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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α

정권교대기에 다시 보는 [무간도] 줄거리

가장 심한 지옥 '무간', 불경에 이르길 무간지옥에 들어간 자는 영원히 죽지 않으며..

 

이명박 정권과 박근혜 정권의 교대기인 요즘, 전 정권과 현 정권에 대한 여러 가지 다양한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윤성규 신임 환경부장관 후보자는 4대강 사업에 대해 "호소(湖沼, 호수·늪)화 되어 있고, 수질 개선도 쉽지 않다"고 말하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고, 유진룡 신임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후보자는 이명박 정권의 문화정책에 대해 "그런 잘못(경제적 실용주의)을 다시 반복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내와 함께 자장면과 탕수육으로 시장기를 달랬습니다. 후루룩 한젓가락 입안가득 넣어 먹다보니 이게 사람사는 맛이지 하는 생각이 절로 들어 함께 쳐다보며 웃었습니다"라며 일상의 기쁨을 표현했다. 4대강 사업과 MB의 문화정책으로 엄청난 피해를 본 이들이 한두 사람이 아닐 텐데, 이에 대한 평가에는 전혀 아랑곳없이 이명박은 지금 그대로 행복한가보다.

 

한편, 유정복 신임 안전행정부장관 후보자가 역사 교과서에도 엄연히 '군사정변(쿠데타)'으로 기록되어 있는 5.16의 평가에 대한 서면 질의에서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 입장에서 이에 대하여 답변 드리기 어려운 점을 양해해 달라"며 대답을 회피한 데 이어, 황교안 신임 법무부장관 후보자 역시 "5.16에 대해서는 역사적·정치적으로 다양한 평가가 진행중이므로 법무부 장관 후보자 신분에서 그에 대하여 개인적인 견해를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서면 답변한 것도 지금 문제가 되고 있다.

 

도대체 이런 인간들이 어떻게 자유민주주의국가인 대한민국의 안전행정부장관이 되고 법무부장관이 되려고 하는지 참 어이가 없는데, 새 정권의 장관들에게 있어서 중요한 건 민주시민으로서의 올바른 역사관이 아니라 그저 박정희의 딸 박근혜의 입장인가보다.

 

이렇게 누구 하나 책임지지도 않고, 누구 하나 상식적인 태도도 보이지 않는 실로 어처구니 없는 정권교대기에 유위강·맥조휘가 감독하고 양조위·유덕화가 주연한 홍콩느와르 [무간도(無間道, Infernal Affairs, 2002)]의 줄거리를 다시 떠올려 본다. "<열반경> 제 19권에 따르면 가장 심한 지옥이 '무간'이며....", "불경에 이르길 무간지옥에 들어간 자는 영원히 죽지 않으며...."

 

 

무간도(無間道, Infernal Affairs, 2002)
홍콩 | 느와르, 범죄, 스릴러 | 100 분 | 감독 : 유위강, 맥조휘

주연: 양조위(진영인 役), 유덕화(유건명 役), 증지위(한침 役), 황추생(황국장 役)

 

 

1.
젊은 한침. 범죄 조직 내의 나이 어린 조직원들을 앞에 두고 같이 건배하며 말한다.
"너희들이 경찰 내부에서 성공하기를 빌며!"

 

2.
경찰학교에서 두각을 나타내던 진영인과 유건명.
진영인은 경찰학교 기록이 전부 삭제된 채, 비밀리에 범죄 조직에 스파이로 파견된다.
유건명은 경찰 내에서 많은 실적을 올리며 확고히 자리 잡는다.

 

 

3.
진영인의 신분을 알고 있던 경찰 간부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죽고, 진영인의 임무를 아는 사람은 이제 유일하게 황국장만 남는다.
벌써 10년째 스파이 생활을 하고 있는 진영인. 힘들어 하면서도, 황국장에게 한침의 비밀 정보를 전해준다.

