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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이후 최신 여론조사 결과로 정리해 보는 안철수, 문재인, 박근혜 지지율.

 

추석이 지났고, 이제 10월이며, 12월 19일 대선까지는 채 80일도 남지 않았다. 9월 중순에는 문재인이 민주통합당의 대통령후보로 확정되는 한편, 안철수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리고 9월 말에는 박근혜가 자신의 과거사 인식에 대해 사과했고, 무소속 안철수 후보를 향한 검증 공세가 이어졌다. 숨가쁘게 흐르던 대선정국은 추석 직전에 문재인, 안철수, 박근혜의 3강 구도가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고(어쨌든 셋 중에 하나가 분명히 차기대통령이 될 것이다), 많은 이들은 과연 추석 민심이 어떻게 흐를 것인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그래서 아마도 이번 주중에는 추석 이후 지지율 변화와 관련된 여론조사와 뉴스기사가 엄청나게 쏟아져 나올 테고, 짐작컨대 이번 주말쯤 되면 각 후보 진영의 추석민심 성적표가 대충 나오지 않을까 싶다.

 

이런 와중에 소위 말하는 한국 보수의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는 조선일보가 미디어리서치와 함께 최신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개인적으로는 요즘 (각종 치명적인 오보 스캔들에 휘말려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조선일보가 많이 우스워졌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돈 들여서 추석 연휴 마지막날인 1일에 대선 여론조사를 실시했다고 하니, 그 결과를 좀 살펴볼 필요는 있겠다. 이 작업에 참여한 조사원들에게 휴일근로 초과수당을 제대로 지급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추석 이후 조선일보가 나름 보수적으로 진행했을 최신 여론조사 결과를 한 번 정리해 보는 것도 그런대로 의미가 있을 듯하다. 다만 조선일보의 논조를 그대로 따라갈 이유는 없으니, 조사 결과 이미지 외의 멘트는 그냥 자유롭게 써보겠다.

 

누가 보더라도 명백해진 박근혜 대세론의 붕괴

 

조선일보와 미디어리서치의 10월 1일 여론조사 결과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바로 박근혜 대세론의 붕괴가 명백해졌다는 점이다. 새누리당의 대통령후보 박근혜는 예전부터 올해 중반까지 흔히 말하는 대세론을 이어오고 있었으며, 거의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과반을 차지하며 차기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였다. 하지만 대선이 점점 더 가까워질수록 '박근혜만은 절대 안된다'는 국민 일반의 정서가 점점 표면화되기 시작했고, 여기에 더해서 그녀의 역사인식 문제와 측근 비리 등이 터지며 대세론이 흔들리는 상황에 직면했다. 이와 동시에 안철수와 문재인이 대중들 사이에서 급부상했고, 9월 셋째 주에는 민주통합당의 대통령후보 확정과 대선출마 기자회견이 이뤄지면서 컨벤션효과(Convention Effect, 정치이벤트 이후 지지율이 상승하는 경향)로 3자 구도가 만들어진 것이다.

 

[2012년 10월 2일 조선일보 보도]

 

결국 9월 넷째 주에 박근혜는 추석 전 민심을 수습하기 위하여 자신의 과거사 인식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게 됐고, 과연 이 행위로 인해 박근혜의 지지율에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인지가 이번 추석 민심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 중에 하나였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박근혜가 사과 기자회견을 하기 전(추석 전)과 한 후(추석 후)의 지지율 차이는 별로 크지 않았다. 이전 포스트에서도 말했지만, 명분과 시간 싸움인 정치에서 박근혜의 사과는 명분도 챙기지 못했고 시간상으로도 너무 늦었기 때문이다. 결국 박근혜는 사과를 하긴 했지만 대세론의 붕괴를 막지는 못한 셈이며, 이젠 '1강 2중'이 아니라 '3강'이 진짜 공고해지는 형국이다. 조선일보의 추석 다음 날 여론조사에서까지 박근혜가 문재인이나 안철수와 이렇게 박빙이라면, 사실상 박근혜 대세론은 완전히 붕괴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더 이상 대세론은 없다!

 

꾸준하게 상승하고 있는 문재인의 지지율

 

제1야당의 대통령후보 문재인의 약진은 추석 다음날 여론조사에서도 계속 이어졌다. 원래 의미 있는 지지율 격차 내에서 박근혜를 쫓아가는 건 분명히 안철수였고, 문재인은 1등인 박근혜와의 양자대결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그러던 것이 민주통합당 경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문재인의 가파른 상승세가 가시화되기 시작했고, 9월 16일에 대선후보로 확정된 이후에도 문재인의 지지율은 대체적으로 지속적인 상승을 보여줬다. 아무리 바보 같은 정당이라고는 하나 전통이 있는 민주통합당의 대통령후보로서 문재인은 지금까지 특별한 결격사유를 노출시키지 않았고, 민주통합당 기본 지지자들의 안정감 있는 지지율 위에 (사실상 진보정당 후보가 없기에) 상당수 진보적 유권자들의 지지도 함께 받고 있는 걸로 보인다. 그러면서 문재인은 '보수의 책사' 윤여준도 영입하며 중도층으로의 지지세 확산도 꾀하고 있다.

