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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 앤 프리덤(1995)의 줄거리, 스페인 내전을 다룬 켄 로치의 영화

스페인 시민전쟁을 다룬 수작 "전투에 참여하라!", 켄 로치의 Land And Freedom.

 

<랜드 앤 프리덤>은 영국의 노동자 계급 출신이며 사회주의적 신념을 표현하는 감독으로 유명한 켄 로치(Ken Loach, 1936~ )의 1995년 작품이다. 이 영화는 갑자기 쓰러진 할아버지(데이빗)의 유품을 정리하는 손녀의 현재 이야기와 스페인 시민전쟁에 참여했던 젊은 시절의 데이빗을 보여주는 과거 이야기를 '액자식 구성'으로 보여준다. 그럼 이 작품의 줄거리를 한번 전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자.

 

랜드 앤 프리덤 (Land And Freedom, 1995)
스페인, 영국, 독일 | 전쟁, 드라마 | 109 분 | 감독 : Ken Loach

데이빗이 쓰러진 것을 발견한 손녀. 급히 병원으로 옮기려 하지만, 그는 결국 사망한다. 손녀는 할아버지의 유품들을 정리한다.

 

 

스페인 혁명 이야기
1936년 2월 스페인, 사회주의자 연합과 공화주의자 그리고 좌익 세력들은 선거에서 승리했다. 그들은 일련의 민주적 개혁을 약속했다. 대지주, 자본가, 종교계, 군부 세력은 노동 계급의 커지는 힘을 두려워했다. 7월 18일, 프랑코 파시스트 세력은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에 반항하여 군사 쿠데타를 일으켰다. 정부 지지자들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군대를 조직했다. 노조와 정당으로 구성된 그들은 파시스트들에 대항하여 민주적 권리를 위해 싸웠다.

 

스페인 혁명에 대해 사람들에게 알리는 자리에 참석한 젊은 데이빗. 영국 공산당원인 그는 사랑하는 연인 키트를 두고 전쟁에 참가하기 위해 스페인으로 떠난다.

 

“우리의 패배는 곧 여러분의 패배입니다. 스페인에서 프랑코가 권력에 다가갈수록 여기에서도 파시스트가 권력에 다가가는 것입니다. 프랑코가 싸움에서 이긴다면 모든 곳에 파시스트들이 들끓게 될 것입니다. 동지들이여, 머지않아 놈들은 자유를 사랑하는 모든 민중들을 야만과 전쟁 속으로 내동댕이 칠 것입니다. 스페인, 영국, 미국, 중국 할 것 없이 우리는 평등사회라는 같은 염원을 가진 같은 계급의 민중입니다. 우리와 함께하여 우리의 투쟁을 여러분의 투쟁으로 만드십시오. 함께 나아갑시다. 슬로건을 고수합시다! No Pasaran! 놈들은 통과할 수 없습니다. No Pasaran!”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세계 각국에서 스페인으로 찾아온 무정부주의자, 사회주의자, 공산주의자 등 다양한 인물들과 함께 훈련을 받는 데이빗.

 

“나는 독일에서 제과사였어.”
“11년 동안 바다에 있었어. 갑판장이었지.”
“난 하인이었어, 청소부. 영국인 가정에서 일했는데, 모든 게 시작되던 날 바로 영국으로 도망가더군. 나만 바르셀로나에 남겨두고 말야. 태어나서 처음 맞이하는 자유였지.”
“5년 동안 프랑스 군에 있었지. 하사관이었어.”
“나는 이탈리아 밀라노 출신이야.”

 

 

혁명에 참가한 이들은 아마추어였고 구식 무기밖에는 가진 게 없었으며 넉넉하지 못한 식량으로 버텼지만, 혁명의 정신만은 또렷이 살아있었다.

“파시스트 타도와 노동자-농민 혁명을 위해 우리는 어깨 걸고 함께 싸울 것이다… 나의 영어교실에 온 걸 환영한다… 제군들과 같은 편에서 함께 싸우게 되어 자랑스럽다.”
“민중의 군대야. 보통 군대와는 달리 대의를 위해 싸우는 평범한 남자, 여자들이야. 경례도 필요 없고, 장교를 투표로 뽑으며, 모든 일은 토론하고 표결하지. 사회주의가 생생히 살아 있어. 난 특별한 부대에 속해 있어. 대부분 외국인이고 스페인 사람은 몇 명 안 돼서 영어를 공용어로 쓰고 있는데 그럭저럭 잘 지내… 급료는 모두 똑같이 하루에 10 페세타인데, 떠날 때까지 보관해줘. 하루에 한 갑씩 나오는 담배도 그럭저럭 괜찮아... 이 전선에만 2만 명의 민병대가 투입된 대규모 작전이지. 공산당 여단에 속하지는 않았지만 상관없어. 공통의 적과 싸우고 있으니까… 참호에서 남자들과 나란히 싸우는 여성들을 보면 신기해.”

