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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더 반사이익을 얻으며 승승장구하는 안철수 효과.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추석 이후 실시된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앞섰다. 이는 추석을 전후해서 새누리당과 각종 언론이 다운계약서 작성과 논문표절 의혹 등을 터뜨렸지만 지지세는 여전히 흔들림이 없다는 뜻이며, (거대 집권여당인 새누리당과 대결하는 무소속후보라는 게 무색할 정도로) 상당수 전문가들의 우려와는 달리 시간이 지나도 안철수가 비교적 안정적인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는 말이다. 물론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의 야권단일화라는 결정적인 변수가 앞으로도 계속 남아있겠지만, '정치 신인' 안철수가 차기대통령이 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서 이제는 그 누구도 꿈이라고만 치부할 수 없게 된 셈이다.

 

일반적으로 정치인에 대한 검증이 본격화되면,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일단 지지율은 하락하거나 최소한 주춤하는 게 보통이다. 원래 여론이란 게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라는 생각을 자연히 하게 되어 있고, 정치에 대한 무관심과 혐오가 만연해 있는 곳에서는 특히 더 그렇다. 게다가 비상식적인 MBC의 논문표절 의혹 보도태도나 정치평론가들의 편파성 논란에서 보듯이 흔히 말하는 전문가와 언론인들 중에 적지 않은 수가 새누리당 편향성을 드러내고 있는 마당에, 안철수에 대한 이들의 총공세에도 불구하고 양자대결에서 박근혜를 계속 이기고 있다는 건 실로 놀라운 사실이다.

 

기존 정당에 대한 불신에서 시작된 '안철수 효과'

 

도대체 안철수의 이런 지지율 유지 동력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듯이, 기본적으로 기존 정당에 대한 불신에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한마디로 "안철수가 아무리 결함이 있다고 한들, 기존 정치인들보다는 낫다"는 말인데, 이건 안철수가 유력한 대선후보가 될 수 있었던 근원적인 지지기반이라고 할 수 있다. 안철수가 공식 출마선언의 가장 전면에 '정치개혁'을 내세운 데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그는 새로운 정치의 아이콘으로서 우리 앞에 존재하고 그런 긍정적인 이미지 자체가 현재까지 안철수의 높은 지지율을 견인하고 있는 큰 동력이다.

 

[여론조사 이미지 출처: 2012년 10월 7일 한겨레 보도]

 

이런 현상에 대해 좀 더 명확히 정리하기 위해서는 대한민국의 오랜 군부독재 역사와 김영삼부터 이명박까지의 민주정부에 대해서도 잠깐 얘기를 해야 될 것 같다. 다들 알고 있듯이 우리나라는 박정희와 전두환으로 대표되는 긴 독재시대를 거쳤고, 여권의 김영삼이 대통령이 된 이후 IMF를 거쳐서 사상 최초의 정권교체가 일어나 드디어 야권의 대통령 김대중이 탄생했다. 그리고 '애증'의 노무현은 민주정권 10년을 마감하며 이명박을 등장시켰는데, 경제민주화에 무력했던 노무현 정권에 대한 민중의 실망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이명박은 대통령으로 당선될 수 없었을 듯싶다. 쉽게 말해 "바꿔봐야 소용없다"라는 것인데, 역사의 반전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대한민국 유권자들이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이명박 정권은 퇴행적이었고, 정치 부문은 물론이고 경제 부문에 있어서도 지극히 무능했다. 집권 후반기로 들어서면서 이보다 더 나쁠 순 없는 최악의 실패는 점점 더 명확해졌고, 도저히 견딜 수 없게 된 국민들은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물론이고 지난 10년의 아픈 기억이 여전히 남아 있는 민주통합당을 지지할 수도 없게 되었다. 몇십 년 집권세력을 바꿔봐도 소용이 없어서 실망했고 다시 원래대로 돌아갔더니 완전히 엉망진창이란 걸 경험한 유권자들은 더 이상 기존 정치세력에게 기대할 게 없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결국 갈 데가 없어진 국민들은 새로운 인물을 찾다가 안철수에게 요새 말로 '꽂힌' 셈인데, 이제까지 워낙 여야 정치권에 데인 게 많다보니 안철수에 대한 웬만한 의혹에는 별로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지금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다름 아닌 새누리당의 내거티브로 완성된 '안철수 효과'

