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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 간 손석희, JTBC의 화룡점정 그리고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들.

 

자, 무슨 얘기를 먼저 해야 할까? 도대체 어디서부터 뭐가 잘못된 건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혹자는 우리 사회 자체가 다 아노미 상태에 빠졌다고 말하던데, 그 말도 나름 일리가 있는 것 같다. 이 와중에도 대한민국 대통령 박근혜는 대변인 하나쯤은 그 어떤 체계나 설명 없이 그냥 새벽에 파리 목숨처럼 날려버릴 수 있다는 걸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으며, '수퍼갑' 삼성의 이건희와 그의 딸 이부진은 무려 대학생들로부터 가장 닮고 싶은 최고경영자로 나란히 선정되는 호사를 누리고 있다. 이쯤 되면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이 개인적으로는 좀 억울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마저 든다.

 

각설하고, 손석희가 JTBC를 선택했다. 중앙일보가 만든 JTBC.. 삼성과 중앙일보의 관계야 더 설명할 필요도 없을 테고, 어쨌든 종합편성채널 4개(JTBC, TV조선, 채널A, MBN) 중에는 그나마 처음부터 JTBC가 구색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긴 했다. 2011년 12월 종편이 개국했을 때에도 블로그 포스팅으로 썼었지만, 투자를 제일 많이 한 듯한 JTBC가 4개 중에는 비교적 가장 상태가 나아 보였다. 제일 돈이 많은 JTBC는 어떻게든 캐쉬로 버틸 것 같다고 말했었는데(현재 적자도 가장 많다), 역시 1년 6개월 정도가 지난 지금 봐도 JTBC가 가장 상태가 괜찮은 듯하다. 물론 지상파와 비교하기엔 여전히 무리가 있지만, 아무튼 대표적인 프로그램도 몇 개 있고, 각종 스포츠 경기나 시상식처럼 이벤트성 편성도 꽤 활발한 편이다.

 

[JTBC 로고, MBC라디오 <시선집중> 홈페이지 화면 캡처]

 

손석희 영입은 JTBC 차별화의 완성

 

관련 보도를 살펴보면 JTBC 직원들도 손석희 영입 사실에 상당히 놀랐다고 하는데, TV조선·채널A·MBN은 아마 배가 좀 아플 것이다. 안 그래도 JTBC가 여러모로 치고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는 좀 따라잡기 힘든 수준까지 멀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래도 어차피 더 베팅을 하기보다는 그저 가늘고 길게 가는 전략을 구사하며 1~2%대의 비교적 안정적인 시청률을 지속하고 있는 MBN이나, 이런 MBN을 '좌좀방송'으로 치부할 수 있을 정도로 정체성(?)이 확실한 TV조선과 채널A는, 상대적으로 보도 프로그램이 약한(!) JTBC를 어느 정도는 무시하고 갈 수 있는 배경은 가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종편이 개국한 지 1년 6개월이 지난 현시점에서 봤을 때, 당장 망할 만한 종합편성채널은 사실상 없는 셈이다. 물론 적자가 많긴 하지만, 이 정도면 종편 입장에서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어쨌든 종편 4개사가 앞으로도 계속 유지된다는 전제 하에, 결국 남은 건 차별화가 아닌가 싶다. 종편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고 일단 다른 케이블채널 인기 프로그램 정도의 시청률이 나오는 방송을 해야 할 텐데, 이런 측면에서 가장 앞서 있는 게 JTBC라고 볼 수 있다. 여기에서는 오히려 보도 프로그램이 약한 것이 이득인데, 종편 이미지를 벗기 위한 일종의 '탈색'이 상대적으로 좀 더 쉽기 때문이다. 그래서 JTBC는 의식적으로 진보 성향 인사들을 많이 출연시킨다고도 하며, 다른 종편들과는 다르게 많은 적자에도 불구하고 <무자식 상팔자>같은 드라마 제작을 포기하지 않는 것 같다. 이건희의 처남인 홍석현 JTBC·중앙일보 회장이 뒤에 있는 한 어차피 JTBC는 돈이 없어서 망할 일은 없을 테니, 어쩌면 JTBC는 다른 3개 종편과는 목표 자체가 다를 수도 있겠다.

 

[2013년 5월 8일 오마이뉴스 보도]

 

이런 상황에서 JTBC의 손석희 영입은 한마디로 화룡점정이라고 볼 수 있다. 고위층의 본심이야 어떻든 간에, 원래부터도 너무 색깔이 강해서 거부감을 줄 수 있는(시청률 한계를 가지고 있는) TV조선이나 채널A와는 별로 어울리고 싶지 않았을 텐데, 손석희를 영입함으로써 말 그대로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손석희가 보도부문 사장이라면 이것 자체가 특별히 종편에 민감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적지 않은 광고 효과를 나타낼 수 있으며, 상징적으로도 다른 유명인들의 섭외가 훨씬 더 수월해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일단, 손석희가 보도부문 사장으로 있는 방송국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말라고 말할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게다가 손석희가 사장으로 취임하면, 그 때부터 보도부문에도 더 많은 투자가 이뤄지지 않을까?  

