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보다 상황이 더 심각한 한국, 하지만 일본의 전철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는 한국.

 

영국의 유력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는 지난 7월 23일 "Why the Japanese are having so few babies"라는 기사를 통해, 일본의 낮은 출산율과 그 원인을 다뤘다. 그러면서 기사 마지막에 "전문가들은 일본의 출산율을 높이기는 이미 늦었다고 말합니다. 대신, 대규모 이민 정책을 고려해볼 때일지도 모릅니다"라고 썼다. 한마디로 일본 자체적인 해결은 이제 불가능하고, 외국인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만큼 일본의 저출산은 치명적인 사회문제가 됐는데, 우리가 여기서 반드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이런 일본의 출산율이 1.41명이고 한국의 출산율은 이보다도 낮은 1.30명이라는 사실이다. 이는 일본 여성 한 명이 평생동안 1.41명의 아기를 낳고, 한국 여성은 1.30명을 낳는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최소한 2.10명 이상은 되어야 인구를 현상 유지할 수 있다는데, 일본과 한국은 여기에 턱없이 모자란 상황이다.

 

게다가 한국은 초저출산율 기준인 1.3명을 2001년 이후 10년 넘게 계속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미국 중앙정보국(Central Intelligence Agency, CIA)이세계 국가들의 정치·경제·사회에 관해 매년 발간하는 '월드 팩트북(The World Factbook)'의 올해 추정치도 고작 1.25명에 그쳤다(일본은 1.40명). 전세계적으로도 거의 최하위에 해당하는 출산율이고(224개국 중 219위), OECD 회원국 중에서는 당연히 한국이 꼴찌다.

 

이미 인구감소가 시작된 일본, 더 불리한 상황에 처한 한국

 

일본 정부는 1989년에 당시 최저 출산율 1.57명을 기록한 이후, 1990년대 중반부터 20여 년 동안 저출산 문제를 개선시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끝내 눈에 띄는 변화를 가져오지 못했다. 결국 지난 6월에는 "50년 후 1억명 정도의 안정적인 인구구조를 유지한다"는 목표를 중장기 경제·재정 운영방침에 명기하기로 하면서(현재 일본의 총 인구 약 1억 2천 7백만 명), 사실상 인구대책에 실패했음을 시인한 셈이고 이젠 향후의 지속적인 인구감소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실제로 일본의 인구는 올해 감소했다).

 

일본 경제는 지난 20년 동안 성장률이 고작 1~2%대에 머물렀고, 이와 같은 잃어버린 20년의 근본적인 원인은 '저출산·고령화'였다. 일본의 생산가능 인구는 1995년 대비 2015년에는 무려 1000만 명 이상 감소하게 되었고, 향후에도 결정적 변화가 없다면 더 심각한 경제위축 및 재정파탄과 실질적인 안전보장 위험 등을 겪게 될 것이다. 벌써부터 일본은 젊은층 인력난이 시작됐으며, "낮 시간에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사람은 노인밖에 없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출처: Sloday, 머니투데이]

 

그런데 앞서도 말했듯이 한국은 일본보다 출산율이 더 낮고, 거기에 더해서 인구 고령화 속도도 일본보다 한국이 훨씬 더 빠르다. 기본적으로 한국은 일본보다 전체 인구가 절반도 안 되고(현재 한국의 총 인구 4천 9백만 명), OECD 회원국 가운데 미혼 인구 비중도 가장 높다는 걸 감안하면(38.6%로 1위), 여러 가지 측면에서 한국은 일본보다 상황이 더 불리한 셈이다.

[각종 통계 예상치를 보면, 한국은 불과 3~4년 뒤인 2017년부터 노인인구 비중이 유소년인구비중을 넘어서고, 2018년부터는 경제활동 인구가 실질적으로 감소하기 시작할 것이다]

 

2020년에 인구절벽, 게다가 최고 자살률과 국적포기자 증가

 

세계적인 경제예측 전문가인 '해리 덴트(Harry Dent)'는 인구구조를 토대로 각 나라의 경제를 전망하는 데 있어서 최고 권위자로 꼽힌다. 그가 한국의 경제를 전망하며 "한국의 소비흐름은 2010년에 이미 고점을 쳤으며 2020년까지 계속해서 최고 수준에 머물다가 2020년 이후부터 급격하게 떨어지기 시작할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해리 덴트는 한국의 소비 절정 연령대(40대 후반)가 줄어들고 경제도 하강하는 '인구절벽(Demographic Cliff)' 시기가 2020년 쯤에 시작될 거라고 예측했다.

 

실제로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에서도 이와 비슷한 결과가 나온다고 하며, 한국의 전체 인구수는 2030년을 전후로 해서 정점을 찍고 감소하게 된다. 그러니 요즘 일본과 같이 인구감소로 인한 사회문제가 벌어질 날이 한국도 그리 멀지 않은 셈이다. 그런데, 인구절벽을 코앞에 둔 한국은 일본보다 부정적인 조건들이 많다. 대표적인 예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자살률(10~39세의 사망원인 1위도 자살)과 국적포기자 수의 증가다(아시아에서 유일하게 귀화자보다 국적포기자가 더 많은 나라가 바로 한국이란).

