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경선 앞둔 민주통합당, 개혁이 절실히 필요한 이유.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에게 대법원이 징역 1년을 확정 선고했다. 정 전 의원은 곧 구속 수감될 것이고, '나는꼼수다' 활동 역시 계속할 수 없게 됐으며, 10년간 피선거권도 박탈되어 2012년 19대 총선에도 출마할 수 없게 됐다. 최근 민주당이 시민통합당,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합치면서 출범한 민주통합당은 "정봉주 전 의원의 석방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히긴 했지만, 정 전 의원의 유죄가 확정되던 바로 그 시간에 원혜영 민주당 공동대표와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 등은 이명박 대통령 그리고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 등과 함께 청와대에서 회동을 하고 있었다. MB와의 만남 후 이 자리에 같이 배석했던 김유정 민주당 대변인이 "변화된 모습이 아니고... 합의된 것은 전혀 없는..." 회동이었다며 실망감을 표시했다고는 하나,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한 선고 결과에 비춰봤을 때 겨우 이 정도 수준의 대처는 (아무리 너그럽게 봐준다고 하더라도) 너무나 무기력하다고밖에는 볼 수 없을 듯하다.

도대체 왜, 민주당은 항상 이런 식인가? 민주당은 소위 말하는 보수나 한나라당을 제외하면 유일하게 집권을 경험한 정당이다. 그것도 2번 연속으로 10년 동안 국정을 책임졌었고, 김대중이나 노무현의 개인적인 역량이나 여당이었던 민주당과의 관계가 어찌되었든 두 사람은 민주당의 대통령이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정국이 벌어졌을 때, 그러니까 정봉주 전 의원이 당선되기도 한 17대 국회에서는 과반수 의석(열린우리당 152석)을 차지한 정당이 되기까지 했었다. 그것이 불과 7년 전이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은 의석이 얼마 되지 않고 야당인 상황이지만, 그래도 최소한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대한 일말의 책임감이 있다면 이렇게 무능력하고 존재감 없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되는 것 아닌가? 국민들이 처음으로 큰마음 먹고 과반수를 만들어줬을 때도 분명히 처리가 되었어야 할 4대 개혁입법(국가보안법, 사립학교법, 과거사진상규명법, 언론관계법) 중에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면서 커다란 실망감을 안겨주더니, 여러 어려움과 우여곡절 끝에 진보적 성격을 강화해서 새출발했다는 민주통합당이 되어서도 계속 이런 식이라면, 도대체 어떤 국민이 민주당에 희망을 걸 수 있겠는가 이 말이다.



정봉주 전 의원은 엄연히 민주당 의원이고, 19대 총선에서도 당연히 민주당으로 출마했을 것이다. 이런 정 전 의원이 대부분의 국민이나 법조계, 심지어 상당수 보수 인사들도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판결을 받았고, 내년 대선이 끝날 때까지 감옥에 수감되게 생겼다. 누구는 사법살인이라고도 하고 또 다른 이는 사법부뿐만 아니라 이 땅의 모든 이성과 양심이 죽었다고까지 하는 이 판국에, 다른 당도 아닌 민주당이라면 당 차원의 직접적인 총동원 투쟁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닌가? 미디어법이 통과될 때도 아무것도 못하고, FTA가 통과될 때에도 멍청히 보고만 있더니, 이젠 같은 당 의원을 잡아가도 아무 말 못하는 건가? 도대체 민주당의 존재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한나라당 혼자서만 법안 통과하면 일당 독재라는 비판을 받으니, 그걸 옆에서 들러리 서주는 게 민주당의 할 일은 아니지 않은가? FTA에 대한 국민적 반발이 심하니 그걸 기정사실화해주고, 예산이 통과되지 않았다고 말하니 국회에 등원해주는 게 민주당의 존재이유라면, 차라리 해체하고 한나라당에 들어갈 사람과 통합진보당에 들어갈 사람들로 나눠지는 게 나을 것이다.

많은 민주 인사들의 무덤이었던 민주당

민주적인 정치 세력의 맏형이라고 자부하는 민주당은 사실, (소위 말하는) 진보 인사들의 블랙홀이었다. 그동안 민주화 운동을 주도했던 수많은 진보 인사들이 민주당에 입당했었고, 국회의원을 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과연 그들이 정말 개혁적으로 국회 활동을 할 수 있었던가 하는 회의가 든다. 보수 인사들이 전체적인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한국에서 상대적으로 진보 인사들은 원래 약자에 속해 있는 편이었고, 소수의 편이었다. 그런데, 민주당이 정권을 잡고 국회 다수당이 되었을 때조차 그들의 목소리는 그렇게 크게 퍼지지 못했다. 그들은 여전히 소수였고, 실제 입법 과정에서도 별로 큰 영향력을 미치지 못했던 듯하다. 오히려 민주당 외의 진보정당, 이를 테면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에 있던 진보 인사들이 더 큰 목소리를 냈고 더 많이 활약했다. 절대적인 숫자로만 보면 민주당 쪽에 있던 인사들이 수적으로 더 많았을 텐데, 왠일인지 민주당 전체의 목소리는 항상 한나라당과의 타협 아니면 자체적인 법안 수정이었다.

