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의 부활로 7.30 재보선 최대 격전지가 된 서울 동작을, 유권자의 현명한 선택은?

 

단 하루 사이에 7.30 재보궐선거 구도가 확 달라졌고, 바야흐로 사전투표가 시작됐다. 흔히 말하는 '야권 단일화'가 이뤄진 것인데, 사실 단일화 자체보다도 더 다행스러운 일은 거대 양당 이외의 정당에서도 이번에 당선자를 배출할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는 점이다. 물론 누구나 쉽게 예상할 수 있었듯이 '경기 수원병'은 손학규, '경기 수원정'은 박광온으로 후보단일화가 됐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 후보와 경쟁하고 있는 제1야당 새정치민주연합의 후보들인데, 서울에서 유일하게 이번 재보선이 치러지는 '동작을' 선거구는 정의당의 노회찬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후보의 사퇴로 당선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 것이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나경원 새누리당 후보와 노회찬 정의당 후보의 양자대결에서 나경원 42.7%, 노회찬 41.9%로 초접전 상태]

 

[출처: 뉴시스]

 

다당제 국가에서 소수정당 국회의원의 의미

 

두말하면 잔소리지만, 대한민국은 양당체제가 전혀 아니다. 그런데 현재 국회의원의 무려 95% 이상이 거대 양당 의원들로 구성되어 있고, 거의 모든 원내 활동이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만으로 이뤄진다. 언론에서는 양당 이외의 정치활동 소식을 잘 전해주지도 않고, 아무리 의미 있는 법안을 제출해도 다른 정당들은 국민들의 관심을 받기가 쉽지 않다. 과연, 지금 국회를 양분하고 있는 거대 양당이 잘하고 있는가??

 

이런 상황에서는 새누리당이나 새정치민주연합 외의 국회의원들이 너무나 소중할 수밖에 없다. 오랫동안 집권세력으로 있으면서 온갖 적폐에 찌들어 있는 새누리당이나 말로만 새정치를 하겠다고 말하며 '세월호 특별법' 하나 통과시키지 못하는 새정치민주연합, 이 두 정당만으로는 절대 제대로 일하는 국회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국회에는 이들을 자극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대변하며, 뭔가 새로운 활동을 할 수 있는 의원들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래서 힘겹게 공천파동까지 겪으며 새정치민주연합의 동작을 후보가 된 기동민의 사퇴는, 그것이 참 쉽지 않았던 만큼이나 무척 의미 있는 결단이고 또 크게 평가 받을 만한 일이다(기동민의 인터뷰를 보면, 원래 광주에서 출마하려고 했던 자신을 서울에 전략공천한 새정치민주연합의 당대표 안철수나 김한길과는 상의하지 않고 후보사퇴를 결행했다고 한다). 다음에라도 기동민에게는 기회가 주어질 테고, 그때는 이번의 후보사퇴가 상당히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을까 싶다.

 

[출처: 대한민국 국회 홈페이지, 국회의원 현황]

 

아무튼 노회찬의 서울 동작을 선거구 당선 가능성이 많이 높아졌는데, 그가 구사일생 단일화로 부활하여 국회에 복귀하는 건 단순히 소수정당 국회의원이 한 명 늘어나는 것 이상의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 노회찬이 바로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정치인의 대표적인 인물이기 때문이다. 지금부터는 이 얘기를 좀 구체적으로 해보자. 그러기 위해서는 2005년 노무현 정권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노회찬과 이상호, '삼성 X파일'과 황교안 그리고 故 노무현

 

노회찬은 2005년에도 국회의원이었고, 불과 얼마 전인 2013년 초에도 여전히 국회의원이었다. 하지만 2013년 2월 대법원은 '삼성 X파일'과 관련된 판결을 통해 노회찬의 의원직을 상실시켰고, 지금 우리는 일 년 반 만에 국회로 다시 돌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그를 지켜보고 있다. 이 판결의 핵심을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다. 삼성으로부터 소위 말하는 '떡값(뇌물)'을 받은 걸로 의심되는 검사들의 실명을 인터넷에 공개한 것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라는 것이다.

 

자, 삼성 X파일로 세상이 떠들썩했던 2005년은 노무현 정권 시절이었다. 이 사건과 관련한 검찰의 엉터리 수사 결과가 발표된 2005년 12월 바로 이때, 당시 검찰에서 삼성 X파일 사건 특별수사팀을 진두지휘한 인물이 박근혜 정권의 현재 법무부장관인 황교안이다. 그는 이건희 회장을 비롯한 삼성 X파일 당사자들을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모두 불기소 처리하는 한편, 이를 보도한 이상호(전 MBC 기자)와 노회찬을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 장본인이다. 결과적으로, 이상호는 방송국에서 쫓겨났고 노회찬은 국회에서 쫓겨났다.

