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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3G 안드로이드 킷캣 스마트폰, LG L70(D329) 개봉 후기

드물지만 합리적인 3G 최신작, Android 4.4 휴대폰 LG L70(D329) 박스 개봉 포토 리뷰.

 

국내 이동통신 3사는 LTE망을 도입하면서 상대적으로 비싼 LTE 이용률을 늘리기 위한 마케팅 전쟁을 벌였고, 제조사들 역시 LTE 스마트폰 올인 전략을 펴면서 3G 단말기는 신제품 자체를 찾기가 어려워졌다. 그래서 고객들은 자신에게 필요하든 필요하지 않든 '보조금'과 '약정할인'에 떠밀려 고가의 LTE 요금제에 장기간 가입할 수밖에 없었고, 3G를 계속 이용하길 원하는 사용자들은 출시된 지 1~2년 지난 휴대폰을 구하거나 해외 직구를 통해 3G 단말기를 사기도 했다.

 

하지만 과도하게 부풀려진 단말기 가격과 어이없는 거품이 많은 이동통신 요금에 대한 고객들의 불만이 쌓이고 이동통신 3사가 사상 최대의 '영업정지' 처분까지 받게 되자, 휴대폰 제조사와 이통사들도 문란하기 이를 데 없는 이동통신 시장을 놓고 최소한의 눈치는 보게 된 듯하다. 그래서인지 최근에, 한동안 거의 찾아볼 수 없었던 3G 스마트폰 신제품이 다시 출시되기 시작했다. 이것은 설사 '면피용'이라 하더라도, 시장 자체만 놓고 보면 상당히 긍정적인 신호가 아닐까 싶다.

[이동통신 시장의 '성숙'을 위해서라도 단말기와 요금제의 다양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LG L70(D329). 지난 4월에 KT 및 자급제로 사용할 수 있게 출시된 LG의 최신 3G 스마트폰이다. 국내 휴대폰 제조사의 3G 전용 신제품으로는 아마 가장 최근에 나온 모델일 테고, 가격도 비교적 합리적이다(20만 원대 중반인데, 올해 출시된 다른 LTE 스마트폰들보다 꽤 저렴한 편이다). 게다가 최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인 '킷캣'을 채택하고 있으며(Android 4.4.2), 하드웨어 사양이 높진 않지만 그래도 LG의 신제품인 만큼 각종 편의기능이 웬만큼은 다 탑재되어 있다(2014년 버전 안드로이드 Kitkat 운영체제+2014년 버전 LG모바일 편의기능).

 

 

그리고 무엇보다, L70은 짜증날 정도로 번잡스럽고 쓸모도 별로 없는 이동통신사의 사전 탑재(Pre-load) 애플리케이션 없이 출시됐다. 이제까지 통신사 약정폰만 계속 써온 사람들은 잘 못 느끼겠지만, 단 한 번이라도 공기계를 써본 이들은 이게 얼마나 깔끔하고 편한지 다 알 것이다. 괜히 용량만 잡아먹고 귀찮은 알림이나 들어오는 통신사 전용앱이 없다는 점이, 개인적으로 참 마음에 들었다.

 

 

그럼 지금부터 LG L70(D329)의 개봉 리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텐데 인터넷 검색만 하면 얼마든지 볼 수 있는 흔한 이미지와 내용은 최대한 배제하고, 나름대로 정리한 이미지와 내용들 위주로 설명하겠다.

 

 

박스를 열면, 간단한 단말기 설명서와 함께 LG-D329 정품 배터리 50% 할인쿠폰이 보인다. L70의 배터리는 '탈착형'이고 기본 1개가 제공되는데(배터리는 2100mAh, 용량이 작은 편이다), 2014년 12월 말까지 한시적 프로모션으로 추가 배터리 할인쿠폰이 제공된다. 그런데 따로 충전기가 있는 건 아니라서, 50% 할인쿠폰으로 배터리를 좀 싸게 구입하더라도 배터리 자체는 본체에 끼워서 충전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LG L70 본체의 뒷면 커버를 열면 배터리 홈 상단에 USIM(Universal Subscriber Identity Module, 범용가입자인증모듈, 본 기기는 일반적인 미니 유심 사용) 삽입구가 보이고, 그 바로 위 왼쪽에는 SD카드(Micro SD 최대 32GB)를 끼울 수 있는 구멍이 보인다. 요즘 마이크로 유심이나 나노 유심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어서 처음 단말기를 받은 후 난감할 때도 있는데 L70은 자급제폰답게 가장 일반적인 미니 유심이고, 내장메모리는 4GB로 작지만 그 보완책으로 Micro SD를 추가할 수 있다.

 

 

커버를 닫은 뒷모습은 정말 심플하고, LG 로고 외에 다른 표시가 없어서 참 깔끔하다(색상은 블랙과 화이트 2종류). 박스 안 구성품은 배터리 1개, 이어폰 1개, USB 잭과 충천 콘센트 등으로 가장 기본적인 패키지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충전 콘센트와 USB 잭도 화이트였다면 더 나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기 무게는 127.5g (아이폰 5S가 112g, 갤럭시 S5가 145g), 후면 카메라는 500만 화소.