물론, 김대중이나 노무현의 당선과 10년 동안의 국정 운영에서 민주당에 속한 진보 인사들의 역할이 분명히 있었겠지만, 태생적으로 다수결에 의해 각 사안을 결론 짓는 국회의 특성상 그들의 영향력이 민주당 외의 진보정당 의원들의 영향력보다 더 크다고 느껴진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이것은 여러 가지 다양한 원인이 있었겠지만, 민주당의 기본적인 세력 구성 자체에 문제가 좀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다들 알다시피, 민주당에는 호남의 토착 기득권 세력도 있고 자민련이나 한나라당 관련자들도 있으며 김진표 같은 행정관료 출신도 있다. 한 마디로, 정치인으로서 상당히 중요한 부분인 정체성 측면에서 굉장히 이질적인 인물들의 조합이라는 것이다. 민주당에는 박지원도 있고, 손학규도 있으며, 김진표도 있다. 그런가 하면, 정봉주도 있고 이인영도 있으며 최재천도 있다. 단순히 성향이 다른 사람들이 모여 있다는 게 문제가 아니다. 정말 심각한 건, 진보적인 인사들이 민주당 내에서도 여전히 소수라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한나라당에 맞서서 민주당이 제대로 된 색깔을 보여주지도 못했고 정체성도 불분명할 수밖에 없다.

[2011년 12월 22일 머니투데이 보도]

이런 민주당의 모습은 최근에도 계속 반복됐다. FTA에 대한 반대를 할 때에도 전혀 단결된 힘을 보여주지 못했고, 예산안 처리 문제에서도 국회 등원 여부를 두고 갈팡질팡하기만 했다. 바로 지금 정봉주 전 의원의 선고 결과가 나왔는데도 마찬가지다. 몇몇 의원들과 민주통합당 오종식 대변인이 반발 성명을 발표하기는 했지만, 이게 정말 민주당 전체가 나서서 정권과 사법부에 대한 투쟁을 한다는 건지 아닌지 당최 알 수가 없다. 싸운다는 것도 아니고 안 싸운다는 것도 아니고, 그냥 불만만 터뜨리고 있는 것이다. 가만히 지켜보면, 민주당의 이번 대응은 사실 통합진보당의 반응보다도 한참 그 수위가 낮은 것처럼 보인다. 어떻게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에 대한 사법살인에 대해 민주당이 통합진보당보다 신경을 덜 쓸 수가 있는가? 이건 도대체 말이 안 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만 봐도, 얼마나 민주당이 국민들의 현재 민심에 대해서 둔감한지가 여실히 드러나는 것이며,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너무나 한심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앞둔 민주통합당

이렇듯 진보 인사들의 무덤이었던 민주당이 이제, 민주통합당으로 다시 출발하며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앞두고 있다.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당내 경선을 위한 후보 등록 마감 결과 모두 15명이 출사표를 던졌다고 하는데, 그 면면을 살펴보면 이제까지와는 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민주당이 시민통합당,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합쳐진 만큼, 당내 경선에 출마한 사람들 중에 새로운 인물도 있고, 경선룰 자체도 원래 민주당의 그것과는 상당히 차이가 있다. 아무튼 12월 26일에 예비경선(컷오프)을 통해 1차로 향후 민주통합당의 당대표와 최고위원의 얼굴이 모습을 드러낼 텐데, 현직 의원과 지역위원장 등으로 구성된 중앙위원 762명이 1인 3표로 후보 15명을 9명으로 압축한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선거인단 762명 가운데 462명은 민주당 쪽이고 300명은 시민통합당 쪽 중앙위원인데, 민주당 쪽 출마자는 11명, 시민통합당 쪽 출마자는 4명이라고 한다. 여기서 정말 중요한 것이, 시민통합당 쪽 출마자가 과연 몇 명이나 컷오프를 통과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2011년 12월 22일 한겨레 보도]

