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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를 양분하고 있는 남한과 북한, 2012년 현재 두 체제의 확실한 공통점.

 

우리가 흔히 알고 있듯이, 북한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세습 체제이고, 독재자를 찬양하는 사회이다. 특히 2012년은 김일성 주석의 100회 생일(4월15일)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70회 생일(2월16일)을 맞은 해라고 하는데, 이에 따라 북한에서는 올해 초부터 굉장한 축제분위기가 이어지며 김일성-김정일-김정은의 3대 세습과 독재에 대한 찬양이 전방위적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세습(世襲): 재산, 신분, 직업 등을 한집안에서 자손 대대로 물려받음. 정권 세습, 경영권 세습..

[Daum 사전 검색]

 

 

[2011년 12월 19일 뉴시스 보도]

 

 

그런데 놀라운 건, 남한에도 이와 유사한 세습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만날 북한을 빨갱이라고 욕하면서, 누가 한민족 아니랄까봐 그대로 이런 세습을 따라하고 있다. 다만, 그 모양새는 조금 다르다. 북한의 김일성-김정일-김정은이 정치권력과 경제권력 양쪽을 모두 장악하고 있는 데 반해, 남한은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이 둘로 나눠져 있는 것이다. 동일하게 세습이지만 완전하게 똑같지는 않은 셈이며, 이것이 한반도를 장악하고 있는 두 체제의 공통점 속에서 2012년 현재 그나마 남부한국과 북부한국을 구별할 수 있는 지점이라고 볼 수 있겠다.

 

 

[2012년 4월 23일 스포츠서울 보도(위), 2012년 2월 29일 시사인 보도(아래)]

 

 

모든 세습권력이 다 그렇겠지만, 세습의 가장 큰 약점은 '검증'이 제대로 되기 힘들다는 것이다. 국가든 기업이든 어쨌든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본다면, 승계 과정에서의 철저한 검증은 당연히 필수적인 것이며 또 이렇게 해야만 해당 권력의 영향을 원하든 원하지 않든 받을 수밖에 없는 다수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그런데 북한이든 남한이든 이들의 승계 과정에서 제대로 된 경쟁과 검증은 없었고, 그래서 2012년의 남북한은 세습으로 인해 수많은 불안 요인들이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뉴스를 보라! 요즘 얼마나 많은 사건들이 이런 세습권력 주변에서 발생하고 있는지.. 하마터면 한반도는 세습권력때문에 전쟁이 날지도 모르고, 제2의 IMF를 맞을지도 모른다. 벌써 잊었는가? 남한의 1997년 IMF는 아무런 검증과정 없이 경영권을 세습한 재벌 2세 경영인들의 잘못이 컸다는 걸.. 그런데도 세습권력은 전혀 자신은 되돌아보지 않은 채, 우상화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사진 자료: 중앙일보]

 

 

물론 복합적이고 다양한 이유가 많겠지만 북한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큰 이유 중에 하나는, 하나의 세습 체계 안에 경제권력과 정치권력이 함께 속해있기 때문일 것이다. 만일 남한의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이 어떤 식으로든 결합하는 사태가 발생한다면, 남한 역시 북한처럼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세습은 그것 자체로도 문제가 심각하지만, 그로 인해 파생되는 다른 여러 가지 부정적인 영향들도 엄청나다. 북한 사회가 아직까지도 몇십 년 전 과거인 20세기 중반에 머물러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남한 역시 역사의 지체를 겪고 있다는 걸 부정할 수 없을 듯하다.

 

 

[사진 자료: 로이터(맨위), 중앙뉴스(맨아래). 이미지 캡처: 최재천(@your_rights)의원 트위터(중간)]

 

 

도대체, 이 세상 어느 나라가 민주화 이후에 독재자를 찬양하는가? 그게 상상이나 할 수 있는 일인가? 상식적인 사회에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일 것이다. 그런데, 2012년의 대한민국에서는 이런 일이 버젓이 횡행하고 있다. 그것도 국민들의 세금으로.. 어처구니가 없지만 엄연한 사실이고, 사적 영역이 아닌 공적 영역에서 분명하게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게다가 2012년에는 이것이 대한민국 전체의 현실 권력으로 다시 태어나려고 한다. 북한과 비슷한 20세기 중반 그 독재의 망령이, 북한처럼 세습을 기본 바탕으로 또 한 번 남한의 정치권력을 차지하려고 하는 것이다. 우리 한반도는 세습의 아들과 딸이 장악해도 과연 괜찮은가?

 

 

[사진 자료: AP/뉴시스, 뉴스1]

 

 

정말 믿기 어려운 일들이 한반도의 북부와 남부에서 2012년 현재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 언뜻 보면 남한과 북한의 권력은 서로 싸우는 것 같지만, 이들 세습권력을 보면 나란히 사이좋게 상대방을 따라하고 있는 듯 보인다. 감히 짐작컨대, 이런 세습권력이 그대로 유지되는 한 우리가 태어나고 자란 이 땅은 통일되지 않을 것이다. 세습된 독재권력 아래에서 북한의 민중이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남한의 민중들도 지금 이 순간 무척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20세기와는 다른 새로운 미래를 바라봐야 할 21세기에 이런 얘기를 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참 서글프다..

 

The Story of ART

Posted by 아서정 Arthur 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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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안단테♪ 2012.04.24 09: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글의 내용에 대체로 공감합니다. 우리나라의 소위 보수진영은 제발 과거 독재의 망령과 결별했으면 좋겠고, 마찬가지로 소위 진보진영 또한 이상한 궤변을 늘어놓지 말고 북한 세습정권을
    확실하게 비판하는 모습을 보여야 국민들에게 신뢰를 얻을 수 있음은 물론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네요.

    • 아서정 Arthur Jung 2012.04.24 09: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현재 모습 그대로의 박근혜가 대통령으로 출마하는 한, 독재의 망령과 결별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래서 걱정이구요..
      소위 말하는 꼴통은 보수에만 있는 게 아니라 진보에도 있죠.
      그래서 안타깝습니다..
      이렇게 방문해주시고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단테님 블로그 구경도 잘 했습니다~

  2. 새끼늑대 2012.04.24 11: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주 절묘하네요.

    북한주민들도 일부 남한 주민처럼 진심을 다해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을 찬양하나봅니다.

    난 이 사람들이 총칼에 억압을 받아 따르는 줄로만 알았는데요. 지금 보니 진심인듯...

  3. 나참 2012.05.09 09: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세습이라...글쓴 분 아버님이 일성이,돈병철이었다면 님도 똑같지 않았나요? 불완전한 인간의 한계입니다. 있는 자들에 대한 분노와 마타도어는 결코 좋은 해결책은 아닙니다. 저들은 여전히 굶고 이들은 여전히 부패하고, 뭐 이런 것 같은데 가장 부정부패가 심한 곳이 가장 권력이 집중화되어 있는 중국과 북한..뭐 이렇지 않나요? 인간의 기본권을 행사할 수 없는 곳이 사람 살기 좋은 곳은 아니지요. 인간의 한계가 존재하는 한, 절대선과 절대 진리는 없겠지요. 다만 그걸 실현하려는 노력이 있을 뿐. 공허한 분석과 얘기입니다. 몽상가나 공상가와 별다름없는. 괜한 시간만 낭비했다는 생각입니다.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