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 경제의 양극화, 대한민국의 중산층이 철저히 파괴되고 있다!

 

지금 이 순간, 대한민국에서는 근본적으로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사설은 집어치우고, 곧장 본론으로 들어가자. 우선 경제부문에서 최근에 드러난 몇 가지 사실부터 간단히 정리해 보겠다.

 

- 2007년부터 4년간 대기업의 순이익 증가율은 연평균 7.1%를 기록했지만, 중소기업의 증가율은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3.0%에 불과함.

[재벌닷컴의 1660개 상장사 분석 결과(2013년 1월 14일 발표)]

 

- 대기업이 독과점 상위 3개사에 포함된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시장집중도가 더 높게 나타났으며, 독과점 기업의 연구개발투자비율이나 해외개방도는 전체 평균보다 낮은 반면 내수집중도는 평균보다 2배이상 높음.

[공정거래위원회가 2013년 4월 3일 발표한 <2010년 대상 시장구조조사 결과> 자료]

 

- 최근 5년간 30대 민간기업집단(대기업)의 부채비율은 감소(112.4%-->90.5%)한데 반해, 공기업집단의 부채비율은 오히려 증가함(145.6%-->186.2%).

[공정거래위원회가 2013년 4월 1일 발표한 <2013년도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지정발표> 자료]

 

- 2011년 기준 최저임금인 97만 6000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소득으로 생활하는 인구가 무려 676만 명에 달함.

[민주통합당 홍종학 의원,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2007년~2011년의 통합소득 100분위 자료 분석 결과(2013년 4월 2일 발표)]

 

정말 암울한 통계수치들이 너무나 많지만, 여기서는 일단 이 네 가지만을 좀 살펴보도록 하자. 발표 날짜를 보면 알겠지만, 이 자료들은 요즘 대한민국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가장 최신의 지표들이다.

 

[2013년 1월 1일(좌), 2012년 12월 30일(우) 한국경제 보도]

 

지난해 1~3분기까지 국내 10대 그룹 상장사의 순이익이 전체 상장사 순이익의 80%에 육박할 정도로 경악스러운 재벌 편중 현상을 드러냈다는데, 지난 4년간 중소기업의 순이익 증가율도 대기업의 증가율에 크게 못 미친다. 그리고 대규모기업집단이 국내경제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6%에 달하는데 반해, 종사자수 비중은 겨우 6.9%에 불과하다. 한마디로 재벌들이 이익은 다 가져가지만, 그 만큼의 고용창출은 전혀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각 자료별로 용어나 기준이 조금씩 다르지만, 전반적인 현황을 파악하는 데에는 별로 무리가 없을 듯싶다]

 

그뿐만이 아니다. 어떤 산업에서 대규모기업집단이 독과점 상위 3개사에 포함되면(시장집중도 51.8%), 재벌이 포함되어 있지 않거나(33.6%) 재벌이 아예 진출하지 않은 경우(43.9%)보다 집중도가 훨씬 더 높았다. 또 독과점기업들의 연구개발투자비율은 전체 평균(2.1%)에 비해 턱없이 낮았고(1.4%), 독과점구조 유지 산업의 해외개방도 역시 전체 평균인 23.0%보다 낮은 19.6%에 그쳤다. 하지만 내수집중도는 전체 평균인 35.3%보다 두 배 이상 높은 77.4%에 달했다. 쉽게 말해 국내 독과점 대기업들은 그 어떤 기술개발이나 대외적인 경쟁도 없이, 그저 국내에서만 얌체같이 땅 짚고 헤엄치기를 하는 셈이다.

[특히 정유나 위스키 그리고 맥주 등의 연구개발투자비율이 크게 낮았는데, 이 산업들에서 한국 기업들의 수준은 진짜 말하기 창피할 정도다. 오죽하면, 외국맥주를 좀 마셔본 사람들은 그 뒤로 한국맥주를 다시는 마시지 않는다고 말할까?]

 

또한 이명박 정권에서 4대강사업 등으로 공기업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인데, 결국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강조했던 지난 정권에서 재벌의 부채비율은 감소한데 비해 세금이 투입되는 공기업의 부채비율은 크게 증가했다. (공적인 지원이 필요한) 단 돈 100만 원도 못 벌고 살아가는 빈곤 인구가 676만 명이나 되는 상황에서, 과연 이런 역설적인 변동을 정상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어쩌면 이런 현실도 마치 전기세와 비슷한 것 아닐까? 일반 국민들이 누진세가 적용된 비싼 전기사용료를 내고, 사기업들은 아주 싼 값에 전기를 마구 이용하는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 아닌가? 공기업의 부채는 증가하고 재벌의 부채는 감소했다면, 사회 전반적으로 이와 같은 '유사 전기세 논리'가 팽배한 것도 한몫하지 않았을까 싶다.

 

[2013년 4월 4일 서울신문 보도]

 

그 다음으로, 교육부문에서 최근에 어떤 양극화가 벌어지고 있는지를 좀 살펴보자.