 

4.
유건명은 황국장과 함께 한침의 마약 거래 현장에 덮칠 준비를 한다.
한침과 함께 마약 거래 현장에 나타나는 진영인.
황국장이 사용하는 경찰 무전기 주파수를, 휴대전화를 통해 한침에게 몰래 알려주는 유건명.
한침과 범죄 조직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르스 부호를 통해 황국장에게 몰래 알려주는 진영인.
유건명의 작전 누설로 증거 확보에 실패해, 한침을 잡아들이지 못하는 황국장.
경찰에 쫓겨 수천 만 달러어치 마약을 버릴 수밖에 없어, 큰 손해를 입게 된 한침.
서로의 조직에 스파이가 잠입해 있다는 것을 결국 알아차린 황국장과 한침, 진영인과 유건명.

 

 

5.
곧 결혼을 앞둔 유건명.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 진영인.
상관들에게 아주 유능한 경찰로 인정 받으며 승승장구하는 유건명.
한침에게 가장 믿음이 가는 부하로 인정 받는 진영인.

 

 

6.
같은 부서 팀원인 아강에게 황국장의 미행을 지시한 유건명은 그의 위치를 한침에게 알려주고, 한침은 부하들을 시켜 황국장을 죽인다.
비밀리에 황국장과 만났다가 헤어진 진영인은, 자신을 이제까지 지켜 봐주던 황국장의 죽음을 바로 앞에서 목격하고 큰 충격을 받는다.

 

 

7.
황국장을 미행한 것이 밝혀져 경찰 내에서의 입지가 흔들리게 된 유건명은, 이제 한침에 대한 추적을 시작한다.
서로의 존재를 정확히 모른 채, 진영인과 유건명은 서로를 도와 한침을 죽이게 된다.
경찰서 안에서 직접 첫 대면하게 되는 진영인과 유건명.
진영인은 유건명에게, 경찰 내 한침의 첩자를 찾아내면 바로 죽여버리겠다고 말한다.

 

8.
유건명의 사무실에서 그가 한침의 첩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진영인.
유건명은 진영인의 신분을 회복시켜 주고, 앞으로 좋은 경찰이 되기로 결심한다.
기회를 달라는 유건명의 말을 믿지 않는 진영인은, 유건명의 죗값을 물으려고 한다.

 

 

9.
진영인이 유건명을 경찰로 데려가는 길에 갑자기 나타난 아강.
예전에 한침 앞에서 유건명과 같이 건배했던 아강은, 진영인을 죽인다.
진영인의 시체를 앞에 두고, 앞으로는 유건명이 자신의 뒤를 봐줘야 한다고 말하는 아강.
유건명은 아강이 방심한 틈을 타 그를 죽인다.

 

10.
얼마 뒤, 진영인은 경찰임이 확인되어 명예를 회복한다.
진영인의 무덤 앞에서 경례를 하는 유건명.

 

렇게 유덕화·양조위가 출연하고 맥조휘·유위강이 연출한 [무간도(無間道, Infernal Affairs, 2002)]의 줄거리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살펴봤는데, 영화를 제대로 본 사람이라면 설마 무간도의 주요 인물들을 멋있게만 보지는 않았을 거라 믿는다. 그저 단편적으로 멋있다라고만 생각하는 이들은, 전직 대통령과 현직 대통령의 주변 인물들을 보면서 그저 성공한 정치인들로만 보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아마도 두 대통령에 딸린 식구들(?) 역시 무간도를 보면서 폼난다라고만 생각하지 않을런지..

 

 

콩 느와르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부분 범죄자들이고, 실제 사회에서는 정말 있어선 안 되는 인간들이다. 말 그대로 영화니까 좀 멋있어 보이기도 하는데, 실상 사회에 암적인 존재들인 것이다.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겉으로 보이는 영화의 스타일과 그 영화가 드러내는 추악한 실체를 혼동하지 않으며, 상식적인 사회라면 이런 인물들은 처벌하고 격리하는 게 당연하다.

