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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층 2030에서 여성의 투표율이 남성의 투표율보다 높았던 4.11 총선.

 

 

투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이명박도 대한민국 국민들의 투표를 통해 대통령이 됐고, 박원순도 서울 시민들의 투표를 통해 서울시장이 됐다. 그 결과가 어떤가? 당장 이명박과 박원순을 머릿속에 잠깐 떠올려 보는 것만으로도 투표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투표를 잘 하면 우리의 실생활에 반드시 좋은 변화가 온다. 투표를 하지 않는 것은 자신의 권리와 의무를 포기하는 것이며,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정말 무책임한 태도다. 물론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선거일에도 쉬지 못하는 노동자들은 불가피하게 투표를 못할 수도 있지만, 설사 그런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투표를 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해야만 한다는 건 달라지지 않는다. 충분히 투표를 할 수 있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스스로 하지 않는 인간은 말할 것도 없고..

 

바로 어제 6월 1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제19대 총선 투표율 분석 결과가 발표되었다. 대한민국의 선거 전담기구답게 중앙선관위는 전국(투표구 1,410개)에 걸쳐 전체 선거인의 10%가 넘는 표본수(4,132,112명)를 가지고 이 분석을 실시했는데, 이 표본조사에 의한 전국 투표율이 실제 투표율과 0.1% 정도의 오차가 발생했다고 한다. 그러니 이 투표율 결과는 각종 언론의 그 어떤 투표율 조사보다 더 정확한 결과라고 할 수 있을 테고, 2012년 4월 11일의 국회의원 선거와 관련해 가장 신뢰할 만한 투표율 결과라고 볼 수 있겠다. 물론 이명박 정권하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여러 가지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투표율과 같은 객관적인 데이터조차 제대로 정리하지 못할 만큼의 수준은 아니라고 믿고 싶다. 만에 하나 대한민국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그 정도로 저질이라면, 우리는 도대체 어떻게 12월에 대통령 선거를 치를 수 있겠는가?

 

 

아무튼 중앙선관위의 공식적인 총선 투표율 분석 결과가 나왔는데, 이 내용 중에는 꽤 흥미로운 부분들이 몇 군데 보인다. 잠깐 정리하자면, 18대 총선에 비해 2030세대의 투표율이 크게 상승했으며, 40대 이상 연령층에서는 지역별로 투표율 편차가 크지 않은 반면 젊은층은 서울의 투표율이 가장 두드러지게 높았다. 특히 저번 총선에 비해 이번 총선은 대도시의 투표율 증가가 눈에 띄었고, 그 중에서도 부산(42.9% -> 54.6%)과 광주(42.4% -> 52.7%)의 투표율이 가장 크게 상승했다. 19대 총선 결과 수도권에 속한 지역구에서 야당의 승리가 많았는데, 이는 아마도 2030세대의 투표율 증가가 주요한 원인인 듯하다. 그러므로 '젊은층의 투표율이 높아지면 야당에 유리하다'는 가설은 4.11 총선에서도 사실로 입증된 셈이며, 이제까지 다른 선거들과 비교해서 투표율이 더 높았던 대통령 선거에서 이것은 무척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율 결과를 보건대, 만약 (전체 선거인의 43.9%를 차지하는) 서울과 경기 지역 젊은이들의 투표율이 타지역 장년층의 투표율만큼 나온다면, 이번 대선은 야권의 대통령 후보가 승리할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 같다.

 

[이미지 출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19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율 분석 자료]

 

중앙선관위의 자료에서 또 주목되는 내용이 바로 연령대별 선거인수 비율과 투표자수 비율이다. 어차피 19세 이상의 대한민국 사람이면 누구나 투표권을 가지므로, 연령별 선거인수 비율은 우리나라의 인구 비율을 그대로 보여주는 수치일 테고, 투표자수 비율은 그 중에서 실제로 투표를 한 사람들의 비율을 나타내는 수치일 것이다. 단순히 연령대별 투표율을 참고하는 것보다는 이 두 가지 수치를 비교하는 게, 투표 결과에서 연령대별로 얼마나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는가를 좀 더 분명히 살펴볼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왜냐하면 선거인수는 외부적인 상황과 무관하게 원천적으로 이미 정해져있는 것이고 투표자수는 우리의 노력 여하에 따라 변화시킬 수 있는 부분이기에, 선거인수 비율과 투표자수 비율의 차이를 보면 연령대별로 어느 정도까지 투표 결과에 대한 영향력이 달라질 수 있는가를 보다 확실히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아래 표를 보면 누구나 예상할 수 있듯이, 선거인수 비율과 투표자수 비율이 가장 비슷한 40대를 분기점으로 해서 그 이하인 2030세대의 투표율이 높아지면(2030세대의 선거인수 비율과 투표자수 비율 차이가 줄어들면) 젊은층의 표심이 선거 결과에 더 많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이미지 출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19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율 분석 자료] 

