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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이 제18대 대선에서 정말 힘든 싸움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

 

안철수의 사퇴 과정에서 민주통합당과 그 지지자들은 (다른 이들이 그토록 보고 싶지 않았던) 예전 모습 그대로라는 것을 만천하에 드러냈고, 결국 이번 18대 대선은 지극히 단순한 게임이 되고 말았다. 지금부터 선거일까지 우리에게 남은 거의 유일한 문제는, 박근혜가 차기대통령이 되느냐 마느냐인 것이다. 애초부터 민주통합당과 문재인의 적극 지지자가 아닌 한(전체 야권지지자들 중에 문재인과 민주통합당을 원래 지지하지 않는 이들도 많다), 이제는 진짜 남은 게 이것밖에 없는 셈이다.

 

물론 야권지지자들은 박근혜가 절대 대통령이 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하고 반드시 정권교체가 이루어지길 바라기 때문에, 양자대결 구도에서 어림잡아 유권자 3명 중에 1명 정도는 12월 19일에 투표장에 가서 문재인에게 표를 줄 것이다. 이건 민주통합당 문재인을 원래 지지하고 안 하고와는 또 다른 문제다. 하지만 박근혜가 묻지마 콘크리트 지지율만으로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문재인 역시 이런 식의 지지율만으로는 당선되기가 참 어렵지 않을까 싶다.

 

도대체 왜 민주통합당과 그 지지자들은 시간이 지나도 전혀 변하지 않는 것일까? 모두 알다시피, 대한민국은 양당체제가 아니며 야권에는 민주통합당 후보만 있는 게 아니다. 누구든 민주통합당이 아닌 야권후보로 나설 수 있고, 모든 야권지지자들은 민주통합당 외의 후보에게 표를 줄 수 있다. 그런데 왜 선거에 민주당 외의 다른 야권후보가 나서서 결과적으로 여권후보가 당선되면, 민주당과 그 지지자들은 이 원인을 자신들 내부에서 찾지 않고 비민주당 후보의 책임으로 돌리며 욕을 하는가?

 

[사진자료: 서울신문]

 

이런 모습이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 다른 야권지지자들의 눈에 얼마나 환멸을 주는지 정녕 모르단 말인가? 예전에 서울시장 선거 때도 그랬고, 경기도지사 선거 때도 비슷했다. 그리고 4.11 총선의 패배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또 다시 민주통합당과 그 지지자들은 안철수와 그 지지자들에게 거의 똑같은 방식으로 행패를 부렸다. 그동안 매번 당해왔던 진보정당 지지자들은 이런 행태를 보며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을 것이다.

[문재인에 대한 적극 지지자도 아니고, 안철수에 대한 적극 지지자도 아닌 야권지지자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매번 반복되는 민주통합당과 그 지지자들의 패악질

 

한국의 천주교인들 중에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훌륭한 신부님을 망치는 건, 다름 아닌 그 신부님을 따르는 신도들이다" 민주통합당 자체도 잘못한 게 많지만, 그 지지자들 역시 문제다. 제발 부탁건대, 팬덤놀이는 그만하길 바란다. 어떤 상황에서도 변하지 않는 맹목적인 지지는 절대로 민주통합당을 위한 것이 아니며, 정권교체라는 대의명분 앞에서 일방적으로 비민주당 후보를 공격하는 것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박원순과 안철수가 정치인이 된 이유를 벌써 잊었는가? 이 원인은 새누리당에만 있었던 게 아니다. 사실상 대한민국 정치판을 양분하고 있는 민주통합당도 분명히 책임이 있다. 김영삼 당선 이후 김대중과 노무현이 있었고, 그 다음에 다시 이명박이 당선된 것이다.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 다른 야권지지자들의 눈에는 이런 핑퐁게임이 별로 좋아보이지 않는다. 4.11 총선 과정에서 민주통합당이 어떤 짓을 했으며 왜 그런 결과가 나왔고, 제19대 국회가 왜 이 모양 이 꼴인가? 민주통합당과 그 지지자들은 이제 그만 패악질을 멈출 때가 되었다.

 

[2012년 11월 26일 서울신문 보도]

 

할 얘기는 너무나 많지만 일단 여기서 정리하고, 지금부터는 12월 19일까지 남은 기간 동안 우리 모두가 고민해봐야 할 것들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앞서 말했듯이, 이번 대선 정국에서 남아있는 가장 큰 문제는 박근혜가 차기대통령에 당선되느냐 마느냐이다. 문재인과의 1:1 양자대결 구도에서 박근혜가 과연 얼마나 득표를 하게 될까? 이회창도 말한 것처럼, 제18대 대통령선거는 절체절명의 한판 대결이 될 테고 아마도 박빙의 승부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대한민국은 양당체제가 아니지만, 현시점에서 우리 앞에 놓인 상황을 보면 적어도 이번 대선에서는 유권자들이 양분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탈이념의 정치를 원했던 안철수 사퇴 이후의 셈법

 

언론에서는 지금 '진보 VS 보수' 또는 '좌파 VS 우파'의 대결에 대해서 얘기를 하는데, 글쎄.. 우선 이것부터 한 번 물어보자. 새누리당이 제대로 된 보수가 맞는가? 그리고 민주통합당이 제대로 된 진보가 맞는가? 안타깝게도, 새누리당이 엉터리 보수이듯이 민주통합당도 엉터리 진보다. 아니, 엉터리 '진보'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창피스럽다. 개인적으로는 민주통합당이 그냥 지금 새누리당이 있는 자리에 가고, 다른 야권 세력들이 민주당을 견제하는 모양새가 그래도 좀 정상에 가깝지 않을까 싶다. 새누리당에 대해서는 따로 말 안 하겠다.

