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작 중요한 문제는 시대착오적인 석탄화력발전 확대정책과 허술한 대기오염 예보시스템.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Greenpeace)'는 지난 3월 4일 서울의 그린피스 사무소에서 '초미세먼지와 한국의 후진적인 석탄화력발전 확대 정책'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초미세먼지로 매년 최대 1,600명이 조기사망(2014년 기준)한다는 하버드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석탄발전소의 초미세먼지로 인한 국내 조기사망자 수가 발표된 게 이번이 처음이고, 대기오염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서 이번 연구를 맡은 하버드대 다니엘 제이콥 대기화학 환경공학과 교수가 직접 화상연결로 참석해서인지, 꽤 많은 국내언론이 이 연구결과를 중요하게 보도했다.

[그린피스의 '콜록콜록, 초미세먼지' 캠페인 홈페이지 http://www.greenpeace.org/korea/air]

 

대부분의 기사는 '초미세먼지로 연간 1600명 조기사망' 또는 '국내 초미세먼지 중국 아닌 한국에서 발생' 같은 제목이었고, 본문 내용도 거의 다 대동소이했다. 짧게 종합하자면, 이제까지 초미세먼지는 황사처럼 중국에서 불어오는 것으로 여겨졌는데 실제로는 중국보다 한국내에서 더 많이 생성되며(50~70%),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가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초미세먼지로 인해 조기사망하는 한국인의 수가 연간 1600명에 달하고 2021년에는 최대 2800명까지 늘어날 것이란 얘기다.

 

[서울 서교동 그린피스 사무소 '콜록콜록 초미세먼지 캠페인' 기자간담회 현장(2015/03/04)]

 

그러자 네티즌들은 뉴스댓글과 SNS를 통해 이런 말들을 하기 시작했다. '황사나 초미세먼지나 비슷한 거 아니냐? 중국발 초미세먼지 30~50%가 적은 양도 아닌데, 이런 피해에 대해 중국에 항의할 생각은 않고 왜 물타기를 하나? 온라인 쇼핑몰에서 수많은 마스크를 판매하고 있던데, 외출할 때 이걸 착용하면 되는 거 아닌가?' 등등..

 

아마 이런 오해들은 조기사망자 1600명이라는 자극적인 헤드라인에 묻혀서(또는 중국의 책임을 희석시키는 듯한 표현으로 인해서), 정작 중요한 내용의 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억측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사실 그린피스의 발표 자료를 직접 읽어보면 누구나 그리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는 부분들이지만, 일반인이 천편일률적이고 지면에 한계가 있는 단신 기사만 한두 개 보고 이 문제의 전체적인 맥락을 알아차리기는 다소 좀 부족한 측면이 있긴 하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초미세먼지에 관해 전반적인 상황을 모두가 이해할 수 있도록 나름대로 정리를 좀 해보고자 한다.

 

황사, 미세먼지, 초미세먼지의 구분

 

황사는 기본적으로 '흙먼지'인데, 삼국사기에도 고구려시절 황사와 관련된 기록이 있을 정도로 오래된 일종의 '기상현상'이다. 본질적으로 말해서 황사 자체는 인간의 이해관계와는 무관한 자연현상이며(몽골 사막의 흙먼지가 정상적인 바람을 타고 한국쪽으로 날아오는 것 자체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극지방이 춥고 적도지방이 더운 것에 대해 인간이 그 누구도 탓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황사 또한 한반도에서는 어느 정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흙먼지가 중국의 극심한 대기오염과 합쳐져서 각종 유해물질을 포함한 채 한국으로 날아온다는 점이다. 바로 이 부분에서 우리가 중국의 책임을 물을 수 있으며, 그 피해를 줄이기 위해 중국 내륙의 사막지역에 나무도 심는 것이다.

 

황사경보나 황사주의보와 같은 기상청 황사 예보의 기준이 되는 게 '미세먼지' 농도다. 미세먼지는 지름이 10마이크로미터(㎛, 1㎛=1000분의 1mm) 이하(Particulate Matter 10, PM10)인 작은 먼지를 가리키는데, 이는 자연적 원인(모래바람의 먼지, 화산재, 산불 등)과 인위적 원인(자동차 배기가스, 공장 굴뚝 등)으로 발생한다. 쉽게 말해 위에서 설명한 '사막의 흙먼지'가 자연적 원인에 의한 미세먼지이고, 황사 유해성의 주요 원인이라고 볼 수 있는 중국 공업지대의 공장 매연과 난방·배기가스가 인위적 원인에 의한 미세먼지인 것이다(자동차가 많은 대도시의 경우 대기오염의 80퍼센트 이상이 자동차 배출가스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된단다).

