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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이후 공동주택 수직증축 의결한 박근혜 정권, 여객선 침몰과 아파트 붕괴.

 

고등학생 250명을 포함해 300명이 넘는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는, 명백히 인재였다. 침몰을 사전에 막을 수 있었던 수많은 기회를 어른들의 탐욕 때문에 놓쳐버렸고, 사고 직후 다수의 인명을 구할 수 있었던 절체절명의 기회는 한국 사회의 부조리 때문에 아무런 소용도 없는 죽음의 시간이 되고 말았다. 대한민국에 현재 살고 있는 또래 아이들이 받았을 충격과 우리 모두의 무력함은 앞으로 무척 오랫동안 이 사회의 슬픔과 절망으로 남을 것이다.

 

그런데, 이 와중에도 박근혜 정권은 4대강 사업과 같은 토건의 시대였던 이명박 정권조차 불허한 아파트 '수직증축'을 4월 22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해버렸다. 세월호 침몰 사건이 발생하자마자 그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수직증축이 지목된 상태에서, 그 어떤 재검토도 없이 아파트 수직증축을 통과시킨 것이다. 그래서 바로 지금, 전국에 있는 공동주택 559만 1000여 가구 · 19만 3000여 동이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할 수 있게 됐다. 정말 이래도 괜찮은 걸까?

 

[사진자료: 한겨레, 노컷뉴스]

 

수직증축은 세월호 침몰의 주요 원인

 

이미 다수의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듯이, 일본에서 1994년에 건조되어 운항되던 세월호는 2012년 10월에 중개업자를 통해 한국에 재판매됐다(이게 가능했던 이유는 이명박 정권에서 선령제한을 30년으로 완화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18년을 일본에서 운항되다가 한국에 온 것인데, 세월호는 2012년 12월부터 약 4개월에 걸쳐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한다. 여객수송 수입증대를 위해 4층과 5층의 선미 갑판 부분을 객실로 수직증축 했고, 그래서 일본에서 운항될 때에는 정원이 804명이었지만 한국에 들어온 뒤에는 921명이 되었다. 

 

많은 전문가들이 말하는 것처럼, 수직증축으로 인해 당초 설계도와 달리 배의 무게중심은 선미 쪽으로 이동하며 높아졌고(수직증축이 무게중심을 불안정하게 만들었다), 이런 식으로 복원력이 약화된 게 세월호 침몰의 큰 원인이었던 걸로 보인다. 물론 아직 좀 더 많은 조사가 필요하겠지만, 구속된 세월호의 1등 항해사 역시 "세월호가 복원이 잘 되지 않아 항상 불안했다"고 진술했으며, 예전에 일본에서 운항될 때 선원들도 리모델링으로 세월호의 모습이 달라진 걸 보고 놀랐다고 한다. 결국 수직증축은 세월호의 고질적 결함(평형수 탱크와 스태빌라이저 문제) 및 화물적재 불량(허술한 화물 고정 작업과 과적) 등과 함께 침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 더 심각한 문제는, 세월호의 수직증축 자체가 어쨌든 '합법적' 과정을 거쳐 이뤄졌다는 사실이다. 해양수산부는 4월 17일 브리핑을 통해 "세월호 선미 증축은 적합한 과정을 거쳤다"고 해명했는데, 해수부가 선박검사를 위임하고 있는 '한국선급'은 여객선의 안전검사를 전담하고 있다고 한다. 세월호는 개조 이후 선박안전법 등 관련 법에 따라 정상적인 시험운행도 마쳤고, 지난 2월에 한국선급이 실시한 정기검사에서도 역시 '적합' 판정을 받았다. 그러니 시험운행과 정기검사 결과로만 보면, 세월호의 수직증축은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는 말이 된다. 하지만 세월호는 침몰했고, 이제와서 우리는 무리한 수직증축이 사고의 원인이라는 얘기를 뒤늦게 듣는다.

