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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 α

파스텔뮤직의 세 번째 편지 [사랑의 단상 - Follow you, Follow me]

파스텔뮤직의 세 번째 편지 [사랑의 단상 Chapter.3 - Follow you, Follow me]

저는 건강한 리뷰문화를 만들기 위한 그린리뷰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파스텔뮤직(Pastel Music)이 또 하나의 컴필레이션 앨범을 들고 나타났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통칭 '인디밴드'들의 음악에 자신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이 음반기획사의 새로운 컴필레이션 앨범에도 당연히 기대감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제까지 그들이 내놓은 컴필레이션 음반은 그만큼 음악적 함량이 높은 편이었고, 한국뿐 아니라 해외의 괜찮은 아티스트들을 소개하는 데에도 나름 훌륭한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파스텔뮤직이 2004년에 발매한 [Music For Paul Auster]앨범을 접하고서 그 당시에 굉장히 좋은 인상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선곡뿐만 아니라 일러스트와 가사번역, 부클릿 등 외적인 부분도 정말 충실했기에 아주 만족스러웠고, 이 음반을 통해 알게 된 아티스트들의 작품은 지금까지도 계속 찾아서 듣고 있다)

이번에 Pastel Music이 들고온 앨범의 제목은 [사랑의 단상 Chapter.3 - Follow you, Follow me]이다. 음반 소개를 보면, 이 컨셉 컴필레이션 앨범은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비평가인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 1915~1980)의 저서 [사랑의 단상(Fragments d'un discours amoureux, 1977)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만들어졌다고 한다. 제목에서도 느껴지듯이, 2008년 가을에 발매된 [사랑의 단상 Chapter.1 - With Or Without You]와 2009년 겨울의 [사랑의 단상 Chapter.2 - This Is Not A Love Song]에 이은 '사랑의 단상' 프로젝트 세 번째 결과물이다. 음반사에서 '컨셉' 컴필레이션이라고 소개하는 걸 보니, 이 앨범에 영감을 준 책에 대해서도 좀 알고 싶어진다.


그럼, 무엇이 이 컨셉 컴필레이션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했는지 조금이나마 헤아려보기 위해 Roland Barthes가 쓴 Fragments d'un discours amoureux의 책 첫머리에 있는 글을 밑에 적어본다.

"이 책의 필요성은 오늘날 사랑의 담론이 지극히 외로운 처지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인식한 데에서 비롯되었다. 이 담론은 아마도 수많은 주체들에(누가 그걸 알 수 있단 말인가?) 의해 말해져왔을 것이다. 그러나 어느 누구에 의해서도 보호받지는 못했다. 그것은 주변의 언어들로부터 버림받았다. 또는 무시되고 헐뜯어지고, 웃음거리가 되어왔다. 권력에서 단절되었을 뿐 아니라, 그 매커니즘(과학, 지식, 예술)과도 단절된 것이다. 이렇듯 하나의 담론이 모든 군생 집단 밖으로 추방당하여 스스로의 힘에 의해 비실제적인 것 안으로 표류하게 되면, 그때 그것은 긍정의 장소가 - 비록 미미한 것이긴 하지만 - 되는 수밖에 없다. 요컨대 이 긍정은 바로 여기 시작하는 책의 주제이기도 하다."

그리 이해하기 쉽게 쓰인 글도 아닌 듯하고 이것만으로는 [사랑의 단상]을 이해하기에 좀 부족할 것 같으니, 안으로 더 들어가서 책의 목차를 살펴보도록 하자.

"나는 구렁에 빠져들어간다, 나는 쓰러진다........."
부재자
"근사한!"
다루기 힘든 것
코에 난 작은 점
단말마의 고통
사랑을 사랑하는 것
고행자
아토포스
기다림
검은 안경
"모든 안착한 사람들"
파국
래티시아
마음
"지상의 모든 쾌락"
"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
...
...
...

'사랑의 단상' 차례를 보면, 익숙한 문장이 하나 눈에 띈다. '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라는 에피톤 프로젝트(Epitone Project)의 노래 제목과 동일한 챕터가 롤랑 바르트의 책에도 있었던 것이다. 이 노래는 [사랑의 단상 Chapter.1 - With Or Without You] 앨범의 2번 트랙에 수록된 곡이며, 이 음반에 Epitone Project는 거의 메인 아티스트로서 3곡이나 참여하고 있는데 그 중 한 곡이고, 다른 수록곡과 비교했을 때 이례적으로 뮤직비디오까지 제작된 노래이다. 이만하면 타이틀곡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고, '사랑의 단상 Chapter.1'인 만큼 프로젝트의 전체적인 컨셉을 알기 위해 맨 처음으로 들어볼 이유는 충분한 듯하다.