 

실상이 어떻든, 표면적으로는 이제 JTBC가 MBN과 함께 채널A·TV조선과는 좀 다른 이미지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결국 종편이 2개씩 양분되는 셈인데, (특별히 다른 투자처와 손잡지 않는 한) 이대로 TV조선이나 채널A는 그냥 나이 든 사람들 상대로 '종북놀이' 같은 자기들 길을 갈 테고, MBN은 안정적 현상유지(교양, 예능 위주), JTBC는 손석희 영입을 기점으로 진짜 '종합편성채널'을 완성하기 위한 본격적인 과정을 시작할 걸로 보인다. 앞으로 JTBC에는 아무래도 좀 더 다양한 인사들이 출연하게 될 것 같고, 프로그램 포맷도 좀 더 다양해질 것이며, 전반적인 시청률도 지금보다는 약간 더 상승하지 않을까 싶다. 별로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적어도 이 전투에서는 삼성과 JTBC·중앙일보의 거대 자본이 현재까지 판정승을 거뒀다고 인정할 수밖에....

 

그러면 언론인 손석희는?

 

솔직히 말해서, 손석희 개인에 관한 얘기도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게 참 많다. 하지만 우리의 언론인 손석희는 이미 루비콘 강을 건너버린 듯하고, 아직 아무런 실체도 나온 게 없는데 그저 심증만으로 이러쿵저러쿵 말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너무나 아쉬운 마음에, 예전에 우리를 감동시켰던 사진 한 장으로 모든 걸 대신한다.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들..

 

일단 기선 제압에 성공한 JTBC는 자신들의 최대 강점인 '돈'을 최대한 활용해서 자기들이 원하는 방송을 만들기 위해, 그리 머지 않은 시일 내에 상당한 추가 투자를 하지 않을까 싶다. 웬만하면 조선일보의 기사를 인용하지는 않지만, 이번에는 사안이 특별한 만큼 조선일보의 관련 기사 인용이 무척 유용할 듯하다. 조선일보는 2013년 4월 1일자 <순이익의 두배를 주주들에게 배당한 기막힌 회사?>라는 기사에서, "삼성코닝정밀소재가 지난 한해동안 벌어들인 돈(순이익)의 거의 2배에 가까운 돈을 주주들에게 배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하며, "삼성코닝은 비상장 회사로 주주 구성이 단순하다. 미국 코닝사(49.4%)와 삼성디스플레이(42.6%),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7.32%)이 거의 모든 지분을 가지고 있다. 3자 합의만 이뤄지면 얼마든지 고배당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결국 홍석현이 삼성으로부터 이례적으로 엄청난 고배당을 받았다는 것인데, 아마 JTBC·중앙일보 회장이 삼성코닝으로부터만 적어도 한 천억 원대 이상의 배당을 받았을 걸로 추정된다(기자협회보의 2012년 11월 26일 보도 따르면, 2010년에도 이건희보다 더 많은 2464억 원을 홍석현이 배당 받았다고 한다). 종편과 관련한 각종 기사들에서 언급된 것처럼, 홍석현 회장이 삼성으로부터 배당 받은 많은 자금을 이번에 JTBC에 투자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러면 그 자본을 바탕으로 JTBC는 물량공세를 펼 수도 있고, 유명 PD나 인기 작가에게 많은 돈을 주고 영입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자연히 JTBC 프로그램의 질이 지금보다는 더 나아질 가능성이 높을 테고, 더 많은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을 수도 있으리라.

 

 

여기에 더해서, 손석희가 JTBC의 보도부문 사장이 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효과도 꽤 크지 않을까 싶다. 거의 한 10여 년 동안 손석희는 대학생들이 좋아하는 언론인 1위를 도맡아 한 듯한데, 당연히 오랫동안 예비언론인들의 대표적인 '롤모델'이었을 것이고 지금도 최고의 멘토일 것이다. 그렇다면 JTBC 사장이 된 손석희를 보며, 예비언론인이나 기존 언론인JTBC로 지원하는 경우가 상당히 늘어날 수도 있지 않을까? 이제 더 이상 언론인으로서 종편을 택하는 데 있어 눈치를 보거나 머뭇거릴 필요도 없을 테고 말이다. 사실 이게 제일 아픈 부분 중에 하나다. 순전히 일반 시민의 입장에서는 전도유망한 예비언론인들이 그래도 종편보다는 대안언론(뉴스타파, 고발뉴스, 프레시안, 국민TV 등)으로 더 갔으면 좋겠는데, 이젠 그런 걸 바라는 것 자체가 좀 우스운 꼴이 되어 버렸다.

