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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후보 2명이 단일화를 위한 TV토론를 한다면, 여성후보 3명의 TV토론도 필요하다!

 

미래는 이미 우리 곁에 와있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는 기자회견에서 말했듯이, The future is already here! 세상이 변한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번 대선이 가지는 중요한 의미 두 가지를 꼽으라면, 하나는 안철수와 같은 유력한 무소속후보의 등장이고 다른 하나는 여성후보의 본격적인 등장을 들겠다.


이제 무소속 후보도 어쩌면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시대이고, 여성 후보도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세상이다. 흑인인 버락 오바마(Barack Hussein Obama, 1961~ )가 미국 대통령이 된 것은 의미가 깊은 일이고 그의 존재 자체가 상당한 발전이듯이, 안철수는 그냥 그렇게 등장한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고 이번에 설사 대통령이 되지 못한다 하더라도 분명히 나중에 평가를 받아야 할 부분이다.

 

여성후보도 마찬가지다. 이번 제18대 대통령후보 TV토론은 사상 초유로 여성 3명과 남성 1명이 참석하는 (여성후보가 더 많은) 기념비적인 토론회가 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선거법(82조 2항)상 대선후보 TV토론에 참석할 수 있는 자격은 세 가지인데, 국회의원이 5명 이상 있거나 직전 선거(대선 및 비례대표 국회의원, 시도의원, 시군구의원 선거)에서 3% 이상 득표한 정당이 추천한 후보자, 또 공신력 있는 언론기관이 조사한 여론조사에서 5% 이상 지지를 받는 후보자이다.

 

 

그래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의하면 대통령선거 TV토론에 나올 수 있는 후보는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진보정의당 심상정(국회의원 7명), 통합진보당 이정희(국회의원 6명), 무소속 안철수 후보(여론조사 5%이상 지지) 등 모두 5명이다.

[중앙선관위는 12월 4일과 10일, 그리고 16일 세 차례의 TV 토론 일정을 확정했다. 공직선거법에 따른 필수(!) 토론이다]



하지만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어차피 단일화가 될 가능성이 무척 높으므로, 결국 야권 단일화후보(남성 1명)와 여성후보 3명이 차기대통령 후보 TV토론에 참석하게 되는 셈이다. 물론 현재 당선이 유력한 후보는 집권여당의 여성후보와 야권단일화의 남성후보이지만, 아무튼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후보들이 더 많은 대선 토론회가 펼쳐지게 됐다.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여성도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부지불식간에 가지게 될 것이다. 이것 자체가 상당히 의미 있는 변화 아닐까? 성별을 떠나서 능력이 있다면 누구든지 지도자가 될 수 있고, 사람들도 얼마든지 편견 없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 여성후보의 본격적인 등장은 분명히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한 부분이고, 우리 사회의 양성평등에도 자연스럽게 기여하지 않을까 싶다.

 

야권 단일화를 위한 남성후보 2명의 TV토론 합의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어쨌든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를 위한 TV토론을 21일에 실시키로, 양측이 합의했다고 한다. 그 동안 유력 대선후보들 간에 제대로 된 TV토론이 전혀 없었고, 이 토론이 단일화를 위한 각종 조사 직전에 벌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마도 21일의 TV토론은 이번 대통령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토론회 중에 하나가 될 것이다. 그만큼 유권자들의 관심도 무척 높을 테고, 수많은 언론의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게 뻔하다. 문재인 후보측과 안철수 후보측은 최대한 이 기회를 활용할 것이고, 어쩌면 그 결과가 토론 직후 이루어질 야권단일화 자체에 대한 유권자들의 지지 정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2012년 11월 19일 서울신문(상), SBS뉴스(하) 보도] 

 

한편 새누리당 대선캠프는 야권의 두 후보를 위한 TV토론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반발했다고 하는데, 박근혜를 싫어하는 사람이 보기에도 이런 불만은 약간 이해가 되기도 한다. 워낙에 단일화 이슈가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는 것이고, 새누리당 지지자들 역시 관심을 아예 안 가질 수는 없는 문제이기에, 기본적으로 박근혜 캠프 입장에서는 상대후보 2명의 토론회 개최가 별로 이로울 게 없는 셈이다.


그래서 23일에 박근혜 후보의 단독 TV토론을 추진할 거라는데, 사실 2002년에도 노무현과 정몽준이 단일화를 위한 TV토론을 벌이자 한나라당이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고 이회창 후보가 단독 TV토론을 한 전례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토론이라는 건 역시 상대가 있어야 효과적이고 흥미가 돋는다. 안 그래도 박근혜 후보측의 고사로 제대로 된 토론회가 아직 단 한 번도 없었는데, 이번에도 그런 식으로 혼자 한다는 건 유권자들을 너무 무시하는 것 아닌가?

 

남성후보 2명이 TV토론을 하면, 여성후보 3명도 TV토론을 할 수 있다

 

자 그러면, 대통령후보 모두에게 '윈윈'이 되는 방법이 무엇일까? 국민들에 대한 예의도 지키고 형평성에도 맞는 방법은, 남성후보 2명의 TV토론과 똑같이 여성후보 3명의 TV토론을 개최하는 것이다. 앞서 새누리당 대선캠프가 반발했다고 하는데, 그러면 진보정의당과 통합진보당도 반발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새누리당의 단독 TV토론 추진 계획을 보도한 언론도 문제다. 어째서 박근혜 후보만 손해라고 생각하고, 이정희 후보나 심상정 후보에 대한 얘기는 한마디도 없는가?