With Or Without You (사랑의 단상 Chapter.1) - 10점
여러 아티스트 (Various Artists) 노래/파스텔뮤직


1. 바이올렛 - Epitone Project
2. 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 - Epitone Project(Feat. 타루)
3. 그대 없는 그대 곁에 - 캐스커
4. You - The Melody (더멜로디)
5. 희망고문 - Epitone Project
6. 공상 야간 비행- Lamp
7. 웃음 - 박준혁 (Feat. 유진영 From 도나웨일)
8. River - 파니핑크
9. FOK - Olafur Arnalds

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 (Feat. 타루) - Epitone Project

지금 생각해도 가슴 떨려
수줍게 넌 내게 고백했지
내리는 벚꽃 지나 겨울이 올 때까지
언제나 너와 같이 있고 싶어

아마, 비 오던 여름날 밤이었을거야
추워 입술이 파랗게 질린 나, 그리고 그대
내 손을 잡으며 입술을 맞추고,
떨리던 나를 꼭 안아주던 그대
이제와 솔직히 입맞춤보다 더 떨리던 나를
안아주던 그대의 품이 더 좋았어

내가 어떻게 해야 그대를 잊을 수 있을까?
우리 헤어지게 된 날부터
내가 여기 살았었고
그대가 내게 살았었던 날들

나 솔직히 무섭다
그대 없는 생활 어떻게 버틸지
함께한 시간이 많아서였을까?
생각할수록 자꾸만 미안했던 일이 떠올라
나 솔직히 무섭다
어제처럼 그대 있을 것만 같은데
하루에도 몇 번 그대 닮은 뒷모습에
가슴 주저앉는 이런 나를 어떻게 해야 하니?

그댄 다 잊었겠지
내 귓가를 속삭이면서 사랑한다던 고백
그댄 알고 있을까?
내가 얼마나 사랑했는지
또 얼마를 그리워해야 그댈 잊을 수 있을지

난 그대가 아프다
언제나 말없이 환히 웃던 모습
못난 내 성격에
너무도 착했던 그대를 만난 건
정말이지 행운 이었다 생각해
난 그대가 아프다
여리고 순해서 눈물도 많았었지
이렇게 힘든데, 이별을 말한 내가 이 정돈데
그대는 지금 얼마나 아플지..
나 그대가 아프다
나 그 사람이 미안해...
나... 나 그 사람이 아프다...

가사 출처 : Daum뮤직


내친김에 [사랑의 단상 Chapter.2 - This Is Not A Love Song]에 실린 곡도 하나 들어보자. 곡 리스트를 보니, [With Or Without You]에서 에피톤 프로젝트가 했던 역할을 이번에는 센티멘탈 시너리(Sentimental Scenery)가 하고 있는 듯하다. 전체 9곡 중에 3곡이 Sentimental Scenery의 작품이고, [This Is Not A Love Song]의 첫 번째 곡인 Compassion (Prologue)도 담당했다. 다만 Chapter.2에서도 2번 트랙은 Epitone Project의 노래이고, 현재까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곡이니, 에피톤 프로젝트의 '그대는 어디에'를 들어보도록 하자.

사랑의 단상 Chapter.2 "This Is Not A Love Song" - 10점
여러 아티스트 (Various Artists) 노래/파스텔뮤직


1. Compassion(prologue) - Sentimental Scenery

2. 그대는 어디에(feat. 한희정) - Epitone Project
3. After Love - Sentimental Scenery
4. 달 - 짙은
5. 그대 목소리(feat. Sammi) - Lovelybut
6. Love Box(feat. 타루) - Maximilian Hecker
7. Ashes Of Love - Sentimental Scenery

