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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기업과 착한 기업의 골든크로스, [굿 컴퍼니]

착한 회사가 세상을 바꾼다, Good Company - 기업을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힘.

 

현재의 지구는 자본주의가 지배하고 있다. 거의 모든 국가에서 자본주의는 절대적이며 확고부동한 시스템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사회의 모든 작동 방식은 자본주의를 대전제로 놓고 구성된다. 자본이 권력이자 자신감이며, 자본이 목표이자 수단이다. 단순하게 말해서 20세기는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시대라고 볼 수 있을 텐데, 민주주의에는 시민들의 '선거'라는 제어장치가 활약한 반면, 자본주의에는 그 본연의 탐욕만 있을 뿐 그 어떤 억제력도 가동되지 않았다. 결국 20세기 말이 되자 '신자유주의'라는 괴물이 나타나게 되었고, 21세기가 시작되자마자 전세계적인 경제 위기가 발생하고 말았다.

 

경제 위기는 자유방임주의 경제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켰고, 몇 백 년 동안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전세계의 패권을 차지한 이래로 가장 광범위한 '반시장 정서'에 직면하게 되었다. 현대 자본주의의 가장 첨단에 서있던 미국 시민들은 금융 위기의 원흉인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려고 했으며, 대의민주주의로 탄생된 각국 정부들은 고삐 풀린 망아지 같은 거대 자본에 대한 다양한 규제 방안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물론 기득권을 가진 이들은 기본적으로 보수적이기에 이런 움직임들에 대해 우려를 표하지만, 각종 기술의 발달로 인해 쌍방향 소통이 가능해지고 참여와 공개의 문화가 일반화된 현시점에서는 소수의 기득권자들보다는 다수의 일반 시민이 이전보다 더 많은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다.

 

과거에는 정보를 만들고 전달하는 데에 매우 큰 비용이 들었고, 자본과 권력이 있는 극소수의 인간만이 자신의 생각을 전파할 수 있는 퍼블리싱 수단을 보유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비용이나 진입장벽 등의 어려움 없이 누구든지 쉽게 퍼블리싱 수단을 얻을 수 있게 되었고, 예전같으면 자기 주변의 몇몇 사람에게만 한정적인 파급력을 가졌던 일반 시민의 발언이 요즘에는 인터넷을 통해 확대 재생산되며 전세계 곳곳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게 된 것이다.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과 의견을 쉽고 빠르게 공유하고 전파할 수 있게 되었으며,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만든 거대한 탐욕에 대해서도 공개적으로 불만을 터뜨릴 수 있다. 심각한 경제 위기가 닥치자 사람들은 도대체 무엇이 잘못됐는지 고민하며 서로 의사소통을 하기 시작했고, 드디어 '사회적 가치'에 대한 요구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여기저기서 들불처럼 일었다.

 

사실 이런 경향이 최근에 와서 갑자기 생긴 건 아니다. 금융 위기 전에도 오로지 이익을 위해 무차별적인 폭력을 휘두르는 자본에 대한 견제의 필요성은 누누이 강조되어 오던 바고, 자본의 실체라고 할 수 있는 기업을 향해 '사회적 책임'을 부과하기 위한 여러 가지 노력들이 있어 왔다. 특히 환경과 노동 문제에 관한 사회적 통제가 비교적 강한 편이었고, 기업들도 기부나 봉사활동 등을 통해 자기 이미지를 개선시키기 위해 신경을 썼다. 하지만, 이젠 겨우 이 정도 수준으론 어림도 없다. 단순히 '좋은' 회사가 아니라 진짜 '착한' 회사가 되어야 하며, 주주에게 많은 이익을 가져다주는 기업으로서 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에 대한 명령을 성실하게 수행하는 선한 기업이 되어야만 한다. 그렇지 못한 기업에 대해서는 다수의 고객들이 여러 웹사이트와 SNS를 통해 '나쁜' 회사라는 판정을 내릴 것이며, 앞으로 이런 기업은 더 이상 성공할 수 없을 것이다.