 

[출처: 아시아경제]

 

정말 비극적이게도 한국의 자살률은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이고(2003년 이후 10년 연속 OECD 국가 중 1위, OECD 평균의 2.5배 이상), 지구상의 그 어떤 국가도 최저 출산율과 최고 자살률을 동시에 기록하지는 않는다. 다른 나라들이 감히 범접할 수도 없는 엄청난 수치를 보이며 이토록 극단적인 최악의 경우를 이미 수 년째 이어오고 있는 한국은, 국적포기자 수에서도 웬만한 나라들을 압도한다.

[2013년 한국의 국적포기자 수는 총 2만 여 명으로써, 연간 자살자나 편입 인구(둘 다 비슷하게 각 1만 4천 명 수준)보다 6000여 명이나 더 많았다]

 

미국 시민권 문제를 다루는 공개포럼 사이트인 '아이삭 브록 소사이어티(Isaac Brock Society)'에 따르면, 한국의 해외이민자 중 국적포기자 수는 공식 통계가 집계 가능한 아시아 선진국과 유럽의 일부 국가들 중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해외이주인구 10만명당 국적포기 인구는 스웨덴 1.66명, 뉴질랜드 4.5명, 미국 28명 그리고 일본은 89명인데 비 한국은 무려 1680명에 달한다. 또 서해훼리호 침몰 사고와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처럼 대형참사가 발생한 해에는 이민자 수도 증가한다는데 얼마 전에 세월호 참사가 벌어졌으니, 아마도 올해 이민자 수는 더 늘어나지 않을까 싶다.

방사능 유출로 국운이 기운 일본, 인구감소를 앞둔 한국

 

자, 이제 방사능 얘기를 좀 해보자. 위에서 이코노미스트 誌가 일본의 낮은 출산율 때문에 대규모 이민정책을 언급했다고 말했는데, 문제는 지금 일본이 방사능 유출로 인해 굉장히 위험한 환경에 놓여있다는 점이다. 명확한 이유를 밝히지는 않은 듯하지만 어쨌든 호주와 캐나다 대사관은 일본 비자발급을 중단한 바 있고, 상당수의 일본 상류층과 전문가들은 이미 일본을 떠나고 있다고 한다. 일본이 정보통제를 위해 '특정비밀보호법'까지 만들었지만 방사능과 관련된 논란은 끊이질 않고 있으며, 다수의 학자들이 일본 열도의 방사능 오염지역 확산에 대해 강력하게 경고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한 방사능 유출량은 체르노빌의 10배가 넘는 규모라고 하는데, 벌써 일본 영토의 20%가 고농도 오염지역이란다. 이는 수백 년 이상 지속될 걸로 보이며, 그동안 계속 오염된 동식물이 태어날 것이다. 그래서 일본여행은 위험할 수밖에 없고, 당연히 일본산 음식물도 피해야 한다. 미국으로 이민간 한 일본인 교수도 '일본은 이미 국가의 생명이 끝났고, 일본은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지역이며, 일본인들은 당장 다른 나라로 이주해야 한다'고 말했다니, 상황이 정말 심각함을 알 수 있다. 물론 특별한 천재지변이나 사고가 또 발생하지 않는 한 지금 곧장 큰일이 벌어지진 않겠지만, 어쨌든 일본의 방사능 문제가 현상태에서 해결될 수 없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출처: 동국대 의대교수 김익중 페이스북 페이지]

 

한국에서도 한동안 방사능 '괴담'이라고 치부하며 사람들을 억지로 안심시키려 했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방사능 '재앙'은 현재진행형이라는 게 명확해지고 있다. 수내에 방사능오염의 부작용이 표면화될 테고, 일단 현실을 부정하려는 일본인들도 서서히 깨닫게 될 것이다. 요즘 내부피폭은 계속되고 있으며, 사람들은 천천히 오염되다가 어느 순간엔 암 발병이나 기형아 출산 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어쩌면 지금 일본은 출산율을 걱정할 때가 아닐지도 모른다.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이들보다, 현재 일본 내에서 살아가고 있는 이들이 치명적으로 위험한 환경에 놓여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출산율보다 방사능의 진실은 훨씬 더 참혹하다.

 

일본은 인구문제를 해결하기에 이미 늦어 버렸고, 방사능 유출로 국운이 기울었다. 이제 대규모 이민정책을 펼칠 수도 없으며, 오히려 일본땅을 떠나야 할 처지다. 일본의 방사능 재앙이 현실화되는 시점과 비슷한 시기에, 아마 한국의 인구감소 문제도 표면으로 떠오를 것이다. 한국 역시 인구문제를 자체적으로 해결하기는 많이 늦은 듯한데, 이코노미스트의 지적처럼 대규모 이민정책을 고려해봐야 될 수도 있다(개인적으로는 머지않아 이민정책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든 광범위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일본과 한국은 거의 똑같은 길을 걸어왔으며, 원래는 20년 이상 차이가 나던 게 요즘은 10년 이하로 그 갭이 많이 줄어들었다. 현재 일본과 한국의 다른 점은, 일본은 이미 원전사고가 발생한 데 반해 한국은 아직 그렇지는 않다는 것이다. 또, 한국과 달리 일본은 군국주의에 시동을 걸고 있다. 일본은 방사능에 오염되지 않은 땅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에서 군국주의를 향해 가고, 한국의 인구는 곧 하락세에 접어드는 것이다. 남한이 북한과 통일을 이룩하지 못한다면, 우리나라 인구의 지속적인 감소는 피할 수가 없다. 최악의 경우 일본이 영토를 포기해야 될지도 모를 상황에서, 일본의 군국주의 회귀가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 게 괜한 기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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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tory of ART

Posted by Arthur 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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