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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시작될 18대 대선 레이스에 대한 단상.

 

 

제30회 런던올림픽이 한창이다. 예전처럼 떠들썩하기는 하지만, 전반적인 만족도는 예전만 못한 것 같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제 올림픽도 시대의 변화에 본격적으로 결정적인 영향을 받기 시작했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닌가 싶다. 바야흐로 지금은 모든 것이 실시간으로 다 연결되고 전파되는 시대이다. 4년 전 베이징올림픽 때만 하더라도 전세계적으로 스마트폰이나 SNS가 요즘처럼 활성화되어 있진 않았다. 그때까지는 전통적인(?) 방식의 올림픽 중계나 보도가 여전히 유효했으나, 2012년에는 더이상 그럴 수가 없는 것이다. 중계를 보기 위해  더이상 텔레비전 앞에 모일 필요도 없고, 경기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더이상 뉴스를 자세히 보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근본적으로 중요한 변화가, 이제 경기 자체에 대한 판정을 전적으로 인간이 내리던 시대는 끝났다. 경기장 현장에 직접 설치된 수많은 컴퓨터와 수십 대의 카메라가 심판을 대신해서 판정을 하는 시대다. 물론, 심판이라는 사람이 존재하고 최종 결정을 인간이 하기는 한다. 하지만, 스포츠 경기에서 더이상 심판은 절대적인 권한을 가질 수 없게 되었다. 그렇게 스포츠에서도 인간의 권능은 큰 변화를 맞이한 것이다.

 

[좀 다른 얘기인데, 성형수술과 화학약품 복용이 일반화된 사회에서 미인대회와 육체미대회가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스포츠만큼 인간이라는 존재의 자체적인 능력을 극단적으로 극한까지 끌어올리는 행위가 또 있을까? 하지만 다들 알다시피, 아무리 인간의 능력을 최대로 향상시킨다고 하더라도 그 해당 분야의 일만 하기 위해서 특별히 고안된 기계를 이기지는 못한다. 어쨌거나 인간의 능력에는 한계가 있고, 또 신이 아닌 인간이기에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보여주는 퍼포먼스도 차이가 나며, 때론 실수도 한다. 과연 인간이 100m 달리기에서 9초의 벽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인가? 몇 가지 연구 결과를 보건대, 그건 아마 어려울 것이다. 분명히 어느 정도 선에서 세계신기록은 멈춰설 테고, 그 다음부터는 계속해서 0.00X 초에서 금은동이 결정될 것이다. 육상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종목이 요즘 다 그런 상황이 아닌가 싶다. 한마디로, 인간의 한계에 거의 다 다다른 것이다. 게다가, 이제는 스포츠에도 소위 말하는 과학이 전면적으로 도입된 상태다. 과학을 이용해 기록을 단축시키고, 과학을 이용해서 순위 판정을 한다. 스포츠과학을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무조건 돈이 필요하고, 엄청난 예산을 투입한 스포츠과학은 각 인간의 능력을 인간 자체의 인식 범위 내에서는 절대 구분할 수 없을 정도의 수준까지 극단적으로 분류해서 승패를 나눈다. 인간이 아닌 과학이 판정한 순위에 따라, 어떤 인간은 웃고 어떤 인간은 눈물을 흘리는 것이다. 이렇게 스포츠는 점점 더 인간의 손을 떠나간다.

 

[사진 자료: AP, 뉴시스]

 

