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계속 '댓글 알바'에 관한 풍문이 여기저기서 들리고, 심지어는 공공기관에서 (자신들이 하고자 하는 사업에 긍정적인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공문 비슷한 걸 보내서 하부기관 직원들에게 '포털사이트에 댓글을 달아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뉴스 보도도 나온 적이 있다. 이렇게 말로만 포털사이트의 댓글 조작에 관한 얘기를 들었는데, 바로 오늘 2012년 2월 8일에 그 현장을 직접 보게 되었다. 이런 짓을 하는 인간들은 도대체 왜 이렇게 어처구니 없는 행동을 할까? 그리고 이런 조작질을 하기 위해 고용된 사람들은 얼마나 돈을 받고 일을 하는 것일까? 너무 먹고 살기 힘드니까 그저 죽지 못해서, 입에 풀칠이라도 하려고 시키는 대로 무조건 다 하는 건지, 아니면 진짜 무슨 나름대로의 이유가 따로 있어서 하는 건지..
아무튼, 아래 내용은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포털사이트 Daum 뉴스에서 볼 수 있는 '댓글 알바의 추천수 조작' 현장의 증거 캡처이다. 어차피 이미지만으로도 거의 대부분의 설명이 저절로 되므로, 최대한 간단명료하게 정리해 보겠다.
[댓글 추천수가 조작된 뉴스의 원본 주소: http://media.daum.net/society/nation/newsview?newsid=20120208034109409&cateid=100003]
미디어다음의 뉴스 섹션을 보면, 일단 제목이 맨 위에 나오고 그 아래에 출처와 입력 시간이 표시된다. 해당 뉴스는 새벽 3시 40분에 입력되었고 오전 11시 20분에 수정된 동아일보 기사로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용산개발에 대한 계획을 변경했다는 소식을 담고 있다. 다음뉴스는 기사 아래에 '네티즌의견'을 작성하고 볼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댓들을 등록순(최근에 작성된 댓글)으로 볼 수도 있고 추천순(추천이 많은 댓글)으로 볼 수도 있다. 대부분의 네티즌이 그럴 텐데, 이런 경우 추천순으로 정렬해서 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유명 트위터리안들도 어떤 기사를 링크하며 소개할 때, 추천이 많은 댓글을 함께 트윗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여론 조작을 시도한다면, 단순히 댓글을 많이 작성하는 것보다는 자신들에게 호의적인 댓글의 추천수를 높이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기사의 추천 댓글은 뭔가 좀 이상하다.
추천순으로 정렬해서 보면, 추천이 많은 상위 7개 댓글(추천수가 1000회 이상인 댓글)의 등록 시간이 모두 10시 25분에서 30분 사이, 그러니까 7개 모두 단 5분 동안에 작성된 댓글들이다. 포털사이트에서 뉴스 댓글을 몇 번 본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추천수가 많은 댓글들이 이렇게까지 짧은 시간(단 5분)에 한꺼번에 7개씩이나 모여 있는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다. 물론 추천수 상위가 되면 보는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많아지기에 추천을 더욱 더 많이 받는 게 가능하긴 하지만, 새벽 3시 40분에 입력된 기사에 갑자기 생뚱맞게 10시 30분쯤 작성한 댓글들이 최다 추천을 받기는 사실 쉽지 않다. 설사 모두 비슷한 시간대에 작성된 댓글들이 추천을 많이 받는다고 해도, 그 시간대는 보통 출근 전후 시간이 되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대다수 네티즌들이 출근을 많이 하는 시간인 오전 7시 반 정도에서 9시 반 사이에 그날 뉴스를 보고 댓글을 남기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새벽에 등록된 이 기사의 추천 댓글은 모두 기사 등록이나 출근 시간에서 몇 시간이나 뒤(한창 일할 시간인 10시 30분 전후)에 등록된 댓글들이다. 특별히 이와 관련된 다른 기사를 통해서 논란이 많은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는 경우가 아니면, 이런 상황은 거의 발생하기 힘들다고 볼 수 있다.
이 기사에서 벌어지고 있는 추천 댓글 상황과의 상대적인 비교를 위해, 같은 날 출근시간 전에 등록됐고 비교적 댓글 수가 많은 다른 기사의 댓글 상황을 캡처해 보았다.
오늘 오전 7시 15분에 입력된 전여옥 의원 관련 뉴스의 댓글 상황이다. 이제까지의 포털 뉴스 이용 경험에 비춰볼 때, 박원순 시장의 용산 개발계획 변경 뉴스만큼이나 전여옥 의원의 피소 뉴스도 많은 네티즌의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아이템이다. 어쨌든 댓글수도 1000개가 넘고, 추천수도 상위 7개 댓글이 거의 다 1000개가 넘는다. 하지만 추천 댓글들의 등록 시간을 보면, 7시 50분대에서 9시 50분대까지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앞서 말한 출근시간 전후로 등록된 댓글들이며, 7개의 추천 댓글이 모두 단 5분 사이에 등록된 박원순 시장의 뉴스와 비교해서 7개의 추천 댓글이 2시간이라는 비교적 긴 시간차를 두고 등록된 것이다. 비단 전여옥 의원의 뉴스만 이런 게 아니다. 누구든 포털 뉴스를 오랫 동안 이용하다 보면 느끼겠지만, 대부분의 경우가 다 이런 식이다. 그런데 도대체 왜, 박원순 시장의 동아일보 뉴스에만 추천 댓글이 저렇게 비정상적으로 노출되어 있을까?