 

-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신입생 가운데 중학교 내신 성적이 상위 20%인 학생은 전체의 49.7%이고 하위 50%인 학생은 5.1%에 불과한데 반해, 일반고 신입생 중 중학교 내신 성적이 상위 20%인 학생은 18.1%이고 하위 50%인 학생은 무려 50.7%에 달함.

[민주통합당 유기홍 의원이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함께 조사한 '2012년도 서울지역 자사고·일반고 신입생 중학교 내신 성적 분석 결과]

 

- (정시 기준 서울 4년제 대학 합격이 가능한 수준인) 2012학년도 수능의 평균 2등급 이상 학생이 많은 상위 30개 학교 중 일반고는 2개(특목고 24개, 자사고 4개)에 불과함.

[한국일보와 입시분석업체 하늘교육이 전국 2,303개 고교별 2010~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을 분석한 결과]

 

- 2011년 자사고의 학력향상도는 0.92%이고 일반고는 0.02%였는데, 일 년 후인 2012년의 학교유형별 학력향상도는 자율형사립고(1.18%), 자율형공립고(0.05%), 일반고(-0.02%) 순으로 변화됨. 결과적으로, 자사고의 학력은 향상되고 일반고는 오히려 퇴보(-)하는 추세가 나타나기 시작함.

[교육과학기술부가 공개한 2012년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가(일제고사) 결과]

 

- 교원 38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고교 다양화 정책을 통해 일반고 입학생의 성적 수준이 낮아졌다는 응답이 81.8%에 달했고, 교사들의 86.1%는 일반고의 교육경쟁력 저하 수준이 '심각하다'고 답함.
[2011년 4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의 조사 결과]

 

우리가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일반고는 대한민국 전체 고교생의 절대 다수인 73%가 재학하고 있는데, 이보다 훨씬 적은 수의 학생들이 다니는 특수목적고등학교(특목고)와 자율형사립고로 인해 심각한 슬럼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학생 우선선발권과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성을 가진 자사고와 특목고 등은 (국영수 중심의 편법 운영과 명문대 진학을 무기로) 상위권 학생들을 휩쓸어가고 있으며, 정책적인 구분상 '특별하지 않은' 일반고는 전반적인 학력저하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사실상 고교입시가 부활한 셈이고, 고교서열화 역시 피할 수 없는 결과가 되었다.

 

[2013년 4월 2일 경향신문 보도]

 

더 큰 문제는 이와 같은 특수고들이 비교적 수업료가 비싸며(일반고와 달리, 학교장이 별도로 수업료 책정), 어려서부터 각종 과외와 선행학습을 해온 고소득층 자녀들에게 유리한 입학 환경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부모의 소득에 따라, 고소득층은 특목고나 자사고에 입학하고 저소득층은 일반고에 입학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게다가 소위 말하는 문제학생 또는 자사고나 특목고 부적응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일반고에 모일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기에, '또래 문화'가 있는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 일반고는 인성교육이나 생활지도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최악의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일반고는 공교육의 근간이라고 볼 수 있을 텐데, 이대로 계속 가다간 서민층 자녀의 정상적인 교육 기회마저 박탈되는 비극적인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는 것이다(이명박 정권 내내 자사고와 특목고에 대한 지원이 집중되었다고 한다). 고교다양화 정책이 펼쳐진 지 몇 년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일반고와 특목고·자사고의 학력 격차가 벌어지고 있으며, 이와 함께 일반고는 생활지도나 인성교육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슬럼화가 점점 더 가속화되고 있다. 어쩌면 나중에는 자사고나 특목고를 졸업한 사람(주로 고소득층 자녀)과 일반고를 졸업한 사람(대부분 서민층 자녀) 사이에 일종의 계층 분리가 일어날지도 모르고, '빈인빈부익부' 또는 '가난의 대물림'을 공고화하는 교육 체계가 될 수도 있다. 과연 이게 우리가 정말 바라는 사회의 모습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일반고의 추락을 보면서, 개인적으로는 미국의 처참한 공립고등학교와 흑인 학생들의 슬픈 현실까지 떠올랐다]

 

[2013년 1월 3일 서울신문 보도]

 

현재 대한민국 사회가 처해 있는 경제와 교육의 양극화가 보여주는 건 결국 하나다. 극단적이고 영속적인 양극화와 중산층 붕괴! 부모들은 경제 양극화 속에서 착취당하고, 자녀들은 교육 양극화 속에서 버림받는다. 이런 상황에서 도대체 어떻게 중산층이 확대될 수가 있겠는가?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이 심화되면 될수록 다수 서민들의 삶은 궁핍해지고(대규모기업집단이 국내경제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6%에 달하는데 반해, 종사자수 비중은 겨우 6.9%에 불과하다), 특목고나 자사고에 비해 일반고의 수준이 저하되면 될수록 다수 서민층 자녀들의 학업성취도나 명문대 진학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중랑구 소재 고교의 이모 교사 "한 반 35명 중 공부하는 5~6명을 제외하곤 스스로 '내가 뭘 할 수 있겠나'며 자포자기한 학생들이 대다수라 교과지도나 인성교육 모두 안 된다")