만약에, 시민통합당 쪽 출마자 4명이 컷오프를 통과하는 데 성공하고 최종적으로 최고위원 6인 중에 3명 정도를 차지한다면, 민주통합당은 내년에 희망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앞서 말했듯이) 진보 인사들이 소수의 입장에서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던 과거 민주당의 모습에서 벗어나, 진정한 정치 혁신을 이룰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민주노동당 대변인과 진보신당 부대표를 맡으며 민주당 외의 진보정당에서 확실하게 진보의 목소리를 냈던 박용진 전 시민통합당 지도위원이나 국민의 명령 대표였던 문성근, 시민정치를 대표하는 김기식 내가꿈꾸는나라 대표 그리고 혁신파인 이학영 진보통합시민회의 상임대표 같은 후보가 민주통합당의 새로운 최고위원이 된다면, 이제까지 국민을 완전히 실망시켰던 민주당의 고질적인 문제에서 벗어나 정당 자체에 대한 근원적인 개혁이 가능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2012년에 19대 총선과 18대 대선에서 (문제가 너무나 많은 민주당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통합진보당과의 선거 연대도 가능할 테고, 더 나아가 박원순이나 안철수의 지원을 받을 가능성도 열리며, 한나라당과의 1:1 구도가 만들어지면 선거의 승패를 좌우할 부동층의 지지도 이끌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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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이미 수명이 다한 정당이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정치 연대를 통해서 한나라당을 소수 정당으로 밀어내고, 일단 민주통합당이 현재 한나라당이 국회에서 하는 역할을 하면서 통합진보당과 진정한 파트너십을 이어간다면, 이명박 정권하에서 우리가 겪은 민주주의의 퇴보를 2013년이 되기 전에도 상당 부분 만회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2012년 4월 총선 이후에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양당 체제가 제대로 기능을 발휘한다면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좀 전에 말했던 것처럼, 민주통합당의 대표 및 최고위원 경선에서 기존의 민주당 쪽 인물들이 아닌 진보 인사 중에 최소한 3명 이상이 최고위원으로 당선되어야만 한다. 이것이 먼저 성공하지 못한다면, 통합진보당과의 연대도 쉽지 않고 민주당에 실망한 부동층의 표를 받기도 힘들다. 정말 상상하기도 싫은 일이지만, 19대 총선에서 3분의 2를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차지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 설사 정권 교체를 하게 되더라도, 한나라당의 의석수는 두고 두고 부담이 될 게 뻔하다. 17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121석이나 차지하면서 나타났던 비극적인 결과를 절대 잊어선 안 된다. 결국 그것이 개혁입법을 누더기로 만들었고, 노무현 대통령의 실패를 가져왔으며, 이명박의 당선까지 이어졌다. 2013년의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민주통합당의 당대표 및 최고위원 경선 결과가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언제나 문제였던 민주당, 민주통합당으로 절호의 기회를!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을 구할 수 있는 길은 19대 총선의 승리밖에 없다. 17대 총선(열린우리당 152석, 한나라당 121석, 민주노동당 10석)처럼 간신히 과반을 차지하는 것만으로는, 사실 부족하다. 이번에는 확고한 3분의 2 의석이 꼭 필요하고, 한나라당을 소수 정당으로 만드는 것도 유권자들이 이뤄내야 한다. 그래야만 4월부터 18대 대선 전까지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을 쌍두마차로 4년 간의 민주주의 퇴행을 바로잡는 과업을 비로소 시작할 수 있고, 대통령 선거에서도 승리해서 우리가 그토록 바라는 정권 교체를 이룩할 수 있는 것이다. 이제, 딱 1년 남았다. 영원한 권력은 없으며,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권력은 반드시 퇴출되어야만 한다. 그것을 우리가 곧 할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민주 세력은 많은 시민들의 노력으로 과거 민주당이 아닌 새로운 민주통합당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으며, 앞으로 국정을 진짜 책임질 또 하나의 큰 기둥이 될 통합진보당도 이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IMF 이후 약 15년 동안 엄청난 정치적 학습 효과를 경험했으며, 그것이 바로 며칠 앞으로 다가온 2012년에 최종적인 결과물을 우리 앞에 내놓을 것이다. 그 동안 10년 간의 민주 정부도 경험했고, 4년의 암흑기도 처절하게 버텨냈다. 비록 내년 총선 전까지는 더 심각한 어둠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해뜨기 직전의 새벽이 가장 어둡다"라는 말을 되새기면서 우리는 남은 4개월을 더 잘 보내야 할 것이다. 2012년에 확실하게 제대로 선거를 한다면, 20세기 한반도의 역사적인 과오는 21세기에 다시 반복되지 않을 수 있다. 대한민국의 앞날은 투표권을 가진 우리의 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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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서정 Arthur 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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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오니아 2011.12.28 12: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뭔가 정치계에 혁신이 필요한 시기인거 같습니다.
    신뢰 할 수있는 정치인이 나왔으면 합니다.

  2. 나도투표하고팡 2011.12.31 17: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무원 준비하는 학생인데 혹시 불이익이 있거나하진 않는거죠??

    혹시 한나라당이 내년 대선에 또 당선이되면 ㅡ0ㅡ ;;;