[머리카락의 지름이 대략 80㎛, 일반적으로 눈으로 식별할 수 있는 물체의 최소 한계가 40㎛] 

 

[출처: 그린피스]

 

그리고 '초미세먼지'는 지름 2.5㎛ 이하의 극히 작은 먼지를 뜻하며(PM2.5), 호흡기는 물론이고 피부로도 침투가 가능한 유해물질이다. 폐렴·심장병·각종 암 외에도 다양한 호흡기 질환의 원인이며 생식 기능을 저해한다고 알려져 있고, 특히 어린이와 임산부 · 노약자는 초미세먼지에 취약하다. 단시간 노출돼도 유해하기 때문에 초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외출을 삼가고, 물을 많이 마시며, 불가피하게 외부와 접촉한 뒤에는 자주 씻는 게 좋다. 초미세먼지 배출원 중 석탄이 차지하는 비중은 59%(2011년 기준)라고 하며, 현재 한국은 총 전력생산량의 39%(2014년 기준)를 석탄발전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보다도 후진적인 한국의 석탄화력발전 정책

 

앞서 한국내에서 생성되는 초미세먼지가 50~70% 정도 되고, 중국에서 넘어오는 초미세먼지가 30~50%라고 말했다. 요즘 중국발 황사로 고생하고 있는 많은 네티즌들은 이런 지적에 대해서 적지 않은 반감을 드러냈는데, 사실 여기서 진짜 주목해야 할 건 어느 나라에서 더 많은 초미세먼지를 배출하느냐가 아니다. 정작 중요한 문제는, 석탄발전량 세계 1~2위를 다투는 중국보다도 훨씬 못한 한국의 시대착오적인 석탄화력발전 확대 정책이다. 우리는 흔히 환경정책에 있어서 만큼은 한국이 중국보다는 낫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초미세먼지와 관련해 석탄화력발전 정책을 비교해보면 별로 그렇지 못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중국은 2013년 9월 '대기오염 방지행동 계획'을 발표하면서 주요 경제지역 세 곳에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금지시켰고, 2030년까지 1차 에너지 총 소비량의 20%를 비화석 연료로 대체할 계획을 세웠다. 2014년에 중국은 실제로 석탄 소비량이 감소했다고 하며, 중국 내 석탄소비량이 가장 많은 네 성(베이징, 텐진, 허베이, 산둥지역)에서 현재 소비량의 40% 정도를 감축하겠다는 목표도 가지고 있다. 뿌연 하늘 아래에서 '국내 초미세먼지 중국 아닌 한국에서 발생'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고 많은 이들이 불만을 터뜨렸지만, 어쨌든 (미국이나 유럽과 마찬가지로) 중국은 석탄 사용을 줄여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을 금지하는 적극적 대책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반면, 한국은 2021년까지 석탄발전량을 현재보다 약 2배나 늘리려는 계획을 세우는 등 세계적인 추세와는 완전히 정반대로 가고 있다. 2015년 현재 한국에는 53기의 석탄발전소가 운영 중인데, 여기에 더해서 11기가 건설 중이고,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2021년까지 13기가 더 신규 증설될 계획이다. 결국 2021년에는 한국에 무려 77기의 석탄화력발전소가 운영되는 셈이며, 이는 선진국들 중 최대 수준이다. 한마디로 중국은 지금 초미세먼지 발생량을 어떻게든 줄이려고 하는데, 이상하게 한국만 그 원인을 계속해서 늘려나가고 있는 것이다.

 

[출처: 그린피스]

 

이런 상황속에서 그린피스가 "중국은 기후변화 및 대기오염으로 인한 시민들의 건강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적극적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초미세먼지 등의 문제를 무책임하게 중국탓으로만 돌릴 뿐 오히려 역행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라며 비판을 하게 됐고, 뉴스에서는 '황사보다 무서운 미세먼지.."중국 아닌 국내서 만들어져"'나 '"국내 초미세먼지 中 아닌 韓서 대부분 발생"'과 같은 제목으로 나온 것이다. 결국 이와 같은 지적이 나오게 된 근본 배경은, 적절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중국과 전혀 그렇지 못하고 거꾸로 가는 한국 정부의 석탄정책 때문이다.

