고,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날 모차르트는 비엔나 외곽의 이름 없는 묘지에 묻힌다.

 

 

모차르트의 마지막 작품이 이렇게 그의 마지막을 배웅하고, 음악 자체가 관객이 느끼는 슬픔을 그대로 대변한다. 그 어떤 말도 필요치 않다. 레퀴엠이 곧 아마데우스의 끝이고, 이 글의 마지막이다.


"신 앞에서 정직한 인간으로 당신에게 말씀드립니다. 당신의 아들은 내가 개인적으로 알고 이름으로 아는 음악가들 중 가장 위대한 작곡가입니다. 그는 심미안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작곡에 대한 심오한 지식까지도 지니고 있습니다."

- 모차르트의 집에서 열린 현악사중주곡 파티에서 요제프 하이든이 레오폴드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