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국 원수가 된 김정은과 공화국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박근혜에 대한 단상.

 

 

한반도는 2012년 7월 18일 수요일, 하루 종일 박근혜와 김정은에 대한 뉴스로 뜨거웠다. 북부한국에서는 공화국 원수가 된 김정은에 대한 소식이 어제 정오에 관영매체들의 '중대보도'를 통해 전해졌고, 남부한국에서는 공화국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박근혜의 '5.16 발언(5.16은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과 관련한 소식이 주요뉴스로 보도되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노동당 제1비서 겸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인 김정은과 대한민국(Republic of Korea)의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 박근혜는 둘 다 '공화국(共和國, Republic)'의 최고지도자가 되는 과정에 있거나 되고자 하는 인물이다. '대통령 중심제'를 채택한 공화국인 남한에서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박근혜와 '공산주의 체제'를 채택한 공화국인 북한에서 원수(북한군 계급은 대원수-원수-차수-대장 순. 대원수는 사망한 김일성과 김정일 뿐이므로, 생존한 김정은이 사실상의 최고 계급에 오른 것)가 된 김정은. 이들은 2013년이 되면 한반도를 양분하며 남북한의 명실상부한 대표자가 될 수도 있는데, 누가 같은 민족 아니랄까봐 박근혜와 김정은은 비슷한 부분들이 상당수 있다.

 

[사진 자료: 뉴시스]

 

김정은이 누군가? 다들 알다시피, 김일성의 손자이자 김정일의 아들이다. 북한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세습 체제이고, 이렇게 세습을 하는 독재자를 찬양하는 사회이다. 김정은은 소위 말하는 '검증'이란 게 없었으며, 그저 할아버지 김일성과 아버지 김정일을 둔 덕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최고권력자가 된 것이다. 널리 알려진 바대로 김정은은 김일성의 외모적 특징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고, 권력 이양 형식도 김정일의 과정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만약 김정은이 김일성의 손자이자 김정일의 아들이 아니었다면, 그는 지금처럼 공화국 원수가 될 수 없었을 것이다. 아무리 북한의 관영매체들이 김정은을 '탁월한 영도자'나 '위대한 계승자'라고 불러봐야, 그것은 단지 김일성의 손자이자 김정일의 아들로서의 김정은이 가진 상징적인 권력을 표현하는 미사여구일 뿐이다. 사람들이 김정은을 볼 때는 김정은이라는 사람 자체를 보는 게 아니라, 언제나 그의 뒤에 서있는 김일성과 김정일로부터 연장된 권력의 이미지를 보는 것이다. 김일성과 김정일이 없는 김정은을 상상이나 할 수 있는가? 그것은 절대적으로 불가능하다.

 

[사진 자료: 연합뉴스]

 

그러면, 박근혜는 누군가? 역시 누구나 알다시피, 박정희의 딸이다. 박정희는 5.16 군사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찬탈했고, 18년 동안 독재권력을 휘두르다가 결국 부하의 총에 맞아 죽었다. 박정희를 존경하던 또 다른 군인 전두환에 의해 대한민국은 다시금 군사독재의 망령에 사로잡혔지만, 어쨌든 박정희도 전두환과 똑같은 반란의 우두머리였고 내란을 목적으로 역사적으로 씻을 수 없는 죄를 저지른 인간이다. 이런 아버지에 대해 박근혜는 "5.16은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평했으며, 박정희의 치명적인 과오들에 대해 잘못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부산일보와 정수장학회(박정희의 '正'과 육영수의 '修'를 따서 지은 이름)를 비롯한 수많은 역사적 의혹의 현재진행형 당사자이기도 하고, 생존해 있는 독재자 전두환과 그녀의 불명확한 관계에 대해서 의심의 눈길을 보내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박근혜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려고 한단다. 그녀도 김정은처럼 어머니 육영수의 외모적 특징을 따르고 있으며, '7인회(김용환, 김용갑, 최병렬, 안병훈, 김기춘, 현경대, 강창희)'와 같은 박정희 정권과 전두환 5공 출신 인사들과 함께 하면서 말이다.

 

 

   관련글(2012/06/18)박근혜의 7인회와 이명박의 6인회 [클릭] 

 

 

 

[사진 자료: 로이터, 중앙뉴스]

 

박근혜 개인의 능력에 대한 미검증도 결정적인 문제이거니와 세습이나 독재자 찬양에 대한 부분도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사안이다. 만약 박근혜가 박정희의 딸이 아니었다면, 그녀가 지금처럼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가장 유력한 대권 후보가 될 수 있었을까? 아무리 보수언론들이 박근혜에 대해 '선거의 여왕'이니 '신뢰의 정치인'이니 하고 불러봐야, 그것은 단지 박정희의 딸로서 그녀가 가진 상징적인 권력을 표현하는 미사여구일 뿐이다. 사람들이 박근혜를 볼 때는 박근혜라는 사람 자체를 보는 게 아니라, 언제나 그녀의 뒤에 서있는 박정희로부터 연장된 권력의 이미지를 보는 것이다. 박정희가 없는 박근혜를 상상이나 할 수 있는가? 그것은 한마디로, 불가능하다. 과연 이 땅의 대중들 중에 일부가 가졌다고 보이는 박정희 향수가 없었다면, 박근혜가 감히 자유민주주의공화국 대한민국의 대통령 자리를 꿈이나 꿀 수 있었을까? 이는 독재자를 찬양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서나 가능한 일인데, 요즘 들어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는 박정희 우상화의 기류를 보면, 도대체 여기가 남한인지 북한인지 헷갈릴 정도로 어처구니 없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사진 자료: AP/뉴시스, 뉴스1]