 

 

   대안언론 종합비교 및 가입방법(뉴스타파, 고발뉴스, 프레시안, 국민TV) [클릭]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런 생각도 든다. 앞으로 조지 오웰(George Orwell, 1903~1950)의 소설 [1984(Nineteen Eighty-Four, 1949)]에 등장하는 Newspeak 또는 Doublethink 그리고 소위 말하는 '유체이탈화법'이 지금보다 더 횡행하지 않을까 하는..

 

비리는 많지만,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부다.
탄압은 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인용은 했지만, 표절은 아니다.
강제로 강탈했지만, 시효는 지났다.
사람은 같지만, 한나라당은 아니다.
선거법 위반은 맞지만, 계획성은 없었다.
거짓말은 했지만, 순수함의 발로다.
전화는 했지만, 청탁은 안했다.
증거인멸은 했지만, 사찰은 없었다.

정치개입은 했지만, 선거개입은 없었다......

 

진정한 언론인이 사라진 사회에서, 이건 어쩌면 당연한 것 아닐까? 지난 5년은 그래도 좀 싸울 수 있었는데, 지금부터는 훨씬 더 많은 언론인들이 상대적으로 좀 더 자본친화적이고 권력순응적인 언론사로 이동할 게 불을 보듯 뻔하지 않나? 결국 누구 하나 이런 뉴스피크(또는 유체이탈 화법)에 대해 직접적으로 지적할 수 없을 테고, 위와 같이 '이중사고'를 하는 인간들은 아예 대놓고 자신들의 뻔뻔함을 드러내는 경우도 더 많아질 것이다. 과연 현재의 지상파 3사나 JTBC가 이런 문제를 제대로 비판할 수 있을까? 별로 그렇게 생각되진 않는다. 손석희 혼자서 JTBC를 완전히 바꿀 수도 없고..

 

악덕기업 삼성과 JTBC·중앙일보의 거대 자본이 승승장구하는 한, 착한 종편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우리 일반 시민들이라도 대안 언론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직접 대안 언론을 후원해야 하지 않을까? 지금 이 순간에도 언론 같지 않은 언론들은 근로자 5명의 죽음을 거의 단신에 가깝게 처리하고 있다....

 

The Story of ART

Posted by 아서정 Arthur 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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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즈 2013.05.10 09: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채널A나 TV조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종북 세력을 얼마나 파헤치는 것이지 다른 것이 중요하지 않은 듯 합니다. 일본이 뭔짓을 하건, 미국에서 뭔짓을 하건,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바닥을 치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종북과 간첩 사냥에만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네이버 블로그 운영 하면서 가장 기가 막혔던 댓글은 대한민국 국민을 5만명으로 줄인다라는 댓글을 보고 극우세력들이야 말로 나라를 말아먹는 암적인 존재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현상 유지 수준이 아닌 5만명으로 줄여야한다라는 글이 장난일지라도 인구와 자원, 땅이 생명인 나라에서 오히려 전라도를 포기하자, 인구를 줄이자라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전작권 관련해서 '뉴 데일리'에서는 전작권 환수를 미군 철수라고 강하게 비판하는 언론을 보았는데, 이런 소식을 들을때마다 대한민국이라는 곳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2. 태극산수 2013.05.10 10: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손석희씨의 JTBC행은 참 아쉽습니다. 손석희씨가 트로이의 목마가 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안하는게 좋겠지요? 너무 순진한 꿈일테니까요... ㅋㅋ

  3. 불의기억 2013.05.10 11: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JTBC에 있는 주철환 씨가 손석희 씨 매형임

  4. ez 2013.05.10 12: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었습니다. 공감합니다..

  5. 티스토리 운영자 2013.05.10 14: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TISTORY 입니다.


    티스토리 메인에서 '손석희'를 주제로 회원님의 글을 소개하였습니다.
    궁금하신 사항은 tistoryeditor@daum.net 메일을 통해 문의 주세요.
    앞으로도 재미있고 유익한 글로 자주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6. 민우 2013.05.10 17: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 jtbc메인 뉴스에 당진 현대제철 근로자 질식사 관련 리포트 나갑니다

  7. 김용주 2013.05.10 20: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연걸 주연의 홍콩영화 "영웅"이 떠오른다. 부디 멋진 영웅으로 거듭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