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툴바



부분적 언론자유국인 한국 경제의 심각한 위험 상황 5가지

한국은 작년까지만 해도 언론자유국(free)이었다. 그런데 올해 국제언론감시단체인 '프리덤하우스'가 조사하는 언론자유 평가에서 '부분적 언론자유국(partly free)'으로 강등되었다. 그들이 제시한 강등 요인은 크게 세 가지인데, 짧게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뉴스와 정보 내용물에 대한 정부의 간섭과 공식적인 검열의 확대
둘째, 온라인상에서의 반정부 혹은 친북 표현물 삭제 증가
셋째, 언론인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측근들을 주요 방송사 요직에 앉혀 정부가 방송사 경영에까지 간섭

그도 그럴 것이, 일례로 오늘 보도만 봐도 김미화 씨에 이어 시사평론가 김종배 씨마저 라디오 뉴스브리핑에서 하차했고, 내부자들인 MBC 라디오 구성원들까지 제작 자율성에 대한 침해 행위를 우려하고 있을 정도다. 프리덤하우스가 제시한 사항들이 그저 외국에서 대충 선정한 게 아니라, 우리가 계속 봐왔던 것들이고 분명히 일리가 있는 내용인 것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지금 한국의 실태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각자가 발품을 좀 팔아야 될 필요성이 있는데, 언론이 묶여 있는 상태에서는 각 언론의 보도를 퍼즐 맞추듯이 조합해 보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최근의 뉴스들 가운데 경제적으로 가장 눈에 띄는 위험 상황 5가지를 뽑아 보았다.

1. 비정규직 규모 4년 만에 다시 최대치 기록

지난 5월 2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1년 3월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에 의하면, 3월 비정규직 근로자는 1년 전보다 5% 증가한 577만1000명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2007년 3월 이후 4년 만에 다시 최대 규모이고, 전체 근로자 3명 중 1명이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다는 것이다. 같은 기간 정규직 근로자는 1.6% 늘어나는 데 그쳤고, 새로 생긴 일자리 중에서 60% 정도가 비정규직이라고 한다. 전반적으로 구직자들이 임금도 적고 근로복지 혜택과 사회보험 가입률도 낮으며 고용도 불안한 비정규직으로 내몰리고 있으며, 노동시장이 비정규직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셈이다.


[2011년 5월 20일 국민일보 보도 내용]

2. 실질 가계소득의 2분기 연속 감소

5월 20일 정부가 발표한 1분기 가계 동향에 따르면, 물가를 감안한 실질 가계소득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9% 줄었다. 작년 4분기(-1.2%)에 이어 2분기 연속으로 감소한 것이며, 이렇게 적자가구가 속출한 이유는 1분기 소비자물가가 4.5%나 상승했기 때문이다. 또한 소득 하위 20%에 해당하는 계층은 생계비 적자가 더 늘어난 반면 소득 상위 20%는 흑자가 더 늘어, 저소득층일수록 살기가 더 어려워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전체 적자가구 비율은 30.5%로 올라 2006년 1분기(30.5%) 이후 가장 높았는데, 이는 중산층의 적자가구가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즉 중산층에 해당하는 소득 3분위의 적자가구 비율이 2년 전인 2009년 1분기(20.5%)에 비해 무려 5.3%포인트나 악화되어 역대 최고치인 25.8%까지 상승한 것이다.

비정규직 규모가 최대치를 기록하고 실질 가계소득이 연속적으로 감소하니, 서민은 결국 빚더미에 나앉을 수밖에 없다.

3. 가계부채, 사상 처음으로 800조 돌파

지난 5월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1년 1분기 중 가계신용' 동향에 의하면, 가계대출과 외상 구매를 합친 가계신용(가계부채)이 3월 말 현재 801조3952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가계대출 증가율은 2년3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고, 2009년 9월 말 713조 원으로 처음 700조 원대에 들어선 지 불과 1년 반 만에 800조 원을 넘어선 것이다. 급기야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도 '한국 은행시스템'과 관련한 5월 30일 보고서를 통해 "한국 은행권이 직면하고 있는 주요 신용문제는 높은 수준에서 증가세를 보이는 가계부채"라며 경고를 보냈고, 한국은행이 최근 펴낸 금융안정보고서에서도 우리나라의 가처분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이 지난해 146%로 미국(120%), 일본(110.7%)보다 높은 것으로 나왔다고 한다.