올림픽에 대해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얘기해 보자. 이 시대에 거대 자본이 개입하지 않는 스포츠가 있는가? 올림픽도 마찬가지다. 거대 자본이 없이는 올림픽의 개최 자체가 불가능하지 않은가? 프로 스포츠라는 것 자체도 따지고 보면 거대 자본을 가진 스폰서가 없으면 유지되기 힘든 시스템이다. 거대 자본의 최대 관심사는 흥행이며, 그 흥행을 위해서 경기의 룰이나 시간까지 조정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이런 스포츠 세계에서 큰 위력을 발휘하는 건 스포츠 본연의 모습보다는 그것을 바탕으로 재구성된 스토리이다. 박태환이 단번에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따고 그냥 끝나는 것보다는 어떤 식으로든 우여곡절을 겪고 이런저런 문제상황이 발생하는 게, 적어도 흥행면에서는 더 나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물론 이것 자체가 올림픽이라는 하나의 흥미진진한 드라마를 구성하는 중요한 일부 요소일 수 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모든 일은 항상 적당한 선에서 그치는 게 아니다. 자본이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면 미칠수록 또 흥행에 더 민감해지면 민감해질수록, 스포츠의 본질은 점점 희미해질 가능성도 높아진다. 과학기술과 자본과 언론이 장악한 올림픽에서 우리는 지금 무엇을 보고 즐기고 느끼고 있는가? 어쩌면, 몇 십년 뒤의 올림픽은 우리가 지금 생각하는 모습과는 사뭇 다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박근혜의 박정희와 문재인의 노무현, 그리고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스포츠 세계의 경쟁인 올림픽이 여러모로 변화를 맞이하고 있듯이, 정치 세계의 경쟁인 민주주의 사회의 선거도 많이 달라지고 있다. 2007년을 한 번 회상해 보면, 이명박이 당선된 17대 대선과 지금 18대 대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은 무척 다르다. 단 5년 만에 선거의 모습이 상당한 변화를 겪었고, 이런 변화에 대처하는 각 대통령 후보들의 모습도 흥미롭다(2007년에 SNS가 지금처럼 활성화되어 있었다면 아마도 이명박은 SNS 계정을 적극 활용했을 텐데, 대선 레이스에서 그는 과연 어떤 말들을 쏟아냈을까? 그걸 5년 뒤에 살펴보는 것도 재밌었을 것이다). 관리 작업을 거친 것이든 그렇지 않은 것이든, 아무튼 대선 후보들이 SNS를 통해서 유권자들과 직접 대화를 할 수 있는 길은 열렸는데, 사실 아직까지는 정치인들이 그것을 활용하는 데에 익숙지는 않은 모양새인 것 같다. 대부분이 일방적인 발표 형식인 듯하고, 본인이 아니라 보좌진이 대신 작성하는 경우도 많으며, 사용하는 단어나 문장들을 보면 특별히 SNS라는 매체에 맞는 표현이라고 할 만한 것도 별로 없는 편이다. 대통령 후보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를 가장 잘 활용하는 인물로 박원순 서울시장을 꼽을 수 있을 텐데, 박시장은 혁신적이고 탁월한 시정운영만큼이나 SNS상에서도 군계일학의 눈부신 활약을 하고 있다. 아마도, 몇 년 후에 치러지는 중요한 선거들에서는 SNS를 잘 활용해서 당선에 도움을 받는 사례가 꽤 나오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정치인들이 큰 변화 중에 하나인 SNS 사용에 익숙지 않은 것처럼, 유력한 대선후보라고 할 수 있는 박근혜와 문재인의 변화 여부에 대해서도 좀 생각해볼 만한 게 있을 듯하다. 박근혜와 문재인을 볼 때 유권자들이 함께 떠올리는 얼굴이 대부분 박정희와 노무현 일 것이다.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 노무현과 박정희는 역대 대통령 인기(?) 순위에서 1위와 2위를 엎치락뒤치락하며 경합을 벌이고 있는데, 이 두 사람의 정치적 후손이 지금 이 순간 대한민국의 새로운 대통령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과연, 12월 19일 대선은 노무현과 박정희의 대결이 될 것인가?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다. 여권은 거의 정해졌다 쳐도, 야권은 현재 안철수를 비롯해서 몇 가지 변수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솔직히,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 박정희나 노무현이 전면적으로 등장하는 것 자체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그다지 유익할 것 같지도 않다. 게다가 박근혜는 박정희의 잘못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문재인은 노무현의 그늘을 제대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박정희 없는 박근혜를 상상하기가 불가능하듯이, 노무현 없는 문재인도 뭔가 의구심이 든다. 21세기에 독재자인 박정희 망령에 사로잡혀 있는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면 절대 안 되는 것처럼, 노무현의 실패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믿음을 주지 못하는 문재인도 분명히 문제다. 어쩌면, 박정희 감옥에서 나올 의지가 없는 박근혜와 노무현을 극복하지 못하는 문재인으로는 18대 대선에서 결코 자력으로 승리할 수 없을지 모른다.

