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잘못 쓰는 경우가 많은 한글 표현들.

 

2011년에 발표된 세계의 국가 순위를 보면, 한반도는 국토의 크기로 볼 때 전 세계 240여 개가 넘는 전체 국가 중에서 약 85번째 나라이다. 하지만, 인구수로 보면 남부한국과 북부한국을 합쳐서 7천 3백만 명 정도이고, 이것은 세계에서 19번째로 많은 것이다. 그만큼 상대적으로 참 작은 크기의 국가에서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고 볼 수 있으며, 이는 언어사용 인구수로 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한국어는 지구상에서 사용되고 있는 수많은 언어 중에서 중국어, 힌디어, 스페인어, 영어, 아랍어, 벵골어, 포르투갈어, 러시아어, 일본어, 독일어, 프랑스어, 말레이인도네시아어 등에 이어 13번째의 사용 인구수를 자랑하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세계에서 가장 면적이 넓은 러시아와 제일 인구수가 많은 중국 그리고 세계대전까지 일으켰던 일본 사이에서 대한민국은 이토록 끈질기게 생존해 온 것이다.

 

[네이버(http://www.naver.com) 검색 결과 - 세계 국가 면적, 인구 순위]

우리의 언어에 대해서 얘기함에 있어, 지리적으로나 역사적으로 매우 밀접하게 맞닿아 있으며 세계에서 인구가 제일 많고 면적도 네 번째로 넓은 중국은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대상이다. 우리만의 문자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에도, 당시 지배층은 오랫동안 유지되어 온 중국 중심의 세계관에 젖어 있었기 때문에 새로운 문자의 출현을 별로 달갑게 생각하지 않았다. 한반도는 흔히 말하는 한자 문화권에 속해 있었고 조상들은 한문을 사용하여 문자 생활을 했으며, 한자와 한문에 비해 우리 문자를 낮잡아 보는 태도가 팽배해 있었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반도는 정말 수많은 침략을 당했고, 어쩌면 한국어라는 건 그냥 쉽게 사라져버릴 수도 있는, 마치 바람 앞의 등불과도 같은 존재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민족이 반만 년 역사를 보내는 지금 이 순간까지 필사적으로 생존해 온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언어도 용케 끝까지 살아남았다. 이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고, 아마도 거의 기적(!)에 가깝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럴 수 있었던 이유를 여러 가지 다양한 측면에서 찾을 수 있겠지만, 하나의 훌륭한 언어로서 기본적으로 한글이 가진 뛰어난 자질도 단단히 한몫했을 것이다. 많은 이들이 알고 있듯이, 한글은 인류가 사용하는 전체 문자의 분류상 가장 발달된 체계에 속하는 매우 과학적인 문자라고 정평이 나있으니 말이다. 이 자리에서 굳이, 한글 자체의 우수성을 주저리주저리 나열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약간의 관심만 있다면 인터넷 검색만으로도 상당한 자료를 금새 찾을 수 있고, 한글을 제대로 배웠다면 그 내용을 별로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에 도움이 되는 관련 웹사이트들은 여기에 몇 개 링크해 둔다.

 


 - 국립국어원 www.korean.go.kr
 - 한국어세계화재단 http://www.glokorean.org
 - 한글박물관 http://www.hangeulmuseum.org
 - 우리말 배움터 http://urimal.cs.pusan.ac.kr
 - 한글 맞춤법/문법 검사기 http://speller.cs.pusan.ac.kr
 - KBS한국어능력시험 http://www.klt.or.kr


한글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 세종대왕은, "백성을 가르치는 데 사용할 바른 소리(글자)"라는 뜻으로, 이 문자의 이름을 '훈민정음(訓民正音)'이라고 정했다. 그 후 한글은 언문(諺文), 정음(正音), 국문(國文) 등의 여러 가지 명칭을 거쳐, 개화기의 국문학자인 주시경(1976~1914)에 의해 '한글'이라는 명칭이 사용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또한, 훈민정음 창제 시기와 관련해서는 해례본 원본에 '세종 28년 9월 상순'이라고 적혀 있어서, 이를 바탕으로 한글날을 10월 9일로 정하게 된 것이다. 2011년 10월 9일은 565돌 한글날이다.
 
오늘날의 한글 맞춤법은 1933년 조선어학회가 제정한 '한글 맞춤법 통일안'에 기초를 두고 있고, 1988년 부분적으로 수정되었으나 기본적인 특징은 그대로라고 한다. 한글은 자음 글자와 모음 글자가 따로 만들어져 있는 음소문자이지만, (로마자 같은 일반적인 음소문자와는 달리) 자음자와 모음자를 합쳐서 음절 단위로 모아쓰는 특징도 지니고 있다. 글자 하나하나가 어떤 의미를 갖지는 않고 대신 일정한 소리를 나타내는 표음문자에 속하며, 음소문자이면서 음절문자의 성격도 일부 지니고 있는 것인데, 글자로서의 음절은 초성과 중성, 받침의 세 위치로 나뉜다.