이것은 댓글들의 내용을 보면 더욱 더 이해하기 힘들어진다. 단 5분 사이에 등록된 7개의 댓글 모두가 다 박원순 시장을 비방하는 내용이다. 물론 여론의 흐름이란 게 있기 때문에, 비슷한 논조의 댓글들이 추천수 상위를 차지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또, 추천 댓글의 답글들도 상당히 비슷한 방향으로 달리는 것 역시 흔하다. 그런데 이 7개의 댓글에 달린 답글들은 전혀 다른 얘기들을 하고 있다.
이 이미지는 해당 기사의 추천 댓글에 달린 답글들을 캡처한 것이다. 이미 네티즌들은 이 기사의 추천 댓글들이 알바의 작품이란 걸 간파하고 있다. 그래서 추천수 상위 7개 댓글의 비추천수도 많은 것이고, 답글의 수도 많은 것이다. 일개 개인일 뿐인 보통 네티즌들은 추천을 해봤자 1회만 할 수 있기 때문에, 댓글 부대가 집단적으로 출몰해서 댓글의 추천수를 조작하면 그걸 막을 수 있는 실질적인 수단이 없다. 그저 추천 댓글의 답글로 조작 의혹을 제기할 수 있을 뿐이다. 물론 댓글 자체를 Daum측에 신고할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과연 신속하게 처리될지는 미지수다. 권력이 원하면 일반 네티즌의 사생활 정보까지 마구잡이로 제공하는 포털사이트가 댓글의 추천수 조작에 대해 얼마나 강력하게 대처할 수 있겠는가? 그러니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2012년의 벌건 대낮에 대놓고 벌어지는 것 아니겠는가? 어쩌면 이와 같은 말도 안 되는 범죄를 없애기 위해서는, 4월 총선을 통해 국회의원들을 바꾸고 12월 대선을 통해 정권을 바꿔서 법과 제도를 개혁하는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제발, 투표 좀 제대로 하자!
이상으로 2012년 2월 8일 발생한 포털사이트 Daum뉴스의 댓글 추천수 조작에 대한 포스팅을 마친다. 우연하게도 직접 목격했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증거를 남겨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부디, 나중에 이 포스트를 보고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얘기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이 글을 거의 다 써가는 지금 이 순간까지도 Daum측에서는 이렇게 눈에 뻔히 보이는 댓글 추천수 조작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중요한 선거를 두 개나 앞두고 있는데, 참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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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북 2012/02/08 17: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허...실제로 있네요.
참으로 답답한 현실입니다.
그러게 말입니다..
도대체 왜 저런 짓을 할까요?
양심에 가책이 느껴지든 말든, 사람들에게 욕을 먹든 말든
그냥 돈만 벌면 된다고 생각하는지..
디토 Ditto 2012/02/08 18: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하!! 저도 다음댓글 보면서 저런거 여러번 봤어요~
사람들이 여러번 잡아냈는데도 여전히 계속되네요!
작년 12월말부터 심해진것 같아요!
다음에 신고를 해도 다음측에서 어떤 조치를 하지 않는건지... 근절이 안되는것 같아요.
총선이 다가오니 걱정이 되서 발악하는 것 같아요 ㅎ
그러게요.. 올해 총선과 대선이 있으니
앞뒤 사정 보지도 않고 막 발악을 하나 봅니다..
Daum에서는 도대체 어떻게 대처를 하는지..
참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알바의 뿌리를 찾아서™ 2012/02/08 23: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는 그저 알바알바 하면서 저들이 돈 몇푼 받고 일할거라고 생각하지만,
가끔 명령이나 강요에 의해 젊은 집단이 벌이는 짓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
이런 이상한 생각을 한건 대부분 괴담에 허위사실에 색깔론에 빠진 저 글들중에서
가끔이지만 감정적인 과잉반응이 담긴 글이 있더라구요..
어떤 집단에 소속되지 않으면 느낄수 없는 분노와 증오가 느껴지는 그런거 말입니다..
아마도 가스통 할배들과 좀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컴플렉스든 맹목성이든, 진짜 자신이 그렇게 믿기 때문에 오로지 그 생각에만 사로잡혀서 막무가내로 저런 짓을 저지르는 사람들도 있을 테고,
그들 속에는 그저 돈 몇 푼 받고 시키는 대로 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겠죠.
전자나 후자나, 아무튼 다 불쌍한 사람들입니다..
2012/02/09 10: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이번 사례는 단순히 마케팅의 수준을 넘어서는 것이기에 더 심각한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정치적인 문제와도 결부되어 있고, 또 위의 댓글에서 말했듯이 가스통 할배들과 일맥상통하는 부분도 있는 듯합니다.
겨울뵤올 2012/02/09 22: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결국 댓글에 현혹되지 않을 독자들의 파단이 필요하겠네요. ㅡㅡ
자신의 주관도 있어야 하고, 상황을 전체적으로 보고 판단할 필요도 있겠죠~
도라에몽21c 2012/02/17 15: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랜만이예요. 댓글 여론 형성이라는게 정치권에서는 다른 새로운 분야로 각광을 받는가봅니다. 또 정치적 성향은 암만 보수라도 이런 정치공학적 문제에서는 나름 진보적인 게 정치인들이겠죠..잘지내시죠^^ 블로그가 나날히 번창하는거 같아 보기 좋습니다.
블로깅을 좀 열심히 해야 하는데..
게을러서 그게 잘 안 되네요 ;;;;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