 

그저 기존 정당에 대한 불신만 있었다면, 안철수 효과는 이렇게까지 확고해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어차피 선거전은 자신에게 유리한 이슈를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유권자들에게 어필해야만 하는 것이고, 단순 지지기반만으로는 지지율 확산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는 박근혜가 '묻지마 콘크리트 지지'에도 불구하고 문재인이나 안철수에게 밀리는 것만 봐도 금방 알 수 있는데, 그럼 과연 안철수가 현재 지지율 1위가 될 수 있었던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개인적으로 볼 때 이건 정말 새누리당의 내거티브에 힘입은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바이러스가 백신을 검증함으로써 오히려 백신의 가치를 만천하에 입증해준 셈이 됐다'는 것이다. 백신이 아무리 허점이 많다한들, 그래도 바이러스보다는 낫다.

 

[2012년 10월 4일 한국일보 보도(상), 2012년 10월 2일 경향신문 보도(하)]

 

새누리당이 도대체 어떤 정당인가? 비리 전력을 과거부터 열거하기 시작하면 도저히 끝이 날 것 같지 않으니, 최근의 문제 몇 개만 나열해 보자. 4.11 총선 공천뇌물의 현영희, 논문표절의 문대성, 불법정치자금 수수의 친박좌장(박근혜캠프 전 선대위원장) 홍사덕, 금품요구의 송영선 등등.. 누가 봐도 부정부패에 관해서는 새누리당이 최강(?)인데, 이런 그들이 안철수의 의혹이라고 제기한다는 게 고작 다운계약서와 논문표절 의혹이다. 물론 새누리당이 잘 못한다고 해서, 대선후보 안철수에게 뭐라 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공당이라면 얼마든지 검증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대선 정국에서 새누리당이 이런 의혹들로 안철수를 공격하면 할수록, 그 동안 새누리당이 저질렀던 온갖 비리가 더 선명하게 떠오르게 된다는 걸 자신들은 정녕 모른단 말인가?

 

안철수의 뒷조사를 위해 정부의 사정기관을 동원했다는 의혹을 받을 정도로, 새누리당의 검증 작업은 무척 철저한 편이다. 그런데도 이명박 정권의 임명직 고위 공무원이나 새누리당 의원이라면 '기본 스펙'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그들에게는 흔한 다운계약서와 논문표절이, 현재까지 안철수에 대해 제기된 의혹의 거의 전부란다. 그나마도 다운계약서는 세법 개정 전이라 유권자들이 별로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하며, 논문표절 논란은 전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이쯤되면 새누리당의 의혹 제기는 완전히 부메랑이고, 누워서 침뱉기라고 할 수밖에 없다. 안철수의 뒤를 캐면 캘수록 그리고 안철수의 삶을 까면 깔수록, 새누리당과 안철수의 차별성이 더 강화되고 새누리당과 비교해서 안철수의 도덕성이 상대적으로 더 부각되는 것이다. 이건 말 그대로 (이제까지 엄청난 악행을 다 저질렀던) 새누리당의 업보다.

 

문재인과 안철수의 경쟁이 더 기대되는 이유

 

새누리당의 전략기획본부장이 어제 밝힌 바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에 대해 각각 10여 건과 20여 건의 의혹을 검증할 준비를 하고 있단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이는 진짜 비웃음을 살 만한 일인데, 과연 박근혜의 무수한 의혹(박정희 사망 후 전두환으로부터 받았다고 의심 받 거액의 뭉칫돈, 정수장학회나 부산일보, 영남대학교 같은 '3대' 장물, 각종 친인척 문제 등등)에 대해서는 새누리당이 과연 어떤 입장을 취할지 궁금하다. 안철수는 내거티브를 하지 않겠다고 벌써 선언했고 민주통합당은 공격지점이 너무나 명확한 데 반해, 새누리당은 문재인과 안철수 양쪽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아마 굉장히 힘들지 않을까 싶다.