[이미지 출처: 국립국어원 홈페이지 '알고 싶은 한글(http://www.korean.go.kr/hangeul)' 중에서 발췌]

그런데 사실, 우리가 매일 한글을 쓰긴 하지만 기본적인 맞춤법을 정확하게 지켜서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꽤 있다. 이것은 사회 전반적으로 그런 문제에 대해서 그다지 민감하게 반응하며 고치려 들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워낙 영어가 무차별적으로 많이 사용되다보니 한글에 대한 관심이 주변부로 밀려나며 그렇게 된 부분도 있으리라.

 

아무튼 언어 생활에서 정확한 한글 표현이 뭔지 혼동될 때가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누구라도 무척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한글날을 맞아,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한글 표현 중에서 헷갈리기 쉬운 것들을 한 번 간단히 정리해 보도록 하자.

 


1.  오랜동안 ---> 오랫동안: 시간상으로 썩 긴 기간 동안.
- '오랜'은 '동안이 오래된', '오래된 끝'의 뜻. 시간의 사이가 긴 것을 나타내는 표현은 '오랫동안'임.
- '오랫동안'은 '오래'와 '동안'이 더해진 합성어로 두 단어가 결합하면서 사이시옷이 더해진 것.
- '오랫동안'은 [오랟똥안], [오래똥안]으로 발음할 수 있음. 여기서 쓰인 'ㅅ'은 사이시옷으로 발음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음.


2. 오랫만 ---> 오랜만: '오래간만'(어떤 일이 있은 때로부터 긴 시간이 지난 뒤)의 준말.
예) 옛 친구를 오랜만(오래간만)에 만났다.
정말 오래간만(오랜만)에 비가 내렸다.
- 오랫동안 (O), 오랜 역사 (O)

3. 몇일 ---> 며칠: 그달의 몇째 되는 날. 몇 날.
- '몇일'로 적는 경우는 없고, 항상 '며칠'로 적음.
(과거에는 구분해 쓰기도 했지만, 지금은 맞춤법에서 '며칠'로 모두 통일시켰음)
예) 오늘이 며칠이지?
지난 며칠 동안 계속 내리는 장맛비로 개천 물은 한층 불어 있었다.

4. 뒤치닥거리 ---> 뒤치다꺼리: 뒤에서 일을 보살펴서 도와주는 일.
- '뒤치다꺼리'는 '뒤'와 '치다꺼리(남을 도와서 거드는 일)'가 결합한 합성어.
예) 애들 뒤치다꺼리에 바쁘다.
회의가 끝난 뒤에 그들은 남은 뒤치다꺼리를 하려고 늦게까지 남아 있었다.

5. 빈털털이 ---> 빈털터리: 재산을 다 없애고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는 가난뱅이가 된 사람.
- '있던 재물을 다 없애고 아무 것도 없이 된 사람'은 소리나는 대로 '빈털터리'로 표기함.
- 여기서 '털터리'는 '털털하다'에서 파생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털터리'는 '털털하다'의 뜻과는 관계가 없어진 말이므로 원형을 밝히지 않고, 소리 나는 대로 씀.
예) 그들은 집 한 칸도 없는 빈털터리였다.

6. 움추리다 ---> 움츠리다: 몸이나 몸의 일부를 몹시 오그리어 작아지게 하다. 겁을 먹거나 위압감 때문에 몹시 기가 꺾이거나 풀이 죽다.
- '움츠리다'의 준말은 '움치다'. 활용형: '움치어(움쳐)', 움치니.
예) 너무나 민망해서 고개를 움츠렸다.
그녀는 남편에게 늘 죄스러운 생각으로 너무 움츠리며 살아왔다.

7. 애띠다 ---> 앳되다: 애티가 있어 어려 보이다.
- '앳되다'에 어미 '어'를 결합하면 '앳되어'가 되어서, '앳되어 보이다' 또는 '앳돼 보이다'로 씀.
예) 소녀의 앳된 목소리.
나이에 비해 앳돼 보이다.
마흔여섯 살이라는 나이가 무색할 만큼 아내는 앳되었다.

8. 희안하다 ---> 희한하다: 매우 드물거나 신기하다.
- '희한하다'라는 말은 [희한(稀罕)하다 - 稀(드물 희), 罕(드물 한)]과 같은 한자어로 이루어져 있음. 한자의 뜻대로 풀이하자면 '드물고 또 드물다'라는 정도로 생각해 볼 수 있고, '드물고 또 드물다'라는 뜻은 결국 '매우 드물다'라는 뜻.
예) 희한한 일.
사람들은 그를 희한하게 쳐다보았다.
풍수를 전혀 모르는 눈으로 보더라도 그 땅은 참으로 희한하게 생긴 터였다.

9. 궁시렁거리다 ---> 구시렁거리다: 못마땅하여 군소리를 듣기 싫도록 자꾸 하다.
- 구시렁거리는 꼴을 흉내낸 말은 '구시렁구시렁'이 표준어. 이에 해당하는 서술어 형태는 '구시렁거리다', '구시렁대다' 등이 맞음.
예) 뭘 그렇게 혼자 구시렁거리고 있나?
아내는 무엇이 못마땅한지 돌아앉아서도 계속 구시렁거렸다.

