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그대로 현실인 나라, 대한민국은 지금도 증거조작으로 없는 간첩을 만들어낸다.

 

국가정보원의 간첩 증거조작은 원래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을 만들어내기 위한 공작이었다. 이 사건은 화교 출신으로 탈북해 서울시 공무원으로 일하던 유우성 씨(34)가 탈북자 신원정보를 북한에 넘겼다는 혐의로 기소된 것인데, 수사 과정 중에 국원 '중앙합동신문센터'에서 유씨의 여동생이 "오빠가 탈북자 정보를 북한에 넘겼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이 증거가 되었고, 이것을 바탕으로 유씨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되었다.

 

하지만 하루하루 시간이 지날수록, 국정원의 간첩사건 증거조작 '의혹'은 점점 더 '사실'로 밝혀지고 있으며 이들의 파렴치한 행각도 차츰차츰 만천하에 드러나고 있다. 여기에는 '피해자' 유우성 씨를 기소했던 검찰의 수사팀 검사들도 증거조작에 연루된 혐의가 짙은데, 최근에 공개된 증거보전 재판 녹음자료에서도 국정원과 공안검사는 마치 한 패거리인 것처럼 보인다. 일단 한 편의 영화 같은 녹음 내용부터 좀 들어보자. 지금은 70년대가 아니니까 우리도 직접 들어볼 수 있고, 각자 판단할 수 있다.

 

 

이것은 지난 3월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신경민 의원이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유우성 씨의 1심 증거보전 재판(2013년 3월 4일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공식적으로 녹음한 내용을 공개한 것인데, 흡사 영화 <변호인>의 재판장면을 다시 보는 듯하고 등장인물들도 비슷하다. 도대체 이게 정말 2013년 대한민국의 현실 속 재판 광경인지 믿기지가 않을 정도로 황당하고 어처구니가 없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에서 공안검사와 국정원이 유우성 씨가 간첩이라고 주장하는 유일한 근거는 유씨의 여동생 유가려 씨가 국정원 합동신문센터에서 '오빠가 간첩'이라고 한 자백이다. 그런데 1심 증거보전 재판 녹음자료를 들어보면 유가려 씨는 오빠가 구속됐다는 사실도 모르는 상황에서, 허위 자백을 하면 '오빠와 함께 한국에 살게 해주겠다'는 회유를 받은 정황이 드러난다. 뉴스타파가 녹음자료를 재구성한 아래 동영상을 보면 이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등장인물 1, 간첩사건 담당 검사

 

 

등장인물 2, 협박과 회유의 피해자

 

 

등장인물 3, 억울한 누명을 쓴 간첩 조작사건의 당사자

 

 

등장인물 4, 변호인

 

 

2013년 8월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재판장 이범균 부장판사)는 서울시청에서 일하면서 탈북자 정보를 북한에 넘겨준 혐의 등으로 기소된 탈북 화교 출신 공무원 유우성 씨에 대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여동생의 진술이 (유씨) 간첩 혐의의 거의 유일하고 중요한 증거이므로 여동생 진술의 신빙성을 특히 신중하게 판단했다. 여동생이 수사기관에서 한 진술 내용 중 일부는 객관적 증거와 명백히 모순되고 진술의 일관성 및 객관적 합리성이 없는 부분도 인정된다"고 밝혔다.

 

 

달리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근간을 계속해서 파괴하고 있는 국가정보원을 이젠 정말 해체해야만 한다! 왜곡되고 썩은 현재의 국정원 조직을 해체하고, 새로운 법과 관리 체계를 가지며 완전히 성격이 다른 새 조직을 구축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의회의 철저한 예산 통제는 필수이고, 학계와 법조계와 시민사회가 이중 삼중으로 견제하는 시스템 아래 두어야 한다. 특별히 정보기관으로서의 기밀사항과 전체 정보의 통합 문제는 지금보다 훨씬 더 엄밀하고 구체적인 분류와 관련 입법으로 해결하는 한편, 미국의 국가정보위원회 같은 조직을 현재의 국정원 위치에 두면 된다. 세계 최대의 예산과 최고의 정보력을 가진 미국도 이렇게 하는데, 우리가 그러지 못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아울러 검찰에 대한 개혁 역시 반드시 이뤄야 할 과제다. 국정원의 불법감금, 협박, 회유 및 가혹행위 등이 뻔히 보이는 상황에서도 유우성 씨를 구속하고 유가려 씨를 압박해서 억지로 진술을 받아내려 한 점은 절대 용서 받을 수 없는 범죄 행위다. 이런 검찰은 더 이상 법과 원칙을 지키는 존재가 아니라 그저 공안깡패·정치검찰일 뿐이다. 지금까지 그나마 존중 받아왔던 검찰의 권위와 자긍심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이번 간첩 조작사건에 대한 검찰의 잘못을 명명백백히 밝히고 관련자들을 엄중 처벌해야 할 것이다. 이런 게 바로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가기관의 올바른 모습 아닐까..

 

"니는 니가 애국자 같나? 천만에! 니는 애국자가 아니고, 죄없는 선량한 국민들과 국가를 병들게 하는 버러지고 군사정권의 하수인일 뿐이야! 진실을 얘기해라. 그게 진짜 애국이야!"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가란 국민입니다!"

- 영화 <변호인> 송우석(송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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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tory of ART

Posted by Arthur 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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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포장지기 2014.03.24 11: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행복 가득한 한주 되세요^^

  2. 이즈 2014.03.24 13: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중정부장이 실미도 훈련대장에게 중앙정보부 오국장의 말을 그대로 인용하자면 "권력을 가진 자가 의지를 갖고, 결정을 하고, 명령을 내린다. 그것이 국가의 명령이다." 권력을 지닌 자의 명령을 듣고 그 국가를 사랑하고 애국하는 것이 보수가 말하는 애국의 실체입니다. 결코 국민을 위한 낭만적인 국가가 아닌 경직되고 침묵하는 죽은 시인의 조용한 사회가 보수가 말하는 진정한 애국의 결말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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