 

물론, 박근혜와 김정은을 단순비교해서 일방적으로 유사하다고 말하는 것은 불순한 비약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남한의 대통령은 유권자들의 투표를 통해서 선출되는 것이고, 북한의 최고권력자는 순전히 상속된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 사회에는 정치활동의 자유가 전혀 없으며, 제대로 된 선거제도도 없고, 김정은 외의 다른 선택권 자체가 없다. 언론의 자유가 아예 전무한 일당 독재체제인 북한과, 그래도 '부분적 언론자유국{partly free, MB정권 이전만 해도 완전한 '언론자유국(free)'이었다}'이면서 민주주의 국가라고 하는 남한의 근본적인 차이는 엄연히 존재한다. 적어도 우리는 자유로운 선택이라고 볼 수 있는 12월 19일의 대통령 선거를 통해서 박근혜가 아닌 다른 인물을 대한민국의 최고지도자로 선출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김정은과 박근혜를 전반적으로 논하는 수준의 문제라기보다는 그저 남한과 북한의 체제 차원에서 본질적으로 다른 부분이다. 한 나라의 대표가 선택되는 일과 원래 그 체제의 성격을 완전히 분리해서 생각할 수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근원적인 차이와 개별적인 유사성을 어느 정도는 구분해서 판단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사진 자료: 서울신문]

 

자 그럼, 이제 정리를 좀 해보자. 박근혜와 김정은은 비슷한 부분이 상당수 있는데, 이것들 대부분은 세습이나 독재자 찬양, 역사의식과 관련된 문제다. 애초에 실패한 체제로 입증된 북한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남한에 사는 우리들까지 그런 말도 안 되는 길을 따라가서야 되겠는가? '종북'이란 말이 아무렇게나 막 사용되긴 하지만, 상식을 가진 정상적인 남한 국민 중에 북한에 가서 살고 싶은 사람이 도대체 어디 있겠는가? 남한의 체제가 상대적으로 더 우월하다는 것은 벌써 확인된 사항이고, 일반 국민들도 모두 그걸 알고 있다. 마찬가지로 5.16은 잘못된 군사쿠데타이고, 박정희는 독재자라는 것도 이미 사회적으로 다 합의된 사항 아닌가? 중고등학교에서도 그렇게 가르치고 있으며, 대내외적으로 어디에서나 당연시되는 사실이다. 그런데 왜 북한처럼 세습이 되고, 독재자 찬양이 벌어지는가? 도대체, 이 세상 어느 나라가 민주화 이후에 독재자를 찬양하는가? 그게 상상이나 할 수 있는 일인가? 이건 정말, 29만 원밖에 없다면서 천억 원대 추징금을 미납한 상태인 반란군 수괴 전두환이 2012년 6월 8일에 대한민국의 육군사관학교에 가서 사관생도들을 사열한 것처럼 황당하기 그지없는 일이다.

 

만에 하나 2013년 남한에 퇴행의 상징이 되는 정권이 들어선다면, 살아 있는 독재자 전두환이 어떻게 나올 것 같은가? 지금도 내란목적살인죄로 사형을 선고 받은 범죄자에게 절대 있을 수 없는 황제경호가 문제시 되고 있는데, 그때가 되면 우리는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활개를 치고 다니는 독재자를 보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친일과 독재에 대한 단절은 한낱 희망사항에 머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정통성이 친일 독재 세력의 수중에 들어갈 것은 불을 보듯 뻔하고, 60~80년대의 과거 세력들이 우리를 지배하게 될 것이다. 과연 이 따위 나라에서 우리는 긍지를 느끼며 행복하게 살 수 있겠는가? 그건 도저히 불가능할 듯싶다. 우리는 투표라는 절체절명의 기회를 통해서 그러한 역사의 퇴보를 반드시 막아야만 한다. 남한과 북한은 진정 다르다는 것을 온세상 사람들에게 분명하게 보여줘야 하며, 자유민주주의국가 국민으로서 스스로의 자존심을 지켜야 할 것이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원수는 우리가 어찌해 볼 도리가 없었지만,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이명박 정권에서 직접 체험하고 있듯이,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우리가 모두 함께 져야 한다. 선택하는 것도 우리고, 책임지는 것도 바로 우리다. 이명박근혜 정권을 5년 더 연장하고 싶은 사람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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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서정 Arthur 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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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ephia 2012.07.19 09: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위험한 일입니다. 정말 위험해요.

  2. 폴김 2012.08.17 10: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편견으로 단단하게 갇혀진 사고다.
    바보들.....

  3. 닭그네 그년 2012.10.08 23: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닭그네와 김정은은 한반도의 수치다~! 어찌 구서독 구동독보다 못하노?

  4. 김 세진 2015.09.22 11: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 말이 확실한 답이 아니지요 경제를 일으켜 잘 살게하는 대통령이 박정희 대통령이란 사실은 누구나 아는 사실
    이승만대통령은 공산화되지 않게 한분 다른 대통령은 도둑질한 대통령 밖에없잖아요. 지금 국회는 당리당약으로
    국민을 잘살기위한 국회가 아니고 정권교체만 눈에 불을켜고있는게 국회의원이다는 실감있는 국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