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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보컬이 있어 더 쉽고 편한 최고의 앨범들

재즈, 보컬이 있어 더 쉽고 편한 최고의 앨범들

다른 여러 음악 장르들과 마찬가지로, Jazz에도 듣기 편한 앨범들이 있고 상대적으로 좀 어려운 앨범들도 있다. 물론 이런 구분 자체가 상당히 주관적인 측면이 강하지만, 어쨌든 지극히 마이너리티한 장르인 재즈에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쉽고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앨범은 존재한다. 보통 연주 앨범보다는 보컬이 들어가 있는 앨범이 그러기 쉬운 듯한데, 아무래도 악기만으로 구성되어 추상성이 강한 연주 음반과는 달리, 보컬이 있으면 가사를 통해 구체적으로 표현되는 부분이 있기에 좀 더 수월한 느낌이 드는 것 같다. 그 중에서도 Jazz 음반으로는 무척 드물게, 굉장한 인기를 얻으며 현재까지도 명반으로 남아 있는 앨범들이 있다. 이런 음반의 곡들은 다양한 영화와 광고에 삽입되었으며, 요즘도 라디오에서 가끔 들을 수 있고 또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상의 어디선가는 부르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음악을 들은 후부터 재즈를 계속 듣기 시작하는 사람들도 있을 테고, 주변에 누군가가 처음으로 Jazz 앨범을 추천해 달라고 할 때에 주로 알려주는 앨범이 이런 류의 작품인 경우가 많을 것이다. 왜냐하면 재즈를 이제 막 들으려고 하는데 듣기에 편하지도 않고 보컬도 없는 퓨전재즈나 프리재즈를 권하면, Jazz의 참맛을 제대로 느껴보기도 전에 듣는 걸 그만둘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어떤 일을 처음 시작할 때는 낯설거나 복잡하고 헤비한 것보다는 대체로 친근하고 라이트한 것을 먼저 접하는 게 좀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역시 재즈도 이런 앨범들을 통해 서서히 익숙해지며 그 특별한 매력을 하나 둘씩 알아가는 것도 괜찮은 방법인 듯하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정말 수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즐겨듣는 '보컬이 들어간' Jazz 명반을 3개 정도 살펴보고자 한다. 사실 굳이 추천하지 않아도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을 법한 앨범들인데, 그래도 함께 듣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을 정도로 훌륭한 음반들이기에 주저 없이 포스팅에 임한다. 이미 잘 알고 있다면 그저 반갑게 음악을 들어주면 되고, 혹시라도 몰랐다면 이 기회를 통해 아주 멋진 재즈 음악을 알게 되면 좋겠다. 그럼 지금부터 평생 들어도 질리지 않을 최고의 재즈 앨범 [Ella and Louis (1956)], [John Coltrane and Johnny Hartman (1963)], [Getz/Gilberto (1964)]를 우리 같이 들어보자.


[Ella and Louis (1956)]

Oscar Peterson - piano
Ray Brown - bass
Herb Ellis - guitar
Buddy Rich - drums
Ella Fitzgerald - vocals
Louis Armstrong - vocals, trumpet

1. Can't We Be Friends?
2. Isn't This A Lovely Day?
3. Moonlight In Vermont
4. They Can't Take That Away From Me
5. Under A Blanket Of Blue
6. Tenderly
7. A Foggy Day
8. Stars Fell On Alabama
9. Cheek To Cheek
10. The Nearness Of You
11. April In Paris

'Masterpiece'라는 게 도대체 어떤 건지 그대로 들려주는 엘라(Ella Fitzgerald)와 루이(Louis Armstrong)의 1956년 작품이다. 감히 단언컨대, 이 음반을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듣는다면 그 누구라도 최소한 한 번 이상은 행복한 미소를 짓게 되거나, 흥겹게 몸을 들썩이거나, 자기도 모르게 노래를 흥얼거리게 될 것이다. 정말이다. 이 앨범은 Jazz에 있어서 영원한 스테디셀러이며, 보컬리스트에게는 혼성 듀오의 전설이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Ella and Louis (1956)]는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선물해도 좋을 재즈 음반이고, 아무 때나 들어도 기분 좋은 작품이며, 어느 곳에나 어울리는 곡들을 담고 있다.

[수입] Ella And Louis (Verve Master Edition) - 10점
Ella Fitzgerald & Louis Armstrong/Verve

"First Lady of Song" 엘라 피츠제럴드(Ella Jane Fitzgerald, 1917~1996), "Pops" 루이 암스트롱(Louis Daniel Armstrong, 1901~1971) 그리고 다른 재즈 명인들의 하모니와 Call and Response(주고받는 형식의 재즈 연주방식)는 거의 기적과도 같은 즐거움을 우리에게 선사한다. [Ella and Louis (1956)]를 듣지 않고 보컬리스트 또는 혼성 듀오에 대해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 작품의 성공 뒤에 연이어 나온 엘라 피츠제럴드와 루이 암스트롱의 [Ella and Louis Again (1957)]과 [Porgy and Bess (1957)] 앨범도 시간이 허락한다면 꼭 들어보도록 하자. 워낙에 세 개 다 많은 사랑을 받아서 그런지, 2~3개 음반이 같이 묶여서 나오는 경우도 자주 있다.