10. 널부러지다 ---> 널브러지다: 너저분하게 흐트러지거나 흩어지다. 몸에 힘이 빠져 몸을 추스르지 못하고 축 늘어지다.
- '널리 흩어지다'의 뜻으로 '널브러지다, 널브러트리다, 널브러뜨리다' 등이 있음.
예) 방에는 잡동사니들이 널브러져 있다.
복부를 한 대 맞은 사내는 한동안 마룻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11. 핼쓱하다 ---> 핼쑥하다: 얼굴에 핏기가 없고 파리하다.
- '해쓱하다', '핼쑥하다' 모두 쓸 수 있음. '해쓱하다'는 얼굴에 핏기나 생기가 없어 파리하다'를 뜻함.
예) 그동안 고생을 많이 했는지 그는 얼굴이 핼쑥해졌다.

12. 웅큼 ---> 움큼: 손으로 한 줌 움켜쥘 만한 분량을 세는 단위.
- '한 움큼', '한 줌'은 띄어 써야 함. 여기서 '한'은 관형사이고, '움큼'과 '줌'은 의존명사. 우리말에서 의존명사나 단위를 나타내는 명사는 띄어 씀.
예) 아이가 사탕을 한 움큼 집었다.
아직도 불길 좋게 타고 있는 모닥불 위에 눈을 한 움큼씩 덮었다.

13. 느즈막하다 ---> 느지막하다: 시간이나 기한이 매우 늦다.
- '느직하다(일정한 때보다 좀 늦다. 기한이 넉넉하여 여유가 있다)'를 뜻하는 형용사는 '느지막하다'이고, 부사는 '느지막이'임.
예) 아침을 느직하게 먹고 떠났다.
마감 시간을 느직하게 잡다.

14. 치루다 ---> 치르다: 주어야 할 돈을 내주다. 무슨 일을 겪어 내다.
- '물건 값을 내주다'는 '치렀다'로 써야 함.
예) 점원에게 옷값을 치르고 가게를 나왔다.
주인에게 내일까지 아파트 잔금을 치러야 한다.
시험을 치르다.
혼례를 치르다.
- 홍역을 치르다: 몹시 애를 먹거나 어려움을 겪다.

15. 주구장창 ---> 주야장천: 밤낮으로 쉬지 아니하고 연달아.
- '주구장창'은 사전에 없는 말. '밤낮으로 쉬지 아니하고 연달아'라는 뜻이 있는 단어는 '주야장천'임. 쓰인 문맥에 따라 '계속'이나 '늘'이라는 말로 바꿔 쓸 수 있음.
- '아주 사소한 일까지 속속들이'라는 의미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미주알고주알'로 쓰는 것이 바름.
예) 부모님들은 주야장천 자식 걱정뿐이다.
미주알고주알 캔다.

이상으로, 일상에서 잘못 쓰는 경우가 많은 한글 표현들에 관하여 살펴보았다. 거창하게 한글의 위대함이나 세계적인 공용어가 되기 위한 방법 등에 대해서 복잡하고 길게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저 단발적으로 이벤트성이 아닌 다음에야 그런 건 전문가들이 온전히 논할 수 있을 것 같고, 언어라는 게 진정으로 영향력이 크며 중요한 수단인 만큼 충분한 시간과 노력, 비용이 필요한 범국가, 범민족적인 화두가 아닌가 싶다. 우리의 소중한 한글을 제대로 지키기 위해서는 초등학생부터 공무원과 국어학자까지, 남녀노소 모두가 진지한 관심을 기울여야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일반 시민의 입장으로 이렇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포스팅을 하고 싶었고, '블로그'라는 매체의 성격에는 이게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아무쪼록 우리의 훌륭한 문자인 한글을 모두가 정확하게 익히고 사용하여, 좀 더 나은 언어생활과 문화생활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를 계기로 솔직히, 개인적으로도 한글 공부에 앞으로 더 많은 신경을 써야 되겠다고 느꼈다. 흔히 말하듯이 한국어를 잘 하는 사람이 외국어도 잘 할 것이고, 작은 부분부터 잘 다져야 좀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할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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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tory of ART

Posted by 아서정 Arthur 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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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0.10 10: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나가다 들렸어용~
    나름 맞춤법 맞춰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뒤로 갈수록 제가 쓰던 거랑 다 틀려서 헉;; 했다는;
    역시 국어는 어려워용ㅋ
    덕분에 잘 배우고 갑니다 ^^

  2. 빛이드는창 2011.10.10 15: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블로그할때 맞춤법이 언제나 헷갈립니다. 잘못알고 있었던 한글이 많네요^^;

  3. Char 2011.10.10 16: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멋진 포스트에 감동했어요! 저는 워낙 문법이나 오타 등 포스트에 실수가 잦아서 관련 학과 나온 친구에게 지적 받으며 조금씩 배워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