 

그리고 여기서 꼭 하나 짚고 넘어가고 싶은 내용이 있다. 아마 기억하는 사람들이 꽤 있을 텐데, 4.11 총선 직후에 "2030 젊은 여성들의 투표율이 가장 낮다"는 소문이 한동안 돌았다. 아직 연령대별, 성별 투표율이 제대로 밝혀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이런 근거 없는 얘기가 퍼졌고, 일부 몰지각한 남성들은 이 루머를 소위 말하는 '무개념 된장녀'와 연결시키며 과도한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올해 상반기는 한창 무슨 무슨 'XX녀'와 관련된 뉴스가 많았던 시기였고 일부 남성들은 이런 기사와 관련해 한국 여성 전체를 매도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2030 여성들의 투표율이 낮았다는 말에 대해서도 "한국의 젊은 여자들은 역시 무개념이고 된장녀다"는 식으로 반응하는 경우가 많았다. 과연 정말 그랬을까? 중앙선관위의 투표율 자료를 보면 전혀 그렇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정반대의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20대와 30대 남녀의 투표율에서는, 남성보다 여성이 투표에는 더 많이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상 무개념 된장녀는 없었고, 그저 무개념 된장남이 있었을 따름인 것이다.

 

[이미지 출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19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율 분석 자료]

 

위에서 보듯이, 2030세대의 투표율은 대체로 여성이 남성보다 더 높다. 20~24세는 남성이 더 높지 않느냐고? 이에 대해 중앙선관위는 이렇게 밝히고 있다. '20대 전반의 경우 군복무로 인한 부재자 투표의 영향으로 다른 젊은층에 비해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특징을 보임' ... 한마디로 군대에 있는 남성들 때문에 단지 투표율이 높게 나왔을 뿐, 개념의 유무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20대 전반 남성들의 상당수가 군입대를 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부재자 투표를 포함해서도 겨우 저 정도 투표율밖에 안 된다는 건 정말 창피한 일이다. 군대에서 부재자 투표는 무조건 해야 되는 일이니, 최소한 60~70%는 나와야 되는 것 아닌가? 어쨌든 25~39세 사이의 젊은이들은 (다른 연령에서 남성의 투표율이 더 높은 것과는 반대로) 여성의 투표율이 더 높은 것이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봤을 때,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의 남성 투표율은 모든 연령을 통틀어서 제일 낮은 수준이다. 투표를 하지 않은 대한민국의 젊은 남성들, 진짜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이미지 출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19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율 분석 자료]

 

자 이 표를 보면 사실관계가 더 명확해지는데, 2008년 18대 총선에서도 역시 2030세대에서는 남성보다 여성의 투표율이 더 높았다(20대 전반만 부재자 투표로 인해 남성이 높다). 올해 선거에서만 이상하게 여성이 높았던 게 아니라는 말이다. 게다가 저번 국회의원 선거에 비해 투표율 증가 수치를 보면, 남성보다 여성이 좀 더 많이 상승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대 전반 여성은 무려 16.3%나 상승했고, 20대 후반부터 30대 후반까지 모두 10% 이상 투표율이 높아졌다. 물론 전연령에서 전체적인 투표율 자체가 상승했기에 젊은 남성의 투표율도 올라갔지만, 그 비율은 젊은 여성들에 비해 조금 낮은 편이다. 그만큼 2030세대 여성들의 각성이 눈에 띄는 대목이고, 적어도 선거에 있어서만큼은 남성들에게 무개념 된장녀라는 소리를 들을 아무런 이유가 없는 셈이다. 50~60대에 비해 20~30대의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많이 낮은 것은 젊은 남녀 공히 적용되는 문제이니 여기서는 논외로 치면 말이다.

 

