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제일주의에 빠져 있으며, 친미적이고 극우적인 한국 개신교의 타락에 대한 단상.

 

본격적으로 '부동산 불황' 얘기가 나오기 시작한 작년쯤부터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 이어지고 있는 뉴스가 하나 있다. 바로 '교회 경매'와 관련된 기사들인데, 주로 '법원 경매'와 '교회 매매사이트'를 키워드로 해서 많은 뉴스들이 요즘도 나오고 있다. 어제도 한 공중파 뉴스에서 <대형 교회 경매 속출>이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내보냈고, 저번주에 한 주간지에서 교회 매매와 관련된 기획기사를 내보낸 것을 비롯해 7월 한 달만 해도 수십 건의 기사가 쏟아졌다.

[이 글에서는 '천주교(가톨릭, 성당)'와 '개신교(여기서 말하는 교회)'를 분명히 구분한다. 기독교=천주교+개신교]

 

대부분의 기사에서 말하고 있는 건 결국 이거다. 대출을 받아 무리하게 교회 건물을 크게 짓다가 경기 침체와 헌금 감소로 빚더미에 오른 교회들이 법원 경매로 넘어가거나 스스로 교회 매매사이트에 등록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이는 외형적인 성장에 집착하는 한국 교회의 타락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면이라고.. 이 문제에 대해서는 별로 길게 설명할 필요도 없을 듯하다. 한국의 '개신교'가 그 수많은 악행으로 인해 '개독'으로 불린 지도 꽤 됐고, 개신교 내부에서조차 "이미 자정 능력을 상실했다"는 탄식이 나올 정도니까 말이다.

 

 

개신교 스스로 불러온 신도수 감소

 

우리 나라는 10년 마다 한 번씩 인구조사를 하는데, 1985년부터 1995년까지 10년간 천주교는 108만여 명, 불교는 226만여 명, 개신교는 227만여 명이 늘었다고 한다. 관련 기사에 의하면, 그 전 10년(1975~85)의 성장률과 비교해 가톨릭이 3배, 불교가 6배, 개신교는 무려 10배가 늘어난 수치라고 하는데, 1995년부터 2005년까지 10년 사이에는 그 추세가 완연히 달라졌단다. 이때는 천주교가 219만여 명, 불교가 40만여 명 증가한 반면, 개신교는 오히려 14만여 명이 감소했다.

 

2005년 현재 각 종교별 신도수가 불교 1072만여 명(22.8%), 개신교 861만여 명(18.3%), 천주교 514만여 명(10.9%)이라고 하는데, 앞으로 2년 남은 2015년에는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까? 짐작컨대 불교는 별다른 변화가 없거나 약간 감소, 천주교는 상당한 증가, 하지만 개신교는 크게 감소가 아닐까 싶다. 2005년은 소망교회의 이명박 장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기도 전이고, 아프간 피랍 사건이 발생하기 전이며, 요즘처럼 '개독'이라는 말이 이렇게 광범위하게 퍼지기도 전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8년 동안 쉴 새 없이 터졌고,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뉴스에 나오는 개신교의 타락상에 대해서는 굳이 다 설명하지 않겠다]

 

아마 많은 개신교 신자들도 이미 '새로운 신도가 많이 줄었다'라는 걸 체감하고 있을 테고, 개신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급속한 확산과 경기 침체가 겹치니까 당연히 '교회 경매'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그리고 성장제일주의에 빠져서 무조건 교회 건물을 크게 지으려는 것도 한국이라는 나라가 예전처럼 성장하며 인구가 늘고 있을 때나 가능한 얘기지, 현재와 같이 초저성장 장기불황에 접어든 상황에서는 아예 그런 시도 자체가 기본적으로 맞지 않는 계획이다. 아직도 소위 말하는 '토건족'들이 설치고 있긴 하지만, 사실 시효가 벌써 끝난 얘기라는 말이다.

 

[2013년 7월 28일 MBC뉴스 <대형 교회 경매 속출..무리한 성전 건축 '빚더미'> 방송 캡처]

 

게다가 아무리 고령화 사회라고는 해도, 교세를 확장하고 유지하려면 어차피 젊은 사람들이 교회로 들어와야 한다. 일부 젊은이들 사이에서 보수화나 '일베 현상' 같은 게 있긴 하지만, 그래도 다수는 나이 많은 사람들에 비해서 진보적인 편인데, 그동안 각종 시민사회 집회의 반대편에서 십자가를 앞세운 채 '반공'과 '친미'를 외치는 보수성향 개신교 단체들의 집회가 얼마나 많았나? 2002년 미군 장갑차 여중생 압사 사건 이후로 지금까지 흔히 볼 수 있는 개신교 단체들이 주로 말해왔던 게 친미, 반공, 사학법 개정 반대,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 보수여당 지지였다는 건 그 누구도 부정하기 어렵다.

