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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 α

재즈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콰르텟 연주곡 듣기

Jazz Quartet을 통해 듣는 하드 밥(Hard bop)과 쿨 재즈(Cool jazz)의 대표곡들.

서양 클래식에서 현악4중주(string quartet)가 '최소의 악기 편성으로 최대의 음악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이유로 또 '가장 완전한 화성과 음색을 얻을 수 있어서' 매우 중요한 실내악 양식의 위치를 점하고 있는 것과 비슷하게, 재즈 밴드의 구성 중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재즈 콰르텟(quartet, 네 명으로 구성된 밴드)이다. "개인의 음악이면서 동시에 집단의 음악"이라고 불리는 재즈는 당연히 탁월한 솔로 연주와 집단 즉흥연주가 언제나 함께 가게 되는 예술 활동이고, 이 둘 사이의 접점 어딘가에 Jazz Quartet이 있으며, 이를 통해 재즈의 참맛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Jazz에서 콰르텟은 관악기와 피아노, 베이스와 드럼으로 구성되는 게 일반적이고, 가끔 관악기가 하나 더 들어가거나 기타가 편성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여기에 악기가 하나 둘씩 추가되면서 규모가 계속 커지기도 하고 마치 스윙시대의 빅 밴드(Big Band, 10인 이상의 대편성 악단)처럼 오케스트라가 되기도 하지만, 락 밴드에서 4인조(기타, 베이스, 드럼, 보컬)가 제일 흔한 구성이듯이 재즈에서는 quartet이 가장 일반적인 편성이다. 사실, 캄보(combo, 적은 수의 악기로 편성된 기악 그룹)라는 단어가 생기기 이전에도 원래 재즈는 소규모의 앙상블 음악이었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이는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재즈 콰르텟 연주곡을 다섯 작품 정도 들어볼 텐데, 모두 saxophone + piano + bass + drums의 기본 편성을 가진 4인조의 연주이다. 그리고 전체 재즈 역사에서 손꼽히는 가장 위대한 결과물들을 직접 듣는다는 의미에서, 그 중에서도 재즈의 전성기라고 할 수 있는 1950년대 중반에서 1960년대 초의 하드 밥(Hard bop)과 쿨 재즈(Cool jazz)의 대표작들을 살펴볼 작정이다. 다섯 작품 다 재즈를 많이 들어왔던 사람이든 처음 듣는 사람이든 모두 즐겁게 들을 수 있는 곡들을 선택했고, 보통 말하는 프리 재즈(Free jazz)가 본격화하기 전의 캄보들이기에 그리 부담스럽거나 복잡하지 않고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들이다.

그렇다고 해서 평범한 작품들은 아니고 일반 대중부터 평론가까지 많은 재즈 마니아들이 찬사를 아끼지 않는 앨범들이니, 한 번 들어보고 마음에 들면 자신 있게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해도 좋겠다. 이 중에는 재즈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도 좋아할 정도로 아주 대중적인 곡도 있고, 재즈팬이라면 꼭 들어봐야 할 필청음반도 있으며, 그 누구라도 최고로 인정하는 데에 주저하지 않는 걸작도 있으니 말이다. 곡 수가 많은 만큼, 기본 정보 외에 따로 긴 설명은 붙이지 않겠다. 다음에 혹시 [Saxophone Colossus], [Meets the Rhythm Section], [Soultrane], [Time Out], [Go] 음반 중에 하나라도 다시 생각이 나면, 그때 인터넷을 검색해도 늦지 않다. 지금은 그냥 머릿속을 비우고 그저 음악 자체에 집중하며 들어보자. 한 10번씩만 가만히 들어보면, 재즈의 참맛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Sonny Rollins Quartet 

Sonny Rollins - St. Thomas

[Saxophone Colossus (1956)]

1. St. Thomas
2. You Don't know What Love Is

3. Strode Rode
4. Moritat
5. Blue 7

[수입] Saxophone Colossus [Rudy Van Gelder Remasters] - 10점
소니 롤린스 (Sonny Rollins) 노래/Concord Jazz


Sonny Rollins (tenor saxophone)
Tommy Flanagan (piano)
Doug Watkins (bass)
Max Roach (drums)


재즈 역사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색소포니스트 존 콜트레인(1926~1967)과 거의 '유일무이'하게 쌍벽을 이루는, 지구상에 현존하는(!) 색소폰의 거장 소니 롤린스(1930~ )의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무려 55년 전에 벌써 이 전설적인 연주자는 하드 밥의 영원히 남을 이정표를 세웠으며, 지금까지도 여전히 연주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그의 생애 첫 내한공연[2008년 5월 23일 저녁 8시,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이 펼쳐지기도 했고, 요즘에도 월드 투어와 각종 재즈 페스티벌에 참가하고 있으며, 얼마 전에는 백악관에서 오바마 대통령도 만났다.


   관련 포스트: 1956년의 클리포드 브라운(Clifford Brown)과 소니 롤린스 [클릭]
 

재즈 명인 Tommy Flanagan과 Doug Watkins, 그리고 또 한 명의 유명 연주자 맥스 로치(Max Roach, 1924~2007)와 함께 들려주는 소니 롤린스의 놀라운 작품 [Saxophone Colossus], 특히 'St. Thomas'를 듣지 않고는 테너 색소폰의 진정한 매력을 안다고 쉽게 말할 수 없으리라..