 

 

위대한 기업을 넘어 착한 기업으로

 

이와 같은 현실을 정확히 진단하고, 기업의 미래에 대해서 실증적인 통찰력을 제공하는 책이 바로 [굿 컴퍼니, 착한 회사가 세상을 바꾼다 - 기업을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힘]이다. 여기서부터 [Good Company, Business Success in the Worthiness Era (2011)]에 대한 리뷰를 해볼 텐데, 본격적인 서평에 앞서 [굿 컴퍼니]를 쓴 네 명의 저자가 모두 팬이라고 밝힌 짐 콜린스의 유명한 스테디셀러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에 대한 얘기를 잠깐 하고 넘어가는 게 좋을 듯싶다. Jim Collins의 [Good to Great]는 지금으로부터 10년도 더 전인 2001년에 처음 출간된 베스트셀러이고, 요즘에도 각 서점의 추천도서목록에 올라있을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으며 많은 사람들이 읽은 책이다. 보통 경제경영 관련 도서가 상대적으로 생명력이 짧은 편인 점을 감안하면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가 얼마나 이 분야에서 위상이 높은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인데,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과 함께 짐 콜린스의 대표작인 이 책은 경영혁신 분야의 대표적인 저작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Good to Great]에서 말하는 '좋은' 기업은 다른 기업들과 비교해서 별 차이가 없는 성장과 수익을 보여주며 현상을 유지하는, 그저 그런 일반적이고 평범한 기업이다. 이에 비해 '위대한' 기업은 주식 수익률이나 누적 가치에서 다른 기업들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눈부신 성과를 이룩하고 오랫동안 지속시켜 온 기업을 말한다. Jim Collins는 이런 위대한 기업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찾아내고, 이 기업들이 단지 좋은 기업이 아닌 위대한 기업이 될 수 있었던 이유를 밝혀내기 위해서 'Good to Great'연구팀을 만들었다. 이 책에서 다루는 것은 바로 '좋은 회사가 과연 위대한 회사가 될 수 있을까? 만일 그렇다면 어떻게?'라는 의문과, 어떤 조직에도 적용할 수 있는 시간을 초월한 보편적인 답의 추적이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에 등장하는 모든 개념들은 연구팀이 경험적 추리를 써서 자료로부터 직접 발전시킨 것이며, 이들은 직접 증거 자료로부터 실증적으로 도출되는 이론을 세우고자 했다.

 

 

[Good Company]는 로리 바시 · 에드 프라운 헤임 · 단 맥무러 · 래리 코스텔로, 이렇게 네 명이 공동으로 집필한 책이다. 이들은 서문에서 직접 [Good to Great]의 팬이라고 밝혔는데, 급변하는 경영혁신 분야의 전위에 서있는 네 사람이 무려 10년 전에 나온 책에 대해 도대체 왜 굳이 팬이라고 밝혔을까? 그 이유는 두 책이 표방하는 슬로건을 보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그리고 '위대한 기업을 넘어 착한 기업으로', 결국 2011년에 출간된 [굿 컴퍼니]의 저자들은 2001년에 짐 콜린스가 '위대한' 기업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정리한 것에 이어서 10년이 지난 지금은 '착한' 기업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현재의 기업들이 위대한 회사가 되기 위해 노력해왔다면, 미래의 기업들은 착한 회사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말이다. 

 

게다가 이들은 그저 제목을 비슷하게 정하는 것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방법론에 있어서도 Jim Collins의 연구팀 'Good to Great'의 실증적인 과정을 벤치마킹하여 유사하게 따라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의 부록에는 '착한회사지수'에 대한 평가방식이 안내되어 있고, 실제로 책 본문에서 미국의 대표적인 경제 전문지인 <포춘(Fortune)>이 선정한 100대 기업을 '착한회사종합지수'로 직접 평가하며 등급을 매기고 있다.