 

[2012년 10월 2일 조선일보 보도]

 

별다른 악재 없이 문재인의 지지율이 꾸준히 상승할 수 있는 건, 한편으로는 새누리당 쪽에서 문재인보다는 안철수를 먼저 공격하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안철수에 대한 검증 공세에서 보듯이, 새누리당의 공격은 상대후보가 실제로 어떤 잘못을 저질렀느냐보다는 그저 각종 언론을 총동원해서 의혹을 확대재생산하며 상대후보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일반인들에게 의도적으로 각인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은 아무런 잘못이 없더라도 이번 대선에서는 그런 공세 자체가 악재로 작용할 수 있고, 지지율의 흐름 역시 영향을 받을 수도 있는 것이다. 적어도 현재까지는 새누리당의 공격이 안철수에 집중되어 있고, 새누리당 지지자들도 문재인보다는 안철수가 상대적으로 더 위협적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결국 문재인은 추석이 지난 지금까지 계속 순풍을 타고 있으며, 이제 누가 뭐래도 유력한 차기대통령 후보다!

 

여권의 총공세에도 불구하고 현상유지에 성공한 안철수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무소속 후보가 정치를 시작하자마자 이토록 강력하게 차기대통령의 물망에 오른 적은 없었다. 물론 일시적으로 지지율이 급상승하며 많은 유권자들의 관심을 받은 경우는 간혹 있었지만, 이렇게 지속적으로 탄탄한 지지율을 보인 후보는 없다. 작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안철수는 언제나 박근혜의 대항마 자리를 지켰고, 직접적인 정치활동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지지율 하락이 별로 없었으며, 9월 19일에 대선출마를 공식화하자마자 박근혜와의 지지율 격차를 단번에 역전시키는 괴력을 발휘했다. 깜짝 놀란 새누리당은 안철수를 검증한다면서 총공세를 펼쳤고, 추석 직전에 적들이 연이어 터뜨린 의혹들은 그 내용의 사실성 여부를 떠나 안철수에겐 잠시 숨을 골라야만 하는 순간을 가져왔다. 그러나 바이러스가 백신을 검사할 수는 없는 법, 안철수는 추석이 지난 현재까지도 여전히 박근혜 앞에 당당하게 서있다.

 

[2012년 10월 2일 조선일보 보도]

 

만약, 문재인과 안철수의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지금 당장 대통령선거를 실시한다면 어떻게 될까? 당연히 박근혜가 당선될 가능성이 가장 높겠지만, 이 당선자의 득표율은 한 달 전에 박근혜가 새누리당 대통령후보로 선출될 때 생각했던 것보다는 훨씬 낮을 것이다. 이미 몇몇 언론에서 보도한 것처럼 새누리당이나 그녀가 무슨 짓을 하든 표를 줬던 일부 지역의 유권자들이 그래도 좀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으며, 청년층과 장년층의 경계에 서있는 40대의 지지율 역시 안철수와 문재인의 부상으로 박근혜에게 절대 유리하다고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도 지지 견고성에서는 박근혜가 많이 앞서지만, 어차피 주로 농림수산업과 가정주부에 속하며 전체 유권자 4명 중에 1명인 그녀의 콘크리트 지지자들은 앞으로도 변할 가능성이 별로 없다는 걸 다들 알고 있었지 않나? 아무리 견고하다한들 겨우 25%만으로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될 수 없다!

 

안철수와 문재인의 단일화, 제18대 대선의 결정적인 승부처

 

지금부터 12월 19일 선거일까지 그 어떤 과정을 거치든,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이슈는 이번 대선의 가장 결정적인 승부처가 될 것이 분명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단일화를 기정사실화하고 있지만, 설사 단일화가 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와 같은 실패 자체가 대통령선거의 결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테니 말이다. 정권교체를 바라는 유권자들은 일반적으로 야권후보 단일화를 바랄 것이고,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지지자들은 보통 단일화를 반대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싶은데, 그러면 우리 한 번 재미로 상상해보자. 만에 하나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과연 어떤 경우에 이런 사태가 벌어질까? 12월 19일 투표용지에 문재인과 안철수가 함께 표시되는 것 말이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가장 유력한 상황은, 11월 이전에 박근혜가 완전히 3등으로 밀려나고 문재인과 안철수가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각축을 벌일 때이다. 만약 이렇게 된다면 굳이 야권 지지자들도 단일화 압박을 할 필요가 없어지고, 우리는 바야흐로 대한민국 대선 역사상 진짜 훌륭한 후보 2명 중에 한 명을 선택하는 그야말로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사실 어떻게 보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그러나 이건 그저 즐거운 상상일 뿐이고, 현실은 그렇게 녹록지 않다. 박근혜와 새누리당의 '묻지마 콘크리트 지지율'이 존재하는 한 이런 행복을 누리기는 힘들고, 어떤 식으로든 안철수와 문재인의 단일화가 정권교체의 필수 조건이 될 것이다. 조선일보와 미디어리서치의 추석 직후 최신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야권 단일후보는 박근혜를 확실히 이길 수 있다. 그래서 앞으로의 박근혜 지지율 변화가 오히려 더 흥미롭게 느껴지고, 과연 박근혜가 얼마나 최종 득표를 할 수 있을지가 무척이나 궁금하다! 정말..

 

The Story of ART

Posted by 아서정 Arthur 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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