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변혁의 중심에 선 최전방 여성 정치인 4인방.

민주통합당의 새로운 당대표 및 최고위원들이 선출되었다. 새 지도부 6인에 대해 각자 호불호가 갈릴 수 있고 결과에 대해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있을 수도 있겠는데, 어쨌든 민주당이 시민통합당,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합치면서 출범한 민주통합당은 이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되었다. 곧바로 4월에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약간 늦은 감도 있지만, 그래도 전체 당원과 시민 선거인단 신청자수가 76만5719명으로 최종집계된 것에서 보듯이 이번 선출대회는 상당히 흥행을 한 편이다.


그리고 통합 과정에서의 잡음과는 달리 (돈봉투 문제가 불거지기는 했지만) 경선 과정 자체는 비교적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신당이 출범한 이후 지금까지도 민주당 때처럼 여전히 무기력하게 비춰지고 있으며, 아직은 국민들에게 인상적인 모습을 잘 보여주지 못했다. 아무쪼록 초대 당대표와 최고위원들이 정말 새로운 민주통합당, 예전 민주당과는 확실히 다른 민주통합당을 제대로 보여주길 한 번 기대해 본다. 또한, 야권이 총선과 대선에서 완전한 승리를 위해 필수불가결한 요소, 즉 통합진보당과의 연대에도 진정성을 갖고 적극적으로 임해 주길 바란다.


이번 민주통합당 새 지도부의 면면을 보면서 가장 눈에 띄는 게 바로 한명숙의 당대표 선출과 문성근의 약진, 박영선의 성장이다. 현장 투표와 모바일 투표 그리고 대의원 투표에서 거의 압도적이라고 할 정도로 다른 후보들을 큰 차이로 제치고 당선된 한명숙. 그녀는 상대적으로 약할 걸로 보였던 모바일 투표 39세 이하에서조차 1위였고, 이번 투표에 참여한 사람 4명 중에 1명의 표를 혼자 독식했다. 이쯤되면 그녀를 민주통합당의 얼굴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고, 4월의 19대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의 박근혜와 정면 대결을 벌이는 정치인으로서 활동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한편, 이번에 정식 데뷔하는 정치인으로서 단박에 제1야당의 2인자가 된 문성근. 비록 한명숙과는 전체적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었지만, 아무튼 그는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고 앞으로 큰 주목을 받게 될 정치인으로서의 행보를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 다만, 기존 민주당 인물들 외에 이학영 후보나 박용진 후보가 최고위원에 진입하지 못한 건 시민사회와 문성근,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무척 아쉬운 부분이긴 하다.


[2012년 1월 15일 연합뉴스 보도]

그리고, 모바일 투표의 총 득표율에서 문성근 후보와 거의 비슷한 표를 얻으며 3위를 차지한 박영선. 1944년생인 한명숙에 비해 16살이나 나이가 적지만, 서울시장 경선에 봤듯이 그 파워는 결코 뒤떨어지지 않으며, 그녀의 정치행보는 벌써 굉장한 관심을 얻고 있다. 아마 한명숙 다음에 만약 민주통합당의 대표를 여성이 차지한다면 그 사람은 바로 박영선이 될 수 있을 테고, 만약 한국에서 여성 총리가 또 나온다면 그것은 박영선의 차지가 될 수도 있으리라.


이만큼 박영선은 언론인 이후 겨우 재선의원임에도 불구하고 재벌 개혁이나 검찰 개혁 등에서 국민들에게 아주 인상 깊은 의정활동을 보였고, 정치인으로서 꼭 필요한 정책 능력은 물론 앵커 출신다운 전달력과 호소력도 그 어떤 정치인보다 더 잘 갖추고 있다. 그러고 보니, 이번에 민주통합당에서 선출된 총 6명의 지도부 중에서 여성이 2명(그 중 한 명은 대표)이고, 통합진보당의 대표단 3명 중에 2명(나머지 한 명은 유시민)은 여성이다.


바야흐로 한국 정치 변혁의 중심에 여성들이 당당히 자리를 잡고 있다고 볼 수 있으며, 그것도 박근혜나 나경원처럼 남성 정치인화된 여성이 아닌 정말 제대로 된 여성 정치인 4명이 최전방에 서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포스트에서는 올해 대단히 중요한 선거 2개(19대 총선, 18대 대선)를 앞두고 있는 한국 정치판을 선두에서 이끌고 갈 여성 정치인 4인방에 대해 좀 얘기해 보려고 한다.