8. 기다리는 하루 - 루싸이트 토끼
9. 멜로디로 남아 - 한희정

그대는 어디에 (Feat.한희정) - Epitone Project

눈물은 보이지 말기 그저 웃으며 짧게 안녕이라고
멋있게 영화처럼 담담히 우리도 그렇게 끝내자

주말이 조금 심심해졌고 그래서일까 친구들을 자주 만나고
챙겨보는 드라마가 하나 생겼고 요즘엔 다 이렇게 지내

생각이 날때 그대 생각이 날때 어떻해야하는지 난 몰라
애써 아무렇지 않게 마음은 담대하게 그 다음은 어디서부터

어떻해야하니 환하게 웃던 미소 밝게 빛나던 눈빛
사랑한다 속삭이던 그댄 어디에 사랑하냐고 수없이도 확인했었던

여렸던 그대 지금 어디에 웃기도 잘 했었고 눈물도 많았었던
사랑이 전부였었던 그댄 어디에 같이 가자며 발걸음을 함께 하자며

나란히 발 맞추던 그댄 지금 어디에
환하게 웃던 미소 밝게 빛나던 눈빛

사랑한다 속삭이던 그댄 어디에 사랑하냐고 수없이도 확인했었던
여렸던 그대 지금 어디에 웃기도 잘 했었고 눈물도 많았었던

사랑이 전부였었던 그댄 어디에
같이 가자며 발걸음을 함께 하자며
나란히 발 맞추던 그댄 지금 어디에

가사 출처 : Daum뮤직


이렇게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의 저서 [사랑의 단상(Fragments d'un discours amoureux)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두 앨범 [사랑의 단상 Chapter.1 - With Or Without You]와 [사랑의 단상 Chapter.2 - This Is Not A Love Song]에서 동일한 2번 트랙 노래인 에피톤 프로젝트(Epitone Project)의 '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 (Feat.타루)'와 '그대는 어디에 (Feat.한희정)'를 들어보았다. 책의 본문을 제시하며 굳이 복잡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이 두 곡을 가만히 음미해보면 '사랑의 단상' 프로젝트의 느낌을 어느 정도는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러면 지금부터 이번에 새로 나온 세 번째 앨범 [사랑의 단상 Chapter.3 - Follow you, Follow me]에 대해서 곧바로 살펴보자.

첫 번째의 에피톤 프로젝트나 두 번째의 센티멘탈 시너리와 마찬가지로 Chapter.3에서도 메인 아티스트가 있는데, 역시 3곡을 수록한 캐스커(Casker)가 그 역할을 담당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Intro인 1번 트랙 그리고 이 곡과 짝을 이루는 마지막 12번 트랙, 또 앨범의 다른 곡으로도 참여하고 있는 이진우가 보컬로 등장하는 8번 트랙이 캐스커의 작품이다. 그 외 이 음반에는 9곡이 더 수록되어 있는데, [Follow you, Follow me]의 전체 트랙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사랑의 단상 Chapter.3 Follow you, Follow me - 10점
파니핑크 (Fanny Fink) 외 노래/파스텔뮤직

1. Stay with you - juno (of casker)

2. 그손, 한번만 (Vocal by 강현준) - 러블리벗(Lovelybut)
3. 스무살 - 이진우
4. 이별을 걸으며 - Herz Analog
5. Buy Myself A Goodbye - Hee Young
6. Lisa - 그로칼랭(Gros-Calin)
7. 밤은 좋고 그래서 나쁘다 - 파니핑크(Fanny Fink)
8. 이런 날 (Vocal by 이진우) - juno (of casker)
9. Love Today - 알레그로(Allegrow)
10. 재회 - Herz Analog
11. 봄바람에 부른다 (Album Ver.) - 옆집 남자
12. Stay with me - 융진 (of casker)

이 리스트를 보면 알 수 있겠지만, 헤르쯔 아날로그(Herz Analog)의 작품이 2곡 수록되어 있는데, juno (of casker)의 Teaser 영상을 빼면 현재까지 유일하게 뮤직비디오가 나온 곡인 '이별을 걸으며'도 헤르쯔 아날로그의 노래이다. 앨범 소개에 '정식 데뷔는 이번 앨범이 처음인 셈'이라고 나와 있는 Herz Analog의 곡이 일종의 타이틀 곡인 듯한데, 일단 이 뮤직비디오를 좀 보고 얘기를 계속 했으면 한다.

http://www.youtube.com/watch?v=rCrZQuUcC3M
헤르쯔 아날로그(Herz Analog) - 이별을 걸으며

당신과 함께한 익숙한 거리들을
이제와 조용히 되밟아 봅니다.

맞잡던 두 손은 외로이 남겨지고
꽉찼던 가슴은 점점 비어가요.

그대 그리운 모습 눈가에 고이고,
그대 미소가 내 입가를 따라 번지고
당신이 건네던 습관 같던 말들을
혼자서 조용히 따라해 봅니다.

헤르쯔 아날로그(Herz Analog)의 뮤직비디오 '이별을 걸으며'를 보면 첫 부분에 롤랑 바르트의 [사랑의 단상] 내용 중 일부가 그대로 보인다. 책 속의 "그때 하늘은 얼마나 푸르렀던가"라는 챕터에 속한 글귀인데, 본문을 그대로 아래에 옮겨보겠다.