법적으로 TV토론의 자격이 있는 심상정이나 이정희도 당연히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21일에 문재인과 안철수의 토론회를 보고, 23일에는 박근혜와 심상정과 이정희의 토론회를 하자! 이제 대선이 겨우 한 달 정도밖에 안 남았는데, 그 동안 제대로 된 후보자간 토론회가 단 한 번도 없었다. 도대체 이게 말이 되는 일인가? 최대한 많은 토론을 해서, 유권자들에게 판단할 기회를 최대한 많이 주는 게 여러모로 좋다. 맨날 시장 가서 호떡 먹고 야채 사고 그러지만 말고, 후보자들끼리 딱 모여서 토론회를 해라.


지금부터 토론회를 시작해도, 어차피 물리적인 시간상 그렇게 많이 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어떻게든 후보자간 토론회를 한 번이라도 더 많이 만들어서, 무조건 후보자들의 입으로 직접 자기 공약을 말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누가 대통령이 되든 나중에 공약에 대한 책임을 묻기도 유리하고, 국민들 입장에서 집권세력이 갑자기 엉뚱한 짓을 하지 못하게 하기도 편한 것이다.


혹시 여성후보, 남성후보 이렇게 나누는 게 불편한가? 이건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대통령의 성별 자체가 전혀 중요한 게 아닌데, 마치 그게 하나의 기준이 되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11월 25일 후보등록 이후 공식 선거운동 기간 중의 토론회는 어차피 남녀가 다 섞여서 토론회를 할 테고, 이번에만 상황적으로 불가피하게 남성후보 2명이 단일화를 위한 TV토론을 한다고 하니 형평성을 위해서 나머지 여성후보 3명에게 기회를 주자는 것이다. 그렇다고 박근혜 단독, 심상정 단독, 이정희 단독으로 계속 TV토론을 할 수는 없지 않나? 그냥 쿨하게 여성후보 3명이 한 데 모여서 토론을 하면 된다.

 

[출처: 진보정의당 18대 대선후보 심상정 트위터(@sangjungsim)]

 

오히려 여성후보 3명만 따로 TV토론을 하는 게 좋은 점도 있다. 안 그래도 요즘 박근혜가 '준비된 여성 대통령'이라는 얘기를 계속 하고 다니는데, 사실 심상정이나 이정희 입장에서는 이에 대해 불만이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솔직히 젠더의 측면에서 박근혜보다 더 '여성대통령'의 자격에 가까운 사람이 본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그 동안 여성정치인으로서 치열하게 살아온 두 사람은 (어쩌면 사회적으로 여성도 아니고 남성도 아닌 채로 평생을 살아온) 박근혜에게 할 말이 많을 수도 있지 않을까?


게다가 여성 대통령후보 세 명이 대한민국 정부의 여성정책 전반에 대해서 심도 깊은 논의를 정말 제대로 할 수 있는 기회로서 지금보다 더 좋은 기회는 없지 싶다. 개인적으로도 진짜 듣고 싶다. 각 후보의 여성정책에 어떤 차별성이 있는지, 집권하면 양성평등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일 것인지 말이다.


대한민국의 진정한 여성대통령을 위하여..

 

한 번 즐거운 상상을 해보자. 이번에는 아니겠지만, 만약 대한민국에 여성대통령이 탄생한다면 그게 언제쯤일까? 2022년? 2027년? 그리고 과연 누가 될 수 있을까? 심상정? 박영선? 아니, 지금 우리가 전혀 알지 못하는 누군가일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바로 이거다. 그리 머지않은 시일내에 언젠가는 대한민국에도 여성대통령이 분명히 탄생할 거란 사실! 개인적으로는 빠를 수록 좋다고 생각하지만, 여성 중에도 박근혜 같은 사람이 있는 걸 보면 무조건 그렇게 생각할 일은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이번에는 절대 아닐 테지만 나중에 여성대통령이 나오면, 그것 자체가 오바마의 미국 대통령 당선과 비견될 정도로 의미 있는 발전임에는 틀림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때가 되면 대한민국은 지금보다 훨씬 더 양성평등적인 사회가 되어 있을 듯싶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미래는 이미 우리 곁에 와있다! 올해 대통령선거 TV토론에서 우리는 남성후보에게 절대 밀리지 않는 여성후보들의 위엄을 보게 될 것이다. 물론 '가짜' 여성후보와 '진짜' 여성후보가 섞여 있고, 아이러니컬하게도 가짜가 제일 지지율이 높지만, 그래도 아무튼 여성후보 3명에 남성후보 1명이다.


세상만사 모든 일이 다 마찬가지겠지만,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허상만 있는 껍데기가 그 역할을 수행해서는 안 된다. 진짜가 아직 준비가 안 되어 있다면, 안타깝더라도 우리는 더 기다려야만 한다. 그게 순리다. 단순히 의미가 있다는 것 하나만 보고 억지로 생물학적인 겉모습만 있는 존재를 그 자리에 앉혔다간, 아예 다시는 재탄생을 기대하지 못할 정도로 영영 퇴보할 수도 있는 것이다. 10년 후에 대한민국에서 진정한 여성대통령이 탄생하기 위해서, 올해 12월 19일 대선이 올바른 교훈과 새로운 출발의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The Story of ART

Posted by 아서정 Arthur 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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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ephia 2012.11.20 09: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근데 수첩공주가 안 하려고 들거에요. orz

  2. 지엉이 2012.11.20 20: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심상정은 빠져야 마땅. 양심에 털난 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