(착한회사지수에 관한 가장 최근에 업데이트된 정보는 http://www.goodcompanyindex.com 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포춘 100대 기업을 동종 업계에 종사하는 회사들과 비교해 본 결과, 착한회사지수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은 기업의 주가가 다른 기업에 비해 과거 1년, 3년, 그리고 5년 동안 더 높았다는 사실을 이 책은 분명히 지적하고 있다.

[심지어 짐 콜린스가 위대한 기업이라고 평가한 회사도 착한 기업의 측면에서는 별로 좋지 못한 평가를 받기도 했는데,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는 Good to Great와 Good Company를 함께 읽어보는 것이 과거 · 현재 · 미래의 전체 흐름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에 좀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좀 거창하게 말하면 [Good Company (2011)]는 [Good to Great (2001)]에 대한 가장 최신의 업데이트인 동시에 '사회적 가치'를 중심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킨 역작인 셈인데(좋은 기업 < 위대한 기업 < 착한 기업), 4인의 공동저자가 오랜 세월 현장에서 인적 자본 분석 컨설팅을 주도해 온 전문가들인 만큼, [굿 컴퍼니]의 전반적인 내용은 21세기 최첨단을 지향하면서도 이제까지의 현실적인 맥락을 절대 놓치지 않는다. 10년 전에 짐 콜린스는 '위대한 기업'을 역설했지만 경제 위기 이후의 기업은 그것만으론 부족하다는 게 저자들의 공통된 인식이며, 위대한 기업을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힘은 결국 '착한 기업'이 되는 데서 나온다는 것이다. 앞으로의 기업은 착한 판매자뿐만 아니라 좋은 고용주와 (사회에 기여하는) 선량한 관리자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며, 실제로도 나쁜 기업은 낮은 실적을 그리고 착한 기업은 높은 실적을 올린다는 걸 직접 증명해서 보여준다는 게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The future is already here!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착해져야 한다'는 말에 대해 아직 많은 사람들은 너무 이상적인 구호가 아니냐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윌리엄 깁슨이 말했고 안철수가 말했듯이, 미래는 이미 와있고,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 2001년 '신뢰 바로미터(trust barometer)' 연구에서 미국인 46%가 '옳은' 일을 하는 기업을 신뢰한다고 응답했다.

- 불황에도 불구하고 '윤리적' 제품의 판매는 급격하게 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친환경, 자연, 유기농, 인간적 또는 공정무역 등의 특징을 가진 상품들이 지난 5년간 매년 높은 한 자리 또는 두 자리 수의 성장률을 기록해 왔다.

- 중국과 인도,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등의 소비자 가운데 평균 84%가 가격이 높더라도 환경 친화적인 제품을 구매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 2010년 조사에 따르면, 거의 4명 중 3명의 미국인은 할인을 많이 해주는 비윤리적인 기업보다,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는 윤리적인 기업과 거래를 하겠다고 답변했다.

- 전세계적으로 56%의 직장인은 회사가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 및 자선 활동을 허용해 주기를 원하고 있다.

- 포춘에서 선정하는 일하고 싶은 100대 기업의 주식 가치는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 착한회사지수가 높은 회사는 경쟁사들에 비해 전반적으로 주식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사회적 가치를 필수적으로 여기는) 착한 기업들의 성공 가능성 증대와 관련된 구체적인 증거들은 무수히 많다. 그저 원론적으로 "기업들은 착해져야 한다"가 아니라, 실증적으로 "착한 기업이 성공한다"는 말이다. [굿 컴퍼니]에서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은 바로 '착한 회사가 과연 나쁜 회사보다 더 성공적일 수 있을까? 만일 그렇다면 어떻게?'라는 문제인데, 이 책은 거대 다국적 기업에서부터 지역사회의 작은 기업에 이르기까지 모든 회사에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착한 기업의 요건을 하나하나 다 설명해주고 있다. 이런 조건들 중에는 벌써 몇몇 기업에서 실천하고 있는 부분들도 있고, 아직은 좀 미흡하지만 향후에 대부분의 성공하는 기업들에게 분명히 필요한 지향점들도 있다. [굿 컴퍼니]의 서문 <주주의 이익보다 사회적 가치가 우선이다>는 이렇게 시작한다. "나쁜 회사들 때문에 우리의 인내심은 바닥을 드러냈다." 앞으로는 착한 기업은 살아남을 것이고, 나쁜 기업은 점차 도태될 것이다.

