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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5.16은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라는 말에 공감하는 절반의 대한민국 유권자들.

 

 

2012년 7월 1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회(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주최)에 참석한 박근혜 의원은 5.16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돌아가신 아버지로서는 불가피하게 최선의 선택을 하신 게 아닌가 한다"

 

이렇게 말하면서 그녀는 5.16 문제를 가지고 이게 옳으니 저게 옳으니 하는 것보다 '국민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답했단다. 박근혜 의원의 이 5.16 발언과 함께, 얼마 전 출마선언 기자회견에서 정수장학회와 관련해 "나와 무관한 일"이라며 기존의 입장을 고수한 것을 감안하면, 결국 그녀는 '박정희의 유산'을 2012년 대한민국의 대통령 선거전에서 스스로 털지 않고 끝까지 가져가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도대체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 박근혜는 현재 차기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다. 그냥 보통 정치인이라고 해도 5.16 쿠데타를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한다면 큰 문제가 될 텐데, 하물며 집권여당의 가장 유력한 대통령 후보라는 사람이 "아버지로서는 불가피하게 최선의 선택을 하셨다"라고 토론회에서 공개적으로 대답하다니, 도무지 이성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 태도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어째서 그녀는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든) 이렇게 대놓고 5.16을 미화하려고 하는 것일까?

 

[사진 자료: 노컷뉴스]

 

그리고 바로 어제, 박근혜 의원은 방송3사가 주최한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 합동토론회에서 다시 한 번 자신의 입장을 확실하게 표현했다. 5.16을 쿠데타로 규정한 교과서를 개정할 것이냐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했다고 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내 발언에 대한 찬성이 50%를 넘었다"

 

박근혜 후보가 생각하기에, 5.16에 대한 관점이 자신과 비슷한 유권자들이 절반이 넘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오히려 "(나와 같이 생각하는) 50%가 넘는 국민이 잘못됐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단다. 한편 보도에 따르면, 그녀는 5년 전 검증 청문회에서 따로 준비된 답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5.16은 구국의 혁명"이라고 돌발 답변을 했다고 한다. 이것만 봐도, 웬만해서는 직접적인 답변보다는 정치적인 답변을 주로 하는 '수첩공주' 박근혜가 유독 박정희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만은 뭔가 물러서지 않는 고집이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다른 누구도 아닌 친아버지의 일이고 또 이것을 바탕으로 자신이 평생 모든 걸 누리며 살아왔으니, 사실 자연인 박근혜로서의 근본적인 입장이 전혀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다. 박정희 없는 박근혜를 상상이나 할 수 있는가? 그건 불가능한 일이다.

 

[2012년 7월 18일 이데일리 보도]

 

하지만, 그녀는 지금 12월 19일에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아 2013년부터 집권할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중이다. 이런 사람이 역사적으로 이미 '쿠데타'로 정리된 5.16에 대해 끝까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선거를 치르겠다고 하는 것이다. 비슷한 예를 한 번 들어보자. 독재자 전두환의 자손이 공직 선거에 나와서 "5.18 광주학살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또 이승만의 자손이 "4.19 혁명은 최악의 선택"이라고 말하면? 5.18이나 4.19는 둘 다 5.16처럼 역사적으로 다 판단이 내려진 사안들인데, 우리의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 이러한 일들에 관하여 전혀 다른 인식을 갖고 있다면 그것은 치명적인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만약 한국의 대통령이 일제의 강제병합에 대하여 '일본으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과연 무엇이 박근혜로 하여금 5.16을 저렇게 대놓고 미화할 수 있도록 했을까? 선거를 앞두고 직접적으로 유권자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정치인이, 어째서 이토록 민감안 사안에 대해 저렇게 뻔뻔스러운 태도를 드러낼 수가 있는지.. 국민들을 의도적으로 기만할 생각이 아니라면, 분명히 뭔가 믿는 구석이 있을 듯하다. 그래서 다시 박근혜의 발언으로 돌아가서, '찬성 50%'에 대해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녀에게 직접 물어보지는 못했기 때문에 정확하게 무엇을 근거로 한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실제로 이런 여론조사 결과가 며칠 전에 나오기는 했다.

 

[2012년 7월 19일 오마이뉴스 보도

(기사 원문: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758407)]

 

<오마이뉴스>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에 의뢰해 지난 16일~17일까지 양일간 전국의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 결과라고 하는데, 보다시피 박근혜의 5.16 인식에 대해 공감의 비율이 비공감보다 좀 더 높게 나왔다. 특이할 만한 건 '매우 공감'과 '전혀 비공감'이 똑같이 29%라는 것과, 중간지대인 '대체로' 공감과 비공감에서 결국 양쪽의 우열이 결정됐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아마도 매우공감을 선택한 29%와 전혀비공감 29%는 거의 타협하기가 힘들 테고, 어쩌면 대선에서도 이들은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에 대해 '매우 찬성'과 '절대 반대'로 유사하게 나눠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쨌든 박근혜의 5.16 발언 이후 실시한 여론조사의 결과가 이렇게 나왔는데, 어차피 이에 대한 해석은 여러 가지로 다양하게 해볼 수 있는 것이니 나름대로 좀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다.