 

전선에서 여러 가지 일을 겪고, 전우들과 교감하며 동화되어 가는 데이빗. 사람 목숨이 왔다갔다하고 총알이 날아다니는 그곳, 거기에도 한 사람 한 사람의 모든 감정들이 살아있고, 이것들이 모두 어우러진다.

 

“집에 갈 거야. 자발적으로 왔으니, 떠나는 것도 내 맘이야.”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 맘대로 떠날 수는 없어. 규율이란 것이 있어.”
“마누라가 다른 놈과 놀아나고 있어. 누가 해결할 거야?”
“가서 어쩌려고?”
“요절을 내야지.”
“그럼 나아지는 게 뭔데? 말해봐, 뭐가 나아지는데?”
“기분이 풀리겠지.”
“동지들과 함께 여기 남아야 해.”
“아내와 딸을 위해서 여기 온 거야. 미래를 위해서…”
“딸이 있어?”
“지난 달에 두 살이 됐어.”
“이름이 뭐야?”
“리디아.”
“이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누구에게도 미래는 없어. 리디아에게도, 네 아내에게도. 너, 나, 누구에게도…”

 

 

다양한 사상을 가진 여러 사람들이 모인 만큼 의견 충돌도 있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모든 결정은 토론과 다수결로 정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무기 등 각종 보급품이 부족해지자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민병대는 분열하게 된다. 공산주의자와 사회주의자가 갈등하고, 여자는 더 이상 전투에 참여할 수 없게 된다.

 

그 와중에서 부상당한 데이빗은 전선에서 물러나고, 같은 민병대에 속한 여인과 사랑도 나눈다.

“오늘은 모두 잊어버릴 거야. 총알, 참호, 정치, 살인, 배신… 잠시라도 인간다움을 느껴보고 싶어.”

공산당원으로서, 민병대를 떠나 스탈린주의자들의 부대인 국제여단에 들어간 데이빗. 그곳에서 같은 편으로 싸웠던 이들과 서로 총부리를 겨누며 싸우는 것을 보게 된다. 파시스트에 맞서 함께 싸워야 할 이들이 서로를 불신하는 광경을 보며 회의감에 빠지는 데이빗.

 

그러나 데이빗은 결국 순수한 혁명정신을 고수하는 민병대로 돌아가게 된다. 공산당원증을 찢어 버리는 데이빗.

“여기서 뭐하는 거야? 네 눈으로 봤어?”
“응. 그래, 너무 많은 걸 봤어. 정말 원치 않았던 것들을… 괜찮은 거야?”
“응… 다시 보게 돼 정말 기뻐.”

 

 

전투는 계속되지만, 이젠 그 어떤 지원도 받을 수 없게 된 민중의 군대. 결국 고립되고, 모두 지쳐간다.

 

급기야 민병대는 회색분자들에게 무장해제 당하고, 데이빗이 사랑하는 여인도 죽음을 맞이한다. 그렇게 데이빗의 혁명은 사라져 버리고 만다.

“전투에 참여하라.
아무도 실패할 수 없다.
육신은 쇠하고 죽어가더라도
그 행위들은 모두 남아 승리를 이룰 것이므로.”

 

유품에서 찾은, 민중의 자유를 위해 집단화된 토지의 흙을 손녀가 할아버지 데이빗의 무덤에 뿌려준다.

 

카탈로니아 찬가 - 10점
조지 오웰 지음, 정영목 옮김/민음사

 

이상으로, 랜드 앤 프리덤(Land And Freedom, 1995)의 줄거리를 처음부터 끝까지 정리해 보았다. 이 작품은 스페인 시민전쟁에 직접 참여했던 조지 오웰이 그 경험을 바탕으로 쓴 <카탈로니아 찬가>(1938)와 함께 본다면 전체적으로 좀 쉽게 이해할 수 있고, 훨씬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