 

 

'시민 소비자(citizen consumer)'가 등장하며 윤리적인 소비를 중시하는 '사회적 가치의 시대(Worthiness Era)'에 기업은 돈 버는 것 이상의 목적을 지녀야 한다.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이익을 내는 능력, 그 이상이 필요한 것이다. 기업은 이제 주주뿐 아니라 직원과 소비자, 협력업체와 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을 추구하는 데 필요한 목표를 근본적으로 재설정해야만 한다. 회사가 고용주로서 사회적 가치를 유지한다는 말은, 직원을 존중하고 관대하게 대하는 것이다. 회사는 직원의 고용이 안정된 상태에서 작업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이들의 경력 개발을 도와야 한다. 판매자로서 기업의 사회적 가치란 고객과 서로 윈-윈하는 방법을 찾는 것인데, 착한 판매자는 안전한 상품을 만들며 정직하게 소통하고 상호주의 관계를 탐색하며 탐욕을 억제해야 한다. 선량한 집사(steward)로서 기업의 사회적 가치는 기업 활동에 의해 영향을 받는 환경과 지역사회에 대한 선한 관리자로서 의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앞으로 기업은 이런 역할들을 구호로만 외칠 게 아니라 일상적인 경영활동을 통해 실천에 옮겨야만 성공할 수 있다.

 

 

착한 회사가 성공하는 이유

 

위에서 말했듯이 이제 세상은 자본주의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갖게 되었고, 그 동안 탐욕으로 얼룩진 채 브레이크 없이 폭주한 거대 자본에 지칠 대로 지쳤다. 그래서 경제적인 명령으로서 뿐만 아니라 사회적·정치적 명령까지 동원해서 모든 기업이 착해지길 요구하고 있다. 윤리적 소비자의 출현과 함께 적극적인 폭로 문화가 확산되고 있으며, '직장 민주주의'와 '주주 행동주의'가 부상하는 동시에,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세계 시민이 등장하는 한편 각국 정부의 개입과 규제가 증가하고 있다. 여기서 특히 중요한 존재가 바로 적극적인 대중이다. 대중은 기업의 고객(소비자)이며, 정부의 주인(유권자)이다. 적극적인 대중은 기업을 망하게 할 수도 있고, 정권을 교체할 수도 있다. 20세기 내내 정치적인 민주화에 적극적이었던 대중이 21세기에 들어서 경제적인 민주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때, 이들은 거대한 윤리적 소비 집단이 되는 셈이다.

 

굿 컴퍼니, 착한 회사가 세상을 바꾼다(Good Company) - 10점
로리 바시 외 지음, 퓨처디자이너스 옮김/틔움

 