 

우선 주목되는 부분은 기타(무응답)의 응답 비율이 3.7%로 비교적 낮다는 점이다. 5.16이라는 역사적 사건에 대한 대중의 판단은 이미 대부분 끝났다고 볼 수도 있겠고, 또는 박근혜와 5.16을 연결시켜서 생각한다면 별로 고민할 게 없다는 의미도 될 수 있을 듯하다. 아무튼 절대 다수의 유권자는 이 문제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한쪽 입장을 가지고 있는 셈인데, 보통 여론조사에서 중간지대 비율이 많이 나오는 데 반해 여기서는 양극단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더 높게 나타났다는 게 눈에 띈다. 그만큼 한국 사회의 좌우 대립이 첨예하다는 뜻이 될 수도 있을 텐데, (조사표본 자체가 전혀 다르겠지만) 이를테면 매우공감 29%는 작년에 서울에서 실시된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참여한 25.7%와 정치적 성향이 상당히 겹치지 않을까? 물론 확인할 수 없고 명확한 근거도 없지만, 왠지 그럴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리고 약간 비약을 하자면, 이 여론조사에서 대체로공감과 대체로비공감의 비율이 최종 결과를 좌우했듯이, 18대 대선에서도 중간지대 약 40%의 선택이 대통령을 결정하게 되는 그런 유사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까?

 

[2012년 7월 25일 동아일보 보도(상), 2012년 7월24일 경향신문 보도(하)]

 

다시 말해, (대통령 선거에서 1:1 구도가 펼쳐진다는 전제하에) 양쪽이 각각 가진 지지층 30%는 앞으로 어떤 일이 발생하더라도 크게 변함없이, 결국 가운데에 있는 40% 정도의 부동층을 어떻게 흡수하느냐에 따라 선거 결과가 달라질 거란 말이다. 물론 어떤 선거에서나 부동층의 선택이 그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지만, 특히 이번 12월 대선에서는 그 영향력이 그 어느 대통령 선거에서보다 막강하게 절대적인 힘을 발휘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아마도 여야가 아닌 안철수가 중간지대의 지지를 등에 업고 열풍을 이어가고 있는 것 같은데, 이게 다른 때보다 훨씬 더 파괴력이 있다고 보이는 이유는, 솔직히 '박근혜만 아니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 상대가 문재인이 되든 안철수가 되든 또 그 외의 누구가 되든 별로 게의치 않을 공산이 크다. 위 여론조사 결과의 29%는 당연할 테고, 게다가 현정권이나 새누리당에 대해 비판적인 이들은 안철수가 계속 높은 지지율을 보이며 박근혜를 이길 수도 있다고 판단되면, (설사 민주통합당이나 통합진보당 등의 지지층이라고 할지라도) 12월 19일에 그대로 안철수에게 표를 몰아줄 수 있다는 말이다.

 

 

   관련글 - 중앙선관위의 4.11 총선 투표율 결과 정리 [클릭]

 

 

결국 지지율이 관건인데, 박근혜가 5.16을 저렇게 대놓고 미화할 수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다시 여론조사 결과로 돌아가서, 박근혜의 5.16 인식에 대해 공감한다고 답한 사람들 중에 아무래도 대선에서 박근혜를 선택할 이들이 많을 것이다. 단 하나의 여론조사일 뿐이지만 어쨌든 대한민국 유권자들 중에 절반이 "5.16은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라는 말에 공감을 표하고, 요즘 양자대결에서 박근혜의 지지율도 이와 엇비슷하게 나온다. 그런데 오마이뉴스의 여론조사 뉴스 원문을 보면, 20대와 30대는 공감하지 않는다는 비율이 높은 반면 40대를 기점으로 그 이상부터는 공감한다는 비율이 점점 더 높아진다(이것 역시 박근혜의 지지율 분포와 유사하다). 그리고 쉽게 예상이 되듯이 영남지방은 공감의 비율이 월등히 높고, 호남지방은 비공감의 비율이 월등하다. 그럼 수도권은? 비공감 48.9% vs 공감 46.6%로 양쪽이 팽팽한 상황이다. 이 여론조사 결과를 하나하나 따져보니, 갑자기 데자뷰가 일어나지 않는가?