- Art Pepper Quartet

Art Pepper - You'd Be So Nice to Come Home To

[Meets the Rhythm Section (1957)]

1. You'd Be So Nice To Come Home To
2. Red Pepper Blues
3. Imagination
4. Waltz Me Blues
5. Straight Life
6. Jazz Me Blues
7. Tin Tin Deo
8. Star Eyes
9. Birks Works
10. The Man I Love

 

Art Pepper (alto saxophone)
Red Garland (piano)
Paul Chambers (bass)
Philly Joe Jones (drums)

당시에 뉴욕을 중심으로 Hard bop을 발전시켰던 이스트 코스트 재즈(East Coast jazz)와는 좀 다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 등의 웨스트 코스트 재즈(West Coast jazz)를 대표하는 백인 색소포니스트 아트 페퍼(Art Pepper, 1925~1982)의 걸작 앨범이다. 바로 위에 있는 뉴욕 출신 흑인인 소니 롤린스의 이스트 코스트 '테너' 색소폰 연주와 여러 가지로 다양한 차이가 있는, 아트 페퍼의 웨스트 코스트 '알토' 색소폰 연주를 제대로 들을 수 있는 쿨 재즈..


- John Coltrane Quartet

John Coltrane - Good Bait

[Soultrane (1958)]

1. Good Bait
2. I Want to Talk About You
3. You Say You Care
4. Theme for Ernie
5. Russian Lullaby


John Coltrane (tenor saxophone)
Red Garland (piano)
Paul Chambers (bass)
Art Taylor (drums)

소니 롤린스(Sonny Rollins)를 들었으니, 존 콜트레인(John Coltrane)을 듣지 않을 수 없다. 비슷한 시기이다 보니, 아트 페퍼 쿼텟의 Red Garland와 Paul Chambers가 그대로 이 앨범에서도 이름이 보인다. [이것만 봐도, 각 재즈 장르를 칼로 자르듯 단절적으로 분명히 구분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ast Coast jazz와 West Coast jazz를 함께 듣는 것만큼, Sonny Rollins와 John Coltrane의 연주를 같이 들어보는 것도 상당히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이런 건 설명 자체가 부질없을 것 같다. 그냥 무조건 자주 듣고, 스스로 느껴야 할 듯..



- Dave Brubeck Quartet

Dave Brubeck - Take Five

[Time Out (1959)]

1. Blue Rondo à la Turk
2. Strange Meadow Lark
3. Take Five
4. Three to Get Ready
5. Kathy's Waltz
6. Everybody's Jumpin'
7. Pick Up Sticks

Dave Brubeck - Time Out [50th Anniversary 2CD +1DVD Legacy Edition - 10점
데이브 브루벡 (Dave Brubeck) 연주/소니뮤직(SonyMusic)


Paul Desmond (alto saxophone)
Dave Brubeck (piano)
Eugene Wright (bass)
Joe Morello (drums)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데이브 브루벡(Dave Brubeck, 1920~ )과 폴 데스몬드(Paul Desmond, 1924~1977), Eugene Wright와 Joe Morello의 합작품이다. 재즈 음반 최초로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지금도 여전히 베스트셀러이다. 요즘에도 CF나 라디오 신청곡으로 심심찮게 들을 수 있는 걸로 봐서, 아마 재즈계의 영원한 스테디셀러로 남을 것 같은 작품이다. 굳이 이 포스트에서 다루지 않아도 이미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 곡일 테지만, 워낙에 많은 이들이 좋아하기에 전체적인 Jazz Quartet의 흐름상 다음 두 가지를 확실히 하기 위해 들어보고 넘어간다. West Coast jazz & Cool jazz..


- Dexter Gordon Quartet


Dexter Gordon - Cheese Cake

[Go (1962)]

1. Cheese Cake
2. I Guess I'll Hang My Tears Out To Dry
3. Second Balcony Jump
4. Love For Sale
5. Where Are You
6. Three O'Clock In The Morning

Dexter Gordon - Go! - 10점
덱스터 고든 (Dexter Gordon) 연주/이엠아이(EMI)


Dexter Gordon (tenor saxophone)
Sonny Clark (piano)
Butch Warren (bass)
Billy Higgins (drums)

드디어 마지막 작품인 덱스터 고든(Dexter Gordon, 1923~1990)의 앨범까지 왔다. 훌륭한 비밥 뮤지션인 그는 60년대 초반 이후 (재즈가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자) 미국을 떠나 유럽 재즈계의 중심인물 중 한 사람이 되었고, 50년대 말의 재즈 클럽을 배경으로 한 작품 [라운드 미드나잇(Round Midnight, 1986)]의 주연을 맡기도 한 연주자이다. 덱스터 고든과 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구체적으로 하기로 하고, 이번에는 그냥 재즈 전성기의 콰르텟 음악을 정리하며 마무리 짓는 곡으로 Dexter Gordon Quartet의 음악을 듣도록 하자. 이 음반이 발표됐을 무렵은 이제 본격적으로 '난해한' 재즈가 중심이 되기 직전이었으니 말이다..


이상으로, 1950년대 중반에서 1960년대 초의 하드 밥(Hard bop)과 쿨 재즈(Cool jazz)의 대표적인 콰르텟 연주곡인 'Sonny Rollins - St. Thomas', 'Art Pepper - You'd Be So Nice to Come Home To', 'John Coltrane - Good Bait', 'Dave Brubeck - Take Five', 'Dexter Gordon - Cheese Cake'를 직접 들어 보았다.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재즈의 참맛을 느끼기 위해 한 10번씩만 제대로 들어보시길 바란다. 정말 재즈를 잘 즐기고 싶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