"1......... 사랑의 행로는 세 단계를 거치는 것처럼 보인다. 첫 번째 단계는 즉각적인 사로잡힘의 단계이다 (나는 이미지에 매혹된다). 그리고 이어 일련의 만남이 그 뒤를 따른다 (데이트, 전화, 편지, 짧은 여행 등). 이 만남 동안에 나는 사랑하는 이의 완벽함을, 다시 말하면 내 욕망과 한 대상 사이의 의외로운 조화를 미칠 듯이 "탐색한다." 그것은 시작의 감미로움이요, 목가적인 사랑의 시간이다. 이 행복한 시간은 '다음 단계'와 대립되는 것으로서 (적어도 추억 속에서) 그 동일성 (그 닫힘)을 갖게 된다. 그런데 다음 단계는 고통, 상처, 고뇌, 비탄, 원한, 절망, 곤혹, 함정의 긴 행렬이다. 그것의 희생물인 내가 끊임없이 그 사람, 나 자신, 그리고 우리 서로를 발견하게 해준 그 경이로운 만남까지도 실추할지 모른다는 위험 속에 살게 되는 그런 시간이다.
2. 자살하지 않는 연인들도 있다. 즉 사랑의 만남을 잇는 이 '터널'로부터 나는 빠져나올 수도 있다. 이 불행한 사랑에 하나의 변증법적인 돌파구를 마련하거나 (사랑은 하면서도 최면의 상태에서는 벗어나는), 또는 이 사랑에서 손을 떼고 다른 사랑으로, 다시 말해 아직도 내 마음속에 눈부신 광채로 남아 있는 그 만남을 그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과 다시 하기 위해 재출발함으로써 그 빛을 되찾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만남이란 "처음의 기쁨"에 속하는 것이고, 그러므로 그것이 다시 돌아올 때까지 나는 멈출 수가 없는 것이다. 나는 긍정을 긍정하고, 반복함이 없이 다시 시작할 수 있다.
(만남은 찬연히 빛난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사랑하는 사람은 추억 속에서 사랑의 행로의 세 순간을 단 하나의 순간으로 만들 것이다. 그리하여 그는 다만 "사랑의 눈부신 터널"에 대해서만 말할 것이다.)
3. 만남에서, 나는 계속되는 붓놀림으로 한 번도 실패하지 않고 내 환상의 그림을 완성시켜주는 그 누군가를 만났다는 데 대해 감탄한다........."

위에 밑줄 친 부분이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글귀이다. Herz Analog의 '이별을 걸으며' 가사와 Roland Barthes의 '그때 하늘은 얼마나 푸르렀던가'를 같이 읽어보고, 노래를 찬찬히 감상해보자. 롤랑 바르트가 말한 사랑의 행로 세 단계인 '즉각적인 사로잡힘 (황홀의 순간) - 일련의 만남 (행복한 시간) - 관계의 어려움 (불행한 순간)'을 머릿속에 떠올리며 이 음반을 듣는다면, 뭔가 좀 더 풍부한 감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랑의 단상 - 10점
롤랑 바르트 지음, 김희영 옮김/동문선

파스텔뮤직의 앨범 소개에서 볼 수 있듯이, "따뜻한 봄날을 뒤로 하고"(행복한 만남이 끝나고) "초여름의 습기가 묻어나는"(이별의 불행한 순간을 걸으며) "그들의 노래는 이렇게 흘러나온다." 하지만 롤랑 바르트가 사랑의 긍정과 재출발에 대해 말했듯이, 아직 마음속에 눈부신 광채로 남아 있는 만남을 다시 하기 위해 우리는 멈출 수가 없고, 이 아름다운 그림을 완성시켜주는 누군가를 만난다는 데 대해 감탄한다. 그만큼 사랑하는 사람과의 만남은 지극히 행복한 경험이고, 시간이 지난 후에도 추억 속에서 눈부시게 빛나는 것이다.

사랑할 때 우리는, 그리고 하늘은 얼마나 푸르렀던가.
12가지 사랑의 노래로 채워진 Pastel Music의 세 번째 편지 [사랑의 단상 Chapter.3 - Follow you, Follow me]가 푸른 봄이 아닌 흐린 장마철에 나온 건 이 때문이 아닐까?
사랑은 기억 속에서도 찬란하게 빛나고, 또 우리는 새로운 만남을 위해 다시 시작할 테니까..
요즘처럼 비가 오는 흐린 날에도 [사랑의 단상]에 담긴 음악을 들으면 푸른 봄에 사랑했던 행복한 추억을 떠올릴 수 있고, 장마 뒤에 올 새출발을 기대하며 마음의 광채를 되찾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파스텔뮤직의 편지는 우리에게 이미 끝난 사랑을 진솔하게 들려준다.
단순히 슬픈 사랑 노래가 아닌, 잔잔하게 지난 사랑을 어루만져주고 (머지않아 장맛비가 그치듯) 곧 다시 올 사랑을 기다리는..

Pastel Music의 첫 번째 편지 [With Or Without You]는 가을에 배달됐고, 두 번째 편지 [This Is Not A Love Song]이 겨울에 배달됐으며, [Follow you, Follow me]가 이번 여름에 배달됐으니, 어쩌면 네 번째 [사랑의 단상]은 맑은 봄에 배달될지도 모르겠다. 그때 하늘은 얼마나 푸르를 것인가, 그때 우리는 얼마나 행복할 것인가.
파스텔뮤직과 '사랑의 단상'에 참여한 모든 뮤지션들에게 감사한다. 별의 갯수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