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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대통령을 만난 2013년, 그래서 더욱더 걱정되는 2014년.

 

지난 1년간 박근혜는 도대체 무엇을 했을까? 1월에는 말도 안 되는 인물들을 국가 요직에 앉히려다가 '인사 파동'의 망신을 당했고(새해 첫 달부터 국민들을 창피하고 서글프게 만들었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사 청문회를 기억하는가?), 2월에는 취임 직전에 본인이 직접 '제2의 새마을운동'을 언급하면서 바야흐로 21세기의 생뚱맞은 '퇴행'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그리고 3월에는 정권 출범 이후에도 제자리를 잡지 못한 부처와 장관이 있는 상황 속에서 계속 자기 고집만 부리며 국정 공백을 지속시켰으며(정치면 뉴스에서 '인사 참사'가 몇십 일째 가장 중요한 뉴스였다), 4월에는 진주의료원 사태가 악화일로에 있는데도 그 어떤 정치력도 발휘하지 못한 채 그저 '남의 집 불구경' 하듯이 멍하게 있었다.

 

마침내 5월에는 '윤창중 성추행 사건' 와중에 너무나 황당무계한 '셀프 사과'를 받았고(아마 이때부터 박근혜의 '침묵'이 본격화되지 않았나 싶은데, 이 불통의 침묵은 아직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결국 6월에는 반 년이 지나도 전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던 대선 개입 사건 수사에 청와대와 법무부장관이 압력을 행사한 정황이 구체적으로 포착됐다.

 

[사진자료: 연합뉴스]

 

드디어 7월, 궁지에 몰린 박근혜 정권은 정부기관뿐만 아니라 언론까지 총동원해서 전두환에 대한 압수수색 이벤트를 벌이며 국면전환을 시도하기에 이른다(다른 건 몰라도 전두환을 직접 타격하는 모습을 보여준 건 상당한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8월에는 친일·독재 미화 논란의 중심에 서있던 교학사 역사교과서를 검정에서 최종적으로 통과시키며, 집권한 지 단 6개월 만에 '역사'를 손보겠다는 의지를 만천하에 공표했다.

 

또 9월에는 현직 검찰총장의 혼외아들 의혹 보도가 수구언론을 통해 나왔는데, 나중에 밝혀졌다시피 이것 역시 청와대가 깊숙이 연루된 사건이었다(지금도 이건 현재진행형이고,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행정관이 조사를 받고 있다). 10월에는 박정희 추모 행사 속에서 도대체 여기가 북한인지 남한인지 모를 경악스런 발언들이 연이어 터져나왔으며, 이와 비슷한 시기에 박근혜는 일종의 '세습 군주'로서 해외 순방 '패션쇼'를 여지없이 선보였다.

 

결국 11월, 국가기관에 의한 불법·부정 선거 사건 수사에 대한 현정권의 부당한 개입에 대해 종교계가 시국선언을 하며 '박근혜 정권 퇴진'을 직접적으로 언급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출범한 지 단 9개월 만에 정권 유지에 제일 기본적이고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는 박근혜 정권의 정통성과 정당성이, 가장 보수적이라는 종교계에서조차 인정 받지 못하고 있다는 걸 명백히 증명하는 일이며 굉장히 상징성이 큰 사건이었다.

 

[사진자료: 연합뉴스]

 

그리고 12월인 지금, 박근혜 정권은 말 그대로 '독재 정권'이라는 얘기를 듣고 있다. 아직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민영화를 반대한다는 이유 서울 한복판에서 갑자기 수천 명의 경찰을 동원해서 민주노총 사무실을 덮치고, 국회 논의가 진행 중인데도 불구하고 느닷없이 금요일 밤 10시에 장관이 KTX 철도운송 사업자 면허를 발급했다는 긴급 기자회견을 연다. 이런 식으로 국정을 운영하니까, 급기야 종교인들의 입에서 '순교'라는 말까지 나오는 것이다.

 

이명박보다 못한 소통.. 박근혜, 불통의 아이콘이 되다!

 

요즘 <변호인>이라는 영화가 화제니까, 우선 고(故) 노무현 대통령을 한번 떠올려 보자. 올해 박근혜 정권에 대한 검찰의 집단 반발이 심각한 상황이었는데, 노무현 정권에서도 검찰의 집단 반발이 있었다. 바로 그때, 노무현은 어떻게 했나? 국민들 앞에서 생중계로 일선검사들과 직접 토론을 벌였다. 지금 와서 그 장면을 떠올려 보면 '과연 대한민국에서 정말 그런 일이 있었던가'라고 할 만큼 아득한데, 한때나마 우리나라도 그렇게 열린 사회를 향해 전진하던 시기가 있었다. 노무현은 잘못한 것도 많지만, 그래도 이런 소통의 측면에서는 참 인정해줄 만하다.