 

[이미지 출처: 2014년 4월 26일 연합뉴스TV <'모피아, 산피아, 해피아'..민관 유착 온상> 갈무리]

 

아파트 수직증축 허용은 박근혜 정권의 무리수

 

세월호 참사에 온 국민의 시선이 쏠려 있던 4월 22일 국무회의에서, 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과 공동주택 관리제도 개선을 주요 골자로 하는 '주택법 시행령' 및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안이 의결되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은 지 15년 이상 경과된 연립주택·아파트 등의 공동주택 중 (세대수 증가 범위가 15% 이내에서) 15층 이상은 최대 3개층까지, 14층 이하는 최대 2개층까지 수직증축 리모델링이 허용된다. 수직증축은 그동안 건설사와 노후 아파트 주민들의 민원사항이었는데, 이제 건설사는 리모델링으로 수익사업을 벌일 수 있고 주민들은 수직증축 분양금 수입을 이용해서 더 적은 비용으로 아파트 시설을 개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마디로, 수직증축을 찬성하는 쪽의 가장 큰 목적은 '돈'인 셈이다.

 

그런데 사실, 국토부는 수직증축 허용 요구가 있을 때마다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며 계속 불허해 왔다. 관련 보도에 의하면, MB 정권이었던 2011년 7월 국토부가 발표한 '공동주택 리모델링 정책 방향'자료에서 담당 공무원과 교수·연구원·건축사 등 20명으로 구성된 TF는 총 11차례에 걸친 논의 끝에 "구조 안전성 등을 고려할 때 수직증축을 위한 법령 개정은 수용하기 어렵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게다가 앞서 국토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에 의뢰해 1년에 걸쳐 행해진 연구용역에서도 수직증축에 대한 부정적 결론을 얻었단다. 결국, 토건족에 굉장히 우호적이었던 이명박 정권에서조차 수직증축은 위험천만한 일이었던 것이다.

[토지주택연구원 "신축 당시 증축을 고려하지 않고 설계되었던 기존 구조물의 최상층에 추가로 몇 개 층의 수직증축을 허용하는 경우, 그 건축물의 구조 안전성 확보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2014년 4월 24일 조선비즈 보도]

 

하지만 박근혜 정권은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해서라며 수직증축을 이번에 허용해 버렸다. 줄기찬 요구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허용되지 않았던 건 분명히 이유가 있을 텐데, 그저 부동산 침체 외에는 전혀 상황이 달라진 게 없는데도 불구하고 하루아침에 '안전'과 '돈'을 맞바꾼 셈이다. 이명박 정권에서는 항공기 안전 때문에 10년 넘게 불허했던 롯데월드타워를 갑자기 허용해 주더니, 박근혜 정권에서는 대다수가 반대하는 수직증측을 허용했다. 지금 롯데월드타워가 어떻게 됐는가? 모두가 불안해하는 '괴물'이 됐다. 안 그래도 비싼 아파트를 살 사람들은 계속 줄어들고 있는데, 도대체 누가 오래된 데다 안전성도 담보되지 않는 수직증축 아파트를 구입할까?

 

물론, 국토부도 수직증축의 안전성 문제를 의식해서인지 몇 가지 통과절차를 만들었다. 건축 당시 구조 도면이 있는 공동주택 단지만 수직증축이 허용되고, 두 차례에 걸친 안전진단 및 구조안전성 검토, 건축구조기술사의 협력 등을 거치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앞서 살펴봤듯이, 세월호도 수직증축 이후 시험운행과 정기검사를 다 거쳤지만 침몰하고 말았다. 선박 전문가들이 세월호의 무게중심에 의혹을 제기하는 것처럼, 건축 전문가들 역시 "무게중심을 위로 움직이면 안정성의 문제가 발생한다"고 똑같이 말한다. 여객선 침몰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수직증축이라고 하는데, 나중에 만에 하나 아파트가 붕괴했을 때 그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수직증축이라는 얘기가 과연 나오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는가?