 

한국의 개신교가 친미적이고 극우적인 이유

 

개신교 신자들은 별로 인정하고 싶지 않을지 몰라도, 대한민국 극우세력의 가장 강력한 기반 중에 하나가 바로 개신교가 아닐까 싶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1890년대부터 그 후 약 100여 년 동안 한국에 온 개신교 선교사의 90%는 미국인이었다고 한다. 문제는 이들이 미국에서도 가장 '근본주의적' 신앙을 가진 자들이었다는 것이고, 해방 후 미군정 당국은 이들에게 일본인들이 남겨두고 간 재산을 제공했단다. 근본주의적 선교사들은 학교가 부족했던 당시에 근대적 고등교육의 최전선을 담당한 '미션스쿨'을 통해 영향력을 확대해 나갔고, 돈과 권력을 가지고 있다가 북한에서 월남해 남한 개신교의 주류가 된 신도들은 특히 반공의식이 강했다고 한다.

 

그 다음부터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친미, 극우의 행보가 한국 개신교에 그대로 나타난다. 아마 미션스쿨의 설립자 중에 친일파가 많았던 것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테고(남한 사회의 주류는 해방 전 친일, 해방 후 친미로 요약될 수 있다), 군사독재 시절의 반공 이데올로기도 한몫 했을 성싶다. 과연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한국의 개신교는 친미·극우·반공 등 여러 지점에서 권력자들과 죽이 잘 맞았고, 전쟁 후 오랫동안 보수정권이 집권하면서 그런 스탠스는 더욱 공고화되었다.

 

[CTS 기독교TV 화면 - 이미지 출처: 오마이뉴스]

 

한 번 상상해 보자. 정권이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등으로 이어지는 동안 근본주의적 개신교가 얼마나 강력한 지위를 확고부동하게 유지해 왔을지를.. 그런 보수 개신교에 민주정권 10년의 김대중·노무현은 어떤 존재였을까? 그리고 다시 찾아온 자신들의 세상 이명박근혜 정권은? 이명박 정권의 소망교회(고려대·소망교회·영남, 일명 고소영 정권)는 그저 하나의 대표적 사례일 뿐이다. 건설회사 사장 출신이자 교회 장로인 이명박의 집권은 2008년을 기점으로 대형교회 건설붐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키는 데 결정적인 신호탄이 되었고, 그 참혹한 결과가 바로 '교회 경매'와 '교회 매매사이트'로 작년부터 뉴스지면을 계속 장식하고 있는 셈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누구든 자기 주변을 둘러보라. 최근 몇 년 동안 새로 지은 대형교회가 주변에 얼마나 많은지..]

 

 

"우리 개신교가 미국 근본주의 신학을 따왔기 때문에 다른 나라 개신교보다는 훨씬 배타적이고 공격적인 부분이 있다. 그러니까 가지 말라는데도 굳이 중동에 가서 선교하고, 불교 사찰 가서 땅 밟기 하고…. 세상에 이런 개신교가 어디 있나. 한국 개신교에서나 볼 수 있는 행태이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우리 교계 내에서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숫적으로 우위에 있지 않다는 점이다.

...

내가 보기에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대통령 선거 운동 과정에서 교회와 너무 밀착된 모습을 보였다. 교회마다 다니며 간증을 한다든가, 교회 집회에 영상을 보낸다든가 하는 그런 행동, 또 간혹 다른 종교를 다소 폄하하는 듯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모습을 보인다든가 하는 행동들이 오히려 현 정권에 계속 부담이 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서 일부 개신교인들이 '장로 대통령을 만들어야 한다'라는 식으로 교회를 자꾸 정치로 끌어들이고, 또 정치인들은 그런 교회를 이용하고 했다.

... 

그래서 반드시 다음 대통령은 절대 개신교인이 아닌 정치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인명진 갈릴리교회 목사, 2011년 3월 14일 시사저널 인터뷰 기사 내용 중 발췌

 

 

어떻게 보면, 한국 개신교 자체가 한국 사회의 축소판인 듯하다. 해방 전후의 비정상적 상황은 물론이고, 예전부터 외형적인 성장에 집착하는 모습도 비슷하다. 교회 자체의 복음으로 교세를 확장하기보다는, 일단 교회를 크게 지어놓고 공격적인 선교를 통해 신도를 채운다. 한국 정부를 장악하고 있는 토건 마피아들도 마찬가지다. 어떤 지역을 개발하는 데 있어서 장기적이고 면밀한 계획보다는, 일단 기존 지역민들을 쫓아내고 크게 일을 벌인 다음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나 고층 빌딩을 급하게 짓는다. 이미 한국이라는 나라의 경제 상황 자체가 성장 기반의 토건 경제로는 도저히 답이 안 나오는데, 마구 대형교회를 짓는 것처럼 무턱대고 부동산에 올인하다가 파산하는 것도 한국 사회와 개신교가 똑같다.