 

다음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한해 전만 해도 도저히 상상도 못할 일이었지만, 지금은 "그나마 이명박이 박근혜보다는 나았다"라는 말을 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어느 국회의원의 말처럼, 그래도 이명박은 찔러 보면 반응이 나왔다. 박근혜가 집권 첫 해에 국정원 문제에 발목이 잡혔듯이, 이명박도 광우병 쇠고기 수입 문제 때문에 촛불과 마주해야 했다. 그때 이명박은 뭔가 하는 척이라도 했다. 청와대 뒷산에서 촛불을 바라봤다느니, 많은 생각을 했다느니 하면서 고민하는 시늉이라도 한 것이다. Call and Response.. 이게 바로 소통의 기본이다. 아무리 이명박이라도 최소한 이 정도는 할 줄 알았다.

 

그런데, 박근혜는 진정한 소통이라는 것 자체가 뭔지 모르는 게 아닌가 싶다. 유명 음악 레이블인 ECM의 모토가 '침묵 다음으로 아름다운 소리'라고는 하지만, 한국에 단 한 사람 있는 대통령이 매번 침묵해서야 되겠는가? 이명박처럼 어떤 반응이라도 보이든가, 설사 침묵하더라도 그게 아름다워지려면 다른 사람의 말을 성의 있게 듣기라도 해야 되는 것 아닐까? 무슨 일만 있으면 입 꾹 다물고 있다가, 어느 날 불쑥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지껄이는 건 절대 제대로 된 소통이라고 볼 수가 없다.

 

[이미지 출처: YTN 뉴스 갈무리 (2013/11/25)]

 

침묵하려면 아예 끝까지 침묵하든가, 그게 아니면 선출직 공무원으로서 유권자의 부름에 응해라! 내내 불통하고 있다가 일방적으로 자기가 원하는 소리만 내뱉고 돌아서면 국민은 어쩌란 말인가? 그것도 당당하게 기자회견을 하지 않고, 그저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마치 아랫것들에게 명령하듯이.. 박근혜는 윤창중 사건이 터졌을 때도 그랬고(수석비서관회의에서 '사과'했단다), 종교인 시국선언이 이어질 때도 그랬다. 하지만 더 황당한 건, 청와대 홍보수석이라는 사람이 '자랑스러운 불통' 운운하며 전혀 개선할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결국, 단 1년 만에 박근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불통의 아이콘'이 되었다.

 

박정희보다 빠른 독재.. 박근혜, 새로운 독재의 아이콘이 되다!

 

세계 유수 언론에서 박근혜를 '독재'와 연결시키는 건, 이제 놀랍지도 않을 만큼 흔한 일이 되어버렸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당연히 창피하고 서글플 수밖에 없는데, 이렇게나 빨리 '독재자'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인물이 과연 인류 역사에서 몇 명이나 있었을까? 2013년 2월 25일에 취임했으니 겨우 10개월 남짓 지난 셈인데, 현대 국가의 수많은 지도자 중에서 단 10개월 만에 국민들로부터 '독재자'라는 소리를 들은 사람이 얼마나 있었나? 모르긴 몰라도 그렇게 많지는 않을 텐데, 그것도 지난 50년을 기준으로 하면 아마 손에 꼽을 정도이지 않을까 싶다.

 

아무리 역사적으로 독재자라는 평가를 받는 인간들도, 집권 초기에는 대부분 개혁적인 모습을 보이려고 하는 게 보통 아닌가? 초반 기존의 관행을 뒤엎는 강력한 정책을 통해 다수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그 지지를 바탕으로 서서히 장기 집권을 노리는 한편 자신의 반대파를 하나둘 숙청해 나가는 게 독재자들의 일반적인 모습인 듯하다. 아시아 여러 나라 독재자들이 그랬고, 전두환도 초반 개혁한다고 난리를 쳤던 것 같다.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박정희조차 아주 잠깐이기는 하지만 적어도 처음부터 이토록 노골적으로 일반 국민들과 전면전을 벌이지는 않았던 걸로 보인다.

 

그런데 박근혜는 민주주의 국가라고 말하는 나라에서 선거를 통해 당선되었는데도(물론 선거 과정 자체에 불법·부정이 있었다) 공약을 지키기는커녕, 대통령 5년 단임제 국가에서 가장 의욕적으로 많은 일들을 할 수 있는 집권 첫 해에, 그 누구보다도 빨리 '독재자'라는 소리를 국내외에서 광범위하게 듣고 있다. 취임 10개월을 지나는 동안 개혁은 고사하고, 종교인들에게까지 독재라는 얘기를 듣는다는 게 말이 되나? 단순히 독재의 속도만 놓고 보면, 이건 거의 김일성 수준 아닌가? 대한민국의 제18대 대통령 박근혜는, 무려 21세기에 단 1년도 안 되어서 새로운 '독재의 아이콘'이 된 것이다.

