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화력발전을 2021년까지 2배 더 늘릴 계획인 한국, 2021년 어린이날의 끔찍한 모습.

 

요즘 대기오염 분야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초미세먼지'다. 2013년에 세계보건기구(WHO)가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초미세먼지는 폐렴·심장병·각종 암 외에도 다양한 호흡기 질환의 원인이며 생식 기능을 저해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특히 어린이와 임산부·노약자는 초미세먼지에 취약하다. 단시간 노출돼도 유해하기 때문에 초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건강을 위해 외출을 삼가고, 물을 많이 마시며, 불가피하게 외부와 접촉한 뒤에는 자주 씻는 게 좋다.

 

우리가 황사를 얘기할 때 흔히 유해물질로 언급되는 '미세먼지'는 지름이 10마이크로미터(㎛, 1㎛=1000분의 1mm) 이하인 작은 먼지(Particulate Matter 10, PM10)를 가리키는데, 이것보다도 크기가 4분의 1에 불과한 초미세먼지(PM2.5, 지름 2.5㎛ 이하의 극히 작은 먼지)는 호흡기뿐만 아니라 피부로도 침투가 가능한 위험물질이다.

[머리카락의 지름이 대략 70~80㎛, 일반적으로 인간의 눈이 식별할 수 있는 물체의 최소 한계가 40㎛]

 

초미세먼지 배출원 중 석탄이 차지하는 비중은 59%(2011년 기준)라고 하며, 한국은 총 전력생산량의 39%(2014년 기준)를 석탄화력발전에 의존하고 있다. 그런데 대한민국 정부는 여기에 더해서 2021년에는 석탄발전량을 현재보다 약 2배나 더 늘리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고, 이를 위해 2021년까지 무려 24기의 석탄화력발전소를 증설할 예정이다. 안 그래도 지금 53기가 운영되고 있는데, (다른 선진국들은 화석연료를 줄이고 친환경 재생에너지로 발빠르게 전환하고 있음에도, 시대착오적으로 한국만) 2021년에 자그마치 총 77기의 석탄화력발전소를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자료 제공: 그린피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Greenpeace)'는 지난 3월 4일 서울의 그린피스 사무소에서 '초미세먼지와 한국의 후진적인 석탄화력발전 확대 정책'이라는 제목으로 기자간담회를 연 것을 기점으로, '가정의 달' 5월 현재까지 초미세먼지의 위험성을 지속적으로 경고하고 있다. 기후변화 캠페인 '콜록콜록, 초미세먼지'와 연계해 법과 제도 개선을 위한 노력도 계속하고 있으며, 초미세먼지가 우리들의 일상에 큰 위협이 된다는 걸 널리 알리기 위해 이제까지 서울 광화문과 명동·홍대 및 인천 영흥 석탄화력발전소 등지에서 다양한 퍼포먼스도 진행했다.

[관련글 - 그린피스는 왜 그날 밤 석탄화력발전소에 레이저 메시지를 수놓았나]

 

대기오염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하버드대 다니엘 제이콥 대기화학 환경공학과 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초미세먼지로 매년 최대 1,600명이 조기사망(2014년 기준) 한단다. 그리고 앞서 말했다시피 정부의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2021년까지 24기가 증설되면, 초미세먼지로 인해 조기사망하는 한국인의 수가 연간 2,800명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원자력발전소는 경상도와 전라도에 주로 많고, 석탄발전소는 충청도와 강원도에 다수 운영·건설 중이다).

 

[자료 제공: 그린피스]

 

그래서 그린피스는 "정부의 계획대로 24기의 석탄화력 발전소가 증설되는 2021년이 되면 초미세먼지가 더욱 심각해진 우리의 일상은 과연 어떤 모습이 될까?"를 주제로, 얼마 전에 'Mock da Future(미래를 조롱하다)'라는 기획사진 촬영을 진행했다. 초미세먼지가 더욱 심화될 경우 머지 않은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일상 생활을 상상해, 마스크 없이 일상 생활이 불가능한 지경에 이를 우리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은 것이다.