[2011년 5월 26일 동아일보 보도 내용]

이에 따라 지난해 소규모 개인기업 등을 포함한 1인당 개인부채는 1천918만원으로 1인당 명목 국민소득(GNI, 2천400만원)의 79.9%에 달했다. 그리고 전체 가계부채를 통계청의 추계 가구 수로 나눈 가구당 평균 가계부채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말 3842만 원에서 올해 3월 말에는 4611만 원으로 770만 원가량 급증했다. 결국 3월 기준으로 1인당 연간 이자부담액은 48만525원으로 지난해 3월 48만6천838원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고, 4인 가족 기준으로 보면 연간 이자부담만 200만원에 육박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도 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 가중평균금리는 3월보다 0.01%포인트 오른 연 5.42%로 나타나 최근 이자부담은 더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4. 묻지마식 카드 발급과 카드론 대출 규모 급증

최근의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으로 발급된 신용카드는 1억1950만장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년 전에 비해 1000만장 가까이 급증했고, 올해 들어 매달 100만장씩 늘어나는 추세다. 카드 대란 직전인 2002년 말 기준 총 발급 카드 수 1억488만장을 1500만장이나 웃돌고 있으며, 현금서비스와 카드론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카드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카드론 대출이 지난해 1분기보다  23.7% 증가했고,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 카드론 대출이 24조9000억원으로 불과 5년 만에 3배 넘게 늘었다고 밝혔다.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을 합한 현금대출은 2010년 105조3000억원으로 1년 만에 7조원 증가했으며, 카드 할부결제 금액은  카드 대란 직전인 2002년 72조8000억원을 훌쩍 뛰어넘어 역시 1년 만에 10조원이 늘어난 76조7000억원으로 불어났다. 카드 업체들의 과열 경쟁으로 카드 발급수 자체가 크게 늘어나고 있고, 신용도가 낮아 은행 대출이 어려운 서민의 카드 대출 규모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가계부채가 800조를 돌파하고 카드 대출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전반적인 경기 회복도 눈에 띄게 둔화되고 있다.

5. 일제히 내리막길을 보이는 경제지표들

5월 31일 통계청의 '4월 산업활동 동향'에 의하면, 광공업생산은 전월보다 1.5% 줄면서 2월(-2.5%) 이후 2개월 만에 다시 감소세를 보였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도 6.9% 증가에 그쳐 2월(9.4%), 3월(9.0%)에 이어 3개월째 한 자릿수 증가율에 머물렀다고 한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80.5%로 전월보다 2.0%포인트 하락했으며, 서비스업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3.1% 늘었지만 전월과 비교해 증가율이 0%였다. 소매판매액은 지난해 4월보다 5.0% 증가했지만 전월 대비로는 1.1% 줄었고, 설비투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 줄어 18개월 만에 감소세를 보인 걸로 나타났다. 체감경기도 3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으며, 현재 국내외의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하반기에도 경제상황이 특별히 나아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2011년 5월 31일 세계일보 보도 내용]

이상으로, 지금 이 순간에 한국의 경제 상황을 직접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최근의 뉴스 보도들을 정리해 보았다. 비정규직이 크게 늘어나고, 실질 가계소득이 감소하며, 가계부채가 확대되고, 카드 대출이 크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단시일 내에 경기가 회복될 가능성은 낮은 게 요즘의 한국 경제인 것이다. 쉽게 말해서, 물가는 엄청나게 오르는데 서민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도 제대로 가지지 못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빚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데 이자율이 높은 카드를 계속 쓰게 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하반기에도 경제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별로 없기에, 빚으로 빚을 막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밖에 없으며, 커다란 사회 불안요소인 양극화도 더 심해질 가능성이 아주 높다.

최악의 위기에 빠진 한국 경제에 의미 있는 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하루가 멀다 하고 각종 뉴스를 장식하고 있는 묻지마 범죄와 자살, 테러 등은 점점 더 늘어날 테고, 아무리 스스로 조심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원래는 죄 없는 서민이었지만 희망을 잃고 빚쟁이가 된 불특정 개인이 사회에 대한 극렬한 불만을 폭력적으로 터트릴 수도 있으며, 여기저기에서 선량한 시민들이 씻을 수 없는 피해를 당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반값등록금 실현을 요구하는 대학생들을 연행하고, 노동자들의 파업에는 공권력 투입으로 맞서는 현 정권이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매우 의심스러운 게 사실이다. 그러니 '심각한 위험 상황'이라고 볼 수밖에..

마지막으로 이런 상황이 잘 알려지지 않는 원인인 언론 자유의 후퇴에 대해 다시 얘기하자면, 오는 3일 개막하는 제17차 유엔인권이사회에서 한국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보고서 발표가 있을 예정이라고 한다. 이 최종 보고서에서 유엔의 특별보고관은 "지난 수십년에 걸쳐 이룩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의 표현의 자유는 2008년 촛불시위 이후 약화되고 있다"며 "주된 이유는 정부의 입장과 일치하지 않는 견해를 표현하는 개인에 대한 사법처리와 박해가 점차 늘어나는 데 있다"고 밝혔단다. 이것만 봐도 현재 한국의 언론 자유가 얼마나 중대한 위협을 받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고, 시민 각자가 두 눈을 크게 떠야 하는 이유를 분명히 알 수 있을 듯하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close
The Story of ART

Posted by Arthur Jung

트랙백 주소 : http://arthurjung.tistory.com/trackback/26 관련글 쓰기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