 

 

한편,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도 박정희나 노무현과 관련해서 이야깃거리가 많다. 현재의 새누리당은 박근혜의 사당(私當)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그래서 그런지 박정희와 관련해서도 예전보다 훨씬 불분명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래도 예전에는 일부러라도 박정희와 어느 정도 거리를 두려고 하는 척은 했지만, 私當이 된 뒤에는 그마저도 별로 관심이 없는 것이다. 짐작컨대 새누리당은 이번 대선 레이스에서 박정희 문제에 대해 각 국면마다 눈치를 보며,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전략을 취할 걸로 보인다. 그리고 민주통합당과 노무현에 대해서 말하자면, 솔직히 말해서 민주통합당은 새누리당이 박정희에 대해서 취하는 입장보다도 훨씬 바보 같은 스탠스를 취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노무현이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과정에서나 그의 집권 당시에 민주당이 너무나 멍청한 짓을 많이 했던 과거가 있어서 그런지, 민주통합당은 노무현이라는 존재에 대해 어떻게 입장을 취해야 될지 그것 자체를 모르는 것 같다. 새누리당은 박정희를 자기들이 유리한 방향으로 이용하기라도 하는데, 민주통합당은 긍정적인 노무현을 삼키지도 못하고 부정적인 노무현을 뱉어내지도 못하는 형국이다. 항상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어정쩡하게 노무현 문제를 입에 물고 꿀먹은 벙어리처럼 서서 새누리당에 휘둘리고 국민들에게 치이는 상황인데, 앞으로도 계속 이런 식이라면 유권자들 역시 민주통합당을 여전히 못미더운 존재로 바라볼 것이다. 어떻게든 노무현에 대한 스탠스를 명확히 정리하고, 대선 레이스에서 어떻게 활용할지를 정해야 할 걸로 보인다.

 

7월의 마지막 날, 12월 대선을 생각하다

 

대한민국은 참 박진감이 넘치는 나라다. 언제나 놀라운 뉴스들이 빵빵 터지고, 대중들은 한 시도 쉬지 않고 각종 이슈들과 격돌한다. 7월 30일, 어제 하루만 해도 그렇다. 런던올림픽과 관련해서 이루 다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수많은 토픽들이 쏟아져 나왔고, 그 와중에도 MB정권은 인천국제공항을 팔아먹기 위해 모든 이성적인 논리들을 다 무력화시키는 꼼수를 부리고 있었으며, 인기 아이돌그룹의 기획사와 멤버 그리고 팬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가상공간에서 무척이나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눈은 올림픽을 보며 감동하면서도, 손은 아이돌그룹의 기획사를 디스하고, 입은 MB정권을 욕한다. 개인적으로도 원래 '경쟁'이 주가 되는 문제에는 별로 관심이 없기 때문에 올림픽은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지만, 아이돌그룹 사건은 꽤 흥미롭게 지켜보았다. MB정권의 멘붕은 하루이틀 이야기가 아니기에 좀 식상했지만, 연예계 왕따 문제는 그대로 한국 사회의 축소판을 보여주는 듯했기 때문이다. 주도적으로 일을 저지르는 소수와 침묵하는 절대 다수가 문제를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심각하게 만들고, 소위 말하는 권력자가 집단의 이름으로 비합리적인 방법을 동원해 약자를 처단하며, 일반 대중은 비슷한 사안도 그때 그때의 분위기에 따라 전혀 예측불가능한 반응을 보이는 게, 어쩌면 이리도 다이나믹한지.. 어떻게 보면 우리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은 빈번하게 그리고 동시에, 정신적인 롤러코스터를 끝없이 반복적으로 체험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날마다 대한민국은 끓어넘치는 냄비와 같다. 이런 사회에서 전부 조울증에 걸리지 않고 일상적으로 살아간다는 게 신기하지 않은가?