민주통합당 대표 한명숙, 통합진보당 공동대표 심상정, 민주통합당 최고위원 박영선, 통합진보당 공동대표 이정희.. 이 네 명의 여성 정치인을 빼놓고 2012년 올해의 정치에 대해서 과연 논할 수 있을까? 야권 연대는 물론이고 4월 총선과 12월 대선도 모두 그 중심엔 이들이 있을 것이다. 그녀들이 자신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 준다면 2013년에는 정말 새로운 대한민국이 될 수 있을 테고, 그 이후부터 우리는 현재보다 좀 더 나은 사회에서 살아갈 가능성이 높아지는 셈이며, 그토록 염원해 마지 않았던 양성평등의 사회를 향해 크게 몇 발자국 더 다가갈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들이 한나라당의 실질적인 대표인 박근혜를 막을 것이라고 믿는다. 어떤 누구보다 그녀들이라면, 도탄에 빠진 대한민국을 비로소 정상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 너무 낙관적인 얘기로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여야를 막론하고 전부 '여성 대표'의 시대가 열린, 이 헌정 사상 유래 없는 절호의 기회를 우리는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앞으로 여성 정치인은 더 늘어날 것이고, 정치뿐만 아니라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여성들의 활동이 두드러지며 좀 더 양성평등적인 대한민국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곤 해도, (20년마다 한 번 찾아오는) 총선과 대선이 같은 년도에 있는 해에 여당과 야당의 대표들이 모두 여성이 되는 날은 자주 찾아오지 않는다.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를 맞아 앞으로 무수히 많은 공약들이 쏟아져 나올 텐데, 바로 이때 여성 정치인들이 한국 사회를 바꾸지 않으면 도대체 언제 바꿀 수 있단 말인가? 남성 정치인들이 만날 정치 개혁을 외쳤지만, 그들은 별로 성공하지 못했다. 몇십 년간 남성 정치인들이 대통령도 하고, 국회의장도 하고, 당대표도 하고 다 했지만, 그들은 이 긴 시간이 지나는 동안 한국 정치를 바꾸지 못한 것이다. 이제 때가 왔다. 마침내, 여성이 당대표가 되었고, 4월 총선 이후엔 어쩌면 여성 국회의장이 나올지도 모른다. 이 얼마나 중요한 기회이고, 또 놀라운 변화인가..

[2012년 1월 15일 세계일보 보도]

이쯤에서 다시 한 번 민주통합당의 지도부 선출 결과를 살펴보자. 한명숙, 문성근, 박영선, 박지원, 이인영, 김부겸. 이렇게 6명이 새 지도부가 되었고, 경력과 득표율은 위와 같다. 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한명숙과 박영선의 득표율을 합치면 무려 40%가 넘는다. 게다가 2위 문성근과 3위 박영선의 득표율 차이는 채 1%도 되지 않고, 4위와 5위를 한 박지원과 이인영의 득표율을 더해도 한명숙의 득표율보다 낮다.


야권에서 가장 정치적 경륜이 높다는 박지원과 486의 선두주자로 거론되는 이인영이 둘 다 박영선보다 덜 득표했고, 여기에 김부겸의 득표율까지 합해도 한명숙과 박영선의 득표율을 합친 것보다 훨씬 더 적은 표를 얻은 것이다. 인원수로만 보면 남성이 네 명이고 여성이 두 명이지만, 당대표가 된 한명숙을 보나 박영선의 득표율을 보나, 사실상 여성 정치인들의 승리였다. 두 여성의 경력과 나머지 네 남성의 경력을 볼 때, 여성들의 경력에서 뭔가 부족함이 느껴지는가? 아니면 나이에서는? 전혀 이상할 게 없다. 위의 두 가지 표를 보면서, 특별히 어색한 느낌이 드는 점이 있는가? 별로 없다.


물론 어떤 이들은 문성근이 2위를 한 것이나, 박지원이 4위를 한 데 대해 좀 의아한 결과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한명숙이 1위를 한 것이나 박영선이 3위를 한 데 대해 문제가 있다고 여기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언론에서도 이번 선출 결과에 대해 의외라거나 특이하다는 반응은 거의 없는 것 같다. 그만큼 이제 우리도 여성이 대표가 되는 상황 자체를 별다른 거부감 없이, 그냥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게 아닐까? 이것은 한명숙과 박영선 개인의 힘이기도 하고, 방금 말한 인식의 변화일 수도 있다.