 

 

세월호 수직증축과 아파트 수직증축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이명박 정권이 선령제한을 30년으로 완화했고, 유병언 일가의 청해진 해운은 18년 된 세월호를 일본으로부터 수입한다. 그리고 승객을 더 싣기 위해 4층과 5층의 선미 갑판을 객실로 수직증축 하고, 복원력에 문제가 있으니 수리를 해야 한다는 선원들의 건의도 묵살한다. 이런 과정 속에서 단 한 번이라도 '돈'보다는 '안전'을 더 신경썼다면, 세월호는 그렇게 침몰하지 않았을 것이다. 세월호 참사는 안전불감증으로 인해 발생한 명백한 인재였고, 무조건 돈만 많이 벌면 된다고 생각하는 한국 사회 일반의 탐욕이 불러온 비극이다. 만약 이명박 집권기간 내에 사고가 벌어졌다면 MB 정권 무리들에게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물을 수 있겠지만, 이미 그들은 떠난 뒤이고 이 문제를 직접 추궁할 수 있는 방법은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동안 정부에서 계속 불허했던 아파트 수직증축을 박근혜 정권이 허용했고, 전국에 있는 공동주택 559만 1000여 가구 · 19만 3000여 동은 이제 수직증축을 할 수 있게 됐다. 물론 이 아파트들이 모두 수직증축을 하진 않겠지만, 아무튼 일부 공동주택은 몇 단계를 거쳐 수직증축을 실제로 감행할 것이다. 세월호처럼 수직증축된 아파트는 분양될 테고, 누군가의 보금자리가 된다. 세월호 침몰 전에 아무도 수직증축이나 노후선박에 대해 승객들에게 경고하지 않았듯이, 수직증축된 아파트 역시 특별한 경고 없이 거래될 수도 있다. 모두 15년 이상 된 공동주택들이고, 토지·주택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권위를 가졌다는 '토지주택연구원'의 지적처럼 누구도 안전성을 장담할 수 없는 아파트다.

 

그리고 어느 날 아파트가 붕괴되면, 건축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뉴스에 나와서 '수직증축이 주요 원인 중에 하나일 것이다'라는 말을 내뱉는다. 아마도 몇 년 뒤의 모습일 테고, 박근혜 정권 무리들에게 책임 추궁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다. 공동주택 붕괴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해도, 이번에 해양수산부가 그랬듯이 국토부는 이런 브리핑을 할 수도 있다. "아파트 수직증축은 적합한 과정을 거쳤다." 이 아파트는 어쩌면 두 달 전에 안전검사를 통과했을지도 모르고, 구조안전성 검토에서 역시 '적합' 판정을 받았을 수 있다. 하지만 수직증축한 세월호가 침몰한 것처럼 수직증축한 아파트도 붕괴될 수 있고, 이런 참사를 막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돈'보다는 '안전'을 더 중시하는 풍토를 만들어야만 한다. 쉽지 않겠지만, 근본적인 해법은 이것 뿐이다.

 

그런데 세월호 침몰의 주요 원인 중에 하나가 수직증축이란 게 뻔히 알려진 상황에서도 공동주택 수직증축을 의결한 박근혜 정권에, 과연 이런 걸 기대할 수 있을까? 세월호 수직증축과 아파트 수직증축이 본질적으로 다른 문제인가? 지금 잠깐이라도 검색해서 읽어보라. 선박 전문가와 건축 전문가가 수직증축에 대해서 얼마나 비슷하게 말하는지를.. 아니, 그냥 상식적으로도 15~20년 된 오래된 배와 아파트를 수직증축하는 걸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일 수가 있을까? 롯데월드타워는 이명박 정권이 만든 괴물인데, 몇 년 뒤에는 박근혜 정권이 만든 괴물들이 전국에 우후죽순으로 자라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 글을 읽는 모든 이들에게 진지하게 한 번 묻고 싶다. 수직증축 아파트, 정말 불안하지 않은가?