 

 

한마디로, 대한민국은 지금 계층이동 자체가 힘들어지는 최악의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일반고에 진학한 서민층 자녀들은 그 어린 나이에 벌써부터 좌절을 경험하고, 그런 아이들을 보는 부모들은 매일같이 대기업 하청의 저임금 노동에 시달린다. 아버지나 어머니는 자녀들에게 남들만큼 교육 지원을 해주지 못하는 걸 안타까워하고, 딸과 아들은 일반고 교사들마저 포기해버린 학교폭력과 왕따 문제로 시름에 잠긴다. 일반고 졸업생들은 명문대에 진학하지도 못하고, 나중에는 비정규직 알바를 전전하다가 결국 저소득층 부모가 된다. 이런 악순환 속에서는 절대로 중산층이 확대될 수가 없을 것이다. 그저 영속적이고 극단적인 양극화, 착취하는 소수와 착취당하는 다수가 있을 뿐이다.

 

이제부터라도 우리가 일반고 교육 정상화와 흔히 말하는 경제민주화에 발 벗고 나서지 않는다면, 한국사회는 저 뿌리에서부터 근본적으로 붕괴될 수밖에 없다. 슬럼화된 일반고에 다니는 자녀와 비정규직 저임금 부모가 도대체 어떤 희망을 가질 수 있겠는가? 우리 나라는 이미 세계 최고의 자살률과 최악의 출산율을 가진 국가다. 이런 상황에서 위에서 말한 것처럼 양극단으로 계급이 나뉘어버리면, 도저히 사회적 신뢰를 회복할 수 없는 지옥의 구렁텅이로 떨이지고 말 것이다. 정녕 대한민국이 망하는 걸 원치 않는다면, 본격적으로 고착되기 시작한 악순환의 고리를 지금 당장 끊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우리 사회의 미래를 포기하지 않았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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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rthur 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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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ephia 2013.04.04 11: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짜 나라가 어디로 가는건지... 에휴...

    보면 답답할 따름입니다.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걸어버릴수도 없고...

  2. 이즈 2013.04.04 16: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 기사를 볼 때마다 보수 언론들이 생각납니다.
    북한에 대해서는 자기집 안구석 처럼 자세하게 보도하면서 이런 암울한 부분에 대해서는 서로 눈을감고 모른척 합니다.

    하지만 미래한국보고서에 올라온 우리나라의 현실은 너무나도 암울했습니다.

  3. JeDiSuN 2013.04.04 17: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이네요!! 이제 4살짜리 아이를 가진 부모이지만 미래를 생각하면 암울해집니다.
    그렇다고 기러기아빠는... 차라리 이민을 가지 할 생각이 없고 사회를 변화시키던가
    최소한 변화되는 사회에 적응하는 사람이 되어야 할텐데... 고민만 깊어집니다.

  4. 학부형 2013.04.05 09: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중학교 1학년 학부형인데요.. 애를 영어학원보내면서 알게된사실..초등때 거의 전과목 만점받아온아이라 사교육을 안시켰는데.. 최상위권 외고 보낼려면 ...최소한 초등5학년때 부터 전문학원에 보내서 사교육 시켜야 가능성이 있다네요..ㅎ 지금 보내선 가능성이 희박하다네요....

  5. 7si3be 2013.04.06 16: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런데 그것도 능력아님?
    능력이 없으면 사형당하거나 알아서 자살하거나 당연하다고 생각되는데.. ㅡㅡ;;
    절이 싫으면 중이 나가셔야져...
    글로벌시대에 꼭 여기만 고집해서 살라고 누가 협박했나여?
    적자생존 약육강식 정글의 법칙 다아는말 아닌가여?
    쓸데없이 아무데나 좌파질 하시믄 인생이힘들져 ㅋ

  6. The 노라 2013.04.07 09: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한국 살 때는 자사고, 자율고 뭐 그런 학교를 전혀 들어보지 못했는데 한국도 이제 본격적으로 학교부터 인생을 가르기 시작하는군요. 언급하신 대로 한국 교육에서 미국식 공교육 슬럼화가 보입니다. 교육부터 계층을 나눠 개천의 용을 사전에 막아버리는 사회. 슬픈 현실이지요. ㅠㅠ

  7. 그냥 포기 2013.04.27 22: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 나라에선 희망 없습니다... 기득권 세력과 1% 부자들이 바라는 세상이 바로 이런 최악의 상황 아닐까요? 원래 한국 종자들은 옛날부터 특권을 누리고 싶어하는 양반과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종놈들의 나라 아니였던가요?

    • 기억지기 2016.02.01 16: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역사가 그래왔습니다. 그런 봉건국가를 시민혁명으로 깨고 또다시 노동운동을 통해 지금의 민주주의를 건설한거지요.. 결국 인간사회는 신석기 이후 끝없는 계급투쟁에 연속임을 인지하고 그런 계급투쟁을 통해 좀더 나은 진보를 이루는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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