[그린피스는 콜록콜록 초미세먼지 캠페인의 일환으로 '초미세먼지용 마스크'를 일반시민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초미세먼지의 위험성을 더 많은 시민들에게 알리고자 진행된 이번 사진 작업은 가족 나들이, 반려동물, 연인의 프로포즈와 키스 등을 비롯해 선물을 받은 아이의 모습 등 다섯 가지 상황을 촬영했다. 가족과 관련된 일정들이 많은 5월에, 석탄화력발전소 24기가 모두 증설된 2021년 가족의 모습을 상상의 이미지로 보여준 것이다. 아래 사진들을 보면 누구나 느낄 수 있듯이, 2021년 어린이날에는 2015년 지금의 우리가 막지 못한 석탄화력발전소 신규 건설 때문에 아이에게 장난감보다 방독면을 먼저 선물해야 될지도 모를 일이다.

 

 

 

 

 

[사진 제공: 그린피스]

 

봄이 가고 여름이 오는 길목에서 황사나 미세먼지·초미세먼지에 대한 일반시민의 관심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 사실 서울의 초미세먼지 평균치는 세계 주요 도시들보다 훨씬 더 높다. 북한산·도봉산·관악산 등 주변의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 지형인 서울시의 대기질에 인천과 충청도에 위치한 대규모 석탄화력발전소 단지가 직접적으로 악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실제로 봄뿐만 아니라 겨울철에도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게 나타난다.

[현재 충청도에 6기의 석탄발전소가 추가로 건설 중이고, 2021년까지 인천과 충청도에 5기가 더 계획되어 있는 상태다]

 

[자료 제공: 그린피스]

 

기본적으로 석탄은 전세계에서 화석연료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44%를 차지하는 가장 큰 단일 배출원이며, 석탄화력발전은 그 중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한다(초미세먼지 배출원 중 석탄이 차지하는 비중도 59%).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 IEA)'의 2014년 발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에서 세계 7위(2012년 기준)에 해당하고, 불명예스럽게도 1990년부터 2012년까지의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율로만 보면 OECD 국가 중 1위에 해당한다.

 

 

석탄발전량 세계 1~2위를 다투는 중국도 2013년 9월 '대기오염 방지행동 계획'을 발표하면서 주요 경제지역 세 곳에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금지시켰고, 2030년까지 1차 에너지 총 소비량의 20%를 비화석 연료로 대체할 계획을 세운 바 있다. 유럽국가들이나 미국은 물론이고 중국조차 이렇게 석탄확대 정책을 사실상 폐기시켰는데, 유독 대한민국석탄화력발전소를 더 짓겠다는 계획을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환경정책에 있어서 만큼은 한국이 중국보다는 낫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초미세먼지와 관련한 석탄 정책을 비교해보면 전혀 그렇지 못하다는 걸 금방 알 수 있다.

 

2014년에 중국은 실제로 석탄 소비량이 감소했다고 하며, 중국 내 석탄 소비량이 가장 많은 네 성(베이징, 텐진, 허베이, 산둥지역)에서 현재 소비량의 40% 정도를 감축하겠다는 목표도 가지고 있다. 반면에 한국은 앞에서 말했다시피 2021년까지 24기의 석탄화력발전소를 증설해, 석탄발전량을 현재보다 2배 더 늘릴 계획을 가지고 있다. 지난 봄 뿌연 하늘 아래에서 많은 한국인들이 얼굴을 찌푸리며 중국을 원망했겠지만, 사실 (2013년에 발표된 정부 자료를 봐도) 한국의 초미세먼지는 50~70% 이상이 다 국내에서 자체 생성된 것이고 중국의 영향은 30~50% 정도에 그친다. 결국, 향후의 실질적 위협은 중국이 아니라 한국내 정책인 셈이다.

 

자, 요즘도 초미세먼지 때문에 외출시 아이들에게 마스크를 착용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약 6년 뒤에 총 77기의 석탄화력발전소가 한국내에서 운영되면) 도대체 우리 애들의 건강은 어떻게 되겠는가? 예전에 우리나라에서도 대기 오염과 영아 사망과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는데, 이 조사에 따르면 미세먼지 농도가 42.9/증가할 때 영아 사망률이 14.2%나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그러면, 2021년 5월 5일 어린이날에는 방독면을 착용하고 가족 나들이를 가야 하는 것일까? 이런 비극을 원치 않는다면, 정부의 시대착오적인 석탄화력발전 확대정책을 우리 모두가 나서서 막아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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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tory of ART

Posted by Arthur 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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