그런데, 도대체 왜 "2030 젊은 여성들의 투표율이 가장 낮다"는 루머가 퍼졌을까? 이런 근거 없는 소문에 일부 남성들은 광분했고, 그것을 마치 사실인냥 떠벌리고 다녔다. 주로 인터넷상에서 루머가 돌았고, 많은 네티즌들이 SNS를 통해서도 확인되지 않은 글들을 퍼날랐다. 과연 이게 한 순간의 해프닝일까? 부디 그랬으면 좋겠지만, 솔직히 말해서 별로 그런 것 같지는 않다. SNS 사용자를 비롯해서 흔히 말하는 네티즌들 중에 상당수는 20대와 30대일 테고, 웹상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이들은 아마도 여성보다는 남성이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짐작된다. 사실 일부 네티즌들의 '한국 여성 혐오'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며, 특히 남성들이 많이 이용하는 사이트에서는 꽤 심각한 수준인 경우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극히 부정적인 의미의 'XX녀'가 등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그렇게 물의를 일으키는 사람들 중에 특별히 여성이 남성보다 많지는 않을 것인데도 불구하고, 보통 'XX남'보다는 'XX녀'가 훨씬 자주 네티즌들의 입방아에 오른다. 젊은 여성의 투표율과 관련한 루머도 이런 현상과 관계가 있지 않을까 싶은데, 이 문제는 여기서 잠깐 얘기한다고 쉽게 정리될 수 있는 성질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주류 네티즌을 형성하고 있는 2030 한국 남성들의 여성 혐오에 대해 본격적으로 다루는 것은 일단 다음 기회를 기약하고, 이번 글에서는 총선과 관련해서 사실관계를 밝히는 것 정도로만 하고 그냥 넘어가겠다.

 

[이미지 출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19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율 분석 자료]

 

이상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제19대 총선 투표율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흥미로운 지점 몇 군데를 살펴보았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총선과 대선은 좀 다른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총선보다는 대선의 투표율이 더 높고, 각 지역구별로 득표율 1위만 국회의원이 되는 총선(비례대표가 있긴 하지만, 지역구에서는 아무리 표 차이가 적게 나더라도 1위의 득표 외에 나머지는 사실상 무시된다)과는 달리 대선은 전국적인 총 득표율로 당선자를 가린다. 그래서 4월 총선에서 전체 득표율에서는 야권이 약간 앞섰는데도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여권 48.2% VS 야권 48.5%, 총 득표수에서는 야권이 12만 표를 더 얻었다고 한다. 하지만 1위만 당선되기에 결과적으로 의석수는 새누리당이 더 많이 가져갔다)한 반면, 12월 대선에서는 상대적으로 모든 표 하나하나가 다 선거 결과(대통령 당선)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쉽게 말해, 득표율 자체와 당선 결과에 다름이 없이 결론적으로 모두 반영되는 것이다.

 

게다가 중앙선관위의 발표에 따르면, "20대, 30대 등 저연령층의 경우 투표율이 높은 대통령선거와 타 선거간의 투표율 격차가 크게 나타나는 반면, 60세 이상의 고연령층의 경우 선거별 투표율이 70% 내외로 차이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고연령층의 투표율은 총선과 대선이 별로 차이가 나지 않지만, 저연령층의 투표율은 총선과 대선에서 차이가 많이 나는 편). 그렇기 때문에 총선 결과에 비춰보건대, 투표율이 올라가고 득표율 자체로 당락이 결정되는 대통령 선거는 야권에 충분히 승산이 있는 것이다. 남녀 불문하고 젊은이들이여, 12월 19일에 투표를 하면 정권교체를 반드시 이뤄낼 수 있다. 설사 총선에서는 투표를 못했더라도, 대선만큼은 제발 투표에 참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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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rthur 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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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wareness 2012/06/20 09: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선관위에서 발표도안했는데 이십대개새끼론이 득세했었죠. 이번 공덕역사건하고도 관련
    있는 행태인것같아요.

  2. 모스제로 2012/06/20 09: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심도있는 분석 잘 보고 갑니다. ^^

  3. sephia 2012/06/20 09: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분석 잘 봤습니다.

    정말 우리 젊은이들이 투표를 많이 해야죠. 에잉.

  4. jsg49 2012/06/20 15: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애초에 찍어줄만한 사람이 없음.
    그거부터 먼저 해결이 시급함

    • Arthur Jung 2012/06/20 16:41  댓글주소  수정/삭제

      선거에 나오는 후보들이 어디 딴 세상에 있다가 갑자기 튀어나오는 게 아니죠.. 넓게 보면, 다 우리 사회의 수준을 그대로 반영하는 인물들입니다.
      결국 한국 사회 자체가 변하지 않는 한 jsg49님이 말씀하신 문제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테고, 사회의 진정한 변화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입니다.
      그러니 찍어줄 만한 사람이 없는 건, 시급하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하긴 힘들 듯하네요..
      어쨌든 그 중에서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사람을 선택해야겠죠. 현정권처럼 최악을 뽑을 수는 없으니..

    • A2 2012/06/21 09:15  댓글주소  수정/삭제

      찍어줄 사람이 없다고 말한 사람중에 후보자들이 어떤 사람인지 물어보면 아는 사람은 없더군요. 그냥 막연히 "찍을사람이 없다 그놈이 그놈이다 내가 투표하기 귀찮은건 맹세코 절대 아니다."

    • Arthur Jung 2012/06/25 14:59  댓글주소  수정/삭제

      투표하는 국민만이 정치와 사회를 바꿀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