아무튼 SNS와 모바일 투표 등으로 대변되는 정치현실의 급격한 변화처럼, 유권자들이 여성 대표를 바라보고 지지하는 시각도 크게 달라진 게 아닌가 싶다. 그런 측면에서만 보면, 이렇게 되는 데 있어서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역할이 어느 정도는 있었다고 볼 수도 있으리라. 일단,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한국에서 여성 정치 대표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는 데에는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테니 말이다.

[2011년 12월 29일 한겨레 보도]

당장 오늘부터 각종 정치 뉴스를 여성 정치인들이 전면적으로 장식하기 시작할 것이다. 한나라당이야 원래부터 박근혜의 독주 체제에 가까웠고, 이제 민주통합당의 대표 한명숙과 최고위원 박영선이 제1야당에서 주도적으로 활동하게 될 테고, 이렇게 새 지도부가 선출됨으로써 자신들의 파트너가 명확해진 통합진보당의 심상정과 이정희 역시 더 활발하게 뉴스에 등장할 듯하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힘을 합치면 한나라당을 이길 수 있고, 한명숙과 박영선이 심상정과 이정희를 만나면 4월 총선을 승리로 이끌 수 있다.



2012년, 정치 변혁의 중심에 선 최전방 여성 정치인 4인방이 함께 하면 대한민국의 입법기관인 국회를 크게 바꿀 수가 있는 것이다. 4월 달에 국회를 바꾸는 데 성공하면 지난 4년 동안의 민주주의 퇴행을 바로잡을 수 있고, 12월 대선도 제대로 잘 치를 수 있다. 올해 4월과 12월 사이, 그녀들은 정치 현장의 한복판에서 여성 정치의 진면목을 보여주게 될 것이다.


지극히 희망 섞인 장밋빛 얘기가 될 테지만, 그래도 한 번 상상해 보라. 19대 총선에서 한명숙과 박영선이 있는 민주통합당이 과반수인 150석 정도를, 심상정과 이정희가 있는 통합진보당이 50석 정도를 차지해서 두 정당의 합이 국회의원 3분의 2 의석을 획득하는 꿈을.. 그래서 한명숙이 국회의장이 되고, 박영선이 검찰 개혁을 담당하며, 심상정이 재벌개혁을 맡고, 이정희가 소수당으로 전락한 박근혜의 한나라당을 압박하는 광경이 벌어진다면 과연 어떨까?


그녀들의 눈부신 활약으로 말미암아 대한민국은 적어도 지금보다는 더 살기 좋은 나라가 될 것이고, 남녀 불평등을 포함해서 각종 차별이 횡행하는 사회에서 좀 더 평등하고 공정한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한나라당 후보와 1:1 구도로 경쟁할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공동 후보에 여성, 소수자, 젊은이들이 예전보다 훨씬 많이 들어가야 하겠지만 말이다. 그렇게 그들이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어서, 여의도를 바꿔야만 한다. 이것이 정치 개혁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부디 빠른 시일 내에 한명숙, 박영선과 심상정, 이정희가 함께 만나는 모습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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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서정 Arthur 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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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티스토리 운영자 2012.01.16 11: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TISTORY입니다.



    티스토리 메인에서 '민주통합당'을 주제로 회원님의 글을 소개해드렸습니다.^^
    혹시 노출과 관련하여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tistoryeditor@hanmail.net 메일을 통해 말씀해주세요!


    앞으로도 재미있고 유익한 글로 자주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 minerva 2012.01.16 22: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아더님의 꿈이 현실로 이뤄지길 바랍니다.
    투표할 준비는 되어있으니 양당이 잘 협력해서 공천 잘 하길 기대합니다.

    • 아서정 Arthur Jung 2012.01.17 06: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게 말입니다 ^^
      조급해할 필요는 없겠지만, 총선까지 시간이 별로 없는 건 사실입니다.
      뉴스를 보니, 공은 일단 민주통합당으로 넘어간 듯 보이는군요~

  3. OZLAEL 2012.01.17 11: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 잘 봤습니다

  4. 겨울뵤올 2012.01.17 12: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성파워 4인방들의 눈부신 활약을 기대해 봅니다. ^^

  5. dress 2012.10.31 16: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유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