 

그렇다. 박근혜의 5.16 인식에 대한 견해를 묻는 여론조사 결과는 4.11 총선 결과와 굉장히 많이 닮아있다. (완전히 정확하진 않겠지만) 단순하게 정리해 보면, '박근혜만 아니면 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지금이나 5개월 뒤인 12월이나 별로 변함이 없을 것과 마찬가지로,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을 지지했던 이들은 박근혜가 5.16을 미화해도 변함없이 공감을 표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물론 개개인은 총선 투표와 5.16 미화 두 사안에 대해 다른 선택을 했을 수도 있겠지만, 집단의 차원으로 봤을 때 전체적인 흐름이 대충 이런 식이라는 말이다. 그러니 이번 대선은 그저 한 사람의 대통령을 뽑는 데 그치는 투표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역사를 얼마나 올바르게 인식하는가의 문제와 결부되고, 우리 사회가 과거로 퇴행하느냐 미래로 뻗어나가느냐의 문제이며, 오래된 권력과 새로운 질서의 극단적인 대결인 셈이다. 과연, 5.16 쿠데타가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라는 데에 공감을 표하며 전혀 상식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인 이들이 12월 19일에도 그런 식의 행태를 보일까? 부디, 그런 최악의 선택을 하지 않길 바란다. 분명히 말하지만, 2007년 유권자의 수준이 곧 이명박이듯, 우리의 현재 수준이 곧 차기대통령의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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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rthur Jung
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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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찡☆ 2012/07/25 10: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절반이 넘는 국민들이 찬성했다는 통계는 도대체 어떻게 나온건지. 지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건가? 뭐 저딴 말도 안되는 숫자를 들고나와서 국민을 속이려 하는건지 원. 어떻게 독재자의 딸이 대선에 나올 수 있으며, 독재를 위한 쿠데타가 옳은 선택이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대선에 나올 수 있죠? 우리나라 사람들의 가치관이 정말 한심하다못해 걱정스럽습니다.

    • Arthur Jung 2012/07/25 11:37  댓글주소  수정/삭제

      정상적인 민주주의 국가라면 진짜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죠..ㅠㅜ
      만약 내년에도 이명박근혜 정권이 이어진다면,
      정말 희망이 없습니다!

    • 찡☆ 2012/07/25 11: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나라의 희망은 리더가 만드는게 아니라 결국 국민이 만드는 거니까요. 국민들이 고딴 독재자를 또 리더로 뽑는다면, 그건 정말 나라가 망해도 누굴 탓할 수 없는 거죠.

    • Arthur Jung 2012/07/25 11:46  댓글주소  수정/삭제

      정치인의 수준이 곧 유권자의 수준이죠..
      다들 정치가 문제라고 말하지만, 사실 한국사회의 전반적인 문제가 그대로 정치 현실로 드러나는 거죠~
      국민이 바뀌면 사회가 바뀌듯이,
      유권자들이 바뀌면 정치인도 자연스럽게 바뀌겠죠.

    • 찡☆ 2012/07/25 11: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맞아요. 그래서 국민들의 올바른 가치관이 무엇보다 중요하죠. 에휴... 근데 그저 당만 보고 뽑는 사람들은 ...;; 어떻게 논문표절이 걸려도, 성추행 스캔들이 터져도 국회의원이 될 수 있는 건지...;

    • Arthur Jung 2012/07/25 11:59  댓글주소  수정/삭제

      2012년 12월 19일은 국운이 결정되는 날입니다..
      아마도, 수도권의 20~30대가 투표에 얼마나 참여하느냐가 큰 변수가 되겠죠~

    • 찡☆ 2012/07/25 12:11  댓글주소  수정/삭제

      에휴.. 지난 총선에서 젊은 층들이 투표하자고 유행처럼 번지더니.. 젊은 층의 투표율은 확실히 올랐지만, 그렇게 SNS에서 난리치던 여성들 투표율은 완전 바닥이었죠. 그냥 유행따라서 투표소 앞에서 사진만 찍고 돌아오는 경우가 허다했다네요; 에휴..........

    • Arthur Jung 2012/07/25 12:17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렇게 SNS에서 난리치던 여성들 투표율은 완전 바닥이었죠"
      이거 잘못 알고 계신 겁니다.
      위에 링크해 놓은 [중앙선관위의 4.11 총선 투표율 결과 정리]를 한 번 읽어보시길..
      오히려 20~30대 젊은 남성들이 더 문제였죠~

    • 찡☆ 2012/07/25 13:23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그렇군요. 제가 잘못 알고 있었네요. 아유... 이런 멍청한 일이. 여자들은 솔직히 그래도 이해하려했는데.. 사회활동을 많이 안하니까 와닿는게 남자보다 적을테니까요. 근데 이럴수가...; 정말 에휴...

  2. 프라텔라 2012/07/25 15: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통령 선거가 얼마 안남았네요. 5.16에 대해서 젊은세대 들이 경험하지 않았기 때문에 저런 통계치가 나온게 아닐까요.

    • Arthur Jung 2012/07/26 00:21  댓글주소  수정/삭제

      젊은세대들은 공감이 적습니다.
      그러니 젊은세대들의 경험 문제는 아니죠.
      나이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많이 했답니다.
      5.16을 경험한 이들 말이죠.
      그러니, 대한민국의 50대 이후가 좀 문제가 많다고 볼 수밖에요~

  3. sephia 2012/07/30 10: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답이 안 나옵니다. ㄱ-

    50대 이후는 경제개발이라는 그 당근에 유혹되어서 그런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