[John Coltrane and Johnny Hartman (1963)]

Johnny Hartman - vocals
McCoy Tyner - piano
Jimmy Garrison - bass
Elvin Jones - drums
John Coltrane - tenor saxophone

 

1. They Say It's Wonderful
2. Dedicated To You
3. My One And Only Love
4. Lush Life
5. You Are Too Beautiful
6. Autumn Serenade

보컬이 들어간 재즈 앨범 중에 이보다 더 모범적이면서도 완벽한 경우가 또 있을까? 조니 하트만(John Maurice Hartman, 1923~1983)은 [John Coltrane and Johnny Hartman (1963)]에서 재즈 보컬리스트라는 존재가 과연 어떠해야 하는지를 놀랍도록 황홀한 목소리로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다. 그 누구라도, 특히 음악을 좋아하는 여성이라면 Johnny Hartman의 목소리를 듣고 완전히 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여기서 보컬은 피아노, 베이스, 드럼, 테너색소폰과 함께 하나의 악기로서 그 역할을 다하고 있으며, 그러면서도 인간의 목소리가 가진 특별한 매력을 그 어떤 악기보다도 아름답게 드러내고 있다. 존 콜트레인(John Coltrane)은 물론이고 조니 하트만(Johnny Hartman) 역시 McCoy Tyner, Jimmy Garrison, Elvin Jones와 진정으로 동등한 위치에서 흠 잡을 데 없이 훌륭한 앙상블을 보여주는 것이다.

[수입] John Coltrane And Johnny Hartman - 10점
John Coltrane And Johnny Hartman/Impulse

존 콜트레인(John William Coltrane, 1926~1967). 그는 재즈 역사의 중심이자 최고의 슈퍼스타이고, 그 존재 자체가 재즈의 최대 아이콘이다. 콜트레인을 빼놓고는 Jazz를 거의 논하기 힘들며, 그는 영원불멸의 saxophonist이다. 여러 음반에서 John Coltrane의 거침없는 연주는 때론 화려하게 그리고 때론 난해하게 펼쳐지지만, 이 앨범에서는 그 어떤 연주자보다도 부드럽고 감미로운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그의 또 다른 음반 [Ballads (1963)]와 이 작품을 들어보지 않고서 색소폰의 아름다움을 얘기한다는 건 정말 바보같은 일이다. 재즈의 제왕 존 콜트레인의 작품들 중에 [Ballads (1963)]와 [John Coltrane and Johnny Hartman (1963)]는 가장 듣기 편하고 모두에게 사랑 받는 앨범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Getz/Gilberto (1964)]

Stan Getz - tenor saxophone
João Gilberto - guitar, vocals
Antonio Carlos Jobim - piano
Sebastião Neto - bass
Milton Banana - drums
Astrud Gilberto - vocals

1. The Girl From Ipanema
2. Doralice
3. Para Machuchar Meu Coracao
4. Desafinado(Off Key)
5. Corcovado(Quiet Nights Of Quiet Stars)
6. So Danco Samba
7. O Grande Amor
8. Vivo Sonhando(Dreamer)

아마도 이 작품은 재즈 역사에 있어서 가장 많이 팔린 앨범 중에 하나일 것이다. Stan Getz, João Gilberto, Astrud Gilberto 그리고 Antonio Carlos Jobim까지.. 이 음반에 참여한 음악가들의 이름만 봐도 더 이상 말이 필요 없을 정도다. [Getz/Gilberto (1964)]는 브라질의 삼바와 재즈가 합쳐진 보사 노바(Bossa nova)가 전세계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앨범이며, 여기에 수록된 곡들은 요즘도 광고나 영화에 심심찮게 등장하며 커다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한국 뮤지션들 중에도 그들의 열성적인 팬이 여럿 있는 걸로 알고 있으며, 우리가 좋아했던 한국 노래들도 이 영향을 받은 곡이 있을 것이다.

Stan Getz & Joao Gilberto - Getz/Gilberto - 10점
스탄 게츠 (Stan Getz) 연주/유니버설(Universal)

캘리포니아주 LA와 샌프란시스코 등의 West Coast에서 Cool Jazz를 대표하는 색소포니스트인 스탄 게츠(Stan Getz, 1927~1991), 기타와 보컬로 음반의 핵심을 가득 채우고 있는 질베르토 부부(João Gilberto, Astrud Gilberto), '보사 노바의 아버지'라고 불릴 정도로 보사 노바 자체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는 브라질의 세계적인 작곡가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Antonio Carlos Jobim, 1927~1994)의 이 합작품은 말 그대로 '보사 노바의 교과서'라고 할 만하다. Bossa nova를 알기 위해선 [Getz/Gilberto (1964)]를 들어야 하며, 이 앨범을 들어야 비로소 Latin jazz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이 음반은 1965년에 다수의 그래미상(Grammy Awards)도 받았고, 거의 5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라디오 신청곡으로 등장하고 있다. 짐작컨대, [Getz/Gilberto (1964)]는 불멸의 베스트셀러로 우리 곁에 끝까지 남을 것이다.


이상으로, Jazz를 처음 듣는 사람부터 프리재즈와 퓨전재즈를 즐겨 듣는 사람까지 모두에게 사랑 받는 '보컬이 들어간' 재즈 앨범 세 개를 살펴 보았다. 이 작품들은 누구 앞에서나 당당히 최고의 Jazz 걸작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들이며, 언제나 우리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음악들로 꽉 차있다. 서양 클래식 명곡들이 항상 이 세상 곳곳에서 들려지고 있듯이, 재즈라는 음악이 사라지지 않는 한 이 곡들은 계속 우리 귓가에 울려 퍼질 것이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한국 노래만 듣지 말고, 이런 쉽고 편한 Jazz도 한 번씩 들으면 훨씬 더 행복한 음악 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니, 굳이 재즈라고 생각 안 하고 들어도 충분히 좋을 듯하고 분명히 만족할 수 있을 테니, 강력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