 

부실한 예보시스템과 무책임한 관리체계

 

초미세먼지의 위험성이 점점 더 많이 알려지면서, 정부도 올해부터 초미세먼지 예보시스템을 도입했다. 그러나 초미세먼지 측정기 자체가 턱없이 부족하고(요즘이 한창 심각한 시기인데, 아직 단 한 곳도 측정소를 마련하지 못한 지역들도 있다), 황사 특보와 미세먼지 · 초미세먼지 예보시스템의 관측·예보가 이원화(기상청, 환경부·지자체)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측정 정보에 오류도 잦아서, 사실상 제대로 된 예보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게다가 경보 문자서비스 발송 기관도 다르고, 각 기관마다 발령 기준이 상이해서 시민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국민 건강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는 대기오염 관련 경보가 하나부터 열까지 전체적으로 다 부실한 셈이다.

 

여기에 더해,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마스크들 중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지 못한 '일반마스크(공산품)'임에도 버젓이 '황사마스크'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제품들도 적지 않다. 그래서 2015년 2월 20일 현재 식약처가 '보건용마스크(의약외품)'로 허가를 내 준 총 94개 제품의 명단을 그대로 옮겨본다.

 

[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 황사, 미세먼지 등 입자성 유해물질 또는 감염원으로부터 호흡기 보호를 목적으로 일상 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의약외품 '보건용마스크' 품목허가 현황(2015. 2. 20. 기준)]

 

쉽게 말해서, 이 목록에 없으면 '가짜'다(공산품을 의약외품인 것처럼 속여 판매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 등 형사 처벌 대상이 된다). 자신이 지금 착용하는 마스크가 이 명단에 없다면 얼른 교체하길 바란다.

[의약외품으로 분류되는 보건용 마스크로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분진 포집률·안면부 누설률·안면부 흡기저항 테스트 등 까다로운 시험을 통과해야 하며, 식약처의 KF 인증 또는 미국 FDA의 N95 인증을 받은 마스크는 초미세먼지를 걸러낼 수 있다]

그린피스의 콜록콜록 초미세먼지 캠페인

 

이번에 새로운 기후변화 캠페인 '콜록콜록, 초미세먼지'를 시작한 Greenpeace는 1971년 캐나다에서 시작된 국제환경단체다. 이들은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해 정부나 기업으로부터 후원을 일절 받지 않으며, 오로지 개인후원자와 독립재단의 기부로만 운영된다(그린피스 후원하기 http://www.greenpeace.org/korea/donate). 현재 전세계 52개국에서 기후에너지, 해양보호, 삼림보호, 독성물질제거, 북극보호, 건강한 먹거리 등 여섯 개 캠페인을 전개 중이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2011년 설립되었으며, 현재 기후에너지와 해양보호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올해 3, 4월에 집중적으로 전개될 '콜록콜록, 초미세먼지' 캠페인은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대기 오염물질이 초미세먼지를 통해 우리의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음을 알리고, 우리의 건강과 한국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석탄화력발전소의 점진적인 폐쇄를 요구하며 재생가능에너지로의 전환을 이끌어 내기 위한 활동이다. 그린피스는 캠페인의 일환으로 초미세먼지용 마스크(미국 FDA의 N95 인증을 받은 3M사의 9002v 마스크)를 조만간 일반시민들에게 나눠줄 예정이며, 두 달간 다양한 퍼포먼스를 통해 한국의 후진적인 석탄화력발전 확대 정책을 비판하고 허술하기 짝이 없는 대기오염 예보시스템의 개선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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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서정 Arthur 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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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3.06 15: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 아디오스(adios) 2015.03.07 23: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조건 중국 탓 할게 아니었군요.. 국내 문제개선이 시급하군요

  3. 모택똥 학살 2015.03.13 12: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http://www.godemn.com/xe/asura_column/222052
    http://www.godemn.com/xe/free_board/469821


    황사보다 위험하다고 물타기질하는 언론팔이 매국노들은 아마 짱깨 앞잡이나 좆족이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