 

 

행정안전부는 26일 관보를 통해 미셸 위가 국적법 제14조 규정에 따라 대한민국 국적을 이탈했다고 고시했다. 이탈 사유는 ‘외국 국적 선택’으로 미셸 위가 직접 한국을 포기하고 미국 국적을 선택한 셈이다. 미셸 의 국적 포기 소식은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이슈 검색어 상위에 오를 정도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비난 보다는 미셸 위의 선택을 공감한다는 의견이 많아 눈길을 끌었다.

 

네티즌들은 “옛날 같았으면 욕했을텐데 지금은 잘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능력 있으면 해외국적 취득하는 게 낫다고 봄”(오랑**), “더러운 대한민국 보다 백번 낳지. 다들 이민 가려고 하는데”(한*), “기자야 너 같으면 한국 선택 하겠니”(잭*), “선택할 수 있는 너가 부럽다 ㅜㅜ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는 일반인이..”(진희**), “요즘 정치판을 보면 이민가고 싶다는 생각 많이 들어서인지, 그리 욕하고 싶진 않네여”(THE****), “장차관들의 자식 손자소녀 국적 까봐라, 한국 국적이 50% 될까?”(YS**), “비난은 무슨. 부럽기만 하구만. 평소 한국 한국 하는 정치인들치고 죄다 군대 면제ㅎ 그러면서 국가 안보는 제일 먼저 찾아요”(착한**), “잘했다 하는 댓글이 많네~ 시대의 흐름을 말해 주넹”(휴*), “유신정권이 다시 복귀되는 나라에 뭔 희망을 보겠다고 미련을 두겠냐?”(칸*) 등의 반응을 보였다.

 

네티즌 ‘니**’은 “정치하는 소위 지도층 인사라는 X들.. 죄다 병역면제에 해외 원정출산에.. 애들은 죄다 이중국적.. 그런데 미셸 위가 뭐가 문제라는 건지..”라며 “이 참에 유승준도 입국금지 풀어라. 공무원씨들.. 니들이 누구더러 병역의무 논하면서 애국심 드립이냐?”라고 개탄했다.

 

‘내일은*****’도 “나도 개인적으로 찬성한다. 대한민국은 국가로서 자격이 없다. 새누리당에 반대하면 무조건 군대 다녀와도 빨갱이니 종북으로 몰고 고위층은 모두 부정부패에 찌들고 전과 1개쯤은 있어야 출세하고”라며 “이제는 나라에 대한 충성심도 애국심도 없고 친일파처럼 매국노처럼 살아야 내 인생이 잘먹고 잘산다. 더러운 대한민국”이라고 줄줄 의혹을 쏟아내는 청문회 인사들을 비판했다.

 

- go발뉴스, 2013/02/27 <미셸위 국적포기에 네티즌 “잘했다” 예상외 반응> 기사 내용 중 발췌

 

 

그런데 대한민국에서는 별로 그렇지 않은가보다. 이명박이 부인과 함께 짜장면과 탕수육으로 점심을 먹은 날 저녁, 이 전 대통령 부부와 함께 떡국을 먹은 한 친이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렇게 썼다. "마음이 허전하실 줄 알았는데, 그 분이 늘 그러시듯이 전혀 그런 안색이 아니었습니다. 사모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활달하고 명랑하셨습니다 ... 손님들에게 음식 시중을 드는 세 따님과 외아드님도 행복해 보였습니다 ... 청와대에서 물러난 적적함? 그런 건 아예 찾아볼 수 없는 집안 풍경이었습니다."

 

그렇다. 지난 5년 동안 우리 모두가 본 최악의 뉴스들은, 적어도 이들에겐 전혀 문제가 안 되는 것이다. 이명박과 박근혜, 그리고 이 두 사람 주변 식솔들의 요즘 행태를 보면, 마치 한 편의 무간도를 다시 보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