 

이제 남은 승부처는 뭐니뭐니해도 문재인과 안철수의 단일화 문제일 텐데, 안철수 효과와 관련해서도 이 둘의 경쟁이 더 기대되는 이유가 있다. 안철수와 마찬가지로 문재인 역시 노무현 대통령 사망 전까지 이명박 정권하에서 거의 모든 사정기관이 총동원된 혹독한 검증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은 깔끔했고, 이것이 바로 문재인에 대한 대중의 신뢰 기반이라고 볼 수도 있다. 대선 역사상 이렇게 깨끗한 후보 두 사람을 놓고 선택한 적이 과연 있었나 싶을 정도로 이건 무척 행복한 고민인데, 안철수 효과를 본 문재인캠프나 문재인의 청렴성을 이미 확인한 안철수캠프는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단일화 과정에서 서로에 대한 공격보다는 아예 정책 대결에 치중할 걸로 보인다. 그래서 참 기대가 되는데, 만약 이런 상황에서도 박근혜캠프가 되지도 않는 내거티브 공세를 계속 벌인다면 단언컨대 그들은 완전히 자멸할 것이다. 부디, 대세론이 무너진 박근혜가 더 이상 구시대의 악습을 반복하지 말고 진정한 정책대결에 나서기를 바란다. 또 제대로 참석할지 안할지 잘 모르겠지만, 문재인과 안철수와의 후보자간 토론 준비도 좀 열심히 하고 말이다.

 

The Story of ART

Posted by 아서정 Arthur 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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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베누시안 2012.10.08 10: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철수는 건드려봐야 별로 나올게 없는데 쓸데 없는 것을 건드리니 오히려 그런 것을 건드리는 넘들이 욕을 먹는 것이죠. 이번 논문 건도 엠비씨가 안철수 지지율 높이는데 공헌은 했습니다. 다운계약서 건도 껀수도 안되는 걸 갖고 덤벼드니 이 또한 지지율 높이는데 공헌했죠.

    이럴수록 제 생각은 하루라도 빨리 정권이 바뀌어야 이런 잡쓰레기 같은 짓을 안하는 세상이 올것입니다. 이참에 헌법도 수정해서 대통령도 재임이 가능하게 해야 심판 받기 두려워서 재임기간중 국민들에게 잘하겠죠. 이명박이는 최악입니다.

    문제는 기득권 세력들이 안철수가 대통령이 됐을 때 말을 안듣는 것입니다. 특히 기득권 세력이 강한 검찰이 아주 말썽일 겁니다. 예전에 검사 한넘이 노무현 대통령한테 대들듯이 말이죠. 대기업도 마찬가지고요. 안철수가 대통령되면 참 골치 아플겁니다. 하지만 국민이 계속 안철수를 지지하면 이들도 어쩌지는 못할겁니다. 요즘 소셜네트워킹이 우리나라 민주화에 기여하고 있는게 기특합니다.

    • 아서정 Arthur Jung 2012.10.08 11: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게 말입니다.
      새누리당은 맨날 비슷한 인간들끼리만 모여있다보니, 자신들과 많이 다른 안철수에 어떻게 대응해야 될지 잘 모르겠나 봅니다.
      문재인과 안철수만 해도 최소 10년은 보장되니, 개헌은 시간을 두고 신중하게 검토해도 되겠죠.
      우리가 운이 좋다면, 이명박 시대가 어쩌면 전화위복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SNS 시대가 지금 도래한 것도 참 다행이고..

  2. 희망플래너 2012.10.24 13: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감가는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문이 올라오길 바랄까요? 안이 올라오길 바랄까요?
    안이 더 파괴력이 크기 때문에 안을 더 무서워 할 것 같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렇다면 박근혜는 문을 뛰워주는 전략을 쓰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