 

The Story of ART

Posted by 아서정 Arthur 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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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즈 2014.05.06 11: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 사실을 알고도 지역 감정에 휩쓸려서 새누리당을 찍는 경상도 지역 주민들이 화가납니다.

  2. 시힌폭탄 안은 대한민국 2014.05.06 18: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박근혜 대통령이 '다시는 이런 일(새월호 참사)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하지만, 실상은 이런 시한폭탄 같은 일을 저지르는 것을 보면 정신차리는 것 구제불능이라고 봅니다. 얼마나 더 대한민국을 망쳐놓게 될까 걱정됩니다.

  3. 안전불감증의나라 2014.05.07 09: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현재 오래된 아파트가 부실 날림 공사로 지어졌다는건 국민이 다 아는 사실인데 거기다 한술더떠서수직증측으로 리모델링한단건 정말 멍청한 짓입니다
    그런식으로 리모델링하면 고층아파트 붕괴참사가 일어날수있다고 생각합니다
    차라리 오래된 아파트는 다 밀어버리고 새로 재건축하는게 안전합니다
    그리고 지하철 옆에 고층빌딩을 짓는것을 보면서 과연 자하철이 안전할까하는 의심도 듭니다
    그래서 지하철옆에 고층빌딩도 못짓게 해야합니다
    우리나라 정말 총체적인 안전불감증에 빠져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4. 상식이 2014.05.07 22: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식의 논조라면 모든 리모델링은 다 안정성의 문제를 가지고있는것이겠죠 상식적이라는건 건축학적으로 콘크리트 수명 연령이 백년이고 노후된 아파트라 그냥놔두는게 더위험할수도 있다는걸 알아야합니다 삼풍이 리모델링해서 무너졌나요? 강화된 건축기준으로 검증된 내진설계를 통과한 리모델링 아파트와 20년여전의 ㅓ술한 건축기준으로 지어진 노후아파트 어떤게 더 안전할까요??

    • 아서정 Arthur Jung 2014.05.08 05: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구조 안전성 등을 고려할 때 수직증축을 위한 법령 개정은 수용하기 어렵다"
      "신축 당시 증축을 고려하지 않고 설계되었던 기존 구조물의 최상층에 추가로 몇 개 층의 수직증축을 허용하는 경우, 그 건축물의 구조 안전성 확보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 메로니아 2014.05.14 12:38  댓글주소  수정/삭제

      삼풍 백화점은 기둥 부실하게 시공해놓고 4층건물을 불법으로 5층으로 증축하였고 무거운 냉동탑을 설치하여 무너진거잖아. 다른 OECD 선진국은 대가리가 멍청해서 수직증축을 허용하지 않는군요. 국뽕들이 대한민국을 썩게 만들고 있다는 생각을 안합니까? 대한민국 만세! 평형수 빼도 사고 안나, 대한민국 만세! 과적해도 배 안넘어가, 대한민국 만세! 승객들은 알아서 다 탈출할거야! ㅉㅉㅉ

  5. 구조전공자 2014.05.18 07: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국인이 구조실험의 대상인가? 구조전문가 중 수직증축에 과연 얼마나 동의할까? 구조 쉽게 보지 말아라

  6. daisy 2014.05.19 16: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세월호...아직도 마음이 아프네요.
    무고한 이들의 희생을 통해서, 하느님께서 대한민국에 바라시는 것은 무었일까요.
    518에 그리고, 세월호 찬 바다 밑에서, 대속하면서 눈을 감으셨던 분들이 우리에게 남기셨을 유언들을 생각하며, 정말, 남은 인생들을 감사하면서 겸손하게 살아 갑시다. 그 사건들을 있게 한 모든 이들이, 두려움을 갖고, 혁신의 결의와 실천을 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