 

 

L70 본체 크기를 일반적인 교통카드와 비교해 봤는데, 어차피 4.5인치 디스플레이니까 크기 자체는 요즘 나오는 대화면 기기들에 비해 다. 해상도(화면에 보여지는 이미지의 정밀도, 숫자가 높을수록 세밀하고 깨끗한 화질 구현)는 '800x480'이고, IPS LCD가 사용됐다. 그러니 해상도는 좀 낮은 편이지만, 디스플레이 패널 종류는 괜찮다. 전체 크기(높이×폭×두께)는 127.2 x 66.8 x 9.55 mm, 전면 카메라는 30만 화소.

 

 

처음 L70을 켜면 IPS 디스플레이의 선명한 화면이 뜨고, 소프트웨어 정보를 확인하면 4.4.2의 최신 안드로이드 킷캣 버전이 탑재된 것을 볼 수 있다. 저가폰인 경우 이전 버전인 '젤리빈'이 들어가 있는 제품도 있는데, 이건 엘지 최신폰이라 Kitkat이 설치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IT기기는 최신 소프트웨어가 더 낫고, 국내 제조사들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이건 상당한 메리트라고 할 수 있다.

[이미지상의 빨간 글자 '킷캣'은 LG모바일의 신형 단말기에 적용되는 실용적인 편의기능인 'Q메모'를 사용해서 적고 캡처한 것이다]

 

 

어느 화면에서나 간편하게 메모하며 화면과 내용을 손쉽게 저장하고 공유할 수 있는 엘지 Q메모와 함께 가장 인상적인 게 바로 LG의 최신 UX(User Experience) '노크 코드'다. 꺼진 스마트폰의 화면을 도어록의 숫자버튼을 누르듯 두드리면 잠금이 풀리는 방식인데, 꺼진 화면을 켜고 잠금을 해제하는 걸 한번에 할 수 있도록 해 보안기술의 편의성을 한층 더 높인 것이다(한 통계에 따르면 스마트폰 사용자 중에 귀찮음 때문에 잠금 기능을 쓰지 않는 이용자가 60% 이상이라고 한다). 실제로 화면을 두 번 두드려서 켜고 끄는 기능도 직접 사용해 보니 (특정 버튼을 매번 누르는 것보다) 굉장히 편리했다.

 

 

이 외에도 LG L70의 앱 화면에 들어가 보면 '편의기능'이라는 폴더가 따로 있고, 해외 직구 공기계에서는 기대할 수 없는 몇 가지 편리한 인터페이스들이 제공된다. 그 중에 '파일 관리자'도 있는데, 한눈에 휴대폰 저장소 전체 용량과 유형별 파일 개수를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L70에는 쓸데없는 통신사 전용앱이 없기 때문에 꼭 필요한 최소한의 앱만 깔려 있다. 결국, 이 자급제 단말기는 공기계의 장점(사전 탑재 애플리케이션이 적다)과 국내 출시 최신 기기의 장점(다양한 편의기능)을 한꺼번에 누릴 수 있는 기기인 셈이다.

 

 

다만 저장 용량이 작은 건 참 아쉬운 점인데, 그래도 SD 카드를 이용할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다(Micro SD 32GB도 2~3만 원이면 살 수 있다). 음악이나 영화는 SD 카드를 구입해서 저장해야 할 듯싶고, 친절한 USB 연결 인터페이스도 자주 이용하게 될 것이다. 여기서도 웬만한 고가폰에서조차 흔치 않은 컬러풀하고 상세한 안내가 제공되고,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비교적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아무래도 외국 회사가 아닌 국내 회사에서 만든 거라서 이런 한국화 커스터마이징(각종 설정 화면의 한글 설명이 잘 되어 있는 편이다)의 만족도는 꽤 높은 수준인 것 같다. 물론 사소한 부분이지만, IT 기기에 그리 익숙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중요한 메리트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전화나 메시지가 왔을 때 명료한 한국어로 '음성 알림'을 해주는 기능이나, 처음부터 자신이 원하는 한국어 키보드의 종류를 선택할 수 있는 것, 따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소홀하기 쉬운 휴대폰 백신프로그램의 기본 제공(AhnLab V3 Mobile) 등도 눈에 띄었다. 사실 LG L70의 하드웨어 사양 자체는 그리 높지 않은데(1.2GHz Dual core), 특별히 고사양 모바일 게임을 하는 게 아니라면 크게 문제될 건 없어 보인다. 보통 스마트폰 이용 점유율을 보면 통화와 메신저 이용이 거의 70%에 육박하고, 웹서핑과 SNS 등이 10% 남짓, 음악과 영화 감상은 10%에 조금 못 미치고, 게임은 이보다도 점유율이 더 낮으니 말이다. 결국 단순하게 말해, 열에 아홉은 저사양으로도 충분한 셈이다.

 

- 보너스: LG L70(D329) 본체 분해 사진

 

 

이렇게 3G 안드로이드 킷캣 스마트폰인 LG L70(D329)의 박스 개봉 후기를 써봤는데, 결론적으로 말해서 기본적인 웹서핑과 SNS를 주로 사용하고 굳이 고사양이 필요하지 않은 3G 유저라면 이 단말기는 퍽 괜찮은 선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탈착형 배터리임에도 따로 충전기가 없는 점이나, 내장메모리 용량이 작은 점, 해상도가 낮은 점 등은 분명히 단점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최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탑재되어 있는 엘지 모바일의 저렴한 신제품이라는 점, SD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나, 통신사 전용앱이 없는 동시에 편의기능은 다양하다는 점 등은 확실히 큰 장점이다. 이와 같은 장단점을 잘 감안해서, 부디 비싼 스마트폰 약정의 노예가 되지 말고 합리적인 선택을 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