 

 

그리고 우리에게 성큼 다가온 2014년..

 

우리는 이제 2014년이 시작되는 주에 접어들었다. 당장 모레부터는 2014년이고, 박근혜가 대통령 당선인으로서 "국민 열망에 부응한 새 희망시대를 열어가겠습니다."라고 쓴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다시 한번 물어보자. 도대체 지난 1년 동안 박근혜는 무엇을 했나? 문화시사블로거로 활동하고 있으며 평소에 정치 관련 뉴스를 항상 유심히 보는데도, 해외 순방 패션쇼 외에 도무지 뭘 했는지 모르겠다. 박근혜의 2013년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바로 이거 아닐까?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는다'

 

국가기관에 의한 불법·부정 선거 사건은 애초에 이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했을 때, 곧바로 사태의 심각성을 인정하며 강력한 수사 의지를 천명해야만 했다. 어차피 박근혜 정권은 새로 출범하는 것이었고 워낙 사안이 중차대했기에, 즉각적인 액션을 취해서 뭔가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건 빠르면 빠를수록 좋았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정권 차원에서의 은폐 시도가 계속 이어졌고, 결국 새로 출범한 정권은 완전히 발목이 잡히고 말았다.

 

다들 워터게이트 사건에서 봤듯이 잘못 하나를 은폐하기 위해서 거짓말을 자꾸 하다보면 그런 거짓말 자체가 계속 문제를 키우게 되고, 급기야 눈덩이처럼 커져 버린 사태는 그 누구도 막을 수 없게 된다. 그런데 진짜 심각한 문제는, 박근혜 정권의 수뇌부가 아직도 이걸 대충 덮고 넘어갈 수 있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철도와 의료를 필두로 '민영화'라는 카드를 통해 불법·부정 선거 문제에 대한 관심을 흩트리며 이 난관을 돌파하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종교계의 비판에 직면하게 됐으며, 시민사회와 갈등을 빚게 된 것이다.

 

불행하게도 2014년에 박근혜 정권은 아마 민영화에 더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려고 할 테고(의료와 철도뿐만 아니라 수도와 공항도 손댈 것 같다), 관권선거 문제에 어떻게든 종지부를 찍으려고 들 것이다. 이 때문에 노동계와의 전면 전쟁은 불가피하며,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는 뭔가 '공작'을 펼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어차피 박근혜 취임 1주년을 앞두고 대선개입 특검 문제가 전면에 부상할 텐데, 민영화 반대 투쟁을 빌미로 한 공안몰이와 함께 지방선거를 대비한 사전 정지작업(SNS 통제, 팟캐스트 탄압 등)이 이뤄지며 '공작정치'가 기승을 부릴 수도 있는 것이다.

 

이명박 정권 첫 해인 2008년에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가 있었고, 그 이듬해인 2009년 1월 20일에 용산 철거민 참사가 벌어졌다. 박근혜 정권 첫 해인 2013년에도 대선개입 규탄 집회가 계속는데, 2014년 1월에는 어쩌면 민영화 문제와 관련해서 큰 사단이 날지도 모르겠다. 현대건설 CEO 출신 이명박의 용산 철거민 참사, 그리고 박정희 딸 박근혜의 공안통치. 위에서 말한 것처럼 박근혜는 이명박보다도 소통을 못하고, 박정희보다도 더 빠른 독재행보를 보이고 있다. 퇴행이 본격적으로 표면화될 내년엔 새해 벽두부터 온나라가 무척 혼란스러울 것이다. 최악의 대통령과 또 한해를 보내야 할 우리, 과연 2014년 상반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을까..

 

The Story of ART

Posted by 아서정 Arthur 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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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즈 2013.12.30 09: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박근혜는 애시당초 자신이 권력을 얻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고, 자신의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았다고 생각하는 듯 합니다. 곳곳에서 원성이 터져나올 때 침묵을 지키다가 자신의 할말만하고 다시 침묵으로 돌아가는 박근혜에게서 흉탄에 돌아가신 아버지 라는 발언을 하는 것을 보면 이미 그 발언속에 자신이 생각하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것을 원수는 절대로 잊지 않고 갚겠다라는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결국 자신을 낙선시키려고 했던 통합진보당을 박살내는 수준까지 왔네요.

  2. 엘빌스 2013.12.30 11: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상상 이상입니다. 토론때부터 내가 대통령하면~ 하더니 대통령이 왕인줄 아시네요.

  3. 포장지기 2014.01.01 18: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늦은 새해 인사 드립니다..
    갑오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소원성취하시는 한해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