윤리적인 소비자들은 자신의 구매 활동이 해당 기업의 생산 과정 및 작업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고 싶어 한다. 경영자에게 터무니없는 연봉을 주는 것은 아닌지, 혹시 과도한 이익으로 사람들에게 바가지를 씌우지는 않는지, 기부와 봉사 등에 있어서 지나치게 인색하지는 않는지, 윤리적인 소비자들은 모든 것을 알고 싶어 한다. 적극적인 대중은 이제 기업의 제품 생산에 관한 의사결정 과정에 대해서도 기꺼이 조언하기를 원한다. 이들은 SNS와 각종 웹사이트를 통해 나쁜 기업을 질타하고, 한 사람의 직업인으로서 자신이 일하는 직장이 과연 장기적으로 헌신할 만한 가치가 있는 조직인지를 판단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 기업의 제품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불매운동을 벌인다. 앞으로는 혼자만의 이익이 아니라 서로의 이익을 함께 추구하고, 기업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며 의사 결정의 배경과 이유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려는 의지가 있는 기업만이 윤리적인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미래의 기업은 '주주이익 극대화'만으로는 절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없다. 적극적인 대중이 원하는 바대로 직원들이 자기 계발에 매진할 수 있는 좋은 고용주가 되어야 하고(일하기 좋은 회사), 정직한 소통으로 윤리적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착한 판매자가 되어야 하며(믿을 수 있는 회사), 기업의 핵심 역량을 활용하여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선량한 집사가 되어야 한다(사회에 공헌하는 회사). 비록 예전에는 사람들이 기업의 선함을 각 분야별로 제각각 따로 이해했지만 지금은 점차 유기적인 총체성을 갖고 보기 시작했다는 것이 여러 가지 다양한 조사를 통해 명백해졌고, 실제로도 단기적인 이익에 집착하는 회사보다는 장기적으로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목표를 가지고 용기있게 열정을 쏟는 회사에 대중은 더 많은 호응을 보내고 있다.

[Good Company의 본문 내용은 착한 회사들이 나쁜 회사들에 비해 벌써부터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확실한 증거들을 하나 하나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데 상당 부분 할애하고 있다]

 

 

한국의 나쁜 기업들은 착해져야만 한다!

 

[굿 컴퍼니, 착한 회사가 세상을 바꾼다 - 기업을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힘 (Good Company, Business Success in the Worthiness Era]에 대한 리뷰를 마무리하면서, 대한민국의 '나쁜' 기업들에 대한 얘기를 안 할 수는 없을 듯싶다. 아마도 '나쁜회사지수'라는 게 있다면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들 만큼 최악의 기록을 세우는 기업들이 우리 나라에는 무척 많을 것 같은데, 안 됐지만 이런 기업들은 그리 머지않은 시일 내에 분명히 큰 위기를 맞게 될 것이다. 자동차 회사가 연비를 속일 정도로 불투명한 경영을 하고, 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일을 하는데도 월급은 절반밖에 못 받는 비정규직을 양산하며, 국내 소비자와 국외 소비자에 대한 차별을 밥 먹듯이 하고, 바다에 엄청난 양의 기름이 유출되는 치명적인 사고를 저지르고도 아예 반성이 없으며, 스무 명이 넘는 직원이 자살을 하는 데도 전혀 상황을 개선시키려는 노력도 하지 않는 기업은 절대 착한 회사는커녕 좋은 회사도 될 수 없다.

 

단언컨대 10년 이내에 이런 대한민국의 나쁜 기업들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윤리적 소비·사회적 가치의 시대에 점점 더 적극적인 대중이 되어가는 세계 시민들에게 분명히 외면 받게 될 것이며, 곧 주식시장에서도 부정적인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전혀 좋은 고용주도 아니고, 착한 판매자도 아니며, 선량한 집사도 아닌 이 기업들은 더 이상 게임에 참여할 자격을 갖지 못하게 될 테고, 한국 사회가 이런 회사들에 대한 의존성을 하루 빨리 탈피하지 않는다면 우리 시민들 역시 엄청난 고통을 겪게 될 것이다. 아직 직접적인 징후가 나타나지 않았고 이들의 힘이 여전히 막강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이와 같은 경고를 받아들이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앞서 말했듯이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고, 안타깝게도 이 변화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이 바로 대한민국의 나쁜 기업들이다. 지금부터라도 의식 있는 시민들은 자발적인 불매운동과 함께 이런 회사들에 대해 강력한 변화 요구를 해야 할 것이며, 적극적인 대중·윤리적인 소비자로서 착한 기업들에게는 상을 주고 나쁜 기업들에게는 그에 합당한 벌을 내려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