 

우리는 결국, 언론인 이상호를 지켜주지 못했고 정치인 노회찬도 지켜주지 못한 것이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 우리는 어떤 한 사람에 대한 얘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과연 노무현은 2005년 12월 황교안이 삼성 X파일 당사자들을 전원 불기소 처분하고 노회찬과 이상호를 기소할 때, 도대체 무슨 생각을 했을까? 따지고 보면 노무현도 불쌍한 사람이고 '지못미' 정치인 중에 한 사람인데, 이 문제에서만큼 그를 연민의 눈길로 볼 수만은 없을 것 같다.

 

[출처: 오마이뉴스(2005/08/26)]

 

노무현은 왜 삼성과의 관계를 제대로 정립하지 못했을까? 지금까지 드러난 여러 가지 의혹들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의 이후 증언을 볼 때, 노무현 정권은 삼성에 절대적으로 의존했고, 또 그로 인해 결정적인 실패를 맛볼 수밖에 없었던 걸로 보인다. '경제민주화'에 무능했던 노무현 정권 이후 대한민국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재벌공화국'으로서 그 면모가 확고해지고 말았으며, 이명박과 박근혜 정권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바로 이 순간, 노회찬은 다시 국회의원이 될 수 있느냐 없느냐의 중대한 기로에 서있다. 상대는 이명박 정권 시절 가장 첨예한 쟁점 중에 하나였던 '미디어 관련법' 통과의 중심에 서있 나경원(당시 국회 문방위 한나라당 간사)이다.

[7.30 재보선 경기 수원정의 박광온과 대결하는 새누리당 임태희는 이명박 정권 시절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냈고, 전남 곡성순천 선거구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정현이 출마했다]

노회찬 VS 나경원, 과연 서울 동작을 유권자들의 선택은?

 

노회찬은 2013년 2월 <국회를 떠나며>라는 긴급기자회견문에서 "국민 누구나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1인 미디어 시대에 보도자료를 언론사에 배포하면 면책특권이 적용되고 인터넷을 통해 일반 국민에게 공개하면 의원직 박탈이라는 시대착오적 궤변으로 대법원은 과연 누구의 이익을 보호하고 있습니까? 그래서 저는 묻습니다. 지금 한국의 사법부에 정의가 있는가? 양심이 있는가? 사법부는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라고 일갈했다.

 

그리고 노회찬은 아직 국민의 심판, 역사의 판결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삼성 X파일의 280개 테이프가 서울중앙지검에 그대로 보관되어 있다고 하는데, 우리는 언제쯤 그 테이프들의 내용을 다 들을 수 있을까? 노무현 정권 시절에도 우리는 삼성 X파일의 실체를 밝히지 못했고, 황교안이 법무부장관으로 있는 박근혜 정권에서는 언감생심 아예 그런 기대조차도 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다름 아닌 유권자들의 힘으로, 그 소중한 한표 한표를 통해 노회찬이 다시 국회로 복귀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진정한 민주주의 아닐까?

 

[출처: 포털사이트 Daum 7.30 재보선 특별페이지, 서울 동작을 후보자 비교 화면 갈무리]

 

도대체 우리는 언제까지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라는 말만 되풀이하는 바보같은 국민들로 남아야 하나? 노무현이 죽었을 때도 지못미, 노회찬이 의원직을 상실했을 때도 지못미, 세월호 참사로 수많은 아이들을 잃었을 때도 지못미.. 항상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을 할 뿐, 우리는 이들을 위해 그 무엇도 해주지 못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00일이 지났지만, 뭐 하나 분명히 밝혀진 게 없고 뭐 하나 제대로 달라진 게 없다. 확실한 대안이 있는데도, 국회를 양분하고 있으면서 세월호 특별법조차 통과시키지 않고 있는 거대 정당의 후보에게 과연 표를 줘야만 할까?

 

이번만큼은, 서울 동작을 유권자들은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라는 슬픈 말을 하지 않아도 된다. 자신이 가진 투표권을 통해 노회찬을 다시 국회로 복귀시켜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저 잠시 시간을 내서 자신의 신성한 권리를 행사하기만 하면 된다. 금요일과 토요일에 '사전투표(오전 6시~오후 6시)'를 할 수도 있고, 선거 당일인 7월 30일 수요일은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 사이에 투표를 하면 된다. 선거에 참여하지도 않으면서 나중에 후회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 유권자 각자가 스스로, 직접 행동해야만 하는 것이다. 이건 절대 피할 수 없는,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모든 국민은 그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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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rthur 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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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00kie™ 2014.07.25 12: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아저씨 왜 이래 안 어울리게 아이돌이랑 별 차이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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