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1주기, 304명의 희생자를 잊지 않기 위해 다양한 시민이 그들의 이름을 부르다.

 

일 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세월호'라는 말 뒤에 어떤 단어를 붙여야 할지 여전히 망설여지는 4월 16일, 언론에서는 '사고 · 사건 · 사태 · 참사' 등과 같은 여러 단어들이 세월호와 1주기 사이를 두서없이 메우고 있다. 우리 주변에서도 사람마다 세월호를 부르는 용어는 각자 다를 수 있겠지만, 그 뒤에 어떤 단어를 붙이든 세월호 304명의 희생자를 안타까워하고 추모하는 마음은 모두 비슷할 것이다. 우리는 이렇게 한마음으로 아파하는 주변사람들과 지난 1년을 함께 살아왔고, 또 앞으로도 계속 같이 살아갈 것이다.

 

마찬가지로, 세월호 문제의 해법을 바라보는 시각은 사람마다 좀 다를 수 있겠지만, 매년 4월 16일에 304명의 희생자를 잊지 않고 기억하는 건 우리 모두가 함께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인식을 바탕으로 시작된 프로젝트가 바로 '세월호 모두의 이야기(늦기전에 0416)' 캠페인이다. 세월호에 대해 다양한 시민들이 평소에 갖고 있던 생각을 동영상 인터뷰 형식을 통하여 그대로 담아냄으로써, 세월호를 기억하는 공유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다.

 

 

다수의 일반 시민이 동영상에 직접 등장해 세월호에 관한 개인적 기억을 더듬어 보고,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도 혼란스러운 외부의 확성기보다는 지난 1년 동안 스스로 정제되고 나름대로 단련된 자기 내면의 목소리에 좀 더 귀 기울이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 보자는 게 이 캠페인의 취지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자유롭게 답할 수 있는 인터뷰 질문도 집단적이기보다는 개별적이고, 특수하기보다는 일상적이며, 정치적이기보다는 사회적인 측면에서 환기해볼 수 있는 물음들로 구성했다.

 

(인터뷰 질문 예시)

- 작년 4월 16일에 갑작스럽게 사고 소식을 들었을 때, 맨 처음 어떤 기분이 드셨나요?

- 지난 1년 동안 세월호와 관련해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무엇인가요?

- 세월호에 대해 주변사람들과 주로 어떤 얘기를 많이 나누셨나요?

-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나 함께 해보고 싶은 일이 있어요?

- 세월호 사건이 발생하고 1년이 지났는데, 그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늦기전에 0416 프로젝트의 참여단체는 '우리함께(안산 지역공동체 회복을 위한 복지관 네트워크)'와 '비영리IT지원센터(비영리와 사회적경제조직을 위한 IT지원 NGO)' · '희망나눔동작네트워크(동작구 풀뿌리 주민단체)'이고, 실제 인터뷰 동영상의 촬영은 사회적기업 '프로젝트 노아'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이 캠페인은 기본적으로 세월호 사건을 지켜본 사람들의 마음속에 남겨진 세월호의 흔적을 인터뷰 형식으로 살펴 보고, 다양한 시민들의 기억이 담긴 동영상 기록을 통해 세월호 사건에 대하여 남녀노소 많은 시민들이 서로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메시지들을 찾는 과정이었다.

 

- '세월호 모두의 이야기' 캠페인

영상제작: 늦기전에 0416 팀(박근우, 천우연, 최종원, 고찬호, 이규연, 박그로, 정혁)
참여단체: 우리함께, 비영리IT지원센터, 희망나눔동작네트워크

 

 

 

 

 

그래서 4월 첫째날부터 중순까지 서울·안산·인천·광명·과천·정선·원주·광주·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 (세월호 희생자 숫자와 동일한) 다양한 시민 304명의 촬영이 이뤄졌다. 인터뷰와 편집을 동시에 진행하며 페이스북 페이지 '세월호 모두의 이야기https://www.facebook.com/recordsewol )'를 통해 4월 초부터 계속 동영상을 공유했고, 4월 16일 현재 130여 명의 인터뷰 영상이 공개됐다.

 

앞으로도 이제까지 촬영한 세월호 인터뷰들을 다 공유할 예정이니, 지속적인 관심이 정말 필요하다. 세월호를 잊지 않겠다는 의미로 하루에 한 사람씩 인터뷰를 봐도 되고, 쉬는 날 여유 있을 때 순서대로 몇 편씩 봐도 좋겠다. 이 중에는 단원고 2학년 2반 故 남지현 님의 언니 남서현 님과 2학년 5반 故 박성호 님의 누나 박예나 님의 영상도 포함되어 있다.

 

[단원고 2학년 2반 故 남지현 님의 언니 남서현 님 인터뷰]

 

[단원고 2학년 5반 故 박성호 님의 누나 박예나 님 인터뷰]

 

이 캠페인의 주요 목표 중 하나는, 인터뷰를 수락해준 시민 304명 각자의 목소리로 세월호 희생자의 이름을 한 명씩 다 불러주는 것이었다. 자그마치 304명. 매일같이 10명의 사진을 찾아본다고 해도 한 달이 꼬박 걸리고, 하루에 서른 명의 이름을 다 외운다 쳐도 열흘이 넘어간다.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매일 새로운 사람 10명을 한 달 내내 만나기도 어렵고, 서른 명의 이름을 1년은커녕 열흘 뒤에 다시 기억하기도 쉽지 않다. 그런데, 2014년 4월 16일에 대한민국 국민들은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사라져가는 장면을 거의 생중계로 지켜봐야만 했던 것이다.

그게 1년 전 오늘이고, 그렇게 304명의 희생자들은 우리에게 이름을 남겨놓고 떠났다. 다른 모든 걸 다 차치하고서라도, 바로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들의 이름을 부를 이유는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인터뷰를 해준 시민들 대부분은 희생자들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었지만 한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한 사람의 구성원으로서 304명의 죽음, 304개 우주의 소멸을 모두 다 한마음으로 슬퍼했다. '세월호 모두의 이야기(늦기전에 0416)'는 세월호 이후 1년이 된 현시점에서 다양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통해 이 아픔을 있는 그대로 기록했고, 마침내 희생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소중히 다 부를 수 있었다.

 

 

지금 살아있는 우리들 304명이 세월호 희생자 304명의 이름을 한 분 한 분 진심을 다해 부른 동영상이 페이스북 페이지 '세월호 모두의 이야기'를 통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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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rthur 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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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생크림케잌 2015.04.17 18: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세월호에 희생된 분의 고인의 명복을 빌겠습니다.
    산 사람은 살아야 하고, 세월호 사건 그만 티비에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몇 해가 지났는데, 그런 사고가 없도록 튼튼한 배를 만들었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면 합니다.

  2. bnwsda 2015.04.18 00: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른 교통사고 피해자들에게도 국가가 보상해줬으면 좋겠다

  3. 늙은도령 2015.04.23 01: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중요한 일이지요.
    기록한다는 것은 기억하는 것이고, 기억하는 것은 행동한다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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