 

[2012년 7월 31일 매일경제 보도]

 

오늘이 7월 31일이니까, 12월 19일 대선까지 채 5개월도 남지 않았다. 이 기간동안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 시대 청년들과 노인들이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대선 레이스의 후보들도 마치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심정일 것이다. 안철수는 언제쯤 대선캠프를 본격적으로 가동시킬까? 민주통합당도 이제 컷오프(예비경선)를 통과한 다섯 명(문재인,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박준영)을 결정했으니, 안철수에게도 결정의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음은 분명하다. 물론 민주통합당의 경선 일정이 안철수에게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어쨌든 대중은 민주통합당의 후보군이 시시각각 정리될수록 안철수의 결심을 점점 더 채근하게 될 것이다. 과연 민주통합당의 대통령 후보로 누가 선출될까? 불과 얼마 전만 해도 문재인이 아니면 김두관이 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손학규가 선전하고 있다. 아직 두 달 정도의 시간이 남아있으니, 세 사람을 두고 좀 더 지켜봐야 하겠다. 문재인이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도 관심사고.. 그리고 박근혜에 대해서는 사실 본선 전에는 별로 할 이야기가 없을 듯하다. 박근혜 본인이나 캠프에서도 그 전까지는 크게 두드러지는 행동을 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 같고, 그냥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새누리당 후보가 되는 수순을 밟을 걸로 짐작된다. 박근혜가 본선까지 가는 과정에서는 박정희와 관련된 문제들을 어떻게 뭉개는지만 보면 될 텐데, 어차피 본선에서는 이 문제가 중요한 이슈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2012년 대선 레이스에서 뭐니뭐니해도 가장 중요한 건, 도대체 어떤 식으로 1:1 구도가 만들어지는가일 것이다. 9월에 민주통합당 후보가 결정될 때까지 안철수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 또 박근혜 쪽에서는 양쪽에 대해 어떤 공세를 펼칠지, 그리고 민주통합당 외의 나머지 야권에서도 어떻게 후보를 낼지.. 뭐 이런 문제들이 서로 복잡다단하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과연 1:1 구도를 만들지 않고도 정권 교체를 이룰 수 있을까? 현재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가능성에 대해 굉장히 부정적일 텐데, 새누리당의 후보로 박근혜가 될 거라고 생각하는 이상 1:1 구도는 거의 필연적인 귀결이 아닐까 싶다. 박근혜가 여권의 본선 후보가 되는 순간, 유권자들 자체도 양분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도 이렇게 극단적인 상황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랐지만 현재 상황을 보면 거의 그렇게 될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아무튼 이런 싸움에서는 양쪽이 모든 것을 다 걸게 되는 절체절명의 한판승부가 펼쳐지게 된다. 지금 이분법이 어떻고 제3의 길이 어떻고 오랜 역사가 어떻고 하는 사람들도, 막상 본선이 펼쳐지면 다른 선택의 여지가 있을 수 있을까? 당장 2013년에 과거세력이 정권을 잡는다는데, 옆사람을 향해 '그냥 5년 더 참겠다'고 편하게 말할 수 있을까 이 말이다. 누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12월에는 모두 민감해질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안타깝지만 이게 우리가 걸어가야 할 길이고, 투표를 직접 하든 안하든 모든 이가 함께 책임져야 할 일이다. 2008년부터 올해까지 전국민이 체험했듯이.. 우리가 런던올림픽에서 한국선수의 승리를 원하는 만큼만 12월 19일 선거에 더 관심을 가진다면, 분명히 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The Story of ART

Posted by 아서정 Arthur 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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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응원 2012.07.31 15: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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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sephia 2012.08.02 09: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07년에 우리가 저지른 것을 이젠 반성해야죠.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