[노무현 VS 박정희와 관련한 얘기는 다른 포스트를 통해 따로 얘기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아무튼, 어차피 엉터리들 간의 1:1 구도이기에 이번 대선에서 진보와 보수가 어떻고 좌파와 우파가 어떻다는 말은 사실 별로 의미가 없는 얘기인 것 같다. 다만, 그저 레토릭으로 그런 표현을 쓸 수는 있을 것이다. 원래 선거전은 이런 구호가 난무할 수밖에 없고, 대한민국에서는 그런 식으로 '소위 말하는' 좌파와 우파, '소위 말하는' 진보와 보수에 대한 논의가 항상 있어 왔으니까. 그냥 흔히 하는 얘기들인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중요한 건 이거다. 새누리당의 박근혜가 유력한 대선후보가 아니더라도, 과연 유권자들이 민주통합당의 문재인에게 표를 줄 것인가?

 

여기서 말하는 '유권자'에 대해서는 좀 더 설명이 필요할 듯하다. 일단 지금 현재, 박근혜든 문재인이든 공히 전체 유권자의 40% 내외 정도는 이미 확보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새누리당 박근혜에 대한 묻지마 콘크리트 지지를 보여주는 33%의 유권자들 '플러스 알파' 그리고 (문재인 지지자와 안철수 지지자를 막론하고) 정권교체를 간절히 바라는 33%의 유권자들 '플러스 알파'를 각각 가지고 있는 셈이다. 위에서 지적한 것처럼, 어느 쪽도 이런 지지자들만으로는 대통령이 될 수 없다. 반드시 무언가가 더 필요한데, 당연히 가장 중요한 건 (안철수의 사퇴로 인해 크게 늘어난) 나머지 20%의 부동층 유권자들이다. 이들의 표를 최대한 많이 자신들에게 가져와야 정권을 잡을 수 있는 것이다.

 

[2012년 11월 25일 한겨레 보도]

 

그런데 여기서 박근혜에게 표를 주는 유권자와 문재인에게 표를 주는 유권자 간에 결정적인 차이가 드러난다. 박근혜에 대한 표심은 상대가 문재인 아니라 그 어떤 인물일지라도 그리고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그 어떤 일이 발생하더라도, 그대로 박근혜에게 표를 줄 가능성이 무척 높은 유권자들이다. 하지만 문재인에 대한 표심은 이와 다르다. 만약 상대가 새누리당 박근혜가 아니었으면 민주통합당 문재인을 찍지 않을 사람들도 상당히 많,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어떤 일이 발생하느냐에 따라서 마음을 바꿀 사람들도 꽤 있을 것이다. 그만큼 충성도에서 차이가 난다는 말인데, 그래서 박근혜가 아니더라도 문재인 자체를 보고 찍어야 하는 이유가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투표율이 얼마나 나올 것인가도 아주 중요한 문제다]

 

박근혜가 아니더라도, 문재인에게 표를 줘야 하는 이유가 과연 있는가?

 

안철수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민주통합당과 그 지지자들이 보여준 패악질이 아니었던들, 문재인의 대통령 당선은 지금보다는 좀 더 수월할 수 있었다. 하지만 사태는 이미 벌어졌고, 무척 힘든 싸움이 될 게 뻔하다. 상대적으로 고정되어 있는 박근혜의 지지율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무조건 투표율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한편(투표율이 낮으면 민주통합당 문재인은 무슨 수를 써도 박근혜를 이기기 힘들 가능성이 높다), 선거일 전까지 얼마 남지 않은 기간 동안 유권자들이 새누리당 박근혜가 아니더라도 민주통합당 문재인에게 표를 줘야 할 이유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만약 문재인 후보가 그런 이유를 유권자들에게 명확히 보여주지 못하고 지금까지 계속 그래왔던 것처럼 민주통합당의 바보같은 행태를 반복한다면, 박근혜가 대한민국의 차기대통령이 되는 걸 막지 못할 수도 있다. 슬프겠지만, 야권지지자들은 그럴 경우를 대비해서 이제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두고 있어야 한다. 이런 극단적인 상황을 별로 원하지 않았겠지만 어쨌든 문재인 아니면 박근혜가 대통령이 될 수밖에 없는 형국이고, 원하든 원하지 않든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는 순간 우리가 쉽게 예상하기도 힘든 엄청난 일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 번 기억을 되짚어 보자. 지금으로부터 딱 5년 전 설마 설마했던 이명박이 당선되었을 때, 향후 5년 동안 이토록 급격한 퇴행이 일어날지 감히 상상이나 할 수 있었던가? 진짜 말 그대로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여주는 이명박 정권의 폭정을, 2007년의 우리는 제대로 예상할 수가 없었다. 만약 이번 대선에서 문재인이 당선되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지난 5년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이 펼쳐질 것이다. 부디 민주통합당은 박근혜가 아니더라도 문재인을 찍을 이유를 확실히 보여주길 기원하며, 만약 4.11 총선 때처럼 실패한다면 민주통합당도 끝장이라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 2012년 12월 19일은 민주통합당을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들이 민주통합당 대통령후보에게 표를 주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다!

 

The Story of ART

Posted by 아서정 Arthur 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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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11.26 15: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 즈라더 2012.11.26 16: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최악보단 차악...ㅠㅠ

  3. 리빌스 2012.11.26 19: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보성향으로 유명한 모 사이트에서는 안철수가 아니면 당연히 문재인으로 간다가 당연한 이야기던데 .. 말이 안되죠. 이 글에 공감합니다.

  4. sephia 2012.11.27 09: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나마 심상정도 문재인 지지를 선언하며 사퇴했으니...

    어우.... 젠장... ㄱ-

  5. 공감 2012.11.27 16: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정희 0.6%라도 후보사퇴하여 보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