미국의 사례와 교황의 충고, 한국 개신교는?

 

한국 개신교가 '친미'라고 했는데, 그럼 과연 미국의 상황은 지금 어떤지 한 번 살펴보자. 작년에 미국의 한 조사기관이 성인 1만 70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자신이 개신교도라고 밝힌 응답자는 48% 정도로 5년 전보다 5% 감소했다고 한다. 40년 전만 해도 미국 개신교계에서는 인구의 3분의 2가 개신교도라고 주장했다는데, 미국에서 개신교도가 전체 인구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는 조사결과가 나온 건 2012년이 사상 처음이란다. 그리고 중요한 사실은, 전통적 교파에 속해 있지 않다고 응답한 사람들은 대체로 동성결혼·낙태·환경 등 사회 이슈에서 진보적 태도를 취한다는 점이다. 특히 젊은 사람들이 이 부류에 속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갈수록 이런 추세가 강해질 것임을 시사하는 셈이다. 미국의 근본주의적 신앙을 따르고 있는 한국 개신교에 꽤 의미심장한 결과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얼마 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코파카바나 해변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연설 내용을 좀 들어보자. 교황은 현지시간 7월 25일 가톨릭 세계청년대회 축하연에 참석했는데, 이틀간 폭우가 쏟아져 바닥은 진흙탕으로 변했지만 교황을 보기 위해 약 100만 명이 모였다고 한다. 교황은 이 자리에서 "거리로 나가서 파장을 일으켜라. 소란스러운 청년대회를 기대하고 있다. 교회도 거리로 나가길 바란다"면서 "불평등에 무감각한 채로 남아 있는 것은 빈부격차를 키울 뿐"이고 "가난에 맞서 싸워야 한다. 이를 회피하고 무시하는 사회에는 평화와 행복이 찾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뿌리깊은 불평등과 정권의 부패, 치솟는 물가와 엉망인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팽배해서 올 들어 브라질 전역에서는 반정부 거리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 교황이 젊은이들을 향해 직접 '거리로 나가서 불평등과 맞서 싸워라'고 말한 것이다.

 

자, 촛불집회 반대편에 서서 시민들의 촛불에 반하는 '맞불집회'를 벌이는 한국의 보수 개신교 단체와는 달라도 진짜 너무 다르지 않나? 하느님을 믿는 건지 목사를 믿는 건지 도무지 알 수 없는 한국의 대형교회 신도들과, 평범한 보통 사람의 준법 수준보다도 한참 뒤떨어지는 개독 목사들은 뭐 좀 느끼는 게 없나? 본인들도 체감하고 있겠지만, 한국 사회에서 개신교의 이미지는 이미 바닥이다. 교회와 신도를 매매사이트에 올려서 물건처럼 팔고 사는 개신교인들에게 도대체 무얼 기대할 수 있으며, 시민사회단체가 오랫동안 힘들게 추진해서 겨우 국회의 문턱을 넘어가는 차별금지법을 무산시키기 위해 국회의원에게 항의전화를 하라고 시키는 목회자들에게 과연 어떻게 '차별 없는 사랑'을 기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개신교의 몰락을 자초한 주류 개신교의 권력자들은 정녕 하느님께 부끄럽지 않은가? 어쩌면 2015년에는 천주교 신도 숫자가 개신교 신도 숫자보다 더 많아질 수도 있을 텐데, 아직까지도 자신들의 타락을 진심으로 인정하고 변화하지 않는다면, 이건 한마디로 '구제불능' 아닐까..

 

The Story of ART

Posted by 아서정 Arthur 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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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ephia 2013.07.29 21: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답도 안 나오는 대한민국 기독교죠. 언제까지 성장 제일주의에 빠져있을 것인가!!! 라고 외쳐야합니다.

  2. 세봉명 2013.10.11 17: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반기독교운동이 전국적으로 일어나야 합니다.
    반기련에 좋은 글을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3. 사랑2 2018.03.04 06: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개신교는 누구를위한 교회있가
    장애인을 고처주자는대 왜 반대하고
    못고치게하는가 예수는 반기는대 왜
    목사는 반대하나 그것이 기도교의
    본심인가 장애